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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 가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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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2년 말에 구입했다. 올해 초부터 읽겠다고 벼르고 있었지만 미루다보니 반년이나 지난 것이다. 이 책은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가 이미자, 신중현, 남진, 나훈아 등 30명(그룹도 있으므로 40명 내외)의 가수들의 음악 세계와 당대의 분위기를 담은 책이다.   나는 음악전문가도 아니고, 대중가요에 대해 특별히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다. 또한 나의 학창 시절에는 컴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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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2년 말에 구입했다. 올해 초부터 읽겠다고 벼르고 있었지만 미루다보니 반년이나 지난 것이다. 이 책은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가 이미자, 신중현, 남진, 나훈아 등 30명(그룹도 있으므로 40명 내외)의 가수들의 음악 세계와 당대의 분위기를 담은 책이다.

 

나는 음악전문가도 아니고, 대중가요에 대해 특별히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다. 또한 나의 학창 시절에는 컴퓨터도 없었고, 텔레비전도 귀하던 시절이다. 그러니 대중가요를 즐겨 듣지도 못했고, 음치에 가까울 정도로 음감이 없으므로 부르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최근 들어 옛 시절의 노래가 좋아졌고, 그 노래를 부른 가수들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나이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이 책을 통해서 과거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었던가? 내 생각을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대중가요에 대해 인식을 새로 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학창시절이나 젊은 시절에 대중가요를 즐기지 못했다. 음감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골에서 성장했으므로 음악을 접하기도 힘들었다. 또한 도회지로 유학을 온 뒤에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늦도록 야자 등에 시달렸다. 공연 등을 통해 음악을 들을 기회도 없었다. 또한 그 시절 통치자는 대중가요를 왜색이라고 매도하며 금지곡으로 지정했다. 그로 인해 대중가요는 저속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정통성이 없던 정부로서는 가끔씩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필요가 있었던 듯하다. 그 일환 중에 하나가 대마초 소동을 일으키면서 인기 연예인들을 압박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우튼 그런 처사는 국민들로 하여금 가수들을 마약이나 하는 문제아로 각인시키는 부작용도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생각해 보니 그 시절 가수들이 무엇이 왜색이고, 어디가 저질이었나, 라는 의심이 들었다. 비판받아야 할 왜색은 가요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시절에 왜군 장교를 하는 등 민족을 등졌던 부류가 아니었던가? 정말 청산해야 할 무리들이 정계나 언론계 등에서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있고, 힘없는 사람들만 희생양으로 삼았던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던 차에 이 책에 소개 되는 가수들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엘리지의 여왕인 이미자 씨는 왜색 딱지의 가장 큰 피해자일 것이다. 「동백아가씨」등 그녀의 대표곡 상당수가 긴 기간 동안 금지곡으로 묶여 있었다. 그밖에 이 책에 등장하는 상당수 가수들이 대마초 파동의 피해자들이었다. 저자의 글을 통해 시대를 대변한 그들의 음악과 가치를 느끼면서 그 어려운 시절을 견딘 가수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권위주의의 피해가 어찌 가수들 뿐이겠는가? 사회 각계각층이 이런저런 제약을 받아야 했다. 가수를 포함한 연예인들의 상당수는 그런 국민들을 예능으로 따뜻하게 보듬어주면서 위로해 준 천사가 아닌가 싶다.

 

둘째, 노래와 가수들에 대한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이 책에 소개된 가수들 중에는 음악이 귀에 익은 이도 있고, 이름은 알고 있으나 음악은 전혀 모르는 이도 있으며, 이름까지도 생소한 새로운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설이 된 당대 가수들의 활약상과 음악의 가치를 들으면서 그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당대를 뜨겁게 달구었던 가수들과 음악을 생각하니 다시 학창시절이나 청춘시절로 돌아가서 그 시대의 음악을 듣는 듯한 착각에 잠겼다.

 

지금이라도 그들의 가치를 알았으면 되지 않겠는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나는 그들이 활약했던 60년대에서 90년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도 독립군가나 한국 전쟁 당시의 군가인「전우야 잘자라」를 들으면 그 시절을 상상할 수가 있다. 실제로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독립군이었거나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라면 노래속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70년대의 남진이나 나훈아, 80년대의 윤수일, 90년대의 이승철 등의 가수 이름은 알고 있지만 그들의 노래를 즐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70~90년대의 나로 돌아가서 그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남진의「님과 함께」를 들으면 학창시절의 꿈이 떠오르고,「아파트」를 들으면 신혼 초에 막 집을 마련하던 청춘 시절이 생각나며,「작은 연못」이나「비개인 연못」을 들으면 그 시절 삶의 낭만에 잠긴다. 내가 70년대에 남진의「님과 함께」를 불렀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님과 함께」를 듣거나 부르면 내 마음이 70년대로 돌아갈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알게 된 30여 년 전의 노래는 30여 년 전의 추억이 되지 않겠는가? 이 책은 당대의 가수들과 음악의 가치를 일깨워줌으로써 추억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려 주는 이정표이다.

 

셋째, 아쉬운 점을 두 가지 덧붙인다. 이 책에서는 해당 가수들의 얼굴을 사진이 아닌 그림 형태로 표현하였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그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고, 오히려 아련한 그리움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절의 공연 모습이나 얼굴을 천연색 사진으로 삽입하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혹시 경비가 추가되어 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면 흑백으로 해도 좋을 것이다.

 

다음으로 저자의 문장은 좋았으나 오타가 자주 눈에 띄었다. 한두 번 정도 느꼈다면 지나쳤겠지만 10여 곳 이상에서 보이니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재판을 찍게 된다면 수정이 되기를 바란다.

 

옥의 티 같은 사소한 문제는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보완이 가능한 것들이다. 돈에 때가 묻었다고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분명한 것은 이 책은 의미가 있는 좋은 책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펼쳐놓은 가수와 음악에 대한 안내는 독자들로 하여금 대중가요를 더욱 사랑하게 해주는 가교가 될 것이다.

 

y******3 2013.06.22.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가수를 말하다 - 임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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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역동성과 변화는 과거에는 정치경제의 몫이었지만 앞으로는 문화가 주도할 것임을, 문화가 아니면 통할 수 없는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음을 서태지 세대는 예고한다. 서태지와 함께 새로이 발견한 대중문화의 소셜 파워를 상정하지 않고는 지금의 우린 어떠한 것도 가능하지 않은 세상을 살고 있다. "  - 서태지 편       문화의 힘은 실로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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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역동성과 변화는 과거에는 정치경제의 몫이었지만 앞으로는 문화가 주도할 것임을, 문화가 아니면 통할 수 없는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음을 서태지 세대는 예고한다. 서태지와 함께 새로이 발견한 대중문화의 소셜 파워를 상정하지 않고는 지금의 우린 어떠한 것도 가능하지 않은 세상을 살고 있다. "  - 서태지 편

 

 

 

문화의 힘은 실로 막강해졌다. 드라마를 중심으로 시작된 한류의 열풍이 아이돌 그룹 중심의 대중가요로 옮아가기 시작하더니 싸이의 '강남스타일' 히트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K-POP 열풍이 불고있다. 이렇게 ' 케이팝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에 우리는 더욱 자신을 살피는 작업을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책이 바로 <가수를 말하다>이다.

 

이 책은 대중음악 평론가, 팝 칼럼니스트로 잘 알려진 저자 '임진모'가 20여 년간 축적한 인터뷰, 취재자료와 평론들을 바탕으로 한다. 1960~1990년대 후반까지 우리와 함께했고 우리 정서 속에 깊이 저장된 41명의 가수들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트로트, 스탠더드, 포크, 록 등의 장르를 거쳐 대한민국의 가요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가수들을 살펴보면, 첫번째 장 'Forever Legends’ 에서는 이미자, 신중현, 남진과 나훈아, 트윈폴리오, 정훈희, 양희은, 이장희의 이야기를, 두번째 장 ‘Vintage K-pop Icons’ 에서는 조용필, 산울림, 사랑과 평화, 송골매, 정태춘, 심수봉, 김수희, 윤수일, 김수철. 세번째 장 ‘Dead Artists’ 에서는 배호, 김정호, 장덕, 김현식, 유재하, 김광석의 이야기와 네번째 장 'Glory Days of K-pop' 에서는 이선희, 이문세, 들국화, 김완선, 최성수, 이승철, 시인과 촌장, 어떤 날, 변진섭, 인순이의 이야기를 다섯번째 장 ‘Ticket to the Legend’ 에서는 윤상, 이승환, 신해철, 김현철, 공일오비, 서태지, 듀스, 크라잉넛을 소개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내게 세번째 장까지는 생소해야 할 가수들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읽혔던 이유는 책도 작가가 살던 시대적 배경과 그의 철학을 알고 읽으면 좀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듯이 음악도 시대와 함께한다. 음악적 해석과 더불어 사회학적 관점으로 본 가수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그들이 가진 음악에 대한 철학을 보며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 속 참가자들이 중견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부르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떤 가수의 노래를 듣고 감명을 받아 음악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어떤 가수가 등장하여 새로운 장르를 주도하고 난 후 그 음악을 듣고 공부한 다른 가수가 등장하여 최고점을 찍는다. 또한 한 시대를 이끌었던 가수가 후에는 다른 후배가수를 양성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며 저자가 서문에서 주장했던 '아무리 대중음악이 현재 시제가 중요하더라도 현재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현재완료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납득할 수 있었다.

 

" 난 한번도 당대에 사랑받는 음악을 놓친 적이 없다. 젊은이들의 감각과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였다. 시대의 음악, 앞서가는 음악을 알기 위해 오래도록 AFKN을 청취해 왔으며 지금도 젊은 밴드와 가수의 음반을 듣는다. " - 조용필 편

 

음반예술이 음반산업, 음반시장으로 넘어가면서 현재의 대중가요는 기획사들의 생산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이돌 그룹들이 대세를 장악하고 있다. 물론 아이돌 그룹중에도 좋은 노래가 있고 좋은 가수들이 있어 그들에게 열광할때도 있다. 하지만 노래실력은 갖추지 않은 채 다들 예쁘고 잘생겼지만 비슷한 외모와 패션만을 내세우는 아이돌 그룹들을 보며 불편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렇게 유행처럼 왔다가는 자극적인 음악만을 듣다보니 어딘가 채워지지 않는 문화적 갈증을 느꼈을 터. 애절하고 사색에 잠기게 하는 중견가수들의 무대와 노래를 볼 수 있었던 놀러와의 <쎄시봉>과 <나는 가수다>, 그리고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 속 오래된 명곡들이 음반차트를 장악함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팝만을 우선시하고 가요를 음악 취급도 하지 않았던 시절, 우리 가요로 인정받기 위해 힘쓰고 공연으로 그룹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오로지 음악을 우선순위로 선택해 자신의 이상과 희망을 펼친 41명의 가수들을 본받아 앞으로의 대중가요가 좀 더 다양하고 깊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삶의 아픔과 기쁨 등 다양한 시대적 공감으로 가슴을 울리는 대중가요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 김광석은 요즘 노래와 가수들과도 가장 큰 대조를 이룬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번쩍하는 차림이 일절 없이 오로지 통기타와 하모니카만을 가지고 노래하는 것이나, 결코 자기 얘기일 수가 없는 아이돌 그룹의 허한 수다와는 정반대로 나직한 읊조림으로도 충분하다. 어쩌면 순수가 완전히 실종된 시대라서 더욱 김광석의 노래가 실남가네 들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2010년부터 간헐적이기는 하지만 전국 순회로 김광석 추모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관객의 숫자와 무관하게 현장은 감동의 물결이라고 한다. ' - 김광석 편

 

 

 

 

 

 

y*****4 2012.11.1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