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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대, '마을'의 귀환
"인터넷 시대, '마을'의 귀환" 내용보기
'21세기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구조 변화에 대하여'라는 부제를 단 <국가에서 마을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첫째, '웹 2.0'으로 통칭되는 인터넷 시대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마을'의 관점에서 연구 분석한 주제의식의 독창성이다.   '미디어몹' 기획팀장을 지내기도 했던 IT 전문가 전명산은 탁월한 직관력으로 현 시대의 정보유통시스템, 정보처리시스템이 점점
"인터넷 시대, '마을'의 귀환" 내용보기

'21세기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구조 변화에 대하여'라는 부제를 단 <국가에서 마을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첫째, '웹 2.0'으로 통칭되는 인터넷 시대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마을'의 관점에서 연구 분석한 주제의식의 독창성이다.

 

'미디어몹' 기획팀장을 지내기도 했던 IT 전문가 전명산은 탁월한 직관력으로 현 시대의 정보유통시스템, 정보처리시스템이 점점 '마을 커뮤니케이션'과 유사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발견에서 핵심은 '속도'다. 인터넷의 도입으로 국가 공동체 내부의 정보처리시스템 속도가 불과 몇 시간만에 구성원들에게 정보를 파급시킬 수 있는 마을공동체 단위의 커뮤니케이션 속도에 근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야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다. 과거의 전통적인 마을공동체는 소규모인 탓에 개인과 개인의 연결, 개인과 공동체의 연결이 촘촘하고 처리해야 정보의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매체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없어도 충분히 실시간 소통과 의사결정이 가능했다. 저자가 분석한 마을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은 이렇다.
1. 입말언어에 기반을 둔 구술성의 특징을 지닌 사회.
2. 사람이 곧 미디어인 공간.
3.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의 미분화.
4. 익명성과 사생활의 부재.
5. 빠른 커뮤니케이션 속도와 공동체 내부 정보의 균질성.
6. 자생적인 직접민주제의 작동.
7. 공동체 내부의 자생적인 평판체계의 존재.

 

1960년대 맥루한은 대의제 민주주의가 직접 민주주의로 바뀔 것을 예견하면서 "정보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정치는 대표를 선출하여 결정권을 위탁하는 경향에서 벗어났다. 전 사회 공동체가 의사 결정이라는 중추적 행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게 된 것이다. 정보의 속도가 느려지면 대리자나 대표자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책 속 인용)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보의 속도의 속도가 마을 커뮤니케이션 수준에 근접하도록 돕는 인터넷은 대의제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 확대에 복무한다. 나아가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대의제는 오히려 시간 지체 현상에 봉착할 것이다. 의사결정 속도가 민심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 정치인들은 여론의 즉각적인 수용이라는 대중적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2008년 촛불시위다.

 

둘째,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 변화'라는 틀로 역사의 재해석을 시도함으로써 '마을 커뮤니케이션 부활'에 이론적, 논리적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 점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인류 역사를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재해석하기 위해 한 가지 전제를 내세운다. 각 시대마다 고유한 정보유통시스템과 정보처리시스템이 존재하고 이 두가지 시스템의 성격과 특징에 따라 한 공동체의 의사결정구조가 틀 지워진다는 것이다. 또한 공동체에 내재하는 정보유통시스템과 정보처리시스템의 구체적인 양식은 그 시대, 그 공간의 지배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의해 결정된다.

 

실제로 입말언어->문자의 발명->인쇄술의 보급->인터넷의 등장으로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변천사는 인류사의 패러다임 등장과 후퇴에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입말언어에 의존하던 원시공동체가 규모가 커지면서 문자라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사용하게 되는데, 실제로 문자는 왕조체계와 같은 거대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었던 중추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기능했다. 근대체계는 인쇄술의 발명과 연관지을 수 있으며 20세기는 인쇄술에 기반을 둔 매스미디어 시대의 전성기였다. 인터넷은 지난 모든 세기의 커뮤니케이션 변천사를 다 합쳐놓은 것보다 더 큰 폭발력으로 빠르게 사회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그러한 변화는 역설적이게도 입말언어가 주된 수단으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했던 원시공동체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속도의 복원을 가져왔다. 저자가 '마을'에 주목한 이유다.

 

<국가에서 마을로>는 문제의식과 연구 내용의 독창성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지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첫째,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소통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상의 참여가 곧 평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현실적 교훈 또한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클레이 서키가 지적했듯이, 사회적 시스템이란 존재하지도 않는 어떤 '평균적인' 유저의 행동을 그냥 모아 놓기만 한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쉬운 예로 회원수 500명의 인터넷 카페에서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리는 유저는 10%도 채 안된다. 결국은 10% 정도가 생산해내는 컨텐츠의 힘을 엔진 삼아 500명 유저들 사이에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수직적인 통제 구조는 없지만 대중적 참여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분출시키기 위한 소수 유저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따라서 웹 2.0은 대중의 참여와 결집이 이루어지는 역동적인 공간이자 직접 민주주의 복원의 유리한 조건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자체가 장밋빛 미래는 아니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둘째,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단절된 전혀 다른 세상이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을 확장시키는 도구로 기능한다고 했을 때, 온라인상의 '마을 커뮤니케이션'이 오프라인상의 '마을 공동체' 운동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구체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마을'은 웹 2.0시대 커뮤니케이션의 구조와 특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일 뿐이다. 내용상의 탁월함에도 불구하고, <국가에서 마을로>라는 제목에 끌려 이 책을 선택했던 나는 이 부분에서 '낚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경제적 위기와 생태적 위기가 중첩된 총체적 난국 앞에서 기존의 성장시스템에 종언을 구하고 마을 단위의 작은 경제, 작은 공동체로 정치,경제,문화의 새 판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마을 커뮤니케이션은 이러한 지구적 대안을 현실화시키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가 사회의 변화를 이끌며 사람들 사이의 공유와 협력, 집단행동 능력이 사상유례없이 빠르고도 대규모적으로 발전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새롭게 등장한 대중인 '네트워크화 된 개인들'이 있다. 이들이 21세기 '마을 시민'으로 마을공동체 복원의 동력이 되는 새로운 사회적 동학을 만들 방법은 무엇인가.

 

이 책이 2008년 촛불시위 이후에 나왔으면 좀 더 많이 주목받지 않았을까 한다. 늦게 세상에 나오면서 수작이 범작이 된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어쨌든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꼭 봐야 할 좋은 연구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x******0 2013.01.02.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국가에서 마을로] 인류 역사 대부분은 '사람이 곧 미디어'였다
"[국가에서 마을로] 인류 역사 대부분은 '사람이 곧 미디어'였다" 내용보기
'국가에서 마을로'라는 제목만 보면  요즘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마을공동체 만들기' 정보를 담은 책으로 보인다.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즉, 국가 단위의 매스미디어만이 존재했던 사회에서 마을 단위, 또는 그러한 성격을 지닌 인터넷과 SNS 등의 입말언어의 성격을 가진 커뮤니케이션이 생활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읽다
"[국가에서 마을로] 인류 역사 대부분은 '사람이 곧 미디어'였다" 내용보기

'국가에서 마을로'라는 제목만 보면 

요즘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마을공동체 만들기' 정보를 담은 책으로 보인다.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즉, 국가 단위의 매스미디어만이 존재했던 사회에서

마을 단위, 또는 그러한 성격을 지닌 인터넷과 SNS 등의

입말언어의 성격을 가진 커뮤니케이션이 생활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읽다 보면 그것이 곧 '마을공동체'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마을이라는 소규도 단위에서 가장 일상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이뤄지는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SNS 현상에 대한 얘기로 시작해 입말언어 커뮤니케이션의 특징,

정보의 속도성, 문자의 도입, 인터넷 등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을 설명한다.

 

마셜 맥루한과 월터 옹 등이 언급한 개념들을 현재 상황과 적절히 잘 접목함으로써,

비전공자가 읽기에는 다소 어려웠을 그들의 이론을 쉽게 풀어썼다.

 

이야기처럼 쭉 읽다보면, 어느새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변천사를 대략 그려볼 수 있다.

요즘 블로그다, SNS다, 소통과 관련한 도구 사용법에 대한 실용서가 많이 나오는데,

커뮤니케이션의 개념과 의미, 흐름을 다룬 이와 같은 책을 먼저 본 뒤에 기술을 익히면

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의 진정한 소통과 공감에 더욱 도움이 되리라 본다. 

 

 

'이전의 어떤 시대에도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같은 속도의 미디어를 사용한 적은 없었다'

정보 격차라는 것은 단순히 접하는 정보의 양과 질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정보가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속도에 더 많은 가치가 부여된다.

비둘기나 봉화대, 편지, 전화, TV, 라디오 등의 모든 미디어는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 사이의 시간차가 발생한다.

 

그러나 인터넷, 더 나아가 SNS가 생기면서 그야말로 누구나 같은 속도의 미디어를 사용한다.

속도도 같을 뿐더러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조차 사라져 버렸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지만,

오랜 세월을 놓고 봤을 때 '개인이 곧 미디어'였던 시기가 인류 역사의 대부분이었다는 것이 더욱 놀랍게 다가온다.

 

60분을 전체 인류의 시간으로 놓았을 때 1분은 50년에 해당한다.

문자, 인쇄신문이 등장해 전화, TV 등으로 발전한 것은 고작 9분 전이었다는 말이다.

더욱이 컴퓨터가 생겨난 것은 9초 전이다.

 

 

판옵티콘을 넘어, 이젠 홀롭티시즘이다!

지금의 커뮤니케이션은 판옵티콘, 요즘 표현으로 빅 브러더를 넘어선 홀롭티시즘이라는 주장도 참신하다.

홀롭티시즘은 장 프랑스와 누벨이 제시한 용어로,

어떤 조직 내의 행위자들이 조직의 전체를 마치 하나의 개체인 것처럼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전체가 개인을 감시하는 체제인 판옵티콘이 작용함과 동시에

개인이 전체를 감시하는 역판옵티콘도 함께 생겨남으로써

이제는 홀롭티시즘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로써 세상은 투명해지고 평등해지는 방향으로 바뀌어 간다.

 

TIT for TAT, 마을 커뮤니케이션은 '협력'과 '평판'의 힘으로 만들어진다

'맞받아치기 전략'이라는 뜻의 'TIT for TAT'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개념을 '초협력자'라는 책에서 처음 접했다.

 

어떤 실험 결과, 사람들은 남이 했던 행동 그대로 그를 대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배신을 한 행위자에게는 배신을, 협조를 한 행위자에게는 협조를 함으로써

배신에 대해서는 응징을, 협조를 한 행위자에 대해서는 호혜를 베푸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한 실험이다.

 

마을 단위에서는 서로 간의 단합이 중요하며 이를 지키지 못할 시에는

공동체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으며 자체적인 평판 시스템을 구축하고,

협력의 부수 효과들을 학습함으로써 마을공동체는 더욱 견고해지고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집단지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협력이 필연으로 다가오는 요즘의 분위기를 볼 때

마을 단위의 커뮤니케이션의 회귀는 당연한 흐름일지도 모르겠다.

 

던바의 수 150, 공동체의 이상적인 규모

인류학자 로빈 던바는 '던바의 수 150' 수를 제시한다.

인간 두뇌의 신피질의 평균적인 크기에 근거하여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무리의 크기를 산출했는데,

그 수가 최대 150명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만들고자 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에서도 주의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수치다.

마을공동체가 자립의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 규모를 갖추어야 함과 동시에,

마을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벗어나는 수준으로까지의 확대를 잦하는 관리도 필요할 테니까.

 

제일 마지막 장에 나온 것처럼, 이제 커뮤니케이션은 잘 디자인해야 한다.

정교하고 치밀해야 한다는 말이다. 감성적인 요소도 반드시 포함시키면서 말이다.

 

'마을'이라는 단어, 촌스럽고 보잘 것 없었던 이 개념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인간이 무리를 이우고 사는 데 있어 가장 핵심이며 기본으로 다가온다. 

j********1 2013.01.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