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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20회를 맞는, 2019년도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은 대상 수상작인 장은진 작가의 [외진 곳]을 포함해 총 8편의 수상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지난번에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을 읽은 이후로 이런 형식의 문학상 수상작품집은 두 번째인데 결론적으로 괜찮은 선택이었다. 개인적으로는 8편 중 4편 정도, 그중에서도 3편만이 인상 깊었지만(이 중 1편은 얼마전 출간된 정소현 작가의 단독 작품집에서 이미 읽은 단편이었음)...그래도 이런 수상작품집을 읽으면, 일부는 낯선 이름이었지만 꾸준히 활동을 해온 작가들과 다양한 작품들을 알게 되어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1) 가장 인상 깊었던 2편의 작품 중 하나는, 대상 수상작인 장은진 작가의 [외진 곳]이다. 여기서 말하는 '외진 곳'이란 일종의 '여관' 같은, '이리저리 떠밀리 수밖에 없는 불안정한 존재들이 모여 잠시 머물다 가는, 어둡고 구석진 곳'이다. _주인공과 여동생도 다단계 사기피해를 입어 버스가 더 이상 다니지 않는, 이 '외진 곳'까지 떠밀리듯 오게 된다. 그곳에는 한 채의 집을 9개 방으로 나누어 사람들이 사는, '네모집'이라 불리는 집이 있다. 자매는 번호로 매겨진 방들 중 9번 방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곳의 사람들은 '사정이 나이지면 언제든지 곧장 다른 데로 옮길 마음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기에, 서로의 눈빛과 관심을 애써 외면하며 지낸다. 이곳까지 오게 된 서로의 사정을 거울을 비추어 보듯이 잘 알기에, 서로에게 관심 갖지 않고 외면하는 것이 오히려 배려이고 미덕이라 여긴다. 그렇기에 주인공은 다른 방문들 틈 사이로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불빛을 보고 사람들의 존재를 짐작하며 지낸다. _어느 크리스마스이브날 밤, 그녀는 네모집 9개의 방 전부 빛이 밝혀져 있는 것을 보고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낀다. 자신들처럼 중심가로 나가지 않고 이 외진 곳에서도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불빛은 중심가뿐만 아니라 외진 곳에서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더 이상 밀려난 곳이 없어 오게 된 지옥과도 같은 외진 곳이라 생각했지만 이곳에서도 사람들은 희망을 찾고, 버티고 견디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녀도 다시 한번 힘을 내어 본다. _갈 곳이 없어 외진 곳까지 와서 살게 된, 소외된 사람들의 음울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도, 읽는 내내 희미하게 옅은 온기가 느껴져서 좋았다. 대상 수상 작가 인터뷰가 실린 부분에서 '소외된 자리에 가닿는 것만이 소설가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는 장은진 작가의 작가의식도 와닿았다. 이렇게 나는 또 한 명의 좋은 작가를 알게 되었다. 2) 개인적으로 대상작 [외진 곳] 못지 않게, 좋았던 작품은 최은영 작가의 [일년]이라는 작품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된 동갑의 두 여성 - 한 명은 정규직이고 다른 한 명은 인턴이다 -의 이야기다. 함께 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동안 서로의 속 깊은 이야기까지 나누며 가까워진 그녀들이 결국 회사 내 계급의 차이와 생존을 위한 이전투구로 인해 멀어질 수 밖에 없게 된...어쩌면 결말이 정해진 이야기였다. 나도 10년이 넘는 사회생활 경험을 통해, 사회에서 알게 된 인연과 우정의 대부분이 가식적이고 피상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많이 봐왔고 또 겪어도 봤기에 더 와닿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미 접한 다른 작품들을 읽어서 알고 있었던 최은영 작가만의 차분하고 섬세한 문체와 예민한 감수성이 이 작품에서도 녹아있어 더 인상적이었다. ?? 전년도 이효석 수상작품집들도, 다른 문학상 수상작품집들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가끔 이런 수상작품집들을 읽는 것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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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잘 읽은 책이다. 우선 대상 작품이 좋았다. 외진곳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어서 무슨 외진 곳을 의미하는 것일까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읽었던 책이었다. 외진이라는 단어을 쓰이는 형태는 물리적인 의미도 있지만 정신적인 곳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많기에 어떤 의미로 쓰인 것일까 궁금했다. 그러다 읽어보니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구나 생각이들었다. 물리적으로 힘든 계층이 몰리고 몰려 사는 동네 그러다 보니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워지면서 구석이라서 조금이라도 마음을 터놓고 사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생각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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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과제 중 프로이트의 논문 [정신분석에 의해서 드러난 몇가지 인물 유형]을 바탕으로 문학작품을 분석하는 과제가 있었다. 나는 과제를 받고 ‘이효석문학상 수상 작품집 2019’에 수록된 단편, 손보미 작가의 ‘밤이 지나면’의 어린 화자가 떠올랐다. 부모의 이혼 후 두 사람에게 모두 버려져, 외삼춘과 외숙모의 집에서 살고있는, 실어증을 연기하는 소녀와 마을 사람들로부터 ‘정신 나간 여자’라는 소리를 듣는 한 이방인 여자의 정신적 교류를 담은 성장소설 [밤이 지나면]. 이 단편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소녀 ‘나’는 실어증을 ‘연기’하는 인물이고 이혼을 했을 뿐 멀쩡히 살아있는 부모님을 죽었다고 말하고 다니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동정, 연민의 시선을 받는 인물이다. 또한 이 만들어진 실어증 덕분에 ‘나’는 선생님의 관심을 독차지하게 되고, 다른 친구들로부터 위엄이 있는, 평범하지 않은 아이라는 시선을 받게 되는데, ‘나’는 이것을 싫지 않게, 오히려 만족스럽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를 제외하고나서라도 작가는 ‘어둠을 비정상적으로 두려워하는 나’ 혹은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비정상적으로 심약했던 건지도’, ‘비정상적으로 약한 마음’ 등 ‘나’의 비정상적인 면모를 강조하여 드러내고자 한다. 이것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 의해 드러난 몇가지 인물 유형’ 중 ‘예외성’에 해당하는 인물과 유사하게 보여진다. 프로이트의 논문에서는 우리 모두가 즉, 인간은 자신이 남들과는 다른,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러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욕망을 그러한 차별성으로부터 나오는 특권에 대한 욕망과 연결지어 설명한다. 하지만 이처럼 스스로를 예외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동기가 마련되어야만 주변인들로부터 정당한 예외성을 입증받을 수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합당한 동기는 흔히 볼 수 없는, 특수한 동기여야만 하기 때문에 예외성을 입증받는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부모님의 이혼, 그 자체적으로는 어린 ‘나’가 관여할 수 없는 문제, 즉 프로이트의 논문에서 표현하는 <그들의 진정한 삶이 시작되기 이전의 운명들>로 적합하기 때문에 ‘나’가 외숙모 집에 살게 된 상황을 부당함으로써 받아들이고, 예외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의 이혼은 어린 자식들에게는 거대한 부당함으로 작용되나, 보편적으로는 특수한 동기로써 인정되기엔 다소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에 ‘나’는 실어증을 연기하고 부모님의 이혼을 죽음으로 꾸며냄으로써 흔히 볼 수 없는, 특수한 동기를 만들었고, 이 설정에 취한 나머지 외숙모가 자신을 탐탁치 않아한다거나, 차별하는 등의 망상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부당함을 더 과장한다. 결국 ‘나’는 스스로의 부당한 상황 속에서 더 합당한 동기를 얻기 위해 ‘나’에게 주어진 부당함을 더 과장하고 각색하여, 이로부터 파생된 선생님의 관심이나, 친구들로부터의 동경어린 시선 등의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도중 ‘나’의 예외성이 깨지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선생님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나’를 못마땅하게 여긴 짝궁에 의해 피구 시합 중 공에 맞고 소리를 지르면서, 아이들로부터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고 ‘완전히 위엄을 잃어버린 아이’, ‘고통에 굴복한 그저 그런 아이’의 낙인이 찍히고 만 것이다. 이러한 낙인 또한 화자의 상상에 불과하나, 화자는 자신이 만들어낸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심한 내적 갈등을 겪고, 설상가상 자신의 부당함에 정당성을 부여하던 외숙모 또한 피구사건 이후 자신을 극진하게 대접해주면서 ‘나’가 입증한 예외성에 흠이 갈 위험에 처한다.
‘나는 외숙모가 내 몫의 밥그릇을 챙기는 걸 잊어버리고, 부엌에서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나를 쳐다볼 때마다 마음속 깊이 안도감을 느꼈다. 하지만 피구 사건이 일어난 후, 매일 아침 외숙모가 코코아를 가지고 올 때면, 혹은 매일 밤 내 이마에 약을 발라줄 때면, 그리고 그 말- “여자애 얼굴에 흉이 지면 안되는데. 쯧쯧“ -을 할 때면 나는 속이 울렁거렸고 괴로운 마음이 들었다. 괴로움은 학교로 다시 돌아갈 날이 다가올수록 강력해져서 거의 나를 잡아먹을 지경이었다.’
이처럼 ‘나’는 예외성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 심각한 내적 갈등을 겪으면서 이로부터 도피하고자 외숙모가 ‘미친년’이라고 부르는 여자에게 자신을 데리고 도망가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여자는 새로 이사를 와서 동네에서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 여자인데, ‘이혼을 했고 자식이 죽었는데 그 여자가 죽인것이나 마찬가지이며 동네 남자들을 꼬시려고 한다’는 소문이 돈다. 더욱 주목할만한 것은 그녀가 예지몽을 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소문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서사들은 ‘그녀’ 또한 예외로써 설명하기 충분한, 특수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나’가 그녀의 가게로 가서 그녀와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외숙모에게 죄책감을 가지면서도 그것을 끊을 수 없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 였을 것이다. 그녀에게 주어진 부당함, 예를 들어 안좋은 소문 같은 것들은 그녀의 ‘진정한 삶이 시작’된 이후이기 때문에 그녀가 ‘나’처럼 부당함을 겪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으나, ‘나’가 그녀의 ‘예외성’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되기엔 충분하다. 그녀도 그러한 ‘나’의 내면을 알기에 ‘나’가 침묵하자 “나한테도 말을 안 할 거니? 다른 사람들에게 하듯 나를 대할 거야?”라고 말하며 자신이 ‘나’에게 특별한 사람임을 되내인다. 이처럼 둘 사이에는 성격은 다르나 의미적으로는 비슷한 ‘예외성’이라는 공통점이 있기에 감정적으로 교감을 할 수 있었던 것이고 ‘나’가 그녀에게 자신을 데리고 도망가달라고까지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둘의 도피는 실패한다. 둘은 비오는 날 밤, 작은 소형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사고가 났고, 차에서 내려 숲 속을 걸어가는데, ‘나’를 감싸느라 다친 그녀는 기절을 하고 ‘나’는 그런 그녀 옆에 앉아있다가 구조를 당한다. 이때, 즉 그녀가 기절하기 직전 ‘나’는 그녀에게 자신이 숨기고 있던 모든 것, 어둠을 무서워하며, 사실은 부모님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데 이 장면에서 ‘나’는 그 상황 속에서조차 그녀에게 특별하지 못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두려워 하는 모습을 보인다. 동시에 ‘나’는 왜인지 모르게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우리 외숙모는 아줌마가 진짜로 예지몽을 꾼다면 그렇게 엉망으로 살지 않을 거라고 말했어요.”라고 말을 하며 그동안 생각만 하던 말을 입으로 내뱉는데, 이것은 ‘나’가 그녀에게 특별해지고 싶어하는 욕망에서 나온 행위라고 설명할 수 있다. 상처는 일종의 각인이다. 어떤 형태로든 간에 상처가 난다면 진물이 나오고, 딱지가 생기며 흉터가 남으면서, 결국 그것은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고 흔적을 남긴다. ‘나’는 그녀에게 흔적을 남기는, 특별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나’의 외숙모가 자신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런 식의 소문을 내는 것이며, 자신을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특별한 재능, 예지몽과 같은 것, 때문이라며 그 또한 자신이 특별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녀와 ‘나’는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특별함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녀와 ‘나’가 구조된 다음, 그녀가 동네를 떠났을 때, “너 때문이 아니야.” 라는 말에 ‘나’가 더이상 그녀에게 특별한 사람이 아니게 되었고, 상처를 주는 것에도 실패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상처를 입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후, ‘나’와 그녀가 구조된 다음 그녀는 어린 ‘나’를 납치한 납치범로써 경찰에 잡혀가고 나는 외숙모에게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는다. 다행히 그녀가 ‘나’를 집으로 돌려보내주려고 했다는 말로 풀려났지만, 여전히 ‘나’는 그 도피를 납치라고 말하고 다닌다. 많은 시간이 흐른 후, ‘나’가 부모님과 살게 되었을 때, 이 ‘납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고, 부모님과의 대화에서 ‘나’가 불리한 상황에 놓일 때마다 이 ‘납치’에 대해 상기시키며 ‘나’가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낸다. ‘나’는 그 사건을 완전한 부당함으로써 이로부터 특권을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즉, ‘나’가 예외성을 잃기 두려워 한 도피는 실패했지만 종내는 납치 당한 아이라는 부당함을 얻게 된 것이다. ‘나’는 마지막까지 그녀가 모든 이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외면당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가 이토록 비정상적으로 특수성, 예외성에 집착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그것은 아마 부모님의 이혼 후 스트레스, 트라우마에 의한 것으로 보여진다. ‘나’는 부모님이 부부싸움을 하다가 서로를 다치게 하는 모습까지 목격하였고, 부모 모두에게 버려져 외숙모, 외삼촌과 살게 된다. 충분히 ‘나’가 부모님이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누군가에게 그들이 죽었다고 거짓말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에 그치지 않고 점점 더 많은 거짓말을 하면서, 종내는 다른 누군가를 납치범으로 몰아가면서까지 자신의 예외성을 주장하고 특권을 얻는다. 이처럼 예외성에 집착하는 모습 또한 신경증의 일종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이 작품은 어린 아이의 정신적 트라우마가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다룬 소설로써도 설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