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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충효이고, 무엇이 의협인가? (1)
"무엇이 충효이고, 무엇이 의협인가? (1)" 내용보기
[수호전]은 4권에 이르러 후반부로 접어든다. 총 70회분 중 35회에서 45회까지, 11회분이 실려 있다. 3권에서 시작된 <효웅>편은 34회에서 45회까지이지만 전권에 34회가 실려 있는지라 4권에서는 35회부터 42회까지, 그리고 나머지 43회에서 45회까지는 <양웅?석수전>이다. 4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효웅>편은 송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양산박 108두령 중 맨 윗자
"무엇이 충효이고, 무엇이 의협인가? (1)" 내용보기

[수호전]은 4권에 이르러 후반부로 접어든다. 총 70회분 중 35회에서 45회까지, 11회분이 실려 있다. 3권에서 시작된 <효웅>편은 34회에서 45회까지이지만 전권에 34회가 실려 있는지라 4권에서는 35회부터 42회까지, 그리고 나머지 43회에서 45회까지는 <양웅?석수전>이다. 4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효웅>편은 송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양산박 108두령 중 맨 윗자리를 차지하는 송강인지라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인의(仁義)만을 앞세운 그의 행보를 보자면 조금은 어이가 없기도 하다. <효웅>편에서는 그의 우매함으로 인해 두 가지 사건이 일어난다.

 

첫 번째는 순간의 울적함을 못이겨 즉흥적으로 시 한 수 잘못 적는 바람에 죽을 지경에 처한 일이다. 아버지가 죽었다는 편지에 속아 고향으로 돌아간 송강은 관아에 잡혔고, 강주로 유배를 떠난다. 유배 길에 양산박에서 두령들이 나와 산채에 머무르기를 간청하지만 충(忠)을 앞세워 이를 물리치고, 계양령 고개 주막에서는 죽을 고비를 맞기도 하지만 오히려 계양진 3패로 불리는 호한들과 인연을 맺는다. 강주에 도착한 송강은 양산박 두령 오용이 소개해준 대종을 만나 편안한 유배생활을 하면서 이규와 장순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을 찾아 성안으로 들어온 송강은 만나지 못하자 성 밖 심양루라는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울적한 마음에 시 한 수를 심양루 벽에 적어놓고 돌아온다. 사람들이 채구지부라 부르는 강주지부 채득장은 동경 채태사 채경의 아홉 번째 아들이다. 채구지부에 아부를 하며 벼슬길을 엿보던 황문병이 어느 날 이 시를 보고 반역시라고 채구지부를 꼬드긴다. 채구지부는 반역도 송강의 처리문제를 두고 대종을 동경으로 보내 답을 얻고자 한다. 대종은 양산박 두령들과 계책을 짜 동경으로 압송당하는 송강을 구하기로 하지만 일이 잘못되어 대종마저 송강과 한패로 몰려 참수당할 처지에 놓인다. 그리고 그들이 형장에서 참수 당하는 순간 양산박 두령들이 나타나 이들을 구한다. 두 번째는 아무런 계획없이 무모하게 자신의 효(孝)만을 내세우다 곤경에 처한 일이다. 양산박에서 지내던 송강이 운성현에 있는 아버지를 모셔오겠다고 막무가내로 혼자서 산을 내려오지만, 운성현에서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도두와 향군들에게 쫓긴다. 송강은 환도촌의 사당에 숨어있다 신녀의 도움을 받고, 때마침 달려온 양산박 두령들 덕분에 아버지와 동생을 구해 산으로 돌아온다.

 

<효웅>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두 가지 사건은 [수호전]이라는 서사를 이끌기 위해 필요한 복선이 포함되어 있다. 하나는 강주에서 양산박으로 돌아오자 조개는 송강에게 양산박 첫째 두령자리를 양보한다. 옥신각신 끝에 전에 있던 두령들은 왼쪽에 앉고, 송강과 그를 따라 들어온 두령 40여명은 오른쪽에 앉아 나중에 일한 것으로 평가하기로 한다. 다른 하나는 송강이 환도촌 사당에서 신녀에게 받은 천서이다. 어떤 내용이 적혀있을지는 모르지만 신녀에게서 의(義)를 행하라는 말과 함께 받은 천서이기에 송강과 양산박의 미래에 중요한 의미가 있을 터이다. 그럼에도 신중한 계획이나 사려 깊은 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일을 만들어 곤경에 처하고,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읽으면서, 송강이 추구하는 인의가, 그를 따르는 호한들이 추구하는 의협이 무엇인지 아리송해진다.

 

송강이 아버지를 산채에 모시고 오자 공손승이 고향에 있는 노모를 보고 오겠다고 떠나고, 이규가 자신도 모친을 모셔오겠다고 난리친다. 이규는 고향에서 눈 먼 어머니를 업고 돌아오다, 목이 마르다는 어머니의 말에 계곡을 찾아 물을 떠 오지만 어머니는 호랑이에게 잡혀 먹힌 뒤였다. 이규는 새끼호랑이 두 마리와 암컷, 수컷 호랑이 모두를 죽이고 예전에 무송이 그랬던 것처럼 기수현의 대접을 받는다. 허나 무송과 달리 강주에서의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 이규를 알아본 사람이 나타나고 관아에 잡혀간다.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이규를 뒤따라왔던 주귀가 동생 주부와 함께 이규를 구해 돌아온다.

 

<양웅?석수전>은 공손승이 돌아오기로 한 날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대종이 소식을 알아보기 위해 떠나면서 시작된다. 대종은 가는 길에 공손승의 소개를 받았다는 양림을 만나고, 이를 통해 음마천에서 산적 질을 하는 등비, 맹강, 배선 등의 호한들을 알게 된다. 계주성에서 공손승을 찾다가 우연찮게 의를 행하는 석수를 만나 양산박 입산을 권한다. 대종은 공손승을 찾을 길이 없자 포기하고 음마천의 산적들과 함께 양산박으로 돌아온다. 한편 계주성의 석수는 옥졸로 있는 양웅과 의형제를 맺고 양웅의 장인과 함께 도살장을 차려 생활한다. 그러다 양웅의 아내 반교운이 중과 눈이 맞아 바람이 난 것을 알고 양웅에게 말하지만 흔히 그렇듯 반교운의 반간계로 도리어 두 사람 사이에 의만 나빠진다. 석수는 양웅의 집을 떠나지만 양웅이 음적들 손에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중을 처 죽이고, 양웅은 뒤늦게 사건의 전말을 알고 아내 반교운을 죽인다. 둘은 양산박으로 가기로 하는데 시천이 나타나 같이 가기를 청하고, 가는 도중에 독룡산 축가장의 주점에서 시비가 붙는다. 정신없이 도망치다 어느 주점에서 요기를 하는데 웬 사내가 은인이라 하면서 양웅에게 절을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궁금증과 호기심을 남기고 4권의 마지막 회인 45회는 이렇게 끝이 난다.

 

양산박의 군사인 오용은 많은 사람들이 입산을 하자 양산박으로 들어오는 길목 곳곳에 주점을 새로 만들어 정보를 수집케하고, 수로와 관문을 정비하고, 각 두령들에게 해야 할 일을 맡기며 양산박을 새롭게 정비한다. 이제 웬만한 호한들은 다 양산박으로 들어왔다. 노지심과 양지, 무송이 아직 이룡산에 머무르고 있을 뿐이다. 양산박에서 조개와 송강을 비롯한 호한들은 장차 무엇을 어찌하려는지 궁금해진다. 그들은 조정의 사면을 바라고 있는가? 아니면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할 것인가? 그도 아니면 양산박을 지키면서 그저 자신들의 안위만을 돌보며 지낼 것인가? 5권, 6권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k*****1 2020.08.01. 신고 공감 16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