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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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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읽기여덟가지 키워드로 고전을 읽다김진영메멘토/2019.8.20.sanbaram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책 읽기 좋은 계절이 되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계절에 상관없는 일이다. 그러나 유난히 책을 잘 읽지 않는 우리들에게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은 자극을 주기 위한 말일 수도 있다. 같은 책을 읽어도 독자에 따라 또는 나이에 따라 다르게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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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읽기

여덟가지 키워드로 고전을 읽다

김진영

메멘토/2019.8.20.

sanbaram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책 읽기 좋은 계절이 되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계절에 상관없는 일이다. 그러나 유난히 책을 잘 읽지 않는 우리들에게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은 자극을 주기 위한 말일 수도 있다. 같은 책을 읽어도 독자에 따라 또는 나이에 따라 다르게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 각자의 사회문화적인 경험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읽기또한 저자의 방식대로 책을 읽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홍익대학교, 서울예술대학교, 중앙대학교, 한양대학교 등에서 예술과 철학 강의를 했으며, 산문집 아침의 피아노>, <이별의 푸가>, 역서 애도 일기>, 강의록 희망은 과거에서 온다등이 있다.

 

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읽기는 저자가 아트앤스터디 인문숲에서 201057일부터 2010723일까지 총 10회에 걸쳐 진행한 전복적 소설읽기 : 소설을 읽는 8개의 키워드라는 제목의 강의를 녹취,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문학과 삶의 핵심 주제인 죽음, 괴물, 기억, 광기, 동성애, 부조리, 고독, 정치라는 여덟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톨스토이, 카프카, 프루스트, 호프만, 코마스 만, 카뮈, 한트게, 볼라뇨의 작품을 해석한다. 소설 읽기의 해답은 내경험과 소설 속 경험을 얼마나 연결하는가, 여기에 다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배우는 독서에는 해석된 경험만 있고 내 경험이 빠져 있죠. 우리의 경험이 비슷하긴 해도 똑같지는 않습니다.(p.10)” 결정적인 것은 뉘앙스의 작은 차이에 있다. 뉘앙스를 통해 대상을 보기 시작하면, 이미 정해진 답이나 주어진 답이 내가 찾은 답과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즐겁고 편안하며 법도에 맞는삶은 두 가지로 구성된다. 하나는 귀족 가문의 여성과 결혼하는 것이다. 이렇게 상류사회에 대한 선망을 품은 사람은 상류사회에 순종한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상류사회의 것은 무조건 옳다고 하는 것이 노예와 같다. 그러나 본인은 자기 삶을 찾아간다고 생각한다. 다른 하나는 하류사회에 대한 무관심이다. 이것은 당연히 하층민에 대한 철저한 경멸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합쳐보면 이반 일리치의 행동 방식이 나온다. 이것을 교양이라고 부른다. 하류층을 대놓고 무시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법관 이반 일리치를 찾아오면 직업윤리로 대한다. 그러나 일을 마친 뒤에는 두 번 다시 보지 않는다. 이것이 심한 경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변신에는 세 층위가 있다. 하나는 어떤 사람이 갑충이 돼 말라 버리고 사라져 가는 변신, 이것은 사회적인 것이나 가족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은밀하게 다른 변신이 진행된다. 상실 과정 중에 항상 뭔가를 발견하고 획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누이동생이 그레고르가 되는 것이다. 아버지와 그레고리가 벌인 싸움에서 아버지는 승리하지만 승리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 결국 그레고리가 누이동생을 통해 아버지에게 승리한 것이라는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자기의 정체성을 어떻게 찾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프루스트를 읽으면서 무의식적 기억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독서는 당대의 요청에 따르기 마련이다. 개인의 취향을 따르기도 하지만, 독서는 사회적 성격과 그에 대한 시대의 요청이 분명히 있으니 우리가 이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치매에 걸리면 그 한계를 넘어간다고 하죠. 즉 치매에 걸리면 미래를 상실하는 겁니다. 바로 전에 있었던 일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먼 과거일수록 기억이 잘 납니다. 기억의 회로가 뒤집어졌기 때문입니다.(p.104)” 미래가 차단되면 기억의 물길이 역류해 망각의 영역과 만난다. 망각의 영역에는 살면서 수없이 시선을 마주친 사람, 바람과 꽃향기, 읽은 문장, 우리 몸이 끊임없이 접촉한 부분 들이 있다. 그러나 의식은 이건 필요 없어. 도움이 안 돼.’하면서 창고 속, 쓰레기장에 모아 놓는다. 의식은 까맣게 잊어버리나 신체는 자기 안에 간직하고 있는 기억이 바로 망각의 영역이라고 한다.

 

모래 사나이에서는 광기를 다룬다.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생각하는 주인공이 나온다. 현대인들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지나치다보니 일본에서는 사람이나 동물 같은 생명체보다 인형이나 로봇을 사랑하는 경향도 있다고 하죠. 한국에 아직 등장하지 않은 것 같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p.181)” 이미지에 대한 사랑이 이와 비슷한 현상이라고 한다. 스마트폰 중독자가 많은 걸 단순히 정보화 시대에 대응하는 현상이라고만 설명할 수는 없다. 스마트폰을 쥔 손은 그저 도구를 쓰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과 동화된 지경이다. 특히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한다. 왜 산사람이 아니라 물건을 사랑의 대상으로 택하고 그것과 자꾸 엉기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구성과 표현과 주제 면에서 거의 완벽하게 조화로운 작품으로 꼽히고, 실제로 읽어 보면 빈틈이 없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저자는 또한 성경이 위대한 것은 기독교인들이 생각하듯 그 안에 신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성경 연구사가 방대하기 때문입니다. 몇 천 년 동안 연구했잖아요.(p.193)” 우리가 성경 문장이 아니라 연구사를 읽는 것이다. 이 무서운 힘을 중국도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못 가졌다. 문학작품 하나만 해도 함량이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카뮈의 이방인에서 뫼르소는 장례식을 치르면서 엄마를 이해한다. 엄마가 이동하기 위해 결혼하려고 했다고 말이다. 세상의 논리를 따르면 노인은 끝이죠. 늙은 엄마는 다 끝났는데 뭐 하러 이동할까 하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전제로 삶을 이해하는 논리를 따랐기 때문입니다.(p.243)” 죽음이 관건이고 법칙이다. 현대인은 죽음을 거부하고 도망치지만 오히려 죽음의 관리를 당한다. 삶이 많이 남았으면 살아가는 것이 활동적이지만, 조금 남았는데 결혼 같은 것을 하려고 하면 망령 들었다고 여겨진다. 죽음의 거울을 통해 모든 것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은 시지포스처럼 끊임없이 이동하는 것이다. 카뮈가 부조리를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이것이라는 것이다. 삶에 늘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한 것은 죽음을 앞에 두고 삶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만일 반항으로 죽음을 인정해 버리면 남는 것은 삶뿐이다. 결국 삶으로 돌아선다는 것이 이방인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한다.

 

왼손잡이 여인은 여러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데, 저자는 함께 산다는 것과 고독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해 주는 작품이라는 점에 기초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냥 재미로 보는 것 같은 드라마가 사실은 현 상태를 공고화하죠. 불륜 이야기를 통해 얼핏 결혼제도를 비판하는 것 같아도 결국 결혼의 도덕성이나 가족의 필연성이나 사랑의 윤리를 견고하게 옹호하면서 뻔하게 전개됩니다.(p.250)” TV드라마가 소통시키려고 하는 방법론이 전형적인 감정이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왼손잡이 여인은 세상의 편견을 깨버리려고 소수의 약자를 위해 쓴 작품이라고 한다.

 

칠레의 밤에서 문학은 언제나 교훈으로 마무리되죠. 평생 자기를 기만하던 사람도 죽는 순간에는 죄를 고백하고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증명한다는 것이 세계 문학의 교훈주의라면, 불라뇨는 이를 철저하게 거부합니다.(p.287)”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지식인의 자기기만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저주인지를 보여 주는 소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처럼 저자는 지역과 시대를 달리하는 8개 고전 작품을 여덟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고전을 새롭게 읽는 관점을 제시하는 이 책을 독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이달의 사락 k******4 2019.09.29. 신고 공감 11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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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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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읽기 여덟가지 키워드로 고전을 읽다 김진영 메멘토/2019.8.20.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책 읽기 좋은 계절이 되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계절에 상관없는 일이다. 그러나 유난히 책을 잘 읽지 않는 우리들에게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은 자극을 주기 위한 말일 수도 있다. 같은 책을 읽어도 독자에 따라 또는 나이에 따라 다르게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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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읽기

여덟가지 키워드로 고전을 읽다

김진영

메멘토/2019.8.20.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책 읽기 좋은 계절이 되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계절에 상관없는 일이다. 그러나 유난히 책을 잘 읽지 않는 우리들에게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은 자극을 주기 위한 말일 수도 있다. 같은 책을 읽어도 독자에 따라 또는 나이에 따라 다르게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 각자의 사회문화적인 경험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읽기또한 저자의 방식대로 책을 읽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홍익대학교, 서울예술대학교, 중앙대학교, 한양대학교 등에서 예술과 철학 강의를 했으며, 산문집 아침의 피아노>, <이별의 푸가>, 역서 애도 일기>, 강의록 희망은 과거에서 온다등이 있다.

 

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읽기는 저자가 아트앤스터디 인문숲에서 201057일부터 2010723일까지 총 10회에 걸쳐 진행한 전복적 소설읽기 : 소설을 읽는 8개의 키워드라는 제목의 강의를 녹취,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문학과 삶의 핵심 주제인 죽음, 괴물, 기억, 광기, 동성애, 부조리, 고독, 정치라는 여덟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톨스토이, 카프카, 프루스트, 호프만, 코마스 만, 카뮈, 한트게, 볼라뇨의 작품을 해석한다. 소설 읽기의 해답은 내경험과 소설 속 경험을 얼마나 연결하는가, 여기에 다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배우는 독서에는 해석된 경험만 있고 내 경험이 빠져 있죠. 우리의 경험이 비슷하긴 해도 똑같지는 않습니다.(p.10)” 결정적인 것은 뉘앙스의 작은 차이에 있다. 뉘앙스를 통해 대상을 보기 시작하면, 이미 정해진 답이나 주어진 답이 내가 찾은 답과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즐겁고 편안하며 법도에 맞는삶은 두 가지로 구성된다. 하나는 귀족 가문의 여성과 결혼하는 것이다. 이렇게 상류사회에 대한 선망을 품은 사람은 상류사회에 순종한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상류사회의 것은 무조건 옳다고 하는 것이 노예와 같다. 그러나 본인은 자기 삶을 찾아간다고 생각한다. 다른 하나는 하류사회에 대한 무관심이다. 이것은 당연히 하층민에 대한 철저한 경멸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합쳐보면 이반 일리치의 행동 방식이 나온다. 이것을 교양이라고 부른다. 하류층을 대놓고 무시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법관 이반 일리치를 찾아오면 직업윤리로 대한다. 그러나 일을 마친 뒤에는 두 번 다시 보지 않는다. 이것이 심한 경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변신에는 세 층위가 있다. 하나는 어떤 사람이 갑충이 돼 말라 버리고 사라져 가는 변신, 이것은 사회적인 것이나 가족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은밀하게 다른 변신이 진행된다. 상실 과정 중에 항상 뭔가를 발견하고 획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누이동생이 그레고르가 되는 것이다. 아버지와 그레고리가 벌인 싸움에서 아버지는 승리하지만 승리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 결국 그레고리가 누이동생을 통해 아버지에게 승리한 것이라는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자기의 정체성을 어떻게 찾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프루스트를 읽으면서 무의식적 기억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독서는 당대의 요청에 따르기 마련이다. 개인의 취향을 따르기도 하지만, 독서는 사회적 성격과 그에 대한 시대의 요청이 분명히 있으니 우리가 이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치매에 걸리면 그 한계를 넘어간다고 하죠. 즉 치매에 걸리면 미래를 상실하는 겁니다. 바로 전에 있었던 일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먼 과거일수록 기억이 잘 납니다. 기억의 회로가 뒤집어졌기 때문입니다.(p.104)” 미래가 차단되면 기억의 물길이 역류해 망각의 영역과 만난다. 망각의 영역에는 살면서 수없이 시선을 마주친 사람, 바람과 꽃향기, 읽은 문장, 우리 몸이 끊임없이 접촉한 부분 들이 있다. 그러나 의식은 이건 필요 없어. 도움이 안 돼.’하면서 창고 속, 쓰레기장에 모아 놓는다. 의식은 까맣게 잊어버리나 신체는 자기 안에 간직하고 있는 기억이 바로 망각의 영역이라고 한다.

 

모래 사나이에서는 광기를 다룬다.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생각하는 주인공이 나온다. 현대인들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지나치다보니 일본에서는 사람이나 동물 같은 생명체보다 인형이나 로봇을 사랑하는 경향도 있다고 하죠. 한국에 아직 등장하지 않은 것 같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p.181)” 이미지에 대한 사랑이 이와 비슷한 현상이라고 한다. 스마트폰 중독자가 많은 걸 단순히 정보화 시대에 대응하는 현상이라고만 설명할 수는 없다. 스마트폰을 쥔 손은 그저 도구를 쓰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과 동화된 지경이다. 특히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한다. 왜 산사람이 아니라 물건을 사랑의 대상으로 택하고 그것과 자꾸 엉기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구성과 표현과 주제 면에서 거의 완벽하게 조화로운 작품으로 꼽히고, 실제로 읽어 보면 빈틈이 없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저자는 또한 성경이 위대한 것은 기독교인들이 생각하듯 그 안에 신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성경 연구사가 방대하기 때문입니다. 몇 천 년 동안 연구했잖아요.(p.193)” 우리가 성경 문장이 아니라 연구사를 읽는 것이다. 이 무서운 힘을 중국도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못 가졌다. 문학작품 하나만 해도 함량이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카뮈의 이방인에서 뫼르소는 장례식을 치르면서 엄마를 이해한다. 엄마가 이동하기 위해 결혼하려고 했다고 말이다. 세상의 논리를 따르면 노인은 끝이죠. 늙은 엄마는 다 끝났는데 뭐 하러 이동할까 하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전제로 삶을 이해하는 논리를 따랐기 때문입니다.(p.243)” 죽음이 관건이고 법칙이다. 현대인은 죽음을 거부하고 도망치지만 오히려 죽음의 관리를 당한다. 삶이 많이 남았으면 살아가는 것이 활동적이지만, 조금 남았는데 결혼 같은 것을 하려고 하면 망령 들었다고 여겨진다. 죽음의 거울을 통해 모든 것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은 시지포스처럼 끊임없이 이동하는 것이다. 카뮈가 부조리를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이것이라는 것이다. 삶에 늘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한 것은 죽음을 앞에 두고 삶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만일 반항으로 죽음을 인정해 버리면 남는 것은 삶뿐이다. 결국 삶으로 돌아선다는 것이 이방인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한다.

 

왼손잡이 여인은 여러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데, 저자는 함께 산다는 것과 고독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해 주는 작품이라는 점에 기초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냥 재미로 보는 것 같은 드라마가 사실은 현 상태를 공고화하죠. 불륜 이야기를 통해 얼핏 결혼제도를 비판하는 것 같아도 결국 결혼의 도덕성이나 가족의 필연성이나 사랑의 윤리를 견고하게 옹호하면서 뻔하게 전개됩니다.(p.250)” TV드라마가 소통시키려고 하는 방법론이 전형적인 감정이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왼손잡이 여인은 세상의 편견을 깨버리려고 소수의 약자를 위해 쓴 작품이라고 한다.

 

칠레의 밤에서 문학은 언제나 교훈으로 마무리되죠. 평생 자기를 기만하던 사람도 죽는 순간에는 죄를 고백하고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증명한다는 것이 세계 문학의 교훈주의라면, 불라뇨는 이를 철저하게 거부합니다.(p.287)”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지식인의 자기기만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저주인지를 보여 주는 소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처럼 저자는 지역과 시대를 달리하는 8개 고전 작품을 여덟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고전을 새롭게 읽는 관점을 제시하는 이 책을 독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이달의 사락 k******4 2023.07.10. 신고 공감 1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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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적 소설 읽기)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전복적 소설 읽기)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내용보기
소개된 책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 <변신> <잃어버린기억을 찾아서> <모래사나이><베니스에서의 죽음><이방인><왼손잡이 여인><칠레의 밤>이다. 그리고 다시 주제는 죽음,괴물,기억,광기,동성애,부조리,고독,정치 라는 주제로 나뉜다. 한트케와 볼라뇨 책을 읽지 않았다. 나머지 책들은 모두 인상적으로 읽었던 책이다. 가장 호기심을 가졌던  '변신'에서 저자와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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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된 책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 <변신> <잃어버린기억을 찾아서> <모래사나이><베니스에서의 죽음><이방인><왼손잡이 여인><칠레의 밤>이다. 그리고 다시 주제는 죽음,괴물,기억,광기,동성애,부조리,고독,정치 라는 주제로 나뉜다. 한트케와 볼라뇨 책을 읽지 않았다. 나머지 책들은 모두 인상적으로 읽었던 책이다. 가장 호기심을 가졌던  '변신'에서 저자와 비슷한 마음으로 읽게 된 지점이 있어 반가움에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이 아직도 오롯이 남아있다. 한 번에 다 읽기 보다는 마음이 갈때마다 독서토론을 하듯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처음 책과 만났을 때는..프루스트..소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두 번째 읽고 있는 지금, 완독할 때까지 기다릴수 없어 읽어 보고 싶어졌다.소설을 다시 읽으면서 '기억'이란 주제가 정말 이 소설에 핵심이었을까..라는 생각이 순간순간 들었기 때문이다.^^

 

"현대 소설은 대체로 완성태를 지닌 형식에서 미완성 형식으로 변하고 포스트모던에 이르면 아예 형식을 갖지 않아요.소설이 끝으로 갈수록 실마리가 풀려야 되는데 안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핀천의<제 49호 품목의 경매>같은 경우 비밀이 더 커지는 방향으로,즉 역순으로 나아갑니다"/90쪽  프루스트와 만나기 전에 현대 소설의 특징을 먼저 만나서 반가웠다. 핀천의 소설을 읽다 포기한 이력이 있어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잃어버린...도 잘 읽혀지는데.. 핀천의 소설은...그런데 다시 읽어보고 싶은 의지가 생겼다."내가 누구라는 정체성은 기억 작용 때문에 생깁니다"/92쪽 단순히 기억의 문제로만 소설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했지만 저자의 생각을 읽는 순간 바로 수긍했다.기억과 정체성의 관계..프루스트의 기억이 단순히 과거의 그날을 기억해 내는 것에 머물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나 역시 알고 있다.  "기억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하나는 '의지적 기억'이고 다른 하나는 프루스트가 이야기한 '무의지적 기억'"/98쪽  무의지적 기억의 핵심은 순간적 기억이라고 했는데..'순간' 이란 단어는 생각보다 훨씬더 심오했다.의식의 흐름을 따라야하고..이 말은 다시 시간 중심이 아닌,사건 중심의 소설이란 사실을 알게 해주는 키워드가 되기 때문.언뜻보면 뒤죽박죽 같지만..그럴때마다 순간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되면 된다...그 중심에 마들렌이 있다는 건 너무 잘 알고 있다.프루스트효과를 자연스럽게 말할수 있게 된..그리고 저자의 생각을 통해 프루스트 효과..가 단지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으로만 이해하면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어쨌든 분명한 건 내가 찾고자 하는 (기쁨의) 진실이 차가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이다"/131쪽

 

"현대 소설가가 이야기를 해야겠는데 도대체 뭘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딜레마에 빠지는 겁니다. 이 문제에서 빠져 나오기 위한 이야깃거리가 '내면의 이야기'입니다.전통적인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던 소재입니다.(....)오늘날 우리에게 나만의 경험이라는 게 있습니까? 말만 개인입니다.개인이라면 타자와 구별되는 특별함,나만의 경험이 있어야죠.다른 사람은 절대 모르고 나만 아는 것 말 그대로 내면성이 우리에게 있나요? 없습니다.우리는 획일적으로 살고 있어요.우리가 경험할 만한 것이 다 정해져 있고 너나없이 모두가 인지하는 사실들만 공유합니다"/139~140쪽

 

엄청난 분량의 이야기를 30여페이지에 모두 담을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그럼에도 재미나게 읽을수 있었던 건 머릿속에서 맴돌았던 무언가를 정리받은 느낌..혼자 끙끙대던 생각들에 대해 누군가와 밀도 높은 공감을 한 덕분인것 같다. 현대소설의 특징을 짧지만 강렬하게 이해시켜 주었고..요즘 소설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해 주었고..무엇보다 기억과 정체성의 관계를 통해,프루스트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단지 기억의 저편 시간속으로 나를 데려다 주려고 한 것만은 아니였다는 사실...여러 관점으로 읽어낼 수 있는 매력적인 소설(예술론,정치,살롱문화 등등) 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역시 뿌리는 '기억'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w*******i 2021.09.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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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읽기보다는 각 리뷰가 다루는 책을 먼저 재독한 뒤에 읽는 게 낫겠다 싶어 천천히 진도를 나가는 중이라 아직 완독은 못 했습니다. 이런 시각으로 분석할 수 있구나 하는 감상을 끊임없이 느낄 수 있어서 재미있네요. 저자가 2025년까지도 계속 글을 쓸 수 있었다면 여성 작가들의 고전 문학 분석집도 볼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좀 남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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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읽기보다는 각 리뷰가 다루는 책을 먼저 재독한 뒤에 읽는 게 낫겠다 싶어 천천히 진도를 나가는 중이라 아직 완독은 못 했습니다. 이런 시각으로 분석할 수 있구나 하는 감상을 끊임없이 느낄 수 있어서 재미있네요. 저자가 2025년까지도 계속 글을 쓸 수 있었다면 여성 작가들의 고전 문학 분석집도 볼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좀 남고요. 
YES마니아 : 로얄 v******w 2025.01.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