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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의 작은 역사] 메르씨 보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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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하고 한꺼번에 피었다가 꽃잎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벚나무처럼, 록은 50년대에 거세게 피었다가 80년대부터 꽃잎이 떨어지고 있다. 90년대 중반에는 위도가 조금 높은 곳에서 잠시나마 열반Nirvana의 꽃을 다시 피우는가 싶다가도 마침내 앙상한 가지가 드러나고 있다. 20세기 후반 대중음악의 왕이었던 록은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결국 장사치 팝과 한데 섞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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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하고 한꺼번에 피었다가 꽃잎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벚나무처럼, 록은 50년대에 거세게 피었다가 80년대부터 꽃잎이 떨어지고 있다. 90년대 중반에는 위도가 조금 높은 곳에서 잠시나마 열반Nirvana의 꽃을 다시 피우는가 싶다가도 마침내 앙상한 가지가 드러나고 있다. 20세기 후반 대중음악의 왕이었던 록은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결국 장사치 팝과 한데 섞이기도 하고, 기회주의자 재즈와 크로스오버를 하더니, 반란군 소울에게 정신까지 빼앗겨서 이젠 그 왕좌를 힙합에 건네주고 있다. 록은 2000년대 들어서 수많은 하위장르와 소수장르로 지리멸렬 해버렸고 그나마 인디씬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존재는 하더라도 파급력이 떨어진다. 위대한 록의 흥망성쇠를 목격한 군중들은 과거의 영광을 떠올린다. 수십 년 전 수퍼스타들의 음반으로 위로를 받는다. 대중음악의 생명과도 같은 "동시대성"이라는 빛를 점점 잃어가는 록은 점점 수집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록의 형태는 어떤 식으로든 남겠지만 그 불꽃은 사라지고 있다. 사라지는 속도가 더욱 빠른 (혹은 이미 사라졌다라고 과거형을 써도 무리가 없는) 한국 땅에도 록음악의 기록을 담은 책이 가끔은 나온다. 프랑스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록음악 전문가라는 저자가 그림과 함께 록음악의 역사를 담았다. 외국에서는 쏟아져 나오는듯한 록음악 저작물 중에 이 책은 그리 특출나 보이지는 않겠지만, 이곳에서는 왠지 소중하다. 


시대순으로 발매된 명반들의 앨범표지를 주요 소재로 삼아 먹붓으로 다시 그리면서 재치있는 짧은 문구를 달았다. 일러스트도 낯설고 분석적이거나 상세한 설명이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책 제목처럼 록음악의 "역사"를 알아보고자하는 초심자들에게는 그리 친절한 책은 아닐 듯 싶다. (원제목은 "Le Petit Livre Rock 록의 작은 책"이다. 역사라는 단어는 없다.) 하지만 흥망성쇠를 목격한 팬이라면 그림 하나하나 재치있는 문구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반갑겠다.


록이니까, 당연히 영미권의 음악 흐름을 담았지만 가끔씩 프랑스의 록스타나 노래들도 살짝살짝 곁들인다. 그 점이 한편 재미있고 또 한편으론 생뚱맞다. 록음악의 발전에 프랑스의 역할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의 취향 때문에 70년대부터는 거의 펑크록, 글램록에 과하게 편중해 있다. 그 편중은 90년대와 2000년대 그런지와 모던록까지 고스란히 이어진다. 하드록의 비중을 높였더라면 좀 더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을텐데 다소 아쉽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하드록이 과대평가 된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70년대에 펑크록은 비주류 스타였고 90년대 이후에 재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70-80년대가 펑크록 천하인듯한 지면들은 꽤 주관적인 흐름처럼 보인다.


어쨌거나 자칭 또다른 목격자인 나한테는 사랑스런 책이다. 일하는 틈틈이 꺼내들고 일러스트 한 컷 읽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고, 또 책표지 색깔이 맘에 들기도 하고(헤~), 게다가 나를 목격자로 추정해서 세심하게 생일선물로 선물해준 친구가 고맙기도 하기 때문에 사랑스러운 책이다. 메르씨 보꾸.



ps: 이 책 부제가 왜 "1915~2051년까지 연대기로 읽는 Rock"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프랑스에서 2010년에 출간된 이 책은 1915년부터 2009년까지의 역사를 담았다.


ps: 프랑스어를 그대로 번역했다. 내가 본 음악 번역서 중에 가장 뛰어난 번역이다. 문장이 매끄럽고 재치있으며 인명이나 곡명에 오타가 거의 없다. 록음악에 대한 깊이가 있으신 분이 번역한 책. 이주향씨도 메르씨 보꾸.




s*****9 2013.04.11. 신고 공감 4 댓글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