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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
"[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 내용보기
남편은 '한량'에 속한다. 풍류가 있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지적인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나의 이상형은 지적인 남자였는데 어찌 보면 반대의 사람을 만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아직도 지적인 남자, 예를 들어 조국 교수님 같은 분을 보면 침을 질질 흘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남편  선택한 것은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이미 선택한 것에 후한 점수를 줘야 내 마음이 편하기
"[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 내용보기

남편은 '한량'에 속한다. 풍류가 있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지적인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나의 이상형은 지적인 남자였는데 어찌 보면 반대의 사람을 만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아직도 지적인 남자, 예를 들어 조국 교수님 같은 분을 보면 침을 질질 흘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남편  선택한 것은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이미 선택한 것에 후한 점수를 줘야 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량 남편때문에 가끔씩 골머리 썩긴 하지만 대개 큰 사고는 치지 않기 때문에 협상점을 찾아 아슬아슬하게 보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삶이 지루하지는 않다(?). 늘 새로운 걱정거리를 안겨주는 남편이 있어서다.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라 어제는 식당하겠다고 했다가 어느 날은 북카페를 하겠다, 어느 날은 귀농하겠다 했다가 또 어느 날은 캠핑장을 차리겠다고 한다. 다행이도 아직까지 몸으로 실천한 것은 없고 말로만 소망을 말하는 정도이니 나도 어느 정도 참고 받아주고 있다. 꿈이라도 꿀 수 있어야 남편이 지금의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이런 남편이 요즘 꿈꾸는 것은 캠핑카다. 내가 캠핑카에 적극 찬성을 하지 않자 내가 여행 가고 없는 사이 서점에 가서 캠핑카 관련 책을 사 읽어버렸다. 아마도 나를 논리적으로 설득시켜보기 위한 증거 자료로 쓰려고 그런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나도 캠핑카로 가고 싶기에 암묵적으로 동의는 했었는데 눈치 없는 우리 집 남자는 대놓고 내가 확언을 해줘야 직성이 풀리려나보다.


은근슬쩍 나도 이 책을 읽길 바라는 것 같아 거실에 널부러져 있는 『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를 집어 올렸다. 여행서의 장점이 표지가 참 이쁘거나 자연을 담고 있다는 것. 이 책의 표지도 식상하지만 하늘과 나무와 캠핑카를 담은 사진을 배치하여 여행을 꿈꾸는 방랑자들의 역마살을 자극한다. 직접 캠핑카를 설계, 주문하여 제작한 캠핑카는 트럭에 필요한 부분을 장착하고 트럭캠핑카의 단점을 보완한 이색적인 캠핑카였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캠핑카에 대한 책을 쓰게 되었지만 이미 전국을 떠도는 여행작가였다. 저자의 이력에 굴곡이 많지만 결국은 와이프와 합의를 본 것이 한 번 살 인생 즐겁게 살자, 행복하게 살자였고 행복으로 가는 길에 여행만한 것이 없더라, 라는 결론을 내려서 여행작가로 변신한 사람이었다. 개인적인 신병 문제도 있었지만 그것은 여행방법을 캠핑카를 선택하는 것에 영향을 주었지 여행이라는 큰 모토에는 부차적인 원인이었을 뿐이었다. 


우리가 알아본 캠핑카나 캠핑 트레일러는 아직 캠핑 문화가 완벽히 정착되지 않은 우리 나라에서는 상당히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었다. 따라서 오토 캠퍼가 아닌 캠핑카를 생각하는 캠퍼라면 가장 큰 난관이 돈문제였다. 작게는 몇 천 만원에서 많게는 1억대까지 부담해야하니 캠핑카의 이점을 알고 있어도 늘 선택의 결정적 순간에 돌아서게 되는 것이 많아 보였다. 우리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나 역시 텐트치고 다니는 오토 캠핑보다 캠핑카가 더 맞을 것 같기에 비록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찬성을 하는 것이다. 남편도 나의 성향과 비슷하여 텐트 치고 거두는 것을 매우 귀찮아하는 편이라 현재 우리가 소장하고 있는 텐트도 반자동식이다. 이런 우리 식구에겐 캠핑카가 딱이긴 한데 빚내서 시작하기엔 시행착오도 없이 도전한다는 게 망설여지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아마도 나만 그럴 것 같고 남편은 안그럴 것 같다) 우리 나라에 캠핑카나 트레일러 제작 회사가 좀 많아지고 단가가 싸지려면 몇 년 더 기다려야할 것 같은데 그때쯤이면 캠핑카족도 늘어서 희소적인 측면에서 재미가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저자의 경우 주문제작한 트럭형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누비고 있다. 자녀는 없는 듯 했고 와이프와 단 둘이서 이곳저곳을 누비는 자유가 무척 행복하다고 한다. 여행은 그 자체가 즐거움이지 꼭 무엇을 얻고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아니라는 저자의 말이 반가웠다. 그런 부분은 나와 잘 맞는다. '왜 여행을 그리 다니는데?' 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멈칫하게 되는 것이 여행을 통해 느끼는 마음을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이 쉽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좋다'라는 정도로 끝내기엔 단순한 것 같고. 그런데 여행 배테랑도 역시 왜 여행을 다니느냐에 거창한 목표나 의미를 두지 않으니 이렇게 편할 수가! 내 만족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해주면 고맙겠다.


책 전체의 구성에서 정말 내가 필요한 정보만 읽어도 무방하다. 캠핑카에 대한 설명, 캠핑카를 이끌고 직접 여행한 지역 소개, 캠핑카에 관심있는 사람들 또는 캠핑카를 즐기는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가 실려있는데 캠핑카라는 주제어를 놓고 이것저것 건들어 책의 분량을 채운 느낌도 다소 있다. 특히 인터뷰 부분은 유학온 여대생 인터뷰는 왜 실었을까 싶을 정도로 억지스러워 보였다.


우리 나라는 4,50대에서 주로 캠핑카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 나만의 여생을 즐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리라. 그러나 갈수록 내 인생을 즐기자는 모토는 젊은 세대에게도 번지고 있으니 젊은 세대들의 캠핑카족도 늘어날 것이다. 오토캠핑이던 캠핑카이던 캠핑이라는 것이 매력은 분명 크다. 인간은 역시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본능이 있다는 것을 여기서 확인하곤 한다. 안타까운 것은 캠핑장마저 인간들로 득실득실거려 원래 목적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면에서 정해진 캠핑장에서 자유로운 캠핑카는 더욱 매력이 있는 여행 수단이 될 것이다. 



저자(마흔 한 살이라고 한다)의 모습과 저자의 캠핑카에 찍힌 문구.






YES마니아 : 로얄 g********s 2013.02.22. 신고 공감 9 댓글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