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기
소녀들의 이야기 4편을 읽었다.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쓴 소설들이다. 소녀들의 삶에 다가오는 문제들을 역할과 평등이란 관점으로 풀어보고 있다. 지금까지 고착된 가부장적 사회의식이 가져온 문제들을 파악해 보고 그 불합리성을 제언하고 있다. 인권을 생각해 보고 있다. 성문제를 거론해 보고 있다. 성장 과정에서 소녀들이 가지는 아픔을 다각도에서 소재를 선택해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내용 읽어보기
<숏컷>은 노래방에서 놀다가 그것이 찍혀 악마적 편집이 된 동영상이 돌아다니는 것을 통해서 심적인 고통을 겪는 소녀를 통해, 평등과 인권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편집의 죄악을 말하고 있다. <이제 소녀 같은 것은 때려치우기로 했다>는 여성을 상품화 하는 것에 대한 반발을 그려내고 있다. <햄스터와 나>는 여성의 몸과 그로 인한 고통을 표현하고 있다. <스스로 반짝이는 별 먼지>는 사회적 시선에 당당하게 대응하자는 의견을 담고 있다. 모두가 소녀들이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겪는 고통과 슬픔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의연하게 대처하자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각각 조금씩만 살펴보도록 하겠다.
동영상이 퍼지는 속도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악의에 찬 소문이 퍼지는 것과는 비교가 아닐 정도로 더 빠를 것이다. 폰에 손가락 한번 댔다 때면 동영상 하나쯤은 실시간으로 국경을 초월해 퍼져 나간다. 심지어 동영상을 건네받는 사람에게 동영상 속의 주인공은 익명의 존재에 불과하므로 아무런 죄책감 없이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 악의조차 없으므로 더 해롭다. 악의를 가지고 한 행동은 당사자의 마음에 미세한 흔적이라도 남기는데 무신경하게 퍼뜨리는 자들은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의식조차 못 할 것이다. -숏컷 중에서-
인터넷의 무서움을 얘기하고 있다. 무감각하게 사용하는 일상의 온라인 행동이 얼마나 개인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 말하고 있다. 그것이 여성들의 성과 관련된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편집되어 제공될 때 그 파장은 개인에게 엄청난 악옹이 된다.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죄의식 없이 퍼 나르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자신과 관련 없는 존재이기에 무심하게 행하는 일들이 당사자에겐 씻을 수 없는 아픔이 될 수도 있다.
온라인의 문제점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흔히 이야기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문제가 되고 보면 엄청난 타격이다. 인터넷 게시물을 다루는 자들의 역지사지하는 마음이 필요하겠다. 주인공의 고통을 글 속에서 만나면서 남의 일이 아닌데,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은 듯하다. 동영상의 악의적인 편집은 죄악 중에서도 큰 죄악이다.
솔지는 그 단어가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 목격했다. 페미니즘은 선생님의 눈썹 사이에 짙은 주름을 만들게 했고 남자아이들에게서 빈정대는 말을 듣게 만들었다. 마치 엄청난 골칫덩어리도 된 듯 주변 사람들이 거리를 뒀다. 세상에 만족하지 못하는 너희, 너희 때문에 남자와 여자가 이렇게 됐다는 듯이 바라봤다. -이제 소녀 같은 것은 때려치우기로 했다 중에서-
이런 게 소녀라면, 소녀의 본분이요 이름이라면 소녀를 때려치우기로 했다는 말이 가슴에 뭉클하게 다가든다. 소녀라는 말 속에 은연중에 제어의 의미가 내포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성에 따라 이미지까지 달라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각자의 인성에 의해 그것은 표현되어야 한다. 그런데 소녀라는 이름으로, 성적으로, 심리적으로 규제가 되는 것을 바르지 못하다. 이것을 얘기하는 것이 페미니즘이지 성을 분리하고자 하는 것이 페미니즘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오히려 성을 통합하고 사람답게 하고자 하는 의식이다. 소녀들이 절규하는 목소리가 들어있는 내용을 공감하면서 읽고 있다. 탈레반의 아프칸을 보라. 성이 무슨 소유물처럼 여겨지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 무슨 인권 같은 것이 있겠는가? 무엇이 바른 것인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햄햄이와 함께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혼이 났으니 앞으로는 조심할 테지만 그래도 또 같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번에 겪은 일도 나에게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만 생각했으니까? 만일 나와 햄햄이에게 어쩔 수 없는 날이 또다시 찾아온다면, 정말이지 두 번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 사정없이 덮쳐 온다면....... 그래도 나만은 너를 미워하지 않을게. 나는 햄햄이(햄스터)에게 그렇게 말해 주었다. -햄스터와 나 중에서-
고등학교 1학년 소녀가 겪은 일을 그리고 있다. 예정일이 지났는데 생리가 없다. 생리가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그 무서운 이야기를 적고 있다. 한 달 전에 헤어지기 전의 전 남친과 끝까지 가버렸다. 그리고 헤어졌는데, 덜컥 이런 일이 생겼다. 그 일을 자신이 기르는 햄스터와 비교해 가면서 마음의 불안을 적고 있다. 16살 소녀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모든 일을 상상하는 것은 끔찍한 고통이다. 자신의 일상이 지금과 너무나도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과 심리적 이완은 말로 할 수가 없다. 친구 주영이가 햄스터 박사다. 햄스터가 새끼를 낳아 자신의 새끼를 죽이는 것을 목도하고 소녀는 햄스터에 대한 환멸을 느낀다. 하지만 주영이 햄스터의 삶을 소녀에게 잘 들려준다. 소녀는 임신 테스트기를 상대인 전 남친을 통해 구입하고 테스트를 하려는 노력도 한다. 모든 상황을 가정해 보면서 고통을 느낀다. 불안으로 테스트로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가운데 시간이 흘러간다. 그런 가운데 일주일째 생리가 터진다. 그러면서 지난한 고통에서 해방된다. 햄스터에 대한 환멸도 하나의 자연 현상이라는 것으로 이해하면서 다시 기르기로 생각한다.
16살 아이가 생리와 관련해 가지는 고통을 얘기하고 있다. 여성의 몸을 가지고 태어나 가지는 아픔이 절절하게 그려진다. 일은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닌데, 혼자만 고민을 해야 하는 것도 불합리하다. 하지만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일이니 고통스럽기는 남친 보다는 자신의 몫이다. 너무 일찍 새로운 것을 대응해야 하는 고통이 너무나 크다. 인터넷에서 지식을 찾는다고 애를 쓰고, 일련의 일들이 밥까지 먹기가 싫어지게 한다. 여성들의 생리와 축하받지 못하는 임신의 아픔을 그리고 있는 글이다. 마음이 짠하게 읽혀진다.
혹부리 영감에게 혹은 무거운 짐이었고 열등감 자체였다. 그렇지만 도깨비를 만났을 때 혹부리 영감은 혹 덕분에 소통할 수 있었다. 우리의 작은 눈이, 각진 턱이, 두꺼운 허벅지가, 그리고 얼굴을 가득 뒤덮은 여드름이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열등감이 아니라 인생을 신바람 나게 즐길 수 있는 개성이자 에너지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스로 반짝이는 별 먼지 중에서-
여학생들의 고민이 적나라하게 제시된다. 이들로 인해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일들은 타인들의 시선에 있다. 무심코 던지는 돌에 맞아 연못의 개구리가 죽는다고. 성장하면서 타인의 시선과 말들에 의해 받는 상처들이 그려진다. 그것이 육체에 결부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보다 나아지려고 노력을 하지만 타고난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럴 때 자괴감에 빠지기 쉽다. 그것을 사회가 부추기는 영향도 없지 않다.
나, 예령을 중심으로 우주를 사랑하는 은주, 똑똑하고 리더십이 있는 지수 등이 관계를 맺으면서 사회의 불합리한 상황에 대응해 나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교사가 무심코 던지는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언행에 대한 항거, 길거리에서 두렵게 만드는 사회적인 요소들을 극복하고 자긍심을 심어나가면서 대처해 나가자는 활기 등 건강한 얘기를 담고 있는 글이다. 상황에 주눅 들어있기보다는 헤쳐 나갈 수 있는 의식을 지녀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현실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당당한 마음 상태가 되어야 함을 그들은 말한다. 그것이 나은 삶을 열어갈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낸다.
나가기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글들이다. 페미니즘이 성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성의 평등과 조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소녀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고통과 아픔을 통해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고 있다. 성에 따른 부당한 대우를 받을 이유도 없고, 불편한 대우를 할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조화를 이루어나가야 한다. 성은 조화지 대립이 아니다. 성을 가지고 집단적인 이기주의에 빠질 이유가 없다. 지금은 유학이 근간을 이루던 조선시대가 아니다. 모두가 소중한 존재고 개성적으로 자신의 능력에 따라 살아갈 권리가 있다.
이 글을 통해서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부정적인 사회적 관심 등이 사라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소녀들이 성장하면서 가지게 되는 아픔에 배려가 충분히 따라야 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사회와 사회의 구성원은 사람을 사람으로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을 어떤 도구로 보아서는 안 된다. 도구로 인식할 때 모든 문제가 파생된다. 우리 모두 타인을 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격체로 보면서 역지사지할 때 사회적 문제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이 글들은 소녀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들춰보는데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
| 이꽃님 작가에게 꽂혀서 작가님 단편 실린 책으로 마지막으로 읽었네요. 읽고 나서 스스로 반성하게 됐고, 저희 아이들 딸, 아들에게 모두 읽히려고 해요. 주변에 추천과 선물도 많이 했어요. 페미니즘하면 뭔가 적대적이고 과격할 것 같아서 아이들이 페미니스트적 성향을 가지게 되면 어쩌지 했는데...오히려 이 책 읽고 나서 제 자신의 편협함을 반성하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어요.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도 추천합니다. |
|
김진나, 박하령, 이꽃님, 이진, 탁경은 작가님들의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에 대한 리뷰입니다. 사촌동생이 생일이었는데 마침 책을 좋아한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냥 책을 선물 하고 싶진 않고 요즘 대두되고 있는 페미니즘에 관한 책을 선물 하고싶었습니다. 열심히 검색한 결과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이란 책을 보고 구매 하였습니다. 여러작가님들의 이야기가 담긴 만큼 여러사람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요 구매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촌동생이 이 책을 시작으로 일상의 불편함에 대해 알게 되고 일깨워 져서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