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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사람의 사이에서처럼 적당한 거리가 필요할 때가 있었다. 때때로 이해는 이해하지 않음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p.107)
사실은 그저 단순한 궁금함에서 시작한 읽기였다. 나도 하고 있는 브런치 연재를 통해 탄생한 책이라니. 그녀의 글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궁금했다. 더욱이 수오서재에서의 출판이라니. 너무 부러웠다. 그런데 그녀의 글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에서는 브런치북 대상이나 수오서재 등의 단어는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 글에 완전히 심취하여 울고 웃었고, 어느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자꾸만 책장을 덮어야 했다. 그렇게 내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오가며 힘든 여행을 했다. 책장을 덮고 나니 난 정말 긴 여행을 다녀온 듯 마음이 지쳤다. 거실창문을 통해 하늘을 올려다보며 작아져 가는 달을 멍하니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 바람이 불고 풀잎이 흔들렸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무엇 하나 설명할 수 없는 이 세상에서 그럴듯하게 나를 설명해내기 위해 억지로 꾸며왔단 내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 동안 내가 숨겼던 건 그날의 마음만이 아니라 타인의 눈을 의식해 속여왔던 숱한 나 자신이기도 했다. (p.135) - 괜찮아요. 다시 괜찮아져요. 완성으로의 순간은 완벽하게 해낼 때가 아니라, 다시 괜찮아질 때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 (p.141) - 너의 내일은 힘내지 않아도 좋은 날이기를. 너의 내일은 힘내지 않아도 충분하기를. 힘든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 인사말 대신 정반대의 말을 해주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했던 날이 있었다. 내일은 당신이 힘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충분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p.173~174) - 넘어지지 않고 큰 아이는 없듯 상처 없이 살아가는 사람도 없다. 그것이 비단 몸의 흉터만을 두고 하는 말일까. 예기치 않는 삶의 풍랑에 생긴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다. 넘어져본 아이만이 일어나는 법을 배우고, 다친 사람만이 낫는 법을 배운다. 흉터는 부끄럽고 창피한 흔적이 아니라 “그럼에도”의 흔적이다. 넘어져 다치고 부러졌을지라도 이렇게 잘 아물었다는 흔적. 그럼에도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났다는 흔적. (p.188~189) 사실 요즘의 나는 수없이 넘어지고 있다. 많이 힘겨워했고, 많이 울었고, 많이 흔들리고 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내 스스로 그것을 안다는 것이고,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음이다. 그런데 그녀의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그래. 나도 수없이 넘어지며 걷는 것을 배웠겠지. 수없이 넘어지며 이겨내는 법을 배워왔을 테고. 어렸을 때 괜찮았던 것들이 나이 먹는다고 안 괜찮을 것이란 뭐람, 그저 언제인가 툭툭 털고 일어나야지. 그렇게 생각했다.
- 푸석한 세상을 아름답게 해주는 이름 모를 존재들은 가까운 곳에 숨어 있다. 동네의 작은 병원, 아파트 화단의 고양이 밥그릇, 보도블록 틈의 가느다란 풀 한 포기처럼, 그 존재가 너무나 작아서 어디에 있는지, 이름이 무어인지 다 알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럼 또 어떤가. 이토록 맑은 샘이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비밀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세상은 아름답기에 충분하다. (p. 226) 사람은 지나간 것들에 참 많은 것을 남긴다. 미련과 후회와 기타 등등의 마음. 그리고 오지 않은 것들에 참 많은 기대를 건다. 내일은 달라지겠지, 내일은 좀 더 좋겠지. 그렇게. 하지만 나는 언젠가부터 오늘을 살기로 마음 먹었다. 지나간 과거를 아파하기 보다,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기대하기 보다는 그저 오늘을 잘 살아내자, 그것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사실은 그러고 나니 더 행복해졌다. 다소 욕심이 줄어들었고, 걱정도 줄어들었다. 내 친구는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왜 갑자기 오늘만 보고 산다는 커밍아웃이냐 묻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렇게 사는 삶이 더 행복하다는 결론은 내렸다. 여전히 내 부모가 귀하고, 내 아이가 귀하고, 내 친구가 귀하고, 나의 취미들이, 나의 직장이 귀하긴 하지만 나도 귀하니까, 내 마음도 귀하니까. 그녀의 말처럼, 설명할 수 없는 마음들을 더는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나도 모르고 흘려 보낸 내 마음을 이제야 주워 모아본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온전히 나였다. 누구의 딸, 누구의 엄마가 아닌 그냥 김진희였다. 슬프고 후련하고, 행복하고 좋은 독서였다. #책속구절 #책속의한줄 #책스타그램 #책읽기 #리뷰어 #서평 #서평단 #책읽어요 #책으로소통해요 #북스타그램 #육아 #육아소통 #책읽는아이 #책으로크는아이 #찹쌀도서관 #딸스타그램 #책으로노는아이 #책속은놀이터 #찹쌀이네도서관 #책읽는엄마곰 #책읽는아기곰 #책읽는엄마곰책읽는아기곰 #김버금 #브런치북 #브런치북대상 #당신의사전 #수오서재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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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매력 중의 하나. 단어를 하나 명시한 후 관련된 개인적 이야기를 써나간다. 그런데 그 단어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와닿는다고 해야 하나? 한 페이지에 외로이 적혀 있어서인지. 그 단어를 보며 더욱 집중이 되었고. 상단 제목을 쓰고 글을 썼더라면 분명 흘려 읽었을 단어였을텐데. 내가 알고 있던 그 자체의 뜻을 곰곰히 생각 해 볼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단어 밑에는 사전적 의미가 적혀져 있었고. 또한 이 책이 아니었다면 이런단어들을 이렇게 생각을 해 봤을까? 하는 마음과. 말이 참 예쁜단어가 많구나. 라는걸 느꼈다.
처연하다 먹먹하다 쓸쓸하다 천연하다 설레다 아련하다
등등 뜻을 떠나 발음이 예뻤고, 뜻을 곱씹으면 더 와닿은 것 같다
작가의 여러 에피소드가 결합되어 단문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간중간 삽입 된 사진은 내용과는 상관이 없으나. 책의 느낌과 상당히 맞는 것 같았다. 뭔지모를 삭막한듯하나 깔끔하고 세련미가 있는, 마치 엽서 같다고나 할까?
약간의 감정선이 좀 깊게 들어가서 약간의 과함을 느끼긴 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좋았던 것 같다.
글을 읽으며, 우연찮게 접하게 되는 단어들에 나도 이렇게 쓸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었고. 반대로 보면, 작가의 글을 단어 하나로 함축한 것이기에 내가 적는 글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책을 통해 본의아니게 사생활을 엿본 듯한 느낌이 들어, 타인의 삶이 항상 궁금한 나로썬 재미있게 읽었다. 연인과의 헤어짐, 부모님과의 언쟁(언쟁이라고 해 봐야 항상 작가가 화를 낸 후 뒤늦게 부모님의 마음을 알게되어 미안해하는), 부모님 이야기, 동물 이야기등..
나만의 단어. 내가 제시하고 써내려갈 수 있는 단어는 무엇이 있는지 곰곰히 생각 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혼자서 조용히 한 번 써내려가고 싶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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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다음에서 운영하는 글쟁이들의 모임으로 나는 매번 응모하는데도 작가의 자격도 얻지 못하는 곳이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대상 수상작이 어떤 글인지 궁금해서였다. 김버금이란 작가에 대해서 알지 못한 채 글을 읽었다. 에세이다. 에세이는 삶의 경험을 녹아낸 짧은 수필이다. 수필이란 말보다 에세이란 영어에 익숙해진 탓인지 뭔가 센스가 있고 좋은 글들이 많을 것 같은 것은 기분 탓일까 싶다.
김버금 작가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서글픈 마음, 애틋한 마음, 서툰 마음, 그리운 마음 네 가지로 그려내며 짧은 단락을 이어가고 있다. 키우는 고양이 뭉치에 대한 사연부터 아버지로부터 느낀 성인이 된 자신의 모습에서 처연함이나 애틋한 마음을 어렴풋이 느끼며 자신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의 말처럼 '나는 나 자신의 모습에 솔직하지 못한 채 언어의 틀에 갇혀 자신을 비하하거나 못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반성도 담겨있다. 글로서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 익숙해 보였다.
시와 함께 표현되는 방식은 차 한 잔과 함께 하기 좋은 글을 담고 있다. 헤어진 남자친구에 대한 마음 표현 및 자신의 지인의 헤어짐을 다루며 사진을 지워주며 느낀 감정들. 나 혼자서는 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타인의 단호함을 보여주며 자신의 감정을 어루만지면서 감사하는 글들이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에 대한 슬픔을 다루는 장면들이 좋았다. 해외여행을 처음 가보면서 긴팔 입고 온 아버지를 탓하며 '처음 와 봤잖니...'라며 궁색하게 돈을 아끼는 모습이 체화된 구질구질함을 바라보는 자신이 왜 화를 냈는지 반성하는 모습을 보며 슬픈 마음이 들었다.
생선 머리를 먼저 드시며 때론 먼저 먹으라고 맛있는 것을 발라주시던 어머니의 모습도 떠올랐다. 요즘 들어 주름이 더 깊게 보이며 아픈 것을 아프다고 말씀하시는 말들이 많아질 때마다 평소에 잘해드려야지를 체감하는 자신과도 닮아있어서 였는지 모르겠다. 좋은 것을 좋은 것답게 쓰면서 살지 못하는 모습처럼 안타까운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화가 되어 화를 낼 줄 밖에 모르는 '성인'이 되지 못한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미성숙함에 대해 화내는 것임을. 그리고 아무 일 없는 듯 다시 이야기를 해도 받아주는 부모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는 것을 느끼며 '이럴 수밖에 없었구나.' 느끼며 나 자신도 늙어가는 것을 받아들이는 장면이 이 책을 읽으며 연상되었다.
비가 내린 날 우연히 집어 들어 잊고 있던 과거를 연상시키는 데는 훌륭했다. 그런 잊고 있던 마음의 연결고리 때문에 우리는 가끔 에세이를 집어 드는 게 아닐까.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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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책을 꽤 전투적으로 읽어왔다. 빠르게 책장을 넘기고 또 새로운 책으로 넘어갔다. 그런 호흡으로 이 책을 처음 열었다. 하지만 몇 페이지 지나지 않아 잰걸음마저 재촉하는 내 손목을 수많은 문장들이 붙잡았다. 시를 읽듯이 이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문장과 문장 사이, 글과 글 사이에 수많은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설명할 수 없는 마음들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고 했다. 그동안 다정으로 모두 다 채우고 싶어 모른 척 외면해왔던 불안, 그리움, 슬픔을 위하여.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애써 내가 지우고 싶었던 마음들이 고개를 들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 꽁꽁 숨겨두어 한동안 보이지 않던 그 마음들이, 이제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줄 알았던 그 마음들이 어느덧 내게 다가와 톡톡 어깨를 건드리며 인사를 했다. 지하철에서도 읽고, 카페에서도 읽고, 버스에서도 읽었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잊었던 마음들은 성큼성큼 빠르게 다가왔다. 그대로 더 읽다가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아직 공공장소에서 책을 읽다 눈물을 보일만큼 솔직하진 못한 사람이라 차마 한 곳에서 책을 한 번에 다 읽지 못했다. 나는 꽤나 스스로에게 솔직하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난 비겁했구나. 아직도 나는 내 마음을 알기는커녕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구나 자책했다. 그런 생각이 들 때쯤 갈라진 도자기 반죽을 대하는 선생님의 말이 나왔다. "괜찮아요 이럴 땐 갈라진 쪽을 이렇게 만져주면 다시 괜찮아져요." 반죽처럼 갈라진 표면을 물을 먹여가며 조심스럽게 다시 만지면 괜찮아진다. 괜찮아요, 다시 괜찮아져요. 당신의 사전을 다 읽고 나면, 사전 속의 단어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나는 글자의 나열이 아니라 나의 웃음이 된다. 나의 눈물이 된다. 나의 마음이 된다. 이제는 나도 내 마음들에게 인사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안녕 슬픔아. 안녕 외로움아. 아직도 서툴지만 조심스럽게 다시 그 마음들을 안아야겠다. 더 이상 마음속 어딘가에서 잊혀진 채 물러지지 않도록. 비겁한 내가 내 마음을 또다시 어딘가에 숨겨놓지 않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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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신의 사전 지은이: 김버금 펴낸 곳: 수오서재
우리에겐 두 개의 새벽이 존재한다. 하루를 넘겨 자야 할 시간이지만, 미처 잠들지 못한 채 피곤하여 묵직한 새벽. 나도 모르게 기절하듯 쓰러졌다가 평소와 달리 일찍 눈 뜨는 새벽. 예전엔 하루를 훌쩍 넘긴 자정의 새벽을 좋아했지만 한 해, 두 해 멋대로 차곡차곡 쌓이는 나이에 취향마저 변하나 보다. 이젠 어슴푸레 아침과 맞닿은 새벽을 더 좋아하는 걸 보면 말이다. 싱그러운 배꽃 향이 나는 그 새벽, 김버금 작가의 책을 만났다. 브런치북 6회 대상 수상작 『당신의 사전』. 표지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신비로우면서도 어딘지 참 애틋하다. 조금 외롭기도. 이 책에서 또 어떤 소중한 기억의 조각을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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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쓸하다 모두가 잠든 어스름한 자정 무렵, 일기를 쓰곤 했던 엄마. 부엌의 어둑한 등 아래서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써 내려갔던 그 일기를 어느 날, 몰래 훔쳐보게 된다. 하지만 호기심에 펼친 노트를 화들짝 놀라 덮어버리고 마는데... 자꾸만 가슴이 쿵쿵... 엄마의 일기에 담겨 있던 진한 외로움... 엄마가 그렇게 외로운지 딸은 정말 몰랐다.
'나에게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옷에 김칫국물을 묻히고 가도 반겨주는 친구. 마른 손에서 고무장갑 냄새가 나도 흉을 보지 않는 친구. 아무 때고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수더분한 친구. 나에게도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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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이 너무 담백하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진중하며 꾸밈없이 솔직하다. 게다가,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단단한 알맹이가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제법 등장하는 부모님 얘기가 특히 울컥하는데, 눈물을 짜내려 쓴 글이 아니건만 자꾸 눈물이 또르르. 흐르는 눈물이 마음마저 씻어낸 듯 뾰족했던 나는 온데간데없고 뽀얗고 보들보들한 나만 남았다. 사람을 착하지게 하는 글이랄까? 손으로 슬쩍 훔쳐낸 눈물이 책장에 내려앉았다. 순식간에 촉촉하게 스며든 그 한 방울에 이내 도톰하게 부풀어 오른 눈물 자국. 그렇게 난 감성 넘치는 새벽에 김버금 작가의 소중한 추억과 진심을 가슴 깊이 머금었다. 에필로그를 지나 책을 덮으려다 눈에 들어온 글귀. '도서출판 수오서재는 내 마음의 중심을 지키는 책을 펴냅니다.' 어쩜, 책에서 느낀 감성과 이리도 일치하는 글귀라니!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 아닐까 기분 좋은 설렘에 마음의 촛불이 반짝 켜졌다. 김버금 작가와 수오서재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 멀지 않은 날 우리가 다시 함께 채울 다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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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밤이 깊던 어느 날 작가는 낡은 국어사전을 꺼냈다고한다. 그리고 ㄱ부터 ㅎ까지 읽어 내려가며 마음의 이름들을 한 자씩 노트에 옮겨 썼더니 천 개가 넘는 이름들이 모여있었다고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그 이름들과 함께 그녀가 그때 느꼈던 감정과 생각이 오롯이 적혀있다. 생각해보니 국어사전을 언제 마지막으로 펼쳐봤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자를 따라할 수 없는건 이제 우리집 책장에는 국어사전도 없고, 낡은 책조차 보기 힘들다는거였다. 문득 문득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이거나 울적한 날이면 그 밤이 하염없이 길면서도 그렇게 허전할수가 없다. 그런데 그 때 나는 당연히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터치하며 사사로운 가십거리나 넷플릭스를 틀어 아무생각도 나지 않게 영화를 보다 잠들곤 하는 것 같다. 물론 이 시간이 전혀 아깝거나, 무의미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왜 저자처럼 국어사전을 펼쳐본다거나 지금 이 기분을 어떠한 단어로 끄집어내어 그날을 기억하려하지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든 책이 아닐까싶다. 역시 뭐든 일이건, 어떠한 행위이건 자신이 그만큼 애정과 열정이 있어야 뚜렷한 성과가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도 하게되었다.... 책을 다 읽고 내가 아는 무수한 단어들이 나왔는데 나는 왜 저자처럼 저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다 다르듯, 모든 이들이 느끼는 감정도 다 다르다는 것을 또 한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저자처럼 모든 것에 1이 아닌 2배, 3배 이상의 감정과 기억을 놓치지않기위해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풍성한 하루를 보낼 수 있지않을까생각한다. 책은 어렵지 않았고, 저자가 말한 것처럼 수시로 써낸 편안한 에세이 같았다. 나의 사전 속에는 과연 어떤 글들로 채워져있을까? 나의 사전 속에는 과연 어떤 감정들이 채워져있을까? 저마다 자신만의 사전을 펼쳐 그 감정과 그 시간을 오롯이 느껴본다면 지금보다 자신을 더 잘 마주할 수 있지않을까싶다. 물론 그 시간이 힘들수도 번거로울수도 있으나, 지금이 지나 쌓여있는 자신만의 사전을 본다면 그만큼도 소중한 일기장이 되어있지않을까예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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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픔, 애틋함, 서툰, 그리움. 슬픔과 사랑 사이에 켜켜이 쌓인 감정들을 풀어낸 것 같았다. 작가가 서술한 모든 감정들이 따듯하다. 책을 다 읽고나면 목차를 펴 단어들만 보아도 다정함이 묻어난다. 어릴적, 동생이 아빠 생일날에 만원으로 케이크와 멋진 양복점에서 넥타이를 사드렸다는 거짓 일기를 썼고 아버지가 그 일기를 읽고 우셨다는 내용을 읽던 날에는 왜 하필 우리 아빠도 생일 날이셨는지, 방석이(강아지)를 잃고 얼떨결에 키우게 되었다는 뭉치(고양이)의 도도함을 설명하는 구절에서 애틋하게 불러본 내 고양이는 왜 나를 거들떠도 보지 않고 저 멀리 등 돌려 앉아있는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하루에도 여러번 생각할 수 있을만한 사람들과 상황들이 담겨있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은 줄곧 주변 사람들을 향해 있었다. 평소 미루기만 하던 소중한 사람들을 향한 감정이 몸에서 풀풀 쏟아져 나오게 만드는 책이다. <당신의 사전>의 ‘쓸쓸한’ 기억은 아래와 같다. 팔랑팔랑 넘겨본 일기장에는 빼곡한 손글씨들이 한 가득 적혀있었다. 엄마의 일기장에는 어떤 시시콜콜한 비밀 이야기가 있을까. 콩닥거리는 마음을 누르고 읽어본 일기에는 이런 말이 쓰여있었다. ‘나에게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옷에 김치 국물을 묻히고 가도 반겨주는 친구. 마른 손에서 고무장갑 냄새가 나도 흉을 보지 않는 친구. 아무 때고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수더분한 친구. 나에게도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얼마 전 나에게 전화를 걸었던 엄마 생각이 났다. 하고 싶은 말도 쉽사리 꺼내지 못하고, “어디야?”라고 먼저 조심스럽게 물어보던 엄마. 서글픈 이야기는 멀리 사는 딸에게는 안하고 싶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그랬다고. 다른 집들은 딸들이 엄마한테 울면서 전화하던데, 나는 반대라서 미안하다고, 그래도 걱정하지 말라고 이젠 괜찮다고 꺼내놓은 말을 다시 수습하는데만 팔할을 쓰시던 엄마가 어떻게 안떠오를 수 있을까
이런 기억을 떠올릴때 드는 알 수 없는 감정을 ‘쓸쓸함’은 어떠냐고 <당신의 사전>이 제안한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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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참 많다. 그런데도 우리는 매순간 설명을 강요당하고 또한 강요하기도 한다. 무언가 설명이 되지 않는 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여겨질 때도 있다. 그런데 설명 그 자체가 참 중요할 때가 많았다.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누군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나는 그의 눈을 들여다볼 것이다. 그의 진심을 눈빛에서 보았다면 봉인해제된 것마냥 나의 모든 속내를 드러내고 말 것이다. 작가 역시 그런 나날이었다. 마음을 알고 싶은데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무엇인지 잘 모를 때가 많아 국어사전을 펼쳤다. 사전에서 찾아낸 마음의 이름들은 자주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이런 단어도 있었는가 할 정도로 낯선 것들도 있었다. 더 놀라왔던 건 내가 알고 있는 그 의미가 사전적 의미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몇 몇 마음의 단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작가조차 외면해왔던 마음의 단어들은 불리워지는 순간 선명해졌고, 해석이 되어졌으며 이해 또한 덩달아 이뤄졌다. '아, 그때 내 마음의 이름은 이것이었구나' 작은 깨달음이 크게 마음을 울렸다. 작가의 그 마음이 내 마음이었다. 책 속에는 마음의 이름들을 '서글픈 마음', '애틋한 마음', '서툰 마음', '그리운 마음'으로 분류해 그 안에 또 다른 마음의 이름들을 넣어 놓았다. 그 중 내가 나의 마음을 자주 표현하곤 했던 단어들이 반가왔다. 먹먹하다, 저미다는 말을 자주 쓰곤 했다. 애틋하다와 뭉클하다는 말을 좋아했다. 자주 쓰진 않지만 마음에 드는 처연하다와 사위다도 종종 내 마음으로 표현하고 싶어졌다. 브런치북 6회 대상작인 이 책은 내가 써보고 싶었던 소재의 책이었다. 언젠가 꼭 써봐야지 했던 그런 류의 책이기에 나는 이 책을 소중하게 읽었다. 마치 내가 쓴 책처럼 말이다. '내게 있는 이 마음을 당신에게도 들려주고 싶어서'라느 글귀가 마음에 와서 콕 박혔다. 작가의 마음 이야기임에도 주인공은 언제나 나를 비롯한 독자들로 치환되고 마음의 상태는 그렇게 공감이라는 단어로 끈끈하게 책 속으로 몰입하게 해준다. 인생 속 마음은 여러 단어들로 설명될 수 있다. 처연함으로 때론 낯없이 그리고 무색할 때도 있다. 설명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그러한 마음들을 외면하지 않으니 마음의 여러 모양들이 그렇게 정리가 되어간다. 쓸쓸함, 외로움, 불안함 등 모른 채 흘려 보냈던 내 마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완벽의 어원을 아세요? 언젠가 라디오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완전무결하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실은 귀한 구슬을 끝까지 무사하게 지킨다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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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6회 대상 수상작 <당신의 사전>은 사전에서 꺼낸 천 개가 넘는 이름을 통해 그동안 모른 채 외면했던 마음들의 이름이 그제서야 보이기 시작하더라는 김버금 저자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입니다.
"모든 마음에게는 이름이 있었다. 그 당연한 사실을, 나는 마음에게 이름을 불러주고서야 알았다." - 책 속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이름을 불러줬을 때 비로소 존재가 드러납니다.
내 마음에게도 이름이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을 내버려 두지 않고 이름을 불러주면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살면서 내팽개친 마음들이 꽤 많을 겁니다. 그것들도 다 내 마음이었는데 말입니다.
텀블벅 에세이 분야 1위, 브런치북 6회 대상 수상작에 빛나는 김버금 작가의 <당신의 사전>은 서글픈 마음, 애틋한 마음, 서툰 마음, 그리운 마음에 관한 47개의 이름을 들려줍니다.
스스로의 슬픔마저 속였던 날엔 처연하다는 마음을, 어린 시절 엄마의 일기장에 쓰인 "나에게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글을 보고 쓸쓸하다는 마음을, 비 오는 날 이미 젖어버린 운동화를 장화 신었을 때처럼 마음껏 걸을 때의 홀가분한 마음을 알아채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아빠의 첫 해외여행길에서 투닥거렸던 부녀 간의 에피소드에서는 저도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어요. 늦은 나이에 해외여행을 처음으로 간 아빠는 다른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셨을 텐데 더운 날씨에 긴팔을 챙긴 아빠에게 화를 내기만 했습니다. 아빠의 땀으로 먹고 자란 딸이 뒤늦게 깨닫는 여정이 뭉클합니다.
김버금 작가의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당시엔 별것 아니어서 잊어버렸던 기억들이 샘솟습니다. 영어 간판 일색인 길에서 햄버거 가게를 찾아 헤매시던 할머니에게 키오스크 주문하는 법까지 알려드리려고 했던 에피소드는 저에게 친정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었어요.
처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드렸던 날인데요. 화면을 슥 밀면서 터치하는 방식이...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얼마나 낯선 일인지를 그날 깨달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제가 친정 엄마에게 하나씩 설명해드릴 때 어찌나 버벅댔는지. 어쩜 그렇게 아이콘이 많고, 숨어 있는 메뉴가 많은지 당황했어요. 당시엔 그저 요즘은 다 이렇게 나오니깐 얼른 익숙해져야 한다는 식으로만 생각했을 뿐. 고군분투하는 친정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드리지 못했다는 걸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김버금 작가는 햄버거 가게를 찾던 할머니 에피소드를 통해 당시 간질간질거렸던 마음에게 이름을 붙입니다. 그저 길을 알려드린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귀 기울이고 귀담아들으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바라다'라는 이름을요.
보편적으로 쓰이는 마음의 이름들에게는 어떤 에피소드가 있을지 기대하며 읽게 되는 <당신의 사전>. 비슷비슷한 류의 에세이가 지겨워 에세이를 점점 멀리한 독자에게도 (네, 제가 요즘 그렇...) 권해봅니다. 여린듯한 감성이 보이다가도 옹골차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에 매력 느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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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전>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사전 편집을 위해 작은방에서 단어와 그 의미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정확한 의미를 찾아 헤매던 주인공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말의 의미를 알고 싶다는 건 누군가의 생각이 나 감정을 정확히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과 이어지고 싶다는 소망은 아닐까요?" 그렇다. 말을 할 때, 글을 쓸 때 사용하고 싶은 단어가 기억이 안 나면 나는 참 곤란해했다. 그럴 때마다 더 어울리는 말로 조금 더 정확한 단어로 생각을 전하기 위해 사전을 검색했다. 반대로 누군가의 말과 글을 읽다 처음 보는 단어를 만나면 그 의미를 알고 싶어 사전을 검색했다. 그렇게 말과 글을 대하던 나에게 《당신의 사전》 김버금 작가는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아마 나라면, 싱긋 웃으며 "그냥 괜찮아요."라고 말했을 것이다.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고 얼버무리며.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전할 때에 사전을 꺼내 의미를 확인하던 내가 내 마음에는 참 인색했다. 《당신의 사전》은 그런 나에게 인색한 나를 바라보게 만든 책이었단 두루뭉술하게 괜찮음으로 감춰둔 내 마음을 김버금 작가의 이야기를 빌려 하나 둘 꺼낼 수 있었다. "낯선 사람과 단둘이 있을 때 느끼는 불안함처럼, 스마트폰 없이 오로지 나 자신과 마주하고 있는 상태의 나는 불안했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나와 친하지 않구나." 차마 꺼내볼 용기가 없어 구겨둔 내 마음이 보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나에게도 솔직하지 못했던 순간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의 마음은 나의 몫. 누구도 아닌 내가 어르고 달래야 하기에. 내 마음 좀 달래 달라고 다른 사람에게 칭얼거릴 수 없기에. 나는 나를 힘들게 하는 마음을 숨기기 바빴다. 울음이 나올까 봐, 슬퍼질까 봐, 들뜰까 봐 내 마음을 괜찮음으로 포장했다. 하지만 괜찮다고 말해도, 괜찮음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마음은. 김버금 작가님의 글은 참 다정했다. 구겨둔 내 마음을 안아주는 문장이 많았다. 마음을 콕콕 찌르며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글과 달랐다. 작가의 마음에 스친 찰나의 순간이 나에게도 있었기에. 작가의 말에 공감하는 순간에 작가님이 마음을 다정히 안아주는 듯싶었다. 첫 해외여행에 자꾸만 아끼려고만 하는 아빠에게 짜증을 부리다 스친 슬픔. 엄마가 엄마가 되었을 나이에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에 담은 소중함. 연인과 헤어진 뒤 홀로 돌아갔을 그의 여정을 더듬으며 밀려오는 미안함. 47개 마음의 이름을 확인하며, 알고 싶지 않아 구겨둔 마음은 글을 통하 하나 둘 펴졌다. 괜찮음이 아닌 떠올리기만 해도 미소가 그려지는 행복한 마음, 자유로운 마음, 사랑하는 마음이 생각났고. 또 구겨둔 채 멀리 밀어두었던 내 마음을 하나 둘 꺼내보았다. 미워했던 마음, 슬펐던 마음, 저미는 마음, 그리운 마음.. 그리고 소중하지만 부끄러워 숨겨두었던 마음까지. 그저 괜찮음으로 뭉뚱그려둔 마음의 모습이 모두 달랐다. 그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에 이름을 짓는다면, 이렇게 짓고 싶다. "설레다." 구겨둔 마음을 당당히 편 내 모습에 난 설레었다. 마음을 애써 덮어두고 괜찮아지길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기다리기보다 구겨진 마음을 하나씩 펴보게 만드는 《당신의 사전》을 읽어보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