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표지로 사용한 윤석남 선생의 「우리는 모계 가족」이라는 그림이 이 책의 내용 전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의 힘을 모으고, 여성들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일평생 부단히 애쓴 이이효재 선생의 삶을 압축하며 보여주면서, 그 삶을 통해 드러낸 메시지 또한 잘 전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1924년 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영문과 재학 중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사회학을 전공하고 귀국한 선생은 모교에 사회학과를 창설하고 부임한 후, 동 대학 대학원에 여성학과를 개설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민우회를 창립하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결성하여 일본군 성 노예 문제를 전 세계적으로 부각시켰을 뿐만 아니라, 호주제 철폐에도 기여했다. 이 책은 이렇듯 1세대 여성학자이자 여성운동가로서, 한국 여성 인권사에 큰 영향력을 끼친 이이효재 선생의 삶을 기록한 책이다. 굳이 '평전'이라고 명명하지 않은 이유는, 이 책을 쓴 저자의 소망처럼 우리에게 이런 할머니가 있다는 게 요즘의 젊은 여성들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이다. 지금의 젊은 여성들에게 선생의 삶이 지침이 되어 스스로의 삶을 용기 있게 개척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이 좀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여성은 왜 소외를 당하는지, 폭력에 억눌린 여성들끼리의 연대와 공동체 만들기가 왜 필요한지, 역사의식을 가진 여성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정말로 중요한 건 사랑의 힘이라는 것 등등이 실제적으로 힘이 되고 용기를 부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인간관계는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다. 남녀가 함께 사회, 정책, 관념, 생활을 온전히 바꿔야 결혼도 출산도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진다." 선생이 하신 이 말씀처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족과 여성, 남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재고해볼 기회가 되길, 또 그것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관계들을 많이 만나고 형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