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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산 정약용의 평전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정약용의 일생이 아닌, 정조가 죽고 기나긴 유배가 시작되기 이전인 1800년 무렵에서 그 내용이 종결된다. 이 책의 서술 태도로 보아, 아마도 저자는 그 이후의 일생을 별도의 책으로 묶지 않을까 여겨진다. 주지하듯이 정약용은 정조의 총애를 입어, 당시 소수파인 남인임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중심부에서 왕권의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입안했다.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왕위에 오른 정조는 부친의 복권과 노론의 견제를 위해, 의도적으로 소수파인 남인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했다. 그리고 그러한 의도에 부응하여 정약용과 체제공 등의 활약이 있었던 것이다.
정조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다수의 천주교도들의 처형을 가져온 신유사옥에 연루되어 정약용은 죽음을 면한 채 유배길에 오른다. 아마도 처음 유배길에 올랐을 때, 정약용은 자신이 살아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만큼 그를 눈엣가시로 생각하던 자들이 많았고, 그의 형제와 친척들 대부분이 천주교도로서 처형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죽음을 면한 정약용은 이후 18년 동안의 유배 생활을 견뎌야 했으며, 그 기간 동안 학자로서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그러한 학문적 업적으로 인해 이제는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대학자로서의 명성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오랫동안 정약용을 연구했던 저자가 다양한 기록들을 통해, 그의 젊은 시절의 행적을 면밀히 추적하여 정리한 것이 중심을 이룬다. 때로는 소설을 읽는 듯한 저자의 문체로 인해 쉽게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다산의 두 하늘, 천주와 정조’라는 부제에서 보듯이, 정약용을 천주교도이자 정조가 총애하던 신하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다. 저자는 정약용에 대해 ‘유배 이전의 키워드는 정조와 천주교’라고 단언한다. 정약용 스스로 천주교에 빠져들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곤혹을 치르고 천주교와 단절했다는 것이 그동안의 통설이다. 그러나 저자는 천주교가 단순한 포즈가아니라, ‘그에게 생애 전체에 걸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단언한다. 실제 이 책을 읽으면, 왜 저자가 그것을 강조하고 있는지를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서 주변 기록 등 다양한 자료들을 제시하면서, 비록 그 스스로 천주교에 대한 배교 선언을 했음에도 그것은 진실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더욱이 만년에 썼다는 <조선복음전래사>가 평생 천주교를 신봉했다는 증거로 삼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자료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현재 그와 주변 사람들이 남긴 기록으로 보아 이러한 저자의 확신에 대해 여전히 공감하기 힘든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만약 저자의 말처럼 평생 천주교를 신봉했다면, 엄혹한 탄압이 자행되던 ‘신유사옥’ 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또한 신유사옥 당시 천주교도들을 밀고하고 잡아들이는데 협조하던 정약용의 행동이 충분히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 2권으로 이뤄진 이 책의 1권은 정약용의 소년시절부터 1791년 이른바 ‘진산사건’이 발생하던 시기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물론 시대순으로 정리한 것이 아니라, 앞부분에는 정약용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정치인으로서의 행적이 상당 부분 할애되어 있다. 그리고 정약용의 치밀한 성격과 꼼꼼한 메모로 인해, 방대한 자료들을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었던 탁월한 능력도 소개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 10인의 신부로 정약용을 소개하는 내용은 저자의 그럴듯한 추론에도 불구하고, 과연 그런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물음표로 남길 수밖에 없는 주장이다.
당시 권력의 소수파였던 남인들이 대거 천주교에 입도하고, 결국 그로 인해 남인들 사이에도 천주교로 인한 반목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기화로 당대 정치의 주류 세력이었던 노론들은 천주교 문제로 지속적으로 남인들을 공략했고, 정조가 죽은 이후 천주교도 박해사건인 ‘신유사옥’도 결국 남인을 숙청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던 것이다. 이 책에는 단지 정약용의 생애 뿐만이 아니라, 천주교의 초기 역사에 대해서도 매우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물론 그것은 천주교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닌, 저자가 다양한 기록을 통해서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술하고 있다. 때문에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18세기 후반 정조시대의 정치사와 천주교의 초기 역사에 대한 풍부한 시각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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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1 / 정민 : 정민의 다산독본 / 세상을 바꾸고자 한 다산의 생각은 어떻게 잉태되었을까? 한 사람의 인생에는 몇 번의 변곡점이 잇는데, 다산의 인생에서는 <천주교, 정조, 그리고 강진> 과의 만남이라고 작가는 얘기한다. 실제로 다산의 인생에서 유배 이전과 유배 시기, 그리고 해배 이후의 세 단계로 나뉘니 말이다. 디산의 생을 열심히 공부하고 살핀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다산의 생. 언제 읽어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