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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방 이름말입니다. '햇빛우물' 그거 무슨 뜻입니까?" '아아, 음, 서울의 한옥 구조에서는 드물지만 저 아랫녘으로 내려가면 동서남북이 꽉 막힌 'ㅁ'자형 구조를 가진 집들이 많이 있어요.특히 경주 양동 마을에 가면 흔히 볼 수 있죠. 그런 집 구조에서 지붕이 하늘을 가리지 않아 가운데가 뻥 뚫린 빈 공간을 햇빛이 들어오는 우물이란 뜻에서 그렇게 불렀대요."p321중에서
'햇빛우물' 참 예쁜 책명이구나 싶었었다. 이희정님의 작품들을 몇번 읽으면서 몇몇은 좋기도 하고 몇몇은 내 취향에서 비껴나있기도 해서 읽을까말까를 한참을 고민하다 집은 책인데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이라서 읽는내내 공연히 기분이 좋았었다. 사랑이 깊게 내는 상처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여주와 그런 여주의 곁으로 두걸음씩 떼다가도 혹시나 여주가 지레 겁을 먹고 물러설까 두려워 한발씩 속도를 조절하는 남주의 사랑의 방식도 좋았고 여주와 남주의 사랑의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주는 친구와 동료들의 따뜻한 마음도 좋았었다.
공방'햇빛우물'을 운영하며 사랑과는 담을 쌓고 지내던 교신에게 십년지기 친구인 형우가 어려운 부탁을 해온다. 눈속임용으로 교신과 애인인것처럼 행세를 해달라는 것인데 형우의 사정이 어떤지 빤히 아는 교신으로써는 거절할 핑계를 찾기어려웠다. 아니 어쩌면 교신을 향해 무섭게 돌진해오는 태웅에게 미리 연막을 치고싶어서였는지도.. 교신이란 여자가 눈에 들어온 순간 태웅은 사춘기소년처럼 설레는 감정을 느꼈다. 그녀의 곁에 얼굴이 반반한 애인이 있다고해서 제마음을 거두어들일생각따위도 없었지만 더군다나 그 애인이라는 놈이 다른 여자와 양다리를 걸치며 교신을 희롱하는것이라고 알게된 상황에서야 제마음을 굳이 숨기거나 돌아설 생각따위는 할 필요조차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형우는 여전히 태웅을 도발하기만 하고..
교신은 사랑이 두려웠다. 사랑이 깊어지고 그 깊어진 사랑때문에 사랑을 잃었을때 모든 삶의 생기를 잃어버리고 시들어버린 제아비를 기억하면 사랑이라는 그 자체가 두렵고 겁나기만 했다. 그런 교신의 주위를 자꾸만 태웅이 맴돌며 신경을 긁어댄다. 교신도 태웅이 싫은것은 아니다. 다만 사랑이 두렵고 그 사랑이 떠나갔을때 집착에서 벗어나지못하는 피가 제몸에도 흐를까봐 자꾸만 결계를 치고 경계를 할 뿐이다. 그런 교신을 바라보는 현정은 교신과 태웅의 붉은 실이 연결되어있는것을 보아서인지 자꾸만 교신의 등을 떠다밀며 괜찮다고 하고 형우마저 태웅과의 사랑이 이루어지게 도와준다고 자꾸 거드는데, 사랑이 두렵고 겁나기만 한 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로맨스소설에 자극적인 양념으로 등장하는 이유없는 악역이 등장하지않아서 더 좋았다. 형우와 교신의 가짜애인소동도 그럴만한 이유가 나와있어 거부감없이 받아들일수 있었고 사랑이 마음에 온 순간 그 사랑을 온전히 갖기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여 설레는 감정도 느낄수있었던것 같다. 공방이 주요공간이다보니 도기에 그림을 그려넣는 장면이라던지 그릇에 쓸 문양을 생각하는 장면들이 나와 있어 눈으로 보는듯한 기분까지 들게 한것 같다. 그리고 덤으로 '햇빛우물'이라는 예쁜 우리말을 알게되어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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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내용의 로맨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감이 있다고 하겠다. 이희정님의 작품으로는 에루화를 읽고 바로 신간이라 주문해서 3월달에 구입한 책을 지금까지 1권밖에 못 읽었다. 가만히 1권을 읽고 생각해 보면 체스를 두는 사람들 같이 마냥 한곳에 비치해 두고 한번 지나갈 때마다 말 하나씩을 움직이 듯이 이 책을 그렇게 읽은 듯 하다. 막 끄는 매력도 없고 뒤가 궁금해서 빨리 읽고 싶게 만드는 부분도 없이 그저 평범한 여주인 교신과 남주인 태웅은 한계단씩 서로에게 다가가는 그 계단을 너무 여유있고 느긋하게 올라가는 듯해서 읽다보면 졸리는 부분은 어찌 할 수 없었다. 교신의 직업이 도자기공예가 이듯이 제목 또한 교신의 공방 이름이다. 그러기에 공방이 주 무대이고 도자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 작품의 내용에 있어서의 흐름에서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교신의 친구인 형우의 커밍아웃이라 할 수 있겠다. 밋밋한 부분에 굴곡이 생겼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내용은 읽는 진도를 한없이 느리게 했다. 이제 1권을 읽고 교신과 태웅의 연예전선에 약간의 진도를 나가고 있는데 2권에서는 빠른 진도가 나가줬으면 하는 아니면 뭔가 좀 더 서로에게 끌릴 만한 스파크라도 좀더 있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 언제 2권을 다 읽게 될지는 앞으로의 내용에 있어서 결정이 될 것같은 생각이 든다.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