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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것의 개념/카를 슈미트/김효전 정태호/살림출판사/2012 제목과 그 핵심 내용이 너무나 많이 알려져서 책을 읽을 생각이 오히려 나지 않는 책, 정치적인 것의 개념입니다. 그리고 핵심 문구가 초반에 바로 나오죠. 정치란 적을 세우는 것이다.21세기에 그런 정치 개념이 말이 되느냐 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도 이 개념은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며 매우 유용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자도 인정한 바와 같이 이상적인 개념은 아니겠지만요.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으로 그것도 언어로 전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비시 정부와 나치라는 암울한 환경이다보니 이런 개념 정립이 자연히 나올 만도 했다는 생각도 듭니다.적을 세우는 것이다. 여기서 슈미트가 말하는 적은 공적인 적입니다. 사적인 적은 정치적 의미의 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며 바로 이것이 의미의 선명성을 더 보여 줍니다. 정치인들을 보면 쉽게 이해될 것 같습니다. 자리들끼리 열받아서 불쌍한 국민들을 내세워 전쟁을 해 놓고 나중에는 악수하고 휴전협정을 맺습니다. 그 뒤로는 같이 골프도 칠지 모릅니다! 국내 정치로 보면 어떻습니까? 국회 안에서는 오만 막말에 욕설에 협잡에 난리 부르스를 치다가 국회 정회기간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오순도순 손을 잡고 해외 여행길에 오릅니다. 그렇게 적이라고 싸워대더니 과부 마음 홀아비가 안 다고 사적인 이익이 있을 때는 그렇게 서로 다정할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이 공적인 적이라는 말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다는 아주 정치적인 개념을 서로 뒷받침 해주는 개념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서도 소환되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과 관련된 이야기도 많습니다. 특히 전쟁과 평화의 개념에서 그렇습니다. 전쟁은치의 한 방편이며 최고의 정치적 전략이라고 말한 바가 있지요. 과연 어디까지가 전쟁이고 어디까지가 평화냐. 거기에서 당시 베르사유조약, 국제연맹 등등의 미봉책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의 비판은 그대로 현실화되어서 결국 독일은 그런 노선을 밟게 되었죠. 어떻게 보면 지나친 전쟁 배상에 대한 독일의 배째라 전략으로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다고 볼 수도 있는 만큼 슈미트의 이러한 비판은 변명일 수도 있지만 상당히 타당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쥐도무 몰면 고양이를 물거든요. 저자는 자신이 생각한 이 정치 개념에 대해서 스스로도 회의적이고 심지어 비관적인 생각까지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썼을 때보다 한참이 더 21세기, 아주 멀리 떨어진 동양의 한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공세 역시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으니 슈미트의 비관은 결국 일리있는 일이 되어 버린 셈이네요. 그래도, 조금 달라질 것도 같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평화를 위한 노력에서 말이지요. 아, 그런데 우리는 언제 종전하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