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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제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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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곁들여진 에세이, 편집이 예쁜 책들은 요즘 넘쳐나지만 이 책은 특별하다. 일기장을 예쁘게 꾸며서 낸 듯한 그렇고 그런 에세이를 생각했다면 아마도 읽고 나서 이 책에 미안해질 것이다.   내가 카페 제리코를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일산에 잠시 살 기회가 있었고, 우연히도 살던 곳이 제리코의 바로 앞건물이었기 때문이고 조용히 할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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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곁들여진 에세이, 편집이 예쁜 책들은 요즘 넘쳐나지만

이 책은 특별하다.

일기장을 예쁘게 꾸며서 낸 듯한 그렇고 그런 에세이를 생각했다면

아마도 읽고 나서 이 책에 미안해질 것이다.

 

내가 카페 제리코를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일산에 잠시 살 기회가 있었고,

우연히도 살던 곳이 제리코의 바로 앞건물이었기 때문이고

조용히 할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서도 마음붙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당시 우연히도 꼭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처음 들어설 때부터 뭔가 범상치 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제리코는

그날 이후로 일산을 떠나기까지 몇 달동안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만이 그 존재를 아는 나만의 비밀아지트가 되었다.

 

내가 일산을 떠난 후 제리코가 문을 닫고도 백마담과 나의 인연은 끊어질 듯 이어졌고

일 년 전 그녀를 다시 만났을 때에는 그녀는 이 책의 원고를 집필 중이었다.

미니홈피를 통해 그녀의 맛깔난 글솜씨를 잘 알고 있던 터였지만

출간되는 에세이의 홍수 속에서 과연 제리코를 책으로 내는 것이 성공할 수 있을까

잠시 걱정했던 건 기우였던 것을, 책을 받아 들고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다시 햇살 따스했던 제리코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서가 앞 조그만 테이블로 공간이동을 하는 느낌이었다.

제리코에서 나는

구운 가지가 그렇게 맛이 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앞니 사이에 원두알갱이가 끼는 위험을 감수할 만큼 에스프레소 셰이크가 맛나다는 것을

제대로 만든 로얄 밀크티가 어떤 맛이라는 것을

와인을 혼자 마시기엔 하프보틀이 제격이라는 것을

70년대 아줌마같기 십상인 빈티지 원피스가 참으로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어떤 식물도 살려내는 마법의 손을 가진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제리코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반짝이는 시간들 중 한 페이지였고

지금도 혼자 비밀스럽게 간직하고 있는 보물같은 시간들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매력적 손님들에 비하면

나는 잠시 제리코를 스쳐간 수많은 나머지 손님들 중 하나이지만

그런 스쳐간 손님들 하나하나에게도

제리코는 특별한 공간이었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그리고 제리코를 모르는 사람들도,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정말 이런 까페가 있었을까, 좀 과장이 아닐까 생각을 하면서도

장항동 어드메에 있었던 이 까페에 백마담과 함께 앉아서

손님들을 훔쳐보는 그런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감히 확신한다.

 

이 책만이 가지는 매력은

일기는 일기장에...란 말이 절로 나오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정말 저런 사람들이 있을까 싶기도 한)의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와 그들을 관찰하는 백마담의 시선이

참으로 유쾌하고 따스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객관성이 상실된 리뷰를 쓰는 것은,

날로 각박해지는 하루하루 속에서

이 책을 펼치자마자 시공간이 느리게 흐르는 걸 느끼며

위트와 유머와 따스함으로 스스로를 위로할 기회를

좀더 많은 사람들이 가졌으면 하는 이유에서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까페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까페가 넘쳐나는 세상인데

잠시 있다 없어진 까페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거쳐간 손님들이 입을 모아 호들갑인지 궁금하지 않으신지.

 

요즘같이 가을 볕이 좋을 때

커피 한 잔과 함께 조용한 동네까페에서

천천히 읽으면 좋을 그런 책이다.

아마도 맛난 쿠키를 조금씩 아껴먹듯 천천히 조금씩 읽으려 해도

읽다 보면 어느새 빠져들어 그 다음장을 계속하여 넘기게 되겠지만.

m*******6 2012.10.2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백지혜 - 카페 제리코 (추억할 수 있는 순간들의 기록이란.)
"백지혜 - 카페 제리코 (추억할 수 있는 순간들의 기록이란.)" 내용보기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에는 어떤 일을 겪게 되면, 그 일의 언저리에서 그 일을 찍고, 쓰고, 감상하고, 기억하려고 안간힘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찍고, 쓰고, 감상하고, 기억하려 애쓸만한 이벤트가 별로 없다. 슬픈 일이다.내가 겪은 일의 흔적들을 최대한 남겨놓으려고 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데, 그 중에는 내 몹쓸 기억력이 한 몫 한다. 다른 친구들과 예전 일들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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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에는 어떤 일을 겪게 되면, 그 일의 언저리에서 그 일을 찍고, 쓰고, 감상하고, 기억하려고 안간힘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찍고, 쓰고, 감상하고, 기억하려 애쓸만한 이벤트가 별로 없다. 슬픈 일이다.

내가 겪은 일의 흔적들을 최대한 남겨놓으려고 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데, 그 중에는 내 몹쓸 기억력이 한 몫 한다. 다른 친구들과 예전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다른 아이들의 입에서는 술술 나오는 이야기들이 어째서 내 입에서는 흐르지 않는다. 그러다가 불쑥 “너 그거 기억 안나?”가은 질문이 들어오면 일단은 방어로 기억이 난다고 하며 아까 했던 이야기들을 대충 얼버무리다가 입을 닫게 된다. 그 당시의 기억을 아무리 기억해내려 해도 그 때의 생각과 기억들은 사진으로도, 한 줄의 글로도 남아있지 않다. 자연스럽게 그것들을 들여 보면서 그 때를 회상할 기회가 없어진다. 분명히 추억할 기억들이 많이 있는데, 헬륨풍선 같은 기억력이 그 풍선들을 잡으려고 애쓰는 나의 뇌의 악력은 너무 약해서 하나 둘 씩 ‘안녕’하고 ‘잘 가’한다. 그것들이 너무 싫어서, 이제는 가족끼리 어디를 놀러가더라도, 친구들이랑 놀러가더라도, 심지어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밥을 먹더라도, 내 사진은 못 찍더라도 풍경사진, 친구들 사진, 하물며 음식사진도 찍어놓는다. 그 때 떠올랐던 기억들은 한글파일에 녹여낸다. 아직은 그것들을 들쳐다 본 적은 없지만, 내가 힘들 때 하나 둘 씩 어루만져가며 그 때의 기억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그 당시의 내가 그 기억을 들여다보는 나에게 위로와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카페 제리코라는 책을 카페 제리코를 운영했던 주인 ‘백마담’이 들려주는 ‘제리코’ 얘기이다. 제리코에서 일어난 959일간의 일들을 백마담의 감각으로 책에 녹여낸다. 내용에 대해서 이렇다 언급할 이야기, 그러니까 비판하고, 깔 이야기는 없지만,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그녀가 부러워진다. 적어도 그녀는 이 카페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들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카페 속에 담긴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서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기억으로 돌아가는 순간들이 얼마나 행복했을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들은 분명히 그녀에게도 위로와 힘이 되어줬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이 책의 저자처럼, 나이가 조금 더 들어서 지난날의 기억을 꺼내서 멀리서 바라보고, 가까이서 바라보고,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그 기억들을 바라보면서 살며시 미소를 지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 기억들이 친구들과의 이야기에서, 가족들과의 이야기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던지는 이야기에서 빛을 발했으면 좋겠다. 주된 안주거리로, 술을 대처할 수 있는 강한 마력이 있는 액체 같은 존재로, 이야기하면서 모두가 웃음질 수 있는 웃음 바이러스 같은 존재로.



(p.s.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정말로 커피를 만들고 싶어졌고, 요리를 하고 싶어졌다. 인스턴트커피의 물 양도 제대로 못 채우고, 라면 하나도 쫄깃하게 만들지도 못하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왜 이 책을 덮으면서 자각했는가.)

c**********g 2013.08.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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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제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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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어서 사 놓은 책의 줄이 엄청나게 길다. 그리고, 서평쓴다고 받은 책들 또한 많다. 그런데도 난 또 책을 산다. 예전엔 약간의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고 책을 구매했다. 요즘 난 그런 생각을 접어 두고 산다. 난 난 북카페 쥔장이니 책 사는건 가게 소품사는 거잖아. 북카페니까 북 사는거 당연하잖아. 신간은 좀 있어 줘야지. 라는 핑게가 생긴것이다. 그렇게 말하면 내 주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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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어서 사 놓은 책의 줄이 엄청나게 길다. 그리고, 서평쓴다고 받은 책들 또한 많다. 그런데도 난 또 책을 산다. 예전엔 약간의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고 책을 구매했다. 요즘 난 그런 생각을 접어 두고 산다. 난 난 북카페 쥔장이니 책 사는건 가게 소품사는 거잖아. 북카페니까 북 사는거 당연하잖아. 신간은 좀 있어 줘야지. 라는 핑게가 생긴것이다. 그렇게 말하면 내 주위 사람들은 니가 언제 그런 눈치 보고 책 사냐? 그저 읽고 싶으면 사고 그러다 못 읽으면 언젠가 노후에라도 시간나면 읽을 거라고 큰소리 친 사람이잖아! 라고들 한다.

 

 

카페제리코는 페이스북에서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었다. 당연히 질렀다. 생각보다도 훨 내 감성을 취젖는다. 완전 촉촉하게 내 심장에 비를 적신다. 나도 이런 카페를 가지고 싶었는데 왜 문 닫았지? 빈티지숍 그런거 말고 커피, 브런치 이런거 걍 하지 싶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내가 꿈꾸는 것이 너무 황망한가 싶기도 하다.  제리코는 그냥 카페, 난 북카페 그러니까 브런치 카페고 하나는 그저 책보는 커피숍이다. 완전 다르다. 하지만, 난 일은 하기 싫고, 주방도 요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책도 읽어야 하고 손님과 수다도 떨고 싶고 멍도 때려야 하는 욕심쟁이 같다.

 

책을 한장 한장 펼칠 때 마다 제리코와 몽실을 비교한다. 허긴 언젠 안그랬나? 소설도 다 나랑 가족이랑 주위 사람들 비교하면서 읽는 사람인데.. 카페니 더 하지 그 병이 쉬 나아 질까 싶기도 하다.

 

제리코의 하얀 벽은 벽화로 그려져 있다. 상상속의 세상이 벽에 있다. 몽실의 벽은 책과 그리고 미니북과 책과 관련있는 소품들과 책 표지를 포스트 대용으로 붙여놓고 나머지는 비움의 미라며 비워뒀다. 나름의 컨셉이지만 제리코의 벽이 너무 예쁘다. 부럽다.

 

 

토요일 오전 첫 손님은 테이크 아웃이었다. 일찍은 손님이 별로 없으니 커피나 한잔 하려고 오랫만에 제리코를 펴서 쇼파에 앉았다. 쇼파가 편하긴 하다. 그러다 누우면 더 편하고 누군가 언니~! 라고 부르며 들어왔다. 전친인 단골 혜림씨가 김밥과 호박고구마를 투척하고 급하게 갔다. 딱 배고픈 타임이라 사진찍기 전에 한줄이 흡입되어 버리고 사진에는 한줄만 찍혔다.

 

난 복도 많은 것이여. 제리코 부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제리코를 읽으며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제리코안에 많이 있고 내 생각들이 백마담의 생각을 조금은 닮은 듯하다. 제리코만큼 다양하지 못하고 많은 이들이 서울대생이란것 만 빼면 인간사 다 그런거 아닌가?

 

이 글 쓰다 난 포스팅하고 있었다는 걸 깜빡했다. 이런 치매 현상을 봤나? 손님 오셔서 아메리카노 핫으로 한잔 내리는 사이 또 손님오셔서 자색고구마 라떼와 로즈마리 아이스 한잔 드리고 잠시 화장실 휴지통 점검하고 와서는 또 책을 읽었다. 그러다, 마우스를 살짝 ... 어머 포스팅 중이었구나 싶었다. 나 왜이러는지 원 내가 생각해도 요즘 조금 심각한데 몽실을 10년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된다. 제리코가 사라진걸 아쉬워 하지말고 몽실이나 잘 지키자.!!

 

 

 

개업 초기의 몽실 모습이다. 제리코와는 많이 다른 모습 하지만 컨셉이 이러니 이건 그저 두고 옆에다 아기 자기한 공간을 하나더 가지고 싶은 욕심도 있다. 현실적으로는 전혀 불가능 하지만 사람일 이 또한 알 수 없는 아니겠나 하며 나의 꿈을 위로해 본다.

 



y*****i 2013.10.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