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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한 기록 >
/ 여행의 기착지 제주 종달리에 대한 기억의 편린
작년 H와 함께했던 제주 여행 마지막 날 그녀가 너무나 좋아한다는 마을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제주의 어느 곳이 맘에 들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유독 마음을 잡아 끌었다면 이유가 있겠지 궁금했다.
아.. 이런 곳이구나. 제주를 제주답게 품고 있는 곳. 급한 일정이라면 모르고 지나칠만한 작은 마을이다. 카페가 즐비하고 방문객이 넘쳐나는 제주의 모습을 이곳에선 그려볼 수 없다.
낮은 돌담과 손보지 않은 들풀들, 작은 골목골목을 지날 때마다 만나는 가옥들은 종달리를 찾은 이들의 마음을 잡기에 충분해 보였다. 나역시 처음 만난 종달리를 짧은 시간 눈에 담고 마음에 담기 바빴으니까.
이 소박하고 수수한 작은 마을에 책방이 있다는 것도 놀랄만했지만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었기에 동네를 구경하며 둘러 보기만 하기로 했다. 헌데 이전하고 확장한 책방을 확인한 후에는 마지막 여행 계획을 수정해 넉넉히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소심한 책방. 이곳에서 종달리를 품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수상한 기록> 그리고 내 이야기가 될 수 있길 기다리는 중이다.
『수상한 기록』은 제주 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한 ‘수상한 소금밭’이라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인연을 맺은 이들이 적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동안 그곳에서 삶의 유예 기간을 보내며 느꼈던 일상의 면면을 그려낸 이야기다.
의미 있게도, 글과 그림, 디자인에서 편집까지 이 책에 참여한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수상한 소금밭과 인연을 맺고 있다. 수상한 소금밭의 스태프였던 사람, 그곳을 자주 찾는 여행객, 잠시 제주살이를 하며 교류했던 이들까지.
작거나 크거나 각자의 문제들을 안고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수상한 기록>의 공동 저자들 역시 그런 이유로 제주에 왔고, 종달리에 왔고, [수상한 소금밭] 게스트 하우스에 오게 되었다. 그리고 각자에게 맞는 음악을 찾고 길을 찾아 가는 이야기다.
그들은 종달리가 답이라고 콕 찍어 말하지는 않는다. 누구나에게나 있을 여행과그 여행에서 남는 공간과 마음 놓고 나만의 음악을 즐길 수 '곳'에 대한 선택과 결과에 대한 이야기다.
기착지. 그들에게 종달리가 그랬던 것처럼 나(너)도 선택을 하고 다시 이어갈 삶의 이야기 속에서 어디선가 여러 기착점을 맞이하겠지. 설레는 일이다. 그러니 서두르고 싶은 일이다.
풍경이 위로가 되고 볕이 격려가 되고 아직 남은 여행길이 설렘이 될 땐 그 순간만으로도 충분히 벅찬 곡이 완성된다. 부러 들으려 하지 않아도, 애써 찾지 않아도 들리는 풍성한 곡이 있는 곳이라면 찾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니, 나 언제 떠나면 되는 걸까.
수단이 무엇이 됐든, 목적이 무엇이 됐든 여행은 옳다!
점과 선이 만나면 새로운 면을 이루잖아. 그러니 다 해보자!
p.s.
<수상한 기록>을 읽으면 곧 떠날 채비를 해야 할테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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