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0%
  • 리뷰 총점8 3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9.0
  • 40대 9.0
  • 50대 9.0

포토/동영상 (11)

리뷰 총점 종이책
인간의 뇌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고 환경이 오염되는 것일까요?
"인간의 뇌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고 환경이 오염되는 것일까요?" 내용보기
이 책은 청색과 분홍색 표지에 이끌려 읽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책을 펼치기 전까지 이렇게나 많은 상념에 빠지게 할 줄 상상도 못했었죠. 오로지 책 표지의 색깔에 매혹되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커트 보니것의 <갈라파고스>는 여느 소설 책과 다른 몰입요소가 있었습니다.앞으로 죽을 사람 앞에 별표를 표기해 두는 저자의 특이한 표식이 재밌기도 했고, 무엇보
"인간의 뇌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고 환경이 오염되는 것일까요?" 내용보기
이 책은 청색과 분홍색 표지에 이끌려 읽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책을 펼치기 전까지 이렇게나 많은 상념에 빠지게 할 줄 상상도 못했었죠. 오로지 책 표지의 색깔에 매혹되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커트 보니것의 <갈라파고스>는 여느 소설 책과 다른 몰입요소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죽을 사람 앞에 별표를 표기해 두는 저자의 특이한 표식이 재밌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가 대체 누구인지 궁금해서 다음 페이지로 손이 자꾸 넘어갑니다.

보통 책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이 전개되겠지?라며 일정부분 예상을 하며 독서를 하게 되는데, 이 책은 작가의 강점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는 블랙유머 때문인지 상상 그 이상의 주제가 넘실대는 책이었습니다.

갈라파고스 제도의 지형적 특성에 착안해서 인류의 멸망과 신인류의 탄생을 그려낸 커트 보니것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인간의 무한한 욕심의 끝은 어디인가? 우리는 어떻게 하다가 여기까지 왔나?하는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을 무한 루프로 계속 반복하게 됩니다.

작가가 표현한대로 3킬로그램짜리 뇌가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치명적인 결함이었을까요? 우리의 뇌는 형편없이 크기만 한 것일까요? 결함이 없도록 뇌의 크기가 작아진다면 환경오염이든 전쟁이든 인류가 자멸의 길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게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는데 화자의 아버지가 이런 말을 합니다.

"넌 인간이 선한 동물이라고, 그래서 결국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다시 에덴동산으로 만들 거라고 믿겠지."
- 279쪽

유해한 환경을 만든 것도 인간이지만 무해한 세상으로 만들 수 있는 것 또한 인간이지 않을까...하는 희망찬 상상으로 책을 덮어봅니다.

<갈라파고스>를 출간한 에프(f)는 종이책의 새로운 가치를 생각하는 푸른책들의 임프린트입니다. 저는 숀탠의 <뼈들이 노래한다>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꾸준히 도서들이 출간되고 있네요.




m*****1 2019.10.1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갈라파고스 by 커트 보니것
"갈라파고스 by 커트 보니것" 내용보기
이토록 웃기고 우아하게 비꼴 수 있다니. ‘역시 커트 보니것!’ 이라는 찬사가 절로 나온다. 16년 만에 다시 출간된 블랙 유머와 풍자의 대가 커트 보니것의 ‘갈라파고스’는 우리를 1986년과 그 후 100만 년 후의 인류의 미래의 세계로 초대한다. 1986년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과 금융위기, 전쟁으로 인류는 멸종의 위기에 처하고, 해양생물의 보고인 갈라파고스 제도로 ‘세기의
"갈라파고스 by 커트 보니것" 내용보기

이토록 웃기고 우아하게 비꼴 수 있다니. ‘역시 커트 보니것!’ 이라는 찬사가 절로 나온다. 16년 만에 다시 출간된 블랙 유머와 풍자의 대가 커트 보니것의 ‘갈라파고스’는 우리를 1986년과 그 후 100만 년 후의 인류의 미래의 세계로 초대한다.


1986년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과 금융위기, 전쟁으로 인류는 멸종의 위기에 처하고, 해양생물의 보고인 갈라파고스 제도로 ‘세기의 자연 유람선 여행’을 떠나 제도의 산타로살리아섬에 표류된 ‘바이아데다윈호’의 선장과 승객들은 100만 년 후 인류의 조상이 된다.


에콰도르의 영토 갈라파고스 제도가 유명해 진 것은 찰스 다윈이 젊은 시절 과학적인 관점에서 갈라파고스 제도의 소중함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타고 떠나는 배 역시 다윈호이다. 자연선택의 법칙, 종의 기원을 주장한 다윈에 의해 존재감을 드러낸 갈라파고스에서 새로이 태어난 100만 년 후의 새로운 아담과 이브의 자손들은 뇌가 작아지고, 지느러미와 비슷한 손과 발을 가지고 물속에서 장시간 자유롭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으며, 치아를 제외한 도구를 가지지 않고, 무기를 만들지 못하고, 칸카보노족의 언어를 사용하며, 식인 고래와 상어가 인구의 수를 적정수준으로 유지시켜주는 사회에서 살아간다.


유령 레온의 시선으로 본 100만 년 전 인류는 왜 불행했고, 멸망에 까지 이르게 되었나. 바로 그것은 진화를 거듭한 ‘큰 뇌’ 때문이다. 과도한 문명의 발전과 탐욕, 전쟁에 대한 욕망 역시 커다란 뇌 때문이다. 100만 년 후의 인간의 뇌는 작아지고, 동물에 가까워진 삶을 사는 것을 다윈의 자연 선택의 법칙에서 본다면 인간에게 커다란 뇌는 필요 없다는, 문명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저자의 생각이 느껴진다.

 

‘살아 있었을 때 나는 나 자신의 큰 뇌에게서 조언을 자주 들었는데, 그 조언들은 나의 생존이나 인류의 생존 면에 있어서는 아무리 관대하게 봐줘도 미심쩍은 조언들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의 뇌는 내가 미 해병대에 들어가 베트남에 싸우러 가게 만들었다.

참 고맙기도 하군, 커다란 뇌야.‘ (P39)


커다란 뇌를 가진 메리의 남편 로이는 뇌종양으로 점점 이상해지다 죽음에 이르고, 사기꾼 웨이트는 진화한 뇌를 타인을 속이고 기만하는데 사용한다. 문겐지 히로구치가 발명한 수 많은 언어 통역, 질병 진단이 가능한 지식의 보고이자 문명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만다락스는 명의 세계를 떠나 갈라파고스에 도착하고 어느 날 새로운 아담에 의해 바다에 던져진다. 그리하여 100만 년 후의 인류는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간다.


현대 문명의 폭력성과 이기심, 인간의 과도한 욕망에 대한 경고, 반전의 의미를 담은 문장 하나하나가 유쾌하지만 날카롭게 현대를 비웃는 것만 같다. 개인적으로 진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나조차도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그의 문장에 세뇌되어 커다란 뇌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저자의 힘은 아직도 여전히 무시무시하게 강력하다. 다시금 커트 보니것이 그리워졌다.

a***2 2019.10.0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백만 년 전인 1986년 멸망한 지구는 어떻게 생존하고 진화했을까? '갈라파고스'
"백만 년 전인 1986년 멸망한 지구는 어떻게 생존하고 진화했을까? '갈라파고스'" 내용보기
300페이지가 넘는 꽤나 두꺼운 책 '갈라파고스', 백만 년 후의 인류인 화자가 우리들을 백만 년 전인 1986년으로 데려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백만 년 전인 1986년에 인류는 멸망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럼 백만 년 후 생존하고 있는 인류는 어떤 존재들일까요? 책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야기의 전모는 이러하다. p. 13”   '갈라파고스'는 인류 멸망 직전
"백만 년 전인 1986년 멸망한 지구는 어떻게 생존하고 진화했을까? '갈라파고스'" 내용보기

 

 

300페이지가 넘는 꽤나 두꺼운 책 '갈라파고스', 백만 년 후의 인류인 화자가 우리들을 백만 년 전인 1986년으로 데려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백만 년 전인 1986년에 인류는 멸망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럼 백만 년 후 생존하고 있는 인류는 어떤 존재들일까요? 책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야기의 전모는 이러하다. p. 13”

 

'갈라파고스'는 인류 멸망 직전, 최후의 사람들이 탄 배 '바이아데다윈호'가 좌초하여 갈라파고스 제도의 섬 중의 하나인 산타로살리아섬에 정착하게 되고, 그 사람들이 백만 년 후 진화하게 될 인류의 조상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1986년 인류가 멸망했을 때 살아남은 그 사람들이 현대판 아담과 이브가 된다는 것이지요. 화자는 그때 생존자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인류는 백만 년 동안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이야기 하는데요.

 

그럼 인류는 왜 멸망하게 되었을까요 

 

“3킬로그램짜리 뇌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한때는 거의 치명적인 결함이 아니었을까?p.18”

 

'갈라파고스' 속 화자는 엄청나게 큰 뇌가 인류를 멸망으로 이르게 한 원인이라고 합니다. 진화하면서 조금씩 큰 뇌를 가진 인간들의 욕심으로 자연은 파괴되어 가고 금융위기로 전쟁이 일어나고 굶주림과 질병 등이 발생하고 스스로 멸망의 길로 들어갔다는 것인데요.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보아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것이죠. 33년 전에 지구가 멸망했다는 가정은 충격적이지만요.

 

현시대 모든 인류의 시조인 그 사람들이 산타로살리아섬에 처음으로 정착해 살았던 41년 동안, 출생은 많아도 축하할 정식 결혼은 없을 것이었다.

.

.

.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인간의 마지막 결혼은, 그러니까 지구상에서 인간의 마지막 결혼은, 23,011년 페르난다니섬에서 치러졌다. 오늘날은 아무도 결혼이 무엇인지 모른다. p. 77“

 

 

이제는 어느 누구에게든 이름이나 직업 같은 것 대신 사람을 평판할 만한 것이라고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바뀌지 않는 채취뿐이다. 사람들은 있는 모습 그대로의 사람이고 그것이 다다. 이점에 있어서 자연 선택의 법칙은 인간을 완전히 정직하게 만들어 놓았다. 모든 사람은 정확히 그 사람이 보이는 모습 그대로이다. p. 111”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어떤 새로운 생물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연례 도서전을 시작으로 인간의 난소에 있는 모든 난자를 먹어 치우고 말았다. 그 도서전에 갔던 여자들은 하루 이틀 정도 미열이 있다가 없어지는 증상과 때로는 시력이 흐릿해지는 증상을 겪고 있었다. 그런 뒤에는 그들은 메리 헵번과 똑같이 될 운명이었다. 즉 그들은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될 것이었다. 사람들은 그 병을 막을 수 있는 어떤 방법도 찾아내지 못할 것이며, 그 병은 거의 전세계 모든 곳으로 퍼질 것이었다. p. 175”

 

이제 바이다데다윈호는 그냥 평범한 배가 아니었다. 인류에게 있어서 그 배는 '새로운 노아의 방주'였다. p. 232”

 

불과 어제만 해도, 백만 년 전만 해도, 인간은 뭔가를 늘리는 어쩜 그리 불가능한 꿈들을 품고는 했었는지! p. 247”

 

 

어머니의 말씀이 옳았다. 가장 어두운 시대라도 인류에게는 정말로 여전히 희망이 있었던 것이다. p. 282”

 

 

나는 이 글을 허공에다 쓰고 있다. 역시 허공일 뿐인 왼손 검지 끝으로, 나의 어머니는 왼손잡이였고 나 또한 그러하다. 요즘은 왼손잡이인 인간은 없다. 사람들은 양쪽 균형을 완벽히 잡고 * * * *을 움직인다. p. 314”

 

백만 년 후의 인류인 화자가 들려주는 백만 년 전부터의 지구 이야기, 1986년에 이미 멸망한 인류는 어떻게 생존했으며 어떻게 진화했을까요?

 

" 사람들은 양쪽 균형을 완벽히 잡고 * * * *을 움직인다." 사람들은 무엇을 움직이는 걸까요?

 

지금 양 손으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는 제 모습과 비교하면 가히 충격적인 인간의 진화 모습, 어떤 모습인지 무척 궁금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다 알고 나면 재미가 없으니까요~^^;;

k*****2 2019.10.01.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 내용보기
<갈라파고스>는 커트 보니것의 소설입니다.커트 보니것 Kurt Vonnegut Jr.미국을 대표하는 블랙 유머의 대가로 칭송받는 작가.그러나 책 날개에 박혀 있는 그의 사진은 굉장히 깐깐한 아저씨로 보입니다. 유머가 블랙 유머라서 그런가, 왠지 눈빛이 우울한 것도 같고...암튼 사진이 영 마음에 안 들어서 검색해보니 방긋 웃는 사진 한 장을 발견!기왕이면 웃는 얼굴로, 그래야 작품 속
"갈라파고스" 내용보기

<갈라파고스>는 커트 보니것의 소설입니다.

커트 보니것 Kurt Vonnegut Jr.

미국을 대표하는 블랙 유머의 대가로 칭송받는 작가.

그러나 책 날개에 박혀 있는 그의 사진은 굉장히 깐깐한 아저씨로 보입니다. 유머가 블랙 유머라서 그런가, 왠지 눈빛이 우울한 것도 같고...

암튼 사진이 영 마음에 안 들어서 검색해보니 방긋 웃는 사진 한 장을 발견!

기왕이면 웃는 얼굴로, 그래야 작품 속 유머가 빛을 발할 것 같은 막연한 느낌이라서.

제가 읽어 본 커트 보니것의 작품은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뿐이지만, 이 한 권을 읽자마자 알아차렸습니다.

아하, 이것이 커트 보니것!  뭐랄까, "나? 커트 보니것이야. 딱 보면 모르겠어?"라는 식으로.

대단한 통찰력 없이도 그냥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역시나 <갈라파고스>도 굉장히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야기의 전모는 이러하다.

지금으로부터 백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서기 1986년, 과야킬은 남미의 작은 민주주의 국가인 에콰도르의 주요 항구 도시였다.

...  그 당시 인류는 지금보다 훨씬 뇌가 컸기 때문에 불가사의한 일에 현혹되고는 했다.

1986년 당시의 커다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는 먼 거리를 헤엄칠 수 없는 수많은 생물들이 어떻게 갈라파고스 제도에 이르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었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과야킬 정서(正西)에 위치한 화산섬 군도였고, 

본토와 그 군도 사이에는 남극에서 갓 흘러온 차디찬 물이 흐르는 깊디깊은 1천 킬로미터의 바다가 가로놓여 있었다.

인류가 갈라파고스 제도를 발견했을 때, 그곳에는 거대한 땅거북은 말할 것도 없고 

이미 도마뱀붙이와 이구아나, 쌀쥐와 용암도마뱀, 거미와 개미, 딱정벌레와 메뚜기, 좀진드기와 참진드기가 살고 있었다. 

그것들은 어떻게 갈라파고스 제도로 갔을까?

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뇌를 만족시킬 수 있었던 대답은 이러했다.

'그것들은 자연 뗏목을 타고 갈라파고스 제도로 갔다.'"   (13-14p)


자, 시작부터 머릿속을 굴려야 됩니다. '지금'이라는 시간은 서기 1986년에서 백만 년을 더한 먼 미래를 뜻합니다.

이걸 읽고 있는 '나'는 2019년을 살고 있는데, 서기 1986년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화자(話者)인 '나'는 자신이 살아 있었을 때 베트남 전쟁(1955년 11월 11일 ~ 1975년 4월 30일)에 미 해병대로 참전했었다고 말합니다. 짐작할 수 있겠죠? 그러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의 존재를 잊게 됩니다. 중요한 건 이야기 그 자체이기 때문에...

뜬금없지만 커트 보니것은 1922년 11월 11일 출생하여 2007년 4월 11일 사망했습니다. <갈라파고스>는 1985년 출간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이 책을 읽는 우리는 너무나 커다란 뇌를 가졌으니, 이만저만 걱정이 아닙니다. 어쩌면 커트 보니것의 유령이 갈라파고스 주변을 떠돌고 있는 건 아닐지... 더 늦기 전에 정신 차리라고...

사기꾼 제임스 웨이트를 포함해 여섯 명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엘도라도 호텔 투숙객이면서 바이아데다윈호를 탄 승객이라는 점입니다. 바이아데다윈호는 선장과 승객 열 명 가운데 일곱 명의 유전자를 싣고서 서쪽을 향해 백만 년 동안 지속되어 온 모험을 떠납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들이 인류 멸망 가운데 생존하여 새로운 인류의 조상이 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인류의 큰 뇌가 어떻게 작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립니다. 자연선택의 법칙으로.


... 나는 주위에 답할 사람이 없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하는 바이다.

"3킬로그램짜리 뇌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한때는 거의 치명적인 결함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두 번째 질문도 제기하는 바이다.

"과거 그 당시, 지나치게 정교한 우리의 신경 회로를 제외한다면, 

우리가 어디에서나 보고 들었던 그런 악행들이 비롯된 근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의 대답은 이러하다.

"다른 근원은 없었다. 그 엄청나게 커다란 뇌만 뺀다면,

이곳은 아주 무해한 행성이었다."    (18-19p)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a*****7 2019.11.0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 내용보기
★재미+흥미=호기심 유발 / 새로운 진화론, 그리고 커트 보니것★  <갈라파고스>는 미국의 풍자 작가이자, '보니것 작품 중 최고(by 존 어빙)'라는 평을 듣는, 커트 보니것의 '새로운 진화론'에 관한 소설입니다. '갈라파고스'는 다윈에 의해 진화론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며, 이 책에서는 다시 시작한 백만 년의 진화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세기의 자연 유람선 여행'을 떠
"갈라파고스" 내용보기

★재미+흥미=호기심 유발 / 새로운 진화론, 그리고 커트 보니것

 

<갈라파고스>는 미국의 풍자 작가이자, '보니것 작품 중 최고(by 존 어빙)'라는 평을 듣는, 커트 보니것의 '새로운 진화론'에 관한 소설입니다. '갈라파고스'는 다윈에 의해 진화론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며, 이 책에서는 다시 시작한 백만 년의 진화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세기의 자연 유람선 여행'을 떠나기 위해 에콰도르에 모인 6명의 인물이 갈라파고스 군도의 '산타로살리아 섬'에 고립되면서 세상의 종말을 피하게 되고, 이들로부터 새로이 인류의 진화가 시작되는 과정을 미스터리한 '화자話者'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갈라파고스>는 처음 읽을 때부터 독자에게 의문을 가지도록 유도합니다. '화자話者는 누구인가?', '갈라파고스에서 인류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는가?' 아마 이 두 가지 질문이 읽으신 모든 분들의 가장 큰 의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특히 '화자話者'에 대한 궁금증은 대환장 파티를 열 정도로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솔직히 그 정체가 너무 궁금해서 후반부를 읽고 싶다는 기분을 억누르기가 진짜 힘들었지만, 잘 견뎌낸 제 자신이 대견할 정도입니다.

 

"3킬로그램짜리 뇌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한때는 거의 치명적인 결함이 아니었을까? 과거 그 당시 지나치게 정교한 우리의 신경회로를 제외한다면, 우리가 어디에서나 보고 들었던 그런 악행들이 비롯된 근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의 대답은 이러하다. “다른 근원은 없다. 그 엄청나게 커다란 뇌만 뺀다면, 이곳은 아주 무해한 행성이었다.”(19)

 

화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인류의 종말을 피하고, 새로운 인류의 조상이 된 생존자들은 다윈이 발견한 고립된 섬, 갈라파고스의 생물과 다르지 않습니다. 외부에서 그 어떠한 침입도 없이 자체적으로  환경에 맞춰 유전자에 수정을 가해 진화되었다고 하는 '자연 선택'.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금 우리는 과연 자연 선택의 완전체인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환경에 적응해 진화를 거듭해 온 인류가 급박하게 변해가는 이 세계의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느 부분에선 또 다른 진화를 향하고 있지 말라는 보장도 없으니까요. 

 

우연과 우연이 반복되어 하나의 상황이 만들어지면, 거기에 맞춰 적응한다는 인간의 변화 앞에, 우리는 진화를 하고 있는 건지, 퇴화를 하고 있는 건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바람직한 괴물들의 시대'-우리는 과연 '바람직한 괴물'이라는 평을 다음 세대에게서 들을 수 있을까요?

 

글쎄... 나의 글은 내 아버지가 쓴 글이나 셰익스피어가 쓴 글, 베토벤이 쓴 곡, 다윈이 쓴 글 못지않게 오래갈 것이다. 알고 보면 그들 모두가 허공에다 허공인 것을 가지고 작품을 썼질 않은가. 지금 나는 온화한 대기에서 아래와 같은 다윈의 생각을 뽑아낸다. '진화는 퇴화보다 훨씬 더 일반적이었다.' 내 이야기가 시작된 시기에 우주라는 태엽 장치에서 지구인이라는 부품들이, 즉 사람들이 더 이상 어디에도 들어맞지 않게 되어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의 다른 부품들까지 모조리 손상시키고 있었다. 과거 그 당시였다면 나는 그 손상은 수리 불가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인간의 설계 구조에 모종의 수정이 있었던 덕택에 그 태엽 장치에서 지구인 부품이 지금처럼 영원히 재깍거리며 계속 돌아가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나는 자연 선택의 법칙이 외부 세계의 도움은 전혀 없이 그 수리 작업을 했다고 기꺼이 선서하고 증언할 각오가 되어 있다.(315)

 

인간의 가장 큰 도구인 3kg의 뇌가 다음 세대의 진화에서는 가장 큰 방해물이 되었다는 신박한 상상, <갈라파고스>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진화-그 우연의 시작과 끝나지 않을 N차의 진화, 왠지 있을 법한 미래라서 묘한 한기가 느껴집니다.

k********3 2019.10.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 내용보기
몇개월 전쯤인가, 우연히 '몽키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커트보니것이라는 십여년 전 세상을 떠난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 미국 인디애나주에서는 '커트 보니것의 해'가 지정되었을만큼 유명한 SF 블랙코미디 작가였다고 한다. 호불호가 있는 작품을 저술했다고 하는데, 나는 '몽키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
"갈라파고스" 내용보기
몇개월 전쯤인가, 우연히 '몽키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커트보니것이라는 십여년 전 세상을 떠난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 미국 인디애나주에서는 '커트 보니것의 해'가 지정되었을만큼 유명한 SF 블랙코미디 작가였다고 한다. 호불호가 있는 작품을 저술했다고 하는데, 나는 '몽키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가 무척 인상깊기 읽었기때문에, '갈라파고스'를 읽기 시작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쓰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곳이라고 알려진 갈라파고스를 1986년으로부터 백만년 이후의 사람들이 와서 탐험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저자도 갈라파고스에서 영감을 얻어 이 책을 쓴 것이라고 한다. 책의 초반부에는 이런 질문이 등장하는데, '거대한 뇌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한때는 거의 치명적인 결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다. 백만년 이후는 뇌가 더 작은 신인류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의 조상이 '바이아데다윈호'에 탑승해 1986년 갈라파고스의 산타로살리아 섬에 도착한 그들이 되는 것이다. 

책에는 독특한 점이 하나 있는데 인물들 중에는 이름 앞에 별표가 달린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죽게되는 사람들을 미리 표시해 둔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내가 최근에 읽은 그 어떤 소설보다도 전지적 작가시점을 취하고 있었다. 이거 완전 스포 아닌가, 그러고서도 이야기 진행이 되나 싶긴 하겠지만. 그게 또 매력적인 게, 전지적 작가의 역할을 하는 화자가 유령이었다. 너무 거대한 뇌가 인류에게 결함이 된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진자도 바로 그 유령이다. 심지어 책 밖에 있는 독자들과 의사소통도 시도한다. 개인적으로는 등장 인물들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고 궁금했지만, 유령인 화자가 매력적이어서 더 책이 재미있어진 것 같다. 

책이 약간 두꺼운 편이기도 하고, 좀 지루한가 싶은 부분들도 군데군데 존재하기는 하지만, 충분히 다 읽을만큼 재미있었다. 이야기가 동에번쩍 서에번쩍 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약간 정신사납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이 책의 매력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왠지 이 책을 보니 갈라파고스를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m*****a 2019.10.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갈라파고스』 인류의 멸망과 진화를 '커트 보니것'만의 화법으로 전달하고자 한 이야기
"『갈라파고스』 인류의 멸망과 진화를 '커트 보니것'만의 화법으로 전달하고자 한 이야기" 내용보기
드디어 만났다. 풍자 작가로 이름이 알려진 미국의 작가 커트 보니것. 그의 작품 『갈라파고스』와 함께.       『갈라파고스』는 서기 1986년, 지금으로부터 백만 년 전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류는 3kg짜리 거대한 뇌를 가지고 있었던 시대였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제임스 웨이트라는 인물을 내보인다. 이야기의 시작은 제임스 웨이트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실들을 주절주절 말해
"『갈라파고스』 인류의 멸망과 진화를 '커트 보니것'만의 화법으로 전달하고자 한 이야기" 내용보기

드디어 만났다.

풍자 작가로 이름이 알려진 미국의 작가 커트 보니것.

그의 작품 『갈라파고스』와 함께.

 

 

 

 

『갈라파고스』는 서기 1986년, 지금으로부터 백만 년 전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류는 3kg짜리 거대한 뇌를 가지고 있었던 시대였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제임스 웨이트라는 인물을 내보인다. 이야기의 시작은 제임스 웨이트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실들을 주절주절 말해주면서 그의 도덕성과 파렴치한 행동에 대해 매우 객관적ㅇ로 밝혀주는 듯 하면서도 세상의 변화가 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흐름이 다행스럽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듯 하여 살짝 실망감을 안겨준다. 커트 보니것은 제임스 웨이트란 인물을 탄생시키면서 어딘가에선가 돈에 취해 자신을 잃고, 도덕성마저 버린 한 인간의 진실을 밝히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한다.

이야기는 '세기의 자연 유람선 여행'을 떠나게 된 인물들의 상황을 설명하는 듯 하면서 자연스럽게 진화의 여정으로 전환한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관광사업의 도산이 이어지면서 바이아데다윈호 한 척만 유람선으로 존재할 뿐이다. 유람선 여행을 위해 배에 오른 이는 제임스 웨이트를 포함하여 여섯 명이 전부이다.

              

            

             

각자 다른 삶과 이유로 바이아데다윈호에 오른 인류 최후의 생존자들이 곧 새로운 인류의 조상이 된다는 전제가 커트 보니것이 갈라타고스 제도를 배경으로 삼은 특별한 이유가 아닐까.

갈라카고스는, 남아메리카 동태평양에 있는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 불리는 19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곳으로, 책에서도 이미 설명되어진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준 섬이다. 미국과 동떨어진 곳으로, 누군가 넘어와 조용히 살기에 딱 좋은 입지 조건이며,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 자신을 감추며 살아가기 안성맞춤의 장소이다. 제임스 웨이트가 운 좋은 사내라는 것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갈라파고스』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에 속하는 미래의 시간을 자유롭게 오가고, 작가 개인의 이야기까지도 끼어들기를 하는, 그것이 마치 짜여진 대본처럼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커트 보니것의 문체에 익숙치 않은 나는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지금의 우리가 멸망하기 직전에 살아남은 여섯명에게서 진화되었다는, 그들이 원한 여행과는 사뭇 다른 시간으로의 여행에서 만나진 이들의 인연이 지금의 인류로 진화되어 존재되어간다는 새로운 발상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다만 그가 책 속에 내세운 인물들의 개성 넘치는 삶의 모습에는 동조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바이아데다윈호는 유령선이었다.

그 배는 육지의 시계에서 벗어나 선장의 유전자와

승객 열 명 가운데 일곱 명의 유전자를 싣고서,

서쪽을 향해 이제까지 백만년 동안 지속되어 온

모험을 떠나고 있었다.

237쪽

 

작가 커트 보니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칼라타고스 제도에서 영감을 얻어 '멸망' '진화'라는 소재를 구하고, 그것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인류 마지막 생존자와 바이아데다윈호이다. 마치 그것이 맡겨진 운명이기라도 하듯 다른 방법과 다른 이유로 선택한 '세기의 자연 유람선 여행'을 통해서 말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화법을 사용하여 과거 회상이라는 장면에서 인물의 악랄함과 이중적인 그리고 매우 소극적인 모습을 적랄하게 쏟아낸다. 그들이 가진 재주와 이중성이 그대로 진화되어 우리에게로 왔으니, 아무리 발버둥치고 도덕적인 삶을 추구할지라도 우리 인간은 비판하고 절망하고 욕심을 챙기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음을 대신한다.

요즘은 아무도 절망감 속에서 적적하게 살아가지 않는다. 백만 년 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절망감 속에서 적적하게 살아갔던 이유는, 그들의 두개골 내의 악마 같은 컴퓨터가 자제하거나 쉴 줄도 모르고 끊임없이 실제 삶에서는 제기될 수 없는 더 도전적인 문제들을 요구해 댔기 때문이었다.

이제 나는 내 생각에 오늘날까지 인류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데 있어서 결정적인 사건들과 상황들을 거의 다 설명했다. 나는 그런 사건들과 상황들을 마치 완벽한 행복으로 통하는 마지막 문에 이르기 전 거쳐야 하는 수많은 잠긴 문들을 여는 기묘한 형태의 열쇠들처럼 기억하고 있다. 293~294쪽

 

 

커트 보니것이 작가로서 진화된 인간으로서 독자에게 남기고자 한 것이 정확히 무엇이다라고 단정지을 수 없을 만큼, 나의 감성과 지적 수준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하게 한다. 다만 '세기의 자연 유람선 여행'을 떠나는 최후의 생존자 여섯 명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 그리고 진정한 자신은 감추고픈 이중성을 그들에게 씌우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유머러스하고 익살스런 풍자를 풀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커트 보니것의 글을 읽어봤다는 것만으로, 완전히 이해하지 못난 나의 마음을 위안한다.

     

      

c******8 2019.10.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 내용보기
가끔 스토리를 읽지 않아도 끌리는 책이 있다. <갈라파고스>가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 갈라파고스. 오래전 수업 시간에 다윈의 진화론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는 정도가 겨우 생각날 뿐인 멀리 떨어진 섬이다.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누군지 모르는 화자에 의해 백만 년 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1986년. 6명의 사람들은 여행상품인 '세기의 자연 유람선 여행'을 신청하고출발
"갈라파고스" 내용보기

가끔 스토리를 읽지 않아도 끌리는 책이 있다.

<갈라파고스>가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

갈라파고스. 오래전 수업 시간에 다윈의 진화론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는 정도가 겨우 생각날 뿐인 멀리 떨어진 섬이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누군지 모르는 화자에 의해 백만 년 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1986년. 6명의 사람들은 여행상품인 '세기의 자연 유람선 여행'을 신청하고

출발 전 에콰도르의 엘도라도 호텔에서 숙박 중이다.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은 이곳으로 오게 된 각각의 연유와 남들이 알지 못하는 사연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밝혀진다.

금융위기에 의한 에콰도르 경제 폭락과 페루의 전쟁 선포로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자들과 새로 만난 인연들은 '바이아데다윈호'를 타고 갈라파고스 제도 중 하나인 '산타로살리아 섬'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인류는 또 한 번의 진화를 앞두게 된다.

 

갈라파고스 제도.

작가는 너무나 확실한 의도로 이 작품의 장소를 이곳으로 정했다. 다윈의 자연선택의 법칙을 다시 한번 실현시키기 위해서.

인류의 '새로운 노아의 방주'인 바이아데다윈호를 타고서 우리의 주인공들은 작가가 마련한 무대 위로 오른다.

가끔 종말 영화를 보면 선택받은 자들을 볼 수 있다. 각양각색이지만 그들은 하나씩 자신의 고유 생존 스킬 및 우수한 그 어떤 능력을 가진 이유로 관객들에게 희망과 기대감을 준다.

그러나 여기 나오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 될 등장인물들은 그저 거듭된 우연 속에서 우연 이상의 뭔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캐릭터들이라고 해야 할까... 지켜보고 있는 내가 다 걱정이 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선택되었건 간에

결과적으로 백만 년 뒤의 인류는 별다를 바가 없이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가장 유능한 어부만이 살아남는, 인류 최후의 문명인 '만다락스'마저도 소용없어지는 그곳.

갈라파고스의 환경만이 선택하고 진화시킬 뿐이다.

 

화자는 미래의 오늘날까지

인류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은데 있어서 결정적인 사건들과 상황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끔 중간중간 화자의 이야기도 나온다. 화자의 정체에 대해서는 작품을 읽으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기에 언급하지 않으련다)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당사자들도 모르는 유전적 비밀에 심지어 죽음까지도... 화자와 우리만이 알고 있다. 곧 죽을 사람들 이름 앞에 ☆을 붙이면서 다음은 마치 네 차례라고 본인들만 모를 뿐 죽음의 마크처럼 표시되어 있다.

그들의 죽음을 대하는 화자의 태도는

"에이, 할 수 없지 뭐. 그는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작곡할 재목은 아니었잖아" 무심한 듯 역시 냉소적이다. 한낱 한 인간의 죽음은 살았을 때의 그 존재가치만큼이나 백만 년 이상의 역사 앞에서는 점도 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화자는 백만년 뒤 인류의 역사 교과서에 실릴 법한 사건들을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우연이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우연이 가장 큰 운명이 된 것이다.

 

작가에게 호모사피엔스란 애증의 대상이다.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생각만으로 가득 찬 어리석은 큰 뇌를 가진 인간들 같으니라고 ...작품 내내 대놓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끝까지 인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작가의 경고가 담긴

메시지 같은 작품이 바로 <갈라파고스>이다.

인류에 대해서 지독히 냉소적이면서도

끝까지 마음을 거두지 못한 채로

인류를 구하고자 하는 간절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 호모사피엔스. 지혜로운, 슬기로운 사람'

그 이름값에 맞게 좀 살아보라는 작가의 목소리가 작품을 읽는내내 들려오는 것 같다.

 

<갈라파고스>는 단순히 재미만을 주는 작품이 아니다. 1986년 작가가 보았던 현재와 지금의 우리에게서 보이는 징후들을 보면서 어쩌면 정말 인류가 이 책의 이야기처럼 결국은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백만 년 뒤의 인류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을 보면서 인류 진화의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미래의 인류를 직접 확인해보시길...)

오만하고 자기배만 불리는 게 전부인, 지구에 유해한 족속인 인류에게 딱 맞는 자연의 응징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일지도 모르겠다.

 

<갈라파고스>는 커트 보니것 작가와의 첫 만남이다.

다소 무겁고 어두울 수도 있는 주제를 커트보니것 식의 냉소와 블랙유머가 잘 어우러져

인류의 위기 속에서도 웃음이 나올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만약 작가에 대해 호불호가 있다면 나는 '호. 호. 호.'이다. 그를 알자마자 새로운 작품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지만 ... 그가 호모 사피엔스 인류에게 남긴 작품들이 있기에 하나씩 하나씩 만나보려 한다.

서두르지 않되 충분히 음미하면서 말이다.

그가 그려낼 또 다른 세계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d******3 2019.10.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 내용보기
커트 보니것은 이름만으로도 명성이 자자한 작가라 한번쯤은 그의 작품을 읽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가장 유명한 <제5도살장>을 가장 먼저 볼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갈라파고스>를 가장 먼저 보게 되었다. 커트 보니것은 블랙코미디, 풍자의 글로 유명한 작가이다. 그의 상상력에는 사람들의 호불호가 있었고 나 역시 책의 서두에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는건지 짐작도 하지 못
"갈라파고스" 내용보기

  커트 보니것은 이름만으로도 명성이 자자한 작가라 한번쯤은 그의 작품을 읽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가장 유명한 <제5도살장>을 가장 먼저 볼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갈라파고스>를 가장 먼저 보게 되었다. 커트 보니것은 블랙코미디, 풍자의 글로 유명한 작가이다. 그의 상상력에는 사람들의 호불호가 있었고 나 역시 책의 서두에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는건지 짐작도 하지 못한 상태로 흘러갔다. 블랙코미디에 익숙하지 않은 터라 어두운 글 안에 숨겨져 있는 위트와 유머를 구분하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그것에도 금방 적응해갔다.

 

  감히 그의 상상력을 재단하고 예측할 수 없었는데 휴가로 떠난 갈라파고스의 '세기의 자연 유람선 여행'을 다윈을 언급하며 인류의 진화에 대한 내용으로 풀어 나갔다. 실제로 남아메리카에서 천 킬로미터 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를 다윈이 여행했고 <다윈의 진화론>을 집필하는데 영감이 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얘기도 책에 언급되어 있다. 여행을 즐기러 갔다가 갈라파고스 제도에 고립되는 사람들이 어떻게 신인류의 조상이 되는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으며, '인간의 커다란 뇌'가 어떤 진화를 거치는지 한 순간도 상상해보지 못한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이 양육강식의 가장 상위의 종인 이유가 뇌로 인한 것이다. 커트 보니것은 이 커다란 뇌에 대한 언급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100만년 후 인류는 <갈라파고스>와 어떻게 다른 모습을 할까?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r******s 2019.10.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갈라파고스 - 커트 보니것
"갈라파고스 - 커트 보니것" 내용보기
갈라파고스 커트 보니것 세계의 풍자와 상상커트 보니것을 처음 만났다. 그의 책 <제5도살장>,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익히 알고 있지만 아직 읽지 못했다. 나중에 읽어볼 생각이다. 그러다 우연히 그의 책 <갈라파고스>를 만나게 되었다. 미국식 유머와 재치, 풍자가 넘치는 그의 글에 대한 찬사에 상당한 기대감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살짝 당황스
"갈라파고스 - 커트 보니것" 내용보기

갈라파고스

커트 보니것 세계의 풍자와 상상




커트 보니것을 처음 만났다. 그의 책 <제5도살장>,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익히 알고 있지만 아직 읽지 못했다. 나중에 읽어볼 생각이다. 그러다 우연히 그의 책 <갈라파고스>를 만나게 되었다. 미국식 유머와 재치, 풍자가 넘치는 그의 글에 대한 찬사에 상당한 기대감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살짝 당황스러웠다. 내가 생각한 방식과는 살짝 달랐다. 허나 끝까지 책을 읽고 난 뒤 이해하게 되었다. 이게 바로 커트 보니것 방식이구나.





세기의 자연 유람선 바이아데다원호를 타고 떠나는 여정



'세기의 자연 유람선' 표를 지닌 사람들과 바이아데다원호를 출항할 계획이었다. 엘도라도 호텔에 머물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들이 왜 이 호텔에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오지 않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스펙타클하다. 이야기 진행에 앞서 등장인물들 앞에 등장하는 별표는 매우 색다르다. 그들은 곧 죽을 운명이다.



얽히고 설킨 여러 등장인물들은 폭동을 피해 버스에 숨어있다가 우여곡절 끝에 바이아데다원호에 탑승하게 된다. 배의 선장은 두 개의 엔진을 가동 시킨다. 그리고 바다로 향한다. 이 배는 어디에 도착할 것인가. 새로운 문명 탄생을 위한 새로운 노아의 방주가 탄생하는 것일까.

만약 정말로 노아의 방주가 있었거나 혹시라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면, 나는 어쩌면 이 이야기의 제목을 '제2의 노아의 방주'라고 붙였을지도 모른다. / 이제 바이아데다원호는 그냥 평범한 배가 아니었다. 인류에게 있어서 그 배는 '새로운 노아의 방주'였다.

p15 / p232



백만 년 후에서 바라보는 백만 년 전 서기 1986년.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이 말 자체가 혼란스러웠다. 백만 년 후라는 기준은 어느 시점에서 백만 년 후라는 것인지. 백만 년 후에서 백만 년 전을 바로보니 바라보는 그 대상이 서기 1986년 이라는 의미인 것인지. 아무튼 1986년을 현재로 두고 있고 이야기가 펼쳐지는 무대는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시점을 바라보는 시선이 백만 년 후라는 의미로 이해했다. 뭔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 책은 커트 보니것 스타일에 당혹스러우면서도 끝까지 읽고 싶은 독특한 매력이 깃들어 있다.

"하지만 아직 저의 연구를 마치지 못했는걸요." 나는 항변했다. 내가 유령이 되기로 선택한 이유는 유령이 되면 사람들 마음도 읽고, 사람들 과거의 진실도 알게 되고, 벽도 투시하고,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하고, 이런저런 상황이 어떻게 그런 모습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내력도 파악하고, 인간의 모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부가적인 혜택을 누리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5년만 더 있다 갈게요."

p274

독자와 소통(?)을 시도하는 유령



독자와 대화를 시도하며 서기 1986년을 눈 앞에서 바라보듯 상세히 서술하는 이 사람은 사실 사람이 아니다. 전지 전능한 시점에서 바라봐야만 하기에 여기저기 존재할 수 있고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유령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 설정이 참 독특하면서도 스스로를 풍자하는 듯한 느낌이다. 유령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내용을 다 알고 있느냐는 시위와 같은 것일까. 속시원한 설명은 없기에 그냥 그런 정도로 해석을 해본다.

여러분은 "그런 생각을 해내다니 그 사람들은 정말 재치가 뛰어나지 않습니까?"라거나 "그들에게 커다란 뇌가 없었더라면 결코 그런 생각을 해내지 못했을 겁니다."라거나 "장담건대 뇌가 작은 오늘날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그런 방법을 생각해 내지도 못할 거예요." 같은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p223

뇌가 큰 사람들의 세상에 대한 우아한 일침



뇌가 크다는 것은 똑똑함의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뇌가 큰 이들과 미래의 뇌가 작은 사람들로 구분 짓는다. 미래의 사람들은 진화해 뇌가 큰 지금 사람들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추청된다. 뇌가 큰 이들은 뇌의 지시에 의해 움직인다. 뇌의 지시에 의해 자살, 전쟁, 폭력 등을 일삼는다. 뇌가 큰 이들은 과학을 발전시키고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도록 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기계들에 의해 일자리를 잃는다. 뇌가 큰 이들은 지구를 가만 놔두지 않는다. 전쟁과 폭격으로 파괴하고 종말에 이르게 한다.



일본인 컴퓨터 천재 '젠지 히로구치'가 개발한 기계 만다락스는 정말 뛰어난 기계다. 수천 언어를 자동으로 번역해주고 상황에 맞는 문구들을 알려주는 세계에 10대 밖에 없는 뛰어난 발명품이다. 만다락스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문구를 보여준다. 위험한 상황에서 만다락스가 무전기능이 있을 것이라 믿고 메이데이를 외치는데 만다락스는 메이데이의 메이(May)를 인식해 5월 문구가 포함된 문장들을 보여 준다. 이 뛰어난 기계가 위험한 상황에서 정말 쓸데없는 고철이 되는 상황을 정성스레 보여주고 있다. 정말 뇌가 큰 이들은 똑똑하고 뛰어난 사람들인가에 대해 커트 보니것 방식으로 우리에게 묻는다.





s*******2 2019.10.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