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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와 야만에 맞선 역류의 바람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부조리와 야만에 맞선 역류의 바람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내용보기
역사란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삶의 기록이다. 그러나 후대에 선대의 역사를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그 시대의 기록이 있어서 가능하다. 만약 기록이 없다면 그것은 전설이자 신화에 머무른다. 선대의 기록이 있어 우리가 그것을 역사로 배우고 안다 할지라도 그것은 또한 승자의 기록이다. 아니 승자이기에 앞서 지배계층의 기록이다. 선사시대 이후 역사시대로 접어들면서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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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란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삶의 기록이다. 그러나 후대에 선대의 역사를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그 시대의 기록이 있어서 가능하다. 만약 기록이 없다면 그것은 전설이자 신화에 머무른다. 선대의 기록이 있어 우리가 그것을 역사로 배우고 안다 할지라도 그것은 또한 승자의 기록이다. 아니 승자이기에 앞서 지배계층의 기록이다. 선사시대 이후 역사시대로 접어들면서 국가가 탄생했지만 모든 국가는 신분제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였다. 신분제 사회에서 지배계층이 아닌 하층민이라면 역사에 기록을 남길수가 없었다. 그러기에 우리는 역사를 읽으면서 그 행간을 살펴보고 유추하여 그 시대 민중들의 삶을 짐작할 뿐이다.

 

  조선은 기록의 나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서고금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기록을 남겼다. 조선왕조실록은 우리가 조선시대의 역사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소중한 기록물이기도 하다. 비단 실록만이 아니다. 국가는 나라를 다스리기에 필요한 것들을 모아 책으로 편찬했고, 지배계급인 사대부들 역시 필요에 따라 많은 기록을 남겼다. 그럼에도 우리는 조선시대 백성들의 삶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물론 실록을 비롯하여 국가에서 펴낸 책자에도, 그리고 사대부들의 기록에도 그들의 삶에 대해 나오기는 하지만 단편적이다. 그곳에는 기록의 목적에 따라, 의도에 따라 취사선택 된 기록만이 존재한다. 이 또한 우리로 하여금 그 시대 민중들의 삶에 대한 시각을 왜곡시킨다.

 

  이 책 [조선에 반反하다]는 조선시대 하층민들이 펼치는 역류의 조선사를 다루고 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지배계급에 反하는 사람들은 있었다. 마찬가지로 조선시대에도 불온한 자들이 있었다. 지배세력과 사상과 신념을 달리하는 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지배계급 내에서도 혁명을 꿈꾼 이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사상과 신념을 달리한 것이 아니라 일신의 영달을 목표로 했다. 그렇지만 백성이라 불린 이들은 조선시대 사회 주류의 흐름과 지배세력에 맞서 이탈하고 전복하고 봉기했다. 그들의 몸짓은 힘없는 자들의 한풀이나 넋두리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시대의 부조리와 지배의 야만에 맞섰던 그 역류의 바람이 오늘을 질타하는 칼이 될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하는 것 일 게다.

 

  먼저 저자는 하층민들의 지배체제와 신분제에 대한 반항과 일탈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국왕의 어가를 향하여 돌팔매질을 하거나 능과 전패를 불태우며 왕권에 균열을 낸다. 옛 상전을 살해하거나 관료에게 힘으로 대항하며 신분제와 관료의 위계에 맞서기도 한다. 또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집단으로 포도청에 난입하는가 하면 의적을 자처하는 화적이 되어 국가 자체에 저항한다. 이러한 하층민들의 반항은 수탈과 차별, 억압과 폭력, 원한과 설욕 등 모든 인간의 심성과 욕망이 뒤엉켜 빚어낸 사건들이지만 그 자체로 왕실의 권위를 훼손하고 국왕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신분제 사회의 뒤안길에서 서성거린 이들이 뛰쳐나와 반항하고 싸우는 가운데 신분제 사회의 지배체제는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특히 조선후기로 가면서 빈발했다는 것은 그동안 누적되어온 조선사회의 모순을 들춰내는 저항 행위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어 저자는 정치 변란 다시 말해 역모 사건을 다룬다. 지배계급내에서의 역모가 아니라 몰락양반이나 평민지식인들이 주인공이 되어 정권 탈취를 위해 변란을 기도한다. 양란 이후 관료의 억압과 수탈에 고통받고 신음하는 백성들이 기댈 곳은 도참설과 정감록, 그리고 미륵신앙 오직 그것뿐이었다. 이러한 백성들의 기대를 안고 평민지식인들은 미륵과 진인 등을 앞세워 새 세상을 바라는 역모 사건에 주역으로 등장 했지만 하나같이 사전에 발각되어 실패하고 만다. 그럼에도 신분제와 지주제에 기반을 둔 조선사회에서 불온한 자 일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끊임없이 예언서의 개작과 괘서를 통해 집권세력을 비판하였다. 이들이 선택한 체제 저항의 길은 백성들의 민심을 동요시키기에 충분했고, 조선시대 후반기로 오면서 민중의 저항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19세기 백성들이 봉기했던 반란을 다룬다. 홍경래의 난과 진주민란이후 삼남 지방에서 들불처럼 일어났던 임술민란, 그리고 임오군란과 동학농민전쟁을 살펴보고있다. 이들 항쟁은 실제로 봉기에 성공했던 반란사건으로 조선의 지배체제에 큰 타격을 주었다. 항쟁을 이끈 것은 평민 지식인이었고 봉기군의 주축을 이룬 것은 하층 민중이었다.

 

  이처럼 저자는 역사에서 배제된 이들의 분노하고 절규하는 목소리를 찾아서 우리에게 들려준다. 역사의 주체임에도 억압과 착취의 사회구조 속에서 제대로 발언할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에게 자신들의 속내를 내보일 장을 마련해 준 것이다. 한가지 흠이 있다면 이들의 기록이 온전하게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실록 등에 나타난 단편적인 사실 위에 당시의 사회상 등이 더해진 것이란 점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다루는 불온한 자들의 기록은 시대의 부조리와 지배의 야만에 맞섰던 조선 백성들의 삶을 알려주기에 충분하다. 우리가 조선시대 불온한 자들의 삶을 통해 그 시대를 읽는다는 것은 역시 야만의 시대인 오늘날 우리에게 던져진 문제들에 대한 답을 구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k*****1 2018.08.29. 신고 공감 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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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의 얼굴을 한 조선(?)
"군자의 얼굴을 한 조선(?)" 내용보기
대국인 중국과의 전쟁도 불사한 고구려이후, 나당연합에 의한 한반도통일, 고려와 유교사상의 도입 그리고 이성계가 조선을 만들면서 국호를 명의 주원장에게 제가를 받으려고 한 이후 조선은 중국의 유교사상을 바탕으로 한 유교국가가 되었다. 유교는 춘추시대 공자에게 바탕을 둔 사상이다. 주나라를 중심으로 진, 제, 노, 위 등의 제후국으로 구성되었지만 주왕실의 지위는 점점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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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국인 중국과의 전쟁도 불사한 고구려이후, 나당연합에 의한 한반도통일, 고려와 유교사상의 도입 그리고 이성계가 조선을 만들면서 국호를 명의 주원장에게 제가를 받으려고 한 이후 조선은 중국의 유교사상을 바탕으로 한 유교국가가 되었다.

유교는 춘추시대 공자에게 바탕을 둔 사상이다. 주나라를 중심으로 진, , , 위 등의 제후국으로 구성되었지만 주왕실의 지위는 점점 무너진다. 이에 주나라를 중심으로 한 정치,사회, 문화의 회복을 공자는 바란다. 인의와 더불어 유교사상에서는 ’ (일종의 사회규범-각자의 신분과 위치를 중시)를 강조한다.

 

유교사상은 인의를 강조하지만 사실은 신분제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사대부, 즉 권력을 가진 자들의 이익수호와 세력팽창을 위한 프레임으로 이용된다.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에서부터 를 강조, 여성보다는 남성을 강조하면서 사회에서는 양반에 대한 공경, 국가에서는 =부모라는 공식아래에서 왕에 대한 효를 강조한다. 왕을 포함한 위정자들의 실정과 부패에 대한 책임은 그 아래 신분에, 자식들에게, 여성들에게 부여된다.

 

인의라는 말은 배울 기회조차 가지지 못한 이들을 위해 쓰여질 수 없었다. 유학을 배운 유학자들만이 인의라는 말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외의 계층에게는 존재할 수 없는 단어였다. 조선 500년 동안 유교사상은 그들만을 위한 리그에서 자리를 지키기 위한 도구이자, 그들의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방패였다. 그 와중에 발생한 여러 국란은 배우지 못하고 제대로 먹지 못한 일반 백성들에게 주어져 왔다.

 

지금까지 우리는 교과서에서 조선을 양반국가, 인의와 예를 중시하는 나라로 여겨왔다. 역사의 한 단면만을 사실로 배우고 외우고 시험 봐 오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진리로 자리 잡게 된 정보들이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에 감추어져 있는 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인다. 이미 자리 잡은 지식과 충돌이 일어나 불편하고 아니다고 부정하고 싶은 정보들이 넘쳐나지만 고개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같은 일이 프레임전쟁이라는 전략아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어디서 어디까지 진실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l*******g 2018.11.1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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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상징물 통치술의 절정, 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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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고고학자들의 영원한 숙제이자 꿈 중 하나가 칭기즈칸의 무덤을 찾아내는 것이란 이야기가 있다. 대부분의 최고 권력자들은 자신의 무덤을 거대하게 쌓아 올려 사후에도 그 권위를 떨치고자 했는데, 칭기즈칸은 반대의 선택을 했다. 권력자의 무덤을 파괴한다는 것은 권력의 정통성을 파괴하는 상징행위다. 칭기즈칸은 후대와 권력의 영속을 위해 죽음의 흔적을 은폐했다. 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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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고고학자들의 영원한 숙제이자 꿈 중 하나가 칭기즈칸의 무덤을 찾아내는 것이란 이야기가 있다. 대부분의 최고 권력자들은 자신의 무덤을 거대하게 쌓아 올려 사후에도 그 권위를 떨치고자 했는데, 칭기즈칸은 반대의 선택을 했다. 권력자의 무덤을 파괴한다는 것은 권력의 정통성을 파괴하는 상징행위다. 칭기즈칸은 후대와 권력의 영속을 위해 죽음의 흔적을 은폐했다. 이처럼 권력자의 삶의 공간은 물론 죽음의 공간도 모두 상징을 띈다.

 

이 책은 조선의 권력자들이 지금 우리가 문화유산이라 부르는 당대의 건축물들을 이용해 어떻게 정통성과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했는지, 순종하고 복종하며 우러러보는 백성으로 길들였는지 조목조목 신랄하게 짚어내고 있다.

 

선현에 대한 제례 공간이자 학문의 공간인 서원이 향촌 장악의 거점이자 주민을 통제하는 실질적인 정치기구였다든지, 왕을 비롯한 여러 정치 세력의 권력 투쟁의 장으로서 궁궐을 바라보기도 한다. 왕릉, 궁궐, 성곽, 읍치, 향교, 서원 등 아름답고 찬란한 당대의 건축물은 눈에 보이는 예술적 문화적 성취를 넘어 권력의 통치술이 작동하고 있는 정치적 상징물이었던 셈이다.

 

책에는 프랑스의 팡테옹, 루브르궁, 체 게바라의 무덤, 중세유럽의 성곽, 일본의 데라코야 등 해외 사례를 항목에 따라 기술해 놓았는데, 덕분에 권력의 보편적인 속성과 통치 기술을 손쉽게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책을 덮으며, 전통과 문화유산에 대해 나름의 애정과 관심을 갖고있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분석과 시각이 오히려 반가웠다. 저자 역시 조선시대 건축의 미와 문화적 가치, 이념의 본연과 정신적 유산을 거부하는 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듯이, 나 역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시각과 이해의 폭이 조금 더 넓어진 것에 충분히 만족했던 책이었다.

s*****u 2019.09.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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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피워올린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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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땅에 연꽃이 피어오르는 것은 신의 뜻인가, 연꽃의 의지인가…’.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에 나온 명대사다. 양반가의 서자이자 당대 최고 무관이었던 자가 죽음 앞에 던진 이 비장미 어린 대사는 악인의 복잡한 심경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대사가 생각이 났던 건, ‘신의 뜻과 연꽃의 의지’라는 부분 때문이었다. ‘반상의 도’가 하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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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땅에 연꽃이 피어오르는 것은 신의 뜻인가, 연꽃의 의지인가’.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에 나온 명대사다. 양반가의 서자이자 당대 최고 무관이었던 자가 죽음 앞에 던진 이 비장미 어린 대사는 악인의 복잡한 심경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대사가 생각이 났던 건, ‘신의 뜻과 연꽃의 의지라는 부분 때문이었다. ‘반상의 도가 하늘의 뜻이기에 감히 거스를 수 없는, 의심해 볼 여지조차 없을 것 같았던 그 시대에 떡장수, 품팔이, 문지기, 머슴, 무뢰배와 도둑무리 등 보잘것없고 벌거벗은 자들이 더러운 땅에서 시작한 저항과 반항의 사건들이 지면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임금의 가마에 돌을 던진 떡장수, 왕실 능에 불을 지른 평민, 13년 만에 옛 상전을 죽이고 아버지의 복수를 한 노비 형제, 북한산에서 대홍수가 일어나 세상이 뒤엎어지기를 빌며 반란을 모의하는 승려와 무당 등 국가권력의 폭압과 관료의 수탈, 양반과 상전의 억압에 반항하고 항거하는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하늘의 뜻인 줄 알고 지배계급의 억압과 수탈을 묵묵히 견뎠던 하찮은 백성들이 마침내 스스로 의지를 갖고 반항하고 저항하기 시작했다. 비록 세상을 뒤엎지도, 새 세상을 건설하지도 못했지만 적어도 그들의 꿈틀거림은 견고했던 지배체제에 균열을 냈고 그 틈 사이로 피어 올린 것은 분명 연꽃이 아닐런지.

s*****u 2018.08.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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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의 조선사 / 농민 - 조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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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와 향락의 그늘 아래 - 농민의 생활    조선 후기, 지배 계층들은 의식주 모든 분야에서 사치했다. 한 예로, 여인들이 머리숱이 풍성해 보이도록 머리를 부풀려 둥글게 만 '다리(얹은머리)'로 머리를 치장했다. 그 값이 비싸서 심할 경우 다리 하나의 값이 집 몇 채에 이를 정도였다.     우의정 채제공이 임금에게 아뢰었다. "이즈음의 크나큰 폐단 중에 '다리'보다 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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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치와 향락의 그늘 아래 - 농민의 생활

 

   조선 후기, 지배 계층들은 의식주 모든 분야에서 사치했다. 한 예로, 여인들이 머리숱이 풍성해 보이도록 머리를 부풀려 둥글게 만 '다리(얹은머리)'로 머리를 치장했다. 그 값이 비싸서 심할 경우 다리 하나의 값이 집 몇 채에 이를 정도였다. 

 

   우의정 채제공이 임금에게 아뢰었다. "이즈음의 크나큰 폐단 중에 '다리'보다 더한 것은 없습니다. 가난한 유생의 집이라도 이를 마련해야 하는데, 60,70냥의 돈이 아니면 살 수가 없습니다. 모양을 제대로 갖추고자 하면 수백 냥의 돈이 필요하기에 땅을 팔고 집을 내놓아야 하는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아들을 둔 자가 며느리를 보아도 다리를 마련하지 못해 시집온 지 6, 7년이 넘도록 시부모 뵙는 예를 행하지 못한 채 인륜을 저버리는 경우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 『정조실록』 26권. 정조 12년(1788) 10월 3일   

 

   외래품 사치도 지배 계층에 널리 퍼져 있었다. 정조도 값비싼 외래 물품을 늘어놓고 이를 마치 고상한 운치가 있는 것처럼 으스대는 자들이 많다며 큰 폐단임을 지적했다. 사회가 피폐해지고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나라가 망해가고 있는데 일부 상류층은 프랑스산 샴페인과포도주를 마시고, 영국에서 만든 화장품과 옷을 사들였다. 이들 중 일부는 일본이 나라를 강탈할 때도 친일파가 되어 향락적인 생활을 이어갔다. 통분할 일이다. 이들이 향락을 누릴 때 나라의 근본인 백성들은 어떻게 살았나.

 

   시냇가 허물어진 집은 사기그릇 엎어놓은 듯 / 북풍에 이엉 날아가 서까래만 앙상하네

   묵은 재에 눈 덮여 아궁이는 싸늘한데 / 체 구멍처럼 뚫린 벽에 별빛 비쳐드네

   집안의 살림살이 너무 빈약하여 / 다 내어 팔아도 칠팔 푼도 되지 않겠네

   (...)

   아침 점심 두 끼 굶고 밤에 돌아와 불 지피고 / 여름에는 갖옷 하나 겨울에는 베옷 입네

   들냉이 싹은 묻혔으니 땅이 녹길 기다려야 하고 / 이웃집 술 익어야만 지게미나 얻어먹지

   지난봄 꾸어 먹은 쌀이 닷 말이니 / 그 일로 올해는 참으로 살길 막막하네

   (...)

 

                                                                            - 정약용, 「첨정簽丁」  『목민심서』

 

   18세기 후반 실학자 박제가朴齊家(1750~1805)는 『북학의北學議』에서 1년에 무명옷 한 벌 입기 힘든 농민의 곤궁한 형편을 전한다. 일생 동안 제대로 된 침구는 구경도 못한 채 짚자리를 이불 삼아 아이를 기르고, 아이들은 열 살 전후까지 겨울에도 거의 벌거숭이로 자란다고 했다. 버선이나 신이 있는 줄도 모른다는 표현으로 빈농의 궁색한 살림살이 상태를 알렸다. (67~68)

  

   *****

 

   오늘 박근혜 전대통령의 1심 선고 판결이 있었다.

   법정은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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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의 조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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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0일,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우리나라 헌법사에서 한 획을 그은 한마디가 헌법재판소에서 울려펴졌습니다. 다만, 다만, 다만의 연속일 때 피가 말랐던 한 시민으로서 그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겨울 한복판에서 두 손 꼭 붙잡고 촛불을 들었던 그 간절한 소망에 대한 답을 들었습니다. 우리네 민족사에서 민초들의 삶만큼 스펙타클한 것 또한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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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0일,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우리나라 헌법사에서 한 획을 그은 한마디가 헌법재판소에서 울려펴졌습니다. 다만, 다만, 다만의 연속일 때 피가 말랐던 한 시민으로서 그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겨울 한복판에서 두 손 꼭 붙잡고 촛불을 들었던 그 간절한 소망에 대한 답을 들었습니다. 우리네 민족사에서 민초들의 삶만큼 스펙타클한 것 또한 없다고 생각합니다.이 책은 그 민초들의 삶을 실었습니다. 제목부터 <모멸의 조선사>. 역사의 격랑 속에 어떻게든 자신을, 가족을, 이웃을, 나라를 지키고자 애쓰고 분투했던 그들의 이야기에 이제야 귀기울여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d******s 2018.03.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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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의 조선사] 지배권력에 맞선 조선백성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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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물 때문에 가기도 하지만/ 물 때문에 뒤집어지기도 한다네/ 백성이 물과 같다는 말은/ 옛날부터 있어왔다네/ 백성이 임금을 받들기도 하지만/ 백성이 나라를 엎어버리기도 한다네…'(조식, '민암부'(民巖賦)) 남명 조식은 물이 배를 뒤집을 수 있다고 했다. 옛날부터 있어왔다는 그 말은 남명의 시절에도 그리고 그 후로도 단지 이야기에 불과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500여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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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물 때문에 가기도 하지만/ 물 때문에 뒤집어지기도 한다네/ 백성이 물과 같다는 말은/ 옛날부터 있어왔다네/ 백성이 임금을 받들기도 하지만/ 백성이 나라를 엎어버리기도 한다네…'

(조식, '민암부'(民巖賦))

 

남명 조식은 물이 배를 뒤집을 수 있다고 했다. 옛날부터 있어왔다는 그 말은 남명의 시절에도 그리고 그 후로도 단지 이야기에 불과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500여년 뒤, 견고하고 단단해 결코 전복될 것 같지 않았던 배를 물의 힘으로 뒤집을 수 있다는 경험을 했다. 강렬했던 촛불의 경험을. 불가능 할 것 같았던 물길을 연 하나하나가 누구였던가.

 

조선시대, 전체 인구의 10%에 불과한 양반 지배층들은 폐쇄적으로 세습된 특권을 대를 이어 누리며 그 견고한 그들만의 리그를 위해 나머지 90%를 다스렸고 억압했고 수탈했다. ‘모멸의 조선사’는 그 90%의 이야기다. 순응하고 때론 저항하며 피지배자의 혹독한 삶을 살아낸 조선의 민초들의 이야기다.

 

저자는 백성들의 직업과 역할에 따라 농부, 어부, 장인, 광부, 상인, 도시노동자, 광대, 기생, 백정, 노비 등 열 부류로 나누었다. 그리고 각 장의 도입에 배치한 짧은 에피소드를 통해 당시 백성들의 삶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지배층들이 권력 유지를 위해 펼쳤던 정책에 대한 백성의 반응을 순종과 적응, 선망과 상승, 기피와 저항이라는 세 가지 틀을 통해 상세히 분석해 놓았다. 왕과 지배자의 관점에서 본 조선사가 아닌 백성들의 삶을 통해 들여다보는 조선사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저작임에 틀림없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지배와 피지배는 존재한다. 보다 세련되고 복잡한 시스템을 통해 구조화되고 일상화되어버린 그 계급의 질서가 말이다. 일하지 않는 자가 권력과 부를 누렸던 조선시대와 지금이 다를 바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당시 90%와 무엇이 다를까.

 

s*****u 2017.11.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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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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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지배와 저항으로 보는 조선사 4부작'의 완성을 알리는 <문화유산의 두 얼굴>. 이 책은 우리가 문화유산이라 부르는 조선시대의 왕릉과 궁궐, 읍치와 성곽, 성균관과 향교, 서원 등의 건축물에 관해 당시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권력 유지와 통치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관점에서 해석하고 설명한다. 조선의 기념비적 건축물은 그 외양과 구조를 살펴 당대의 미의식과 건축학적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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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지배와 저항으로 보는 조선사 4부작'의 완성을 알리는 <문화유산의 두 얼굴>. 이 책은 우리가 문화유산이라 부르는 조선시대의 왕릉과 궁궐, 읍치와 성곽, 성균관과 향교, 서원 등의 건축물에 관해 당시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권력 유지와 통치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관점에서 해석하고 설명한다. 조선의 기념비적 건축물은 그 외양과 구조를 살펴 당대의 미의식과 건축학적 문화양식을 가늠할 수도 있지만, 건립을 추진한 배경과 사연을 짚어보고 거기에 스며든 시대 정서와 선대의 정신을 헤아릴 수도 있다.
문화유산과 관련된 기존의 흐름이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거나 그것의 건축미나 문화적 가치, 기능의 우수성을 논하는 경향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에서 통치와 지배의 헤게모니 전략의 본거지로서 건축물의 정치적 기능과 사회적 배경을 살펴본 이 책의 가치가 상당하다. 
YES마니아 : 로얄 k****7 2020.08.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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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 반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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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지배와 저항으로 보는 조선사 4부작' 중 세 번째로 3부로 구성돼 있다.1부에서는 떡장수, 목수, 떠돌이 노동자, 품팔이, 관노, 사노, 농부, 화전민 등 하층민을 주인공으로 그들이 벌인 일련의 '이탈'과 '일탈'. 이를테면, 상전의 억압과 관료의 수탈에 기물파괴와 방화, 복수살인, 상전살해, 소요, 난동, 도적질 등의 행위를 '반항' 내지 '항거'의 개념에서 살펴본다.2부는 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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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지배와 저항으로 보는 조선사 4부작' 중 세 번째로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떡장수, 목수, 떠돌이 노동자, 품팔이, 관노, 사노, 농부, 화전민 등 하층민을 주인공으로 그들이 벌인 일련의 '이탈'과 '일탈'. 이를테면, 상전의 억압과 관료의 수탈에 기물파괴와 방화, 복수살인, 상전살해, 소요, 난동, 도적질 등의 행위를 '반항' 내지 '항거'의 개념에서 살펴본다.

2부는 집권세력의 부당한 통치 행위와 민생정책 실패, 관료의 억압과 수탈 등을 바로잡는다는 명분 아래 일어난 정치변란 사건을 다루는데, 몰락 양반과 유랑 지식인, 평민 지식인, 저항 지식인 등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3부는 19세기 일어난 대규모 민중항쟁과 기층 민중을 동원해 봉기한 변란 성격의 반란, 즉 1811년 홍경래의 난을 필두로 1862년 임술민란, 1869년 광양변란, 1871년 이필제의 변란, 1882년 임오군란 등을 살펴본다.

 

YES마니아 : 로얄 k****7 2019.08.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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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의 조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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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백성들의 삶을 다룬 <모멸의 조선사>. 당시 조선 백성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농민은 물론 상인과 수공업자, 광산업자, 광대, 백정, 노비, 도시노동자, 어부, 기생까지 폭넓게 다루면서 그들 각각이 지배세력과 권력들로부터 어떤 고난을 받았으며 그에 대해 어떻게 순응 내지 저항해왔는지를 보여준다.각 장의 도입부에 배치된 짧은 소설 형식의 에피소드들이 이후 펼쳐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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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백성들의 삶을 다룬 <모멸의 조선사>. 당시 조선 백성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농민은 물론 상인과 수공업자, 광산업자, 광대, 백정, 노비, 도시노동자, 어부, 기생까지 폭넓게 다루면서 그들 각각이 지배세력과 권력들로부터 어떤 고난을 받았으며 그에 대해 어떻게 순응 내지 저항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각 장의 도입부에 배치된 짧은 소설 형식의 에피소드들이 이후 펼쳐질 내용들의 이해를 돕는 점도 특징. 차고 넘치는 지배계층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 백성 중심의 삶을 보다 세밀하게 들여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쓸모 있다.

YES마니아 : 로얄 k****7 2019.03.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