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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한 삶에 잠시 여유로움이 생길 때 콧노래를 흥얼 거린다.
그 작은 멜로디를 확장시켜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게하는 수단 중 하나는 여행일 것이다.
여행은 삶에 활력소를 제공하기에. 우리 독서 모임의 이번 달 테마는 '여행'이다.
여행의 목적을 생각했을 때, 그리고 뒤늦은 사춘기인 '사십춘기'를 겪고 있는 요즘
커져가는 삶의 허전함을 채워줄 수 있는 이 여행의 효과를 임팩트있게 높여줄 수 있는 책이
어떤 것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했다.
사십춘기인 내 연령대의 불안감, 어쩌면 이 상태는 사회 생활에 찌들어버렸기에 마음이 굳어졌기 때문일 것이고 이를 말랑말랑하게 녹일 수 있게하고 그 때 발생할 수 있는 따스함을 느끼고자 하는 희망에 이 책을 골랐다.
'어른에게 바치는 동화'라고 잘 알려진 생텍쥐페리의 소설.
주인공이 타고가던 비행기가 사막 한 가운데 불식한 채로 있는 아찔한 상황에서(7일간의 마실 물만 있는)미스테리한 존재 어린왕자가 나타난다. 주인공이 타고 왔을 순탄한 비행은 요즘 루틴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었을 것이고 사막에서의 불시착은 위에서 언급한 불안한 나의 사십춘기 심리상태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어린왕자는 어디에...? 주인공과 어린왕자가 만나는 장면에서 나는 현실과 가상의 순간이 동시에 연출되고 있는 기이한 상황을 목격했다. 마치, 만화책의 주인공이 현실세계로 등장하게 되어 활동하는 영화속 사람들처럼 말이다.
주인공이 겪은 사고는 현실, 그에게 나타난 어린왕자는 마치 판타지 같은 존재이다.
주인공은 어린왕자의 고향이나 그의 여정을 대화와 침묵 그리고 유추를 통해 파악해나간다. 그때 독자는 주인공이되어 어린왕자로부터 여정 중 만난 다양한 인물들은 알게됨과 동시에 그 등장인물들로부터 본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고 또는 사회생활 중 관계를 맺은 주변인들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이 대목에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반성하는 마음과 씁쓸한 웃음을 안겨준다. 나에게 특히 인상깊은 인물은 술주정뱅이였다. 그는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지만, 그 부끄러움은 바로 자신이 술을 마신다는 것이라는 일종의 순환논리 오류에 빠진 인물이다. 이 대목은...정말이지 어른이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한다. 우울한 타성에 젖어 움직이지만 그 모든 것은 본인이 자초한 결과인 것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결국 인생은 결자해지여야 한다는 교훈을 주면서. 어른에게 어느샌가 의무적으로, 강제적으로 부여된 무거운 삶의 '책임감'을 말이다. 어린왕자는 가상세계의 캐릭터 같았지만 (비록 작가는 어린왕자가 실존했다고 어필은 하지만) 너무나 인간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그가 소설 내내 과거 행적에 대해서, 여행 중 후회와 미련의 감정을 계속해서 나타낸 부분이다. 이왕 여정에 오르는 거, 마음을 비우고 여행을 다녔으면
좋겠는데...어린왕자를 괴롭혔던 부분은 본인 고향별에 홀로 남겨두고 온 장미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 연약한 존재에 대한 염려는 결국 그를 다시 고향별로 돌아가게끔 한다. 작가는 약 일주일간 어린왕자와 지냈던 그리고 알게되었던 부분을 이야기로 남기며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여행의 제일 큰 매력은 잠시 루틴한 삶에서 벗어난 '일시적인' 상태인 것이며, 다시 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라는 당연한 귀결을 보장받아서 일 것이다. 어린왕자를 통해 여러별에 존재하는 각 캐릭터들을 만나며, 내 주변인들 중 또는 내게 존재하는 성향들을 한번더 바라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마음도 살짝 유연해지며 충만해졌고 결국 나의 소중한 존재인 바로 곁 가족들이 있다는 것에서 행복함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 소설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또다른 차원의 존재들을 우주에서 만난것 같았고, 미지의 세계를 잠시 여행했다는 기분과 동시에 내 마음 속으로의 여행도 다녀온 기분이었다. 정말 어른동화가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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