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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알아줬으면 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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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출간되었을 당시, 호기심이 일어 읽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책을 덮어 버렸다. 그리고 오랫동안 다시 꺼내지 못했다. 답답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 사회가 답답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암울했으며, 그 사실들을 알아가는 일조차 우울했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의 뜻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이내 요즘 젊은이들이 하는 ‘현실은 시궁창’의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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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출간되었을 당시, 호기심이 일어 읽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책을 덮어 버렸다. 그리고 오랫동안 다시 꺼내지 못했다. 답답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 사회가 답답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암울했으며, 그 사실들을 알아가는 일조차 우울했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의 뜻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이내 요즘 젊은이들이 하는 ‘현실은 시궁창’의 줄임말이란 사실을 알고 더 좌절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책의 표지에 쓰여 있는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란 말이 왜 이렇게 마음 깊이 파고드는지 모르겠다. 힘겹게 다시 꺼내 순식간에 읽어 버린 이 책의 무게에 짓눌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지경이지만 피하기보다 정면 돌파해서 이겨내고 싶었다. 그것이 무엇이던지 간에.


  기자의 시선에서 본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은 사건들이 대부분이었다. 익히 알고 있는 사건들도 있었고 어디선가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던 사건들도 있었다. 청춘이란 이유로 각 개인의 조건에 맞지 않는 희망만을 추구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저자는 절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처절한 모습들을 보여줬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다 숨지고, 쇳물에 빠져 시신조차 거들 수 없었던 청년, 공부만을 강요하는 엘리트 의식이 빚어낸 자살과 끔찍한 살인 등 그 사건들을 보고 있으면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없고 모든 사람이 평등할 수도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힘이 되고 권력이 삶을 가르는 틈바구니에서 평범하게 조차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답답하고 복잡한 심경인데 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심경은 도무지 가늠이 되질 않았다. 만약 나였다면 진작 나가떨어졌을 법한 삶의 치열함. 그 치열함을 너무도 낱낱이 보여주고 있었다.


  ‘당신도 여자라면’ 단락을 읽고 있을 때는 답답함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내가 여자이기에 느끼는 동질감도 있었겠지만 책을 읽다 현실을 인지하며 내 주변의 사물들을 보니 나는 행복한데, 그 행복을 못 누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들의 일부의 삶을 보면서 극단적인 생각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 종일 콜센터에서 욕을 얻어먹어야 하고, 성희롱을 당하고도 되레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며, 남자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야 했던 소수의 여성들의 이야기는 내게 주어진 것들을 돌아보기에 충분했다. 내가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아니라,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것을 알 수 없어 내가 누리고 있는 이런 평범함조차 미안해졌다.


  그리고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만삭의 의사부인 사망사건’ 과 ‘쥐식빵 사건’, 자식을 죽인 부모의 이야기도 만났다. 사건을 저지른 당사자들이 가장 먼저는 잘못이지만 한 사람의 잘못으로만 몰아가기에는 주변의 환경이 주는 안타까움 들이 너무 많았다. 가장 가까이는 가족, 혹은 지인 중에 누구 하나 그들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주는 이가 있었다면 이 책 속의 불행한 일들이 줄었을 거란 안타까움. 또한 나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냈는데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쳐 버렸을 이가 내 주변에도 있다고 생각하면 미안하고 미안해진다.


  그들 모두를 구제할 순 없더라도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있고 제도적인 변화가 그들을 구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그 안에 갇힌 제약된 제도, 타인의 냉랭한 시선,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거대한 국가와 현실이라는 벽이 이러한 사건들을 양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뿌리 뽑을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무엇으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과연 개인의 소소한 관심과 도움이 변화를 열 수 있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한없이 나약하게 여겨지고 무기력해진다. 하지만 한 가지 정확한 것은 내 마음 속의 양심을 져버리지 않고 위기의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라는 것이었다. 그게 변화를 가져다주는 어떠한 계기가 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나로 인해 타인이 불행하고 상처받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게 이 책을 읽곤 난 뒤의 생겨난 간절함이었다.

s****m 2015.09.19.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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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냥 말없이 읽어주세요'
"'이 책은, 그냥 말없이 읽어주세요'" 내용보기
지금 나에게 책을 추천해달라고 말한다면 주저없이 <현시창>을 내밀 것이다. 보통 책을 읽고나면 이런저런 수식들을 잔뜩 붙여 입에 침이 마르듯 추천한다. 그런데 가끔 말없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 바로 <현시창>같은 책이 그렇다. 이 책에 설명을 하려면 좀 힘들다.   난 인생에 대해 불평불만이 엄청 많은 투덜이다. 왜 우리집은 평수가 작느냐, 남들 다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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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에게 책을 추천해달라고 말한다면 주저없이 <현시창>을 내밀 것이다. 보통 책을 읽고나면 이런저런 수식들을 잔뜩 붙여 입에 침이 마르듯 추천한다. 그런데 가끔 말없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 바로 <현시창>같은 책이 그렇다. 이 책에 설명을 하려면 좀 힘들다.

 

난 인생에 대해 불평불만이 엄청 많은 투덜이다. 왜 우리집은 평수가 작느냐, 남들 다 입는 메이커옷을 왜 난 입을 수 없느냐, 우리집 차는 왜 작느냐, 내 용돈은 왜이렇게 쥐꼬리냐 등등. 그럴때면 엄마는 이렇게 얘기했다. '그래도 넌 엄청 복받은 애야. 집있지, 부모님 다 있지, 누나도 있지, 대학 등록금도 아빠 회사에서 나오지, 얼마나 행복하니?'

그런 말을 듣고 난 항상 이렇게 생각했다. '왜 굳이 못사는 사람들과 비교하느냐고. 난 돈많은 사람들이 부럽다고. 대학교 입학 선물로 차사주는 애들이 너무 부럽다고.' 항상 도달할 수 없는 것들만을 꿈꿔왔고 남들보다 더 많은 돈과 명예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나에겐 그 모든 것들이 그저 행복해보였다. 조금만, 조금만 더 하면 그들과 같은 리그에 설 수 있다는 희망. 돈만 있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희망.

 

어느 날, 한 친구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친한 친구가 일하다가 손가락이 잘렸다는 청청벽력같은 소식. 집에서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 그길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oo마트 정육점 코너에서 일하는 친구는 명절을 앞두고 몰려드는 손님들에게 빨리 고기를 주려다가 그만

기계에 손가락이 말려들어갔다. 고기를 곱게 다져주는 그 기계는 고기 대신 내 친구 손가락을 삼킨 것이다. 손가락 뼈마디 하나 건질 게 없어 그냥 봉합해버렸다. 신문에서나 볼 수 있는 사건이 내 친구에게 일어나다니. 속이 상하고 분하고 이런 빌어먹을 사회에 원망하는 마음에 그날 소주 3병을 먹어치워버렸다. 그때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등록금 몇 천만원을 대학교에 꽂고 토익학원에 수백 만원을 날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자격증에 돈 수백을 쏟아부어야 그나마 경쟁할 수 있는 사회가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이다. 나 역시 아무것도 모른 채 세상에서 말하는 기본적인 스펙을 위해 이러저리 돈을 뜯기고 옆에 있는 친구들과 이유도 모른 채 경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뒤돌아 보면 남는 것이라곤 이력서 몇 줄뿐이다. 이렇다고 누가 내 인생을 보상하거나 대신 선택해주지 않았다.


아무도 몰라주고 신경써주지도 않는 우리내 불쌍한 인생들. <현시창>에선 우리의 솔직한 모습이 기록돼 있다. 내 이야기거나 내 친구, 그 친구의 친구 이야기다.

'쇳물에 녹아내린 청춘'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네티즌들을 들끓게 한 사건이 있었다. 펄펄 끓는 용광로에 빠져 죽은 20대 청년 이야기. 철강업체에서 교대 근무를 서며 새벽에도 일했다. 안전망 하나 없이 용광로를 청소하다 미끄러져 그대로 들어갔다. 빠진 순간 그의 인생은 먼지처럼 사라졌다. 우리가 생각하는 용광로는 그저 빨간 물이 흐르고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보며 기계로 조정하는 모습일 것이다. 그건 뉴스에서 쓰는 단편적인 영상물일 뿐이고 실제로는 우리 나이 또래 친구들이 뜨거운 용광로 옆에서 흐르다 붙어버린 쇳조각을 일일이 다 치우고 있었다. 상상하지도 못하는 열기를 견딘 채 말이다. 직급있는 높은 분들은 그 공장 옆에 삐까번쩍하는 건물에 앉아 사무를 본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런 죽음이 릴레이처럼 이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측에선 어떠한 안전도구들은 갖춰지지 않았고 이유도 모른 채 계속해서 빠져 죽는 노동자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한 단면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돈을 미끼로 목숨을 쥐어짜는 인간,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성희롱하는 인간, 약한 여자라는 이유로 괴롭히는 인간, 자신들이 겪어봤다는 이유로 무한 경쟁을 조장하는 사회, 힘 없다는 이유로 마구 짓밟는 인간. 결코 이런 사회를 우린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본 채 만 채 하는 것 뿐이다. 나 역시 그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더욱 <현시창>을 권하는 것이다. 이런 피해가 이젠 일어나지 않도록, 그냥 지나치지 않도록하기 위해서다. 행동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같이 나누고 공감하고 보듬아주는 것도 이들에겐 용기가 될 것이다. 공지영 작가의 <의자놀이>처럼 말이다. <4천원 인생>처럼 말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가진다면 이런 아픔들은 반복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현시창>의 이야기는 당신 주위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단지, 관심이 없어 보지 못했을 뿐이다. 부러 피했거나.....

d*****1 2012.11.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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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창-임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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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창-임지선     <“자넨 대기만성형 일세.”라고 말하는 이의 심정.>   [대기만성]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이 단어의 뜻은 큰 그릇은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말로,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자성어는 윗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애쓰는 아랫사람에게 격려 차원으로 전할 수 있는 단어이다. 이 ‘대기만성’을 아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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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창-임지선

 

 

<“자넨 대기만성형 일세.”라고 말하는 이의 심정.>

 

[대기만성]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이 단어의 뜻은 큰 그릇은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말로,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자성어는 윗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애쓰는 아랫사람에게 격려 차원으로 전할 수 있는 단어이다. 이 ‘대기만성’을 아랫사람에게 말하는 윗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윗사람은 그 단어를 말하기 전에, 아랫사람의 자질, 재능 그리고 생활 양식을 찬찬히 살펴보았을 것이다. 아랫사람을 관찰을 하면서, 머리 속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답을 내리고 있을 것이다. ‘남들 보다 더 높은 열정 및 노력을 하고 있는가?’, ‘특별한 재능이 있는가?’.

 

자기(윗사람)가 보기에, 아랫사람은 남들 보다 노력도 하지 않고, 재능도 없어서 자신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 이라는 판단을 내린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이 윗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노력하는 아랫사람에게 “넌 재능이 없으니, 될 수가 없다.······· 다른 길이나 찾아 봐라” 라고 말할 수 있을까?. 즉 노력하는 자를 앞에 두고, 괴로운 마음이 생겨나지 않으면서 위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대부분의 윗사람들은 “자넨 대기만성 형이야, 조금만 더 노력하게.”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지금 우리사회도 이 ‘대기만성’ 이라는 말을 20대인 청춘들에게 말하고 있다. 지금 20대 청춘은 무겁고, 단단하게 조여진 ‘등록금’의 족쇄를 끌고 다니고 있다. 그리고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갓 가스로 생긴 일자리도 정규직 보다 비정규직인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대에게 3가지 금지사항’ 이라는 씁쓸한 말이 있다. 연애 금지, 결혼 금지 그리고 출산금지.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기가 벌어서 혼자 살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연애를 해.”, “요즘 결혼비용이 1억 이라는데, 어느 세월에 돈 모아서 결혼을 합니까?”, “ 지금 계속해서 교육비가 증가하고 있고, 임금은 예전 그대로 인데, 어떻게 얘를 가르치고 살아 갈수 있습니까?”. 윗분들(대부분의 언론 및 책들)은 이런 청춘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로 위로를 건넨다. “젊었을 때는 고생도 사세 한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그러니 지금 힘들다고 말하지 말게, 분명히 열심히만 하면 먼 훗날 웃는 날이 올 걸세.” 라고 말이다.

 

수많은 책과 언론들은 청춘들에게 ‘대기만성’이라는 반쪽 짜리 처방전을 제공하려 애쓰고 있다. 즉 우리(청춘)가 지금 겪는 상황은 우리 자신의 노력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로 인하여 그런 것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에 읽은 <현시창>은 수많은 청춘 관련 책들과 반대다. 즉 윗사람들이 말하고 싶은 ‘사회라는 구조 속에서 청춘들이 어떻게 이용되고 이용당하는지’를 서술한 책이다. 이 속에서 우리가 외면하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들이 있다.

 

2011년 7월 2일 새벽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이마트 탄현점, 이곳 지하1층 냉방설비를 수리하기 위하기 위해서 들어간 인부 4명이 다음날 모두 숨진 채 발견이 되었다. 숨진 이 중 한명은 서울 시립대 학생 황승원씨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제대를 하고, 복학하기 전 학비를 벌기 위해서 일했다가 참변을 당한 이야기. 그 외에도 명문대에 입학을 했지만, 살인적인 등록금에 허덕이는 여대생. 주문하자 30분 안에 배달 못할 시, 주문이 꽁짜라는 마케팅 속에서 위험적한 질주를 하는 피자 배달원 이야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근처 빵집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옆집 빵 속에 쥐를 넣어서 문제를 일으킨 쥐식빵 사전. 그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 주위 청춘들은 시음소리를 내고 있다. 이 책에 소개 하는 이야기는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며, 아니면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놓여 있는데, 주위 사람들이 “괜찮아, 정춘이니까.” 라는 위로만 받는 것에 끝내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왜 이러한 상황에 놓여져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철처히 말이다.,



a*******2 2012.11.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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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궁창 속에서의 날카로운 위로 [현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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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현실은 시궁창의 줄임말이라 한다. 인간의 심리라는 게 묘해서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것보다 반대로 돌려서 말할 때 더 강하게 의도가 전달될 때가 있다. 나는 슬프다 보다는, 하나도 슬프지 않다, 라고 할 때 더 슬프게 느껴진다. 기자인 저자가 인권의 사각지대를 찾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난 끝에,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고 당차게 말하니 오히려 위로 받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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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현실은 시궁창의 줄임말이라 한다. 인간의 심리라는 게 묘해서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것보다 반대로 돌려서 말할 때 더 강하게 의도가 전달될 때가 있다. 나는 슬프다 보다는, 하나도 슬프지 않다, 라고 할 때 더 슬프게 느껴진다. 기자인 저자가 인권의 사각지대를 찾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난 끝에,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고 당차게 말하니 오히려 위로 받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너무 많은 이들이 청춘을 위로하고 치유한다고 나서는 세상이다. 나는 스물네 건의 사연을 내보이며 이래도 세상이 이들에게 힘내라는 말을 건넬 수 있겠냐고 반문하려 한다.” (_프롤로그 중에서) 저자는 우리를 청년이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게 하는 사회는 나쁜 사회라고 잘라 말하고, 그걸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고 한다. 다소 센 어감의 시궁창이라는 내용의 제목이 속 시원하게 느껴지는 건, 이 책에서 펼쳐지는 저자의 이야기가 바로 있는 그대로의 것이다라는 믿음이 가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위장취업까지 하며 가열차게 인권 사각지대를 취재한 생생한 이야기가 쏙쏙, 그리고 아프게 읽힌다. 저자가 기자라는 직업인으로서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에게 상식적으로 말하고 대답하는 마음이 느껴져 남 얘기 같지 않다. 소재와 주제가 생생하게 펄떡여서 살짝 가려질 수도 있지만, 내용을 구성하는 저자의 문장력도 군더더기 없이 탁월해 취재원과 그를 둘러싼 상황이 오롯이 눈 앞에 그려진다. 국제 앰네스티언론상을 두 번 수상하는 등 활약상도 남다르다. 나와 같은 나이라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저자 임지선은 본인이 밝히고자 하는 이 사회의 현실에 가장 가까이 있고자 항상 애쓰는 기자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병을 얻어 죽은 직원, 잇따라 자살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영재들, 대낮에 살해당하고도 몇 시간 동안 방치된 성매매 여성 등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기에는 억울한 사회의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사람 임지선을 통해 시퍼렇게 살아온다.

 

노동, , 경쟁, 여성 등의 키워드로 묶여 있지만 한 꼭지마다 사회의 복합적인 양상이 풍성히 보인다. 그만큼 각 사건에 등장하는 사람과 그를 둘러싼 상황이 저자에 의해 충실하게 조사되고 재해석되어있다. 저자는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을 들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 노래 부르며() 창의적으로() 오늘의 현실을 이겨나가자고 한다. 이 책을 통해 현실을 뒤집을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한다면, 그건 아마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드러냈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은 시궁창, 그걸 깨닫는 순간 우리에게 희망이 멀지 않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g 2014.04.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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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의 이야기, [현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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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강동에서 서대문까지 퀵서비스를 보낼 일이 있어 기사님을 불렀다.  서울의 끝과 끝이지만, 단돈 16000원이면 한 시간 내에 물건을 전달해 줄 수 있다. 받는 사람이 급한 것도 아니어서, 기사님께 “천천히 가셔도 되니까 안전하게만 가주세요.” 라고 말씀드렸다. 바람을 막으려고 꽁꽁 동여맨 마스크 사이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하시며 기사님은 짐을 안고 훌쩍 사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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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강동에서 서대문까지 퀵서비스를 보낼 일이 있어 기사님을 불렀다 서울의 끝과 끝이지만, 단돈 16000원이면 한 시간 내에 물건을 전달해 줄 수 있다. 받는 사람이 급한 것도 아니어서, 기사님께 천천히 가셔도 되니까 안전하게만 가주세요.” 라고 말씀드렸다. 바람을 막으려고 꽁꽁 동여맨 마스크 사이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하시며 기사님은 짐을 안고 훌쩍 사라지셨다. 

 

 

조금 더 빨리, ‘이라는 단어는 생각해보면 꽤나 무섭다. 적게는 7천원, 많아봤자 2만원 남짓한 돈에 기사님들은 목숨을 걸고 도로를 질주하는 셈이다. 물론 업체에 떼어주는 돈을 제하고 나면 그보다 더 적을 것이다. 고용환경이고 뭐고 없다. 빠르게 달릴수록 기사님과 천당과의 거리는 더 가까워진다.

      

 

현시창에서도 처절한 청춘들, 아니 내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10대 피자 배달원은 건 당 400원을 더 벌기 위해 골목을 내달리고, 콜센터 여직원은 한 시간에 15콜 목표를 채우기 위해 고객의 온갖 욕을 감내하며 감정 노동에 시달린다. 밥값이 없어 모꼬지는 엄두도 못내고, 학생식당에서 2500원짜리 밥만 먹으며 등록금을 벌다 죽은 대학생도 있다. 하물며 꽃거지도 500원 밑으론 동냥 안 받는다는데, 과연 이런 청춘들에게 누가 감히 희망을 말하고 위로를 건넬 수 있을까.  

  

 

청춘이 절망하는 나쁜 사회라는 프롤로그가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대체 우리 청춘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그 속은 들춰보지도 않으면서 아픈 청춘을 질병처럼 치부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에 , 얼마나 힘들었니?’라고 물으며 그들과 같은 시선에서 들여다보고 우리 세대에 대해 덤덤하게 써내려간다. '청춘이여, 분연히 일어나라! 이 더러운 사회를 뒤집자!’라는 분노의 기록이 아니다. 오히려 이 현실을 직시함으로써 대체 아픈 청춘들의 문제가 어디 있는지를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데 취직한다는 학벌 사회, 초등학생들까지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경쟁에 미친 사회, 자존심도 인권도 포기한 채 일하길 강요하는 직장문화, 안전장치 하나 없이 일해야 하는 후진적 노동환경, 돈이면 다 된다며 상위 1퍼센트 품격을 만끽하라는 물질만능 사회, 남편과 아버지가 폭력을 휘둘러도, 직장 상사가 성희롱을 해도 도움받기 어려운 가부장제 사회에서 청춘 개개인은 고통받고 있다. ...(중략)...청년이 미래에 대한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만드는 사회는 나쁜 사회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본문에서 저자가 말했듯, 이 책은 ‘늘 곁에 있지만 보이지 않고, 보지 않으려 했던 문제를 바닥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선뜻 읽어보라고 건네기가 힘들다. 앞으로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쉽게 입 밖으로 꺼낼 수 없게 될 것 같아서.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시창>을 꼭 보라고 말하고 싶다. 거창하게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주변의 친구, 가족의 진짜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비록 내 통장 잔고는 마이너스일지언정, 적어도 마이너스 인생이라는 외로움은 덜하지 않을까. 

 

 

 

 

* 책에 동봉된 작가의 편지 '비와 당신, 그리고 앞으로 만날 당신에게'를 일주일만에 다시 펼쳐본다.

희망을 상징한다는 노란 편지지가 오늘은 참 서글프게 다가온다.

기자라는 이름으로, 앞으로도 '우리 세대'의 고민을 기록하는 데 게으르지 않겠다고 한 작가의 다짐이 담긴 이 편지가  오늘도 치열하고 외롭게 하루를 보냈을 우리 청춘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그리고 내게도.  

 

s*****6 2013.02.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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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하고 싶다면 직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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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종로에서 늦은 시간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버스 맨 뒤에 앉아 휘황찬란한 거리의 조명을 바라보고 있던 중 도로 한가운데 몇몇 사람이 모여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 중심에는 헬멧을 쓴 한 사람이 바닥에 누워 있었고 경찰관 두 분이 곁에 있었습니다. 어렵지 않게 방금 사고를 당한 오토바이 운전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사고가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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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종로에서 늦은 시간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버스 맨 뒤에 앉아 휘황찬란한 거리의 조명을 바라보고 있던 중 도로 한가운데 몇몇 사람이 모여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 중심에는 헬멧을 쓴 한 사람이 바닥에 누워 있었고 경찰관 두 분이 곁에 있었습니다. 어렵지 않게 방금 사고를 당한 오토바이 운전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사고가 난 뒤 이미 상당한 거리를 "날아"온 듯, 주위에 그가 타던 오토바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워낙 막히는 시간대라 조금 의아했죠. 속도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도로에서 어떻게 저런 접촉사고가 벌어졌을까 하고 말입니다. 한 쪽 신발이 벗겨진 채 바닥에 누워있는 그를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간담이 서늘해졌습니다. 늦은 시간 탓에 잘 보이지 않았던 헬멧 아래 고여있는 피는 이미 그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픈 병은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이고 세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직면한 문제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자신에게는 예민하고 집중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하다는 이야기겠죠. 우리가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졌다"라고 말하면서도, 기름값이나 전기세 등 스스로가 직접 느낄 수 있는 물가상승을 제외하고는 무엇이 구체적으로 어려운지 별로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아니, 알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스스로가 살기도 버거운데 다른 어려운 사람들의 짐까지 떠안고 싶지 않아서일까요? 오히려 억울하고 힘든 이야기를 피하고 싶은 경우가 대부분이죠. 

여기, "진짜 서민"들의 어려운 삶이 무엇인지 말하고자 하는 한 기자가 있습니다. 삶의 최저선에서 매일 매일을 고군분투하며 연명해야 하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마이크를 잡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말합니다.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노라"고. 그리고 "현실은 시궁창"이라고. 가슴아프고 끔찍하지만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현실을 외면하는 이상 극복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그녀, 임지선 기자의 "현시창"을 소개합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흔들리는 청춘, 흔들리는 대한민국.

경제가 어려워지고 서민들의 생활이 각박해질 수록 사람들은 "흔들리는 사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회가 흔들리고, 사람들이 흔들리고, 청춘이 흔들리고 있노라고.  신문을 장식하는 크고 작은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반복될 수록 충격에도 익숙해지는 느낌입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 살기 위해 몸과 마음을 내던지고 어렵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뭔가 나 자신과는 동떨어진 것만 같은 이야기를 읽고 난 뒤 잠깐 생각에 잠길 수는 있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릿속에서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한겨레 사회부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삶의 여러 모습을 직접 목격한 임지선 기자는 방관자의 모습을 한 우리에게 스물 네가지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가장 낮고 어려운 자리에서부터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서부터 기력을 잃고 방황하는 청춘들의 이야기까지. 그리고 그녀는 말합니다. 이 이야기는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라고. 그리고 이 이야기를 직시하고 인정하지 않는 이상, 현실은 나아질 수 없다고. 


"너무 많은 이들이 청춘을 위로하고 치유한다고 나서는 세상이다. 나는 스물네 건의 사연을 내보이며 이래도 세상이 이들에게 '힘내라'는 말을 건넬 수 있겠냐고 반문하려 한다. 이것은 철수와 영희,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나 혼자 잘살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청년이 미래에 대한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만드는 사회는 '나쁜 사회'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7 페이지, 프롤로그 중)


총 네 가지의 테마로 나뉘어진 사연들은 제각각 우리 사회의 비참한 현실을 조명합니다. 가난하기 때문에, 여자이기 때문에, 뛰어나기 위해서,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어두운 음지에서부터 현란한 조명 속 외로운 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서 들었지만, 깊은 사정을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입니다. 전후사정을 알지 못하고 단신으로만 접하는 것과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임 기자는 바로 여기 우리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황 씨가 죽을 때까지 걱정했던 학자금 대출은 고스란히 남았다. '이제 학자금 대출이자 내는 날이 다가오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 여동생은 물었다. 늘 자랑스러웠던 성실하고 착한 오빠가 남긴 것이 빚뿐이라는 사실을 동생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승원 씨를 짓누르던 학자금 대출을 어머니와 여동생이 떠안지 않기 위해서는 사망 직후 3개월 안에 법원에 '상속포기 신청'을 해야 한다. 현실은 냉정하다." (20 페이지)

 


소외받는 소수의 이야기


그렇다고 "현시창"이 누구나 공감하고 공분할만한 사람들의 사연만을 담은 것은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수의 이야기 역시 임지선 기자의 펜을 피해가지 않습니다. 대대적인 단속으로 생존의 위기에 처한 윤락가 여성들의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타임스퀘어에서 시작한 그들의 질주는 바로 옆 골목 안 집창촌의 스산한 길목에서 끝이 났다. 알몸에 피칠갑을 하고 귀신 분장을 한 여성들은 유리방 앞에 다다라 모두 미끄러져 넘어졌다. '다 같이 죽겠다'며 바닥에 뿌려놓은 석유 때문이었다. 빨간 물감에 석유가 섞여 번들번들해진 알몸의 여성들은 바닥을 뒹굴며 통곡했다." (157 페이지)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몸과 여자로서의 존엄성 그리고 도덕까지 내던져야 하는 윤락가 여성의 삶은 비참합니다. 자신을 속박하는 무서운 "삼촌"들에 종속되어 노예처럼 살아가야 하는 것이 그녀들의 삶. 최소한의 인권 역시 그녀들에게는 사치인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보는 남자와 한 방에 갇혀 때로는 잔혹하게 살해당하면서도 죽어서까지 낙인찍힌채로 무시당하는 것이 그녀들입니다. 그렇다고 확실히 도덕적으로 판단받지 않을 수 없는 그녀들의 삶의 방식을 지켜보면서 임 기자는 그것이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발버둥치는 삶의 모습을 관찰합니다. 정당하건 정당하지 않건,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치는 그녀들의 비참함을 고발합니다. 그녀들의 절규가 유리방 안에서 공허하게 울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도록 말입니다. 


"이 날은 스물여섯 살인 그의 군 입대일이었다. 그는 훈련소 입소를 거부했다. 한국 사회에서 군대를 거부하는 일은 '감옥행'을 의미한다. 종건 씨는 일몰을 바라보며 조용히 기도했다. '제가 담대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215 페이지)


사법고시를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마친 그가 자신의 앞길을 스스로 침몰시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양심적 병역거부"로 철창 신세도 마다하지 않는 그는 여호와의 증인입니다. 대표적인 이단이자 사이비 종교로 널리 알려진 단체죠.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할것이다"라는 말씀에 근거하여 군대에서 총을 잡는 것을 거부하는 교리 때문에 이미 여호와의 증인에 속한 남자들이 종교적 이유로 감옥에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총만 잡지 않는다면 더 오랫동안 군대에 가도 괜찮다"고 호소하지만 현역으로 결정되는 이상 종교적인 이유로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임 기자는 역시 이 테마에서도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단체의 타당성이나 부당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철저한 제3자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팩트를 나열합니다. 처음에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말에 잠시 눈살을 찌뿌리다가도 종교단체에서 떠나 확실히 법칙에만 매여 모두를 천편일률화하려는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됩니다. 법은 외곬수일 수 밖에 없다지만 이렇듯 "개인"을 무시하고 "전체"를 강요하려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생각해볼 수 있게 됩니다. 



흔들리는 청춘, 흔들리는 나라


"현시창"이 특별한 것은 여기 있습니다. 비참하고, 억울하고, 끔찍한 현실을 지적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죄를 돌리지 않습니다. 수많은 언론들이 하는 것처럼 이른바 "공공의 적"을 조성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문제나 죄에 있어서 그 책임을 물을 "희생양"을 만들고 그에게 모든 죄를 씌우며 만족감을 느끼곤 합니다. 때때로 그 "희생양"이 극히 일부의 책임만을 가지고 있었다던가 혹은 아예 무죄한 사람이어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 것이 군중심리입니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게 되면 교수형대에 매달아야 할 죄인을 찾아나서고 형이 집행되는 순간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원시적인 행위가 지금 (인터넷 덕분에 너무 편해진) 우리의 여론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임 기자는 호소합니다. 특정한 어떤 사람에게가 아닌 우리 모두에게. 어쩌면 그녀는 역으로 우리에게 되묻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욕하기 전에, 과연 '나 자신'은 이 일을 위해 무엇을 하고있느냐?"고 말입니다. 정치인이나 관련 책임자를 욕하고 탓하기는 쉽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그들만의 책임일까요? 어쩌면 우리나라의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혹은 알려고 하지 않고)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그저 비판할 대상만 찾아 입과 손가락만 부지런했던 우리들 역시 그 비참한 현실의 일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잘 알지 못하면서, 혹은 더 좋은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서 그저 이러쿵저러쿵 욕만 했던 부끄러운 모습 말입니다.


"'현시창'을 '현실을 직시하라, 그리고 창을 들라'라고 새롭게 고쳐읽는다. 그리고 '지금(현)' '노래부르며(시)' '창의적으로(창)' 오늘의 현실을 이겨나가자고 제안한다." (저자의 말 중)

 

청춘이 미래를 보지 못하고, 청춘이 암담한 현실에서 살아가는 나라가 건강할 수 없습니다. 흔들리는 청춘은 흔들리는 대한민국을 뜻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흔들리는 청춘을 도와 서로를 위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원하고, 문제가 개선되기를 원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현실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미화시키려 하지 않고, 누군가만을 탓하려 하지 않고, 비건설적인 태도를 버리고 진정 나아지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출발점을 다지는 것입니다. 임 기자가 말한 것처럼, 위로하기 전 힘들더라도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총 스물 네 개의 괴롭고 힘든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몇몇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걸까?' 답답한 마음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 현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합니다. 무작정 '어렵고 힘들다'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어렵고 어떻게 힘든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해야 변화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간입니다. 선거에 한 표를 행사하며 모든 것을 다 맡겨버린 후 안되면 욕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함께 생각하고 지켜볼 때 비로소 변화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나라의 가장 중요한 행사라 할 수 있는 대선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여론도 뜨거워지고 언론플레이도 가중되기 마련입니다.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더욱 더 첨예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판단할 수 있는 성숙한 국민의식을 가질 수 있기만을 바랍니다. 스스로도 책임전가하며 탓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통해, 부족한 저 자신의 시야를 조금은 더 넓혀준 임지선 기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x***i 2012.11.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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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시궁창 같아도 다함께 존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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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잖아요. 그래, 가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90년대 상처입은 청춘을 위로하던 대표적인 멘트다. 과거의 위로와 위안은 딱 요런 수준이었다. 그때도 학업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학생들이 있었고, 사회 구석이나 모퉁이에서 신음하고 절망하던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중산층의 몰락이나 하우스푸어,  M사회, 아령 사회 등의 표현은 꽤 드물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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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잖아요. 그래, 가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90년대 상처입은 청춘을 위로하던 대표적인 멘트다. 과거의 위로와 위안은 딱 요런 수준이었다. 그때도 학업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학생들이 있었고, 사회 구석이나 모퉁이에서 신음하고 절망하던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중산층의 몰락이나 하우스푸어,  M사회, 아령 사회 등의 표현은 꽤 드물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뜻으로 '현시창'이라는 신조어가 당당하게 등장한 작금의 한국사회에서 말로만, 토크로만, 스타일로만 진행되는 힐링쇼가 정말 치유효과가 있겠는가. 아무리 콘서트를 열고 심리치료 상담소를 열어도 절망한 청춘을 위로하고 보듬는 멘트의 수준은 여전히 9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파야 청춘이다. 아빠, 힘내세요. 힐링 콘서트나 힐링캠프 등, 신파와 낭만주의와 사이비 현실주의가 조잡하게 결부된 수준들이다. 아,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은 일부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그런 인식이 널리 팽배해있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모두가 병들어 있다는 진단 하에 개인의 힐링을 외치면 정말 병든 사회가 치유가 되겠는가.
 

한때 반신욕이다 온천욕이다 필라테스다 하면서 심신의 힐링을 위해 노력한 적이 있다. 그런데 노천온천에 몸을 푹 담그면서 밤하늘을 바라보던 낭만은 사실 유리알처럼 깨지기 쉬운 것이다. 현실의 각박함과 매세움에 낭만주의적인 힐링은 거품처럼 한숨에 흩어져 사라질 수 있다. 살다보면 온실 속에서 자란듯 곱게 자라 세상을 현시창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철부지들이 있다. 뜨거운 온천 속에 몸을 담그면서 철강 회사에서 야근하다 쇳물에 빠져 죽은 청년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 나라에서 가장 높다는 빌딩을 오르면서 번화한 야경의 불빛에 감탄할 뿐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없어서 한해에 추락사하는 이들이 450여명이 넘는다는 것을 떠올리는 이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태국이나 중국에서 시원한 마사지를 받으면서 국내 외국인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이나 처우개선에 대해 생각해보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저자 임지선은 《현시창》(알마, 2012)에서 노동, 돈, 경쟁, 여성 4개의 키워드를 렌즈로 삼아 24명의 안타까운 청춘남녀들의 이야기를 보도한다. 이들은 소외된 대한민국 청춘들의 비참한 처지와 최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는 마치 총천연색의 천국이 도래했는데 나 혼자만 어두운 지옥의 수렁텅이에 빠졌다는 암울한 흑백의 느낌이다. ‘일터의 배신’, ‘경쟁의 끝은 어디인가’, ‘당신도 여자라면’, ‘그리고 사건은 계속된다’ 등의 묵중한 소제목은 '힘내세요', '아파야 청춘이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가벼운 위로의 말을 무색하게 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몹시 우울하고 꿍하던 울분이 터져 나온다. 아, 어쩐다. 그래도 가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봐야 하겠지. 저자도 현시창에 너무 빠져 평상심을 잃지 말았으면 한다. 저자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 인간다운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존버하자.


z***a 2012.11.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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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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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라는 말 한마디가 왜 이리 마음에 확 와닿고 있는지. 그만큼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피폐해서 절망속에서도 희망은 있다라는 말조차 감히 할 수 없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일까.어머니 병간호를 하느라 하룻밤 병실에서 지내며 책을 읽다 잠이 들었는데 그 날 알수없는 악몽에 시달려야만 했다. 산화해간 젊은 청춘들의 고통과 아픔이 너무도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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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라는 말 한마디가 왜 이리 마음에 확 와닿고 있는지. 그만큼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피폐해서 절망속에서도 희망은 있다라는 말조차 감히 할 수 없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일까.
어머니 병간호를 하느라 하룻밤 병실에서 지내며 책을 읽다 잠이 들었는데 그 날 알수없는 악몽에 시달려야만 했다. 산화해간 젊은 청춘들의 고통과 아픔이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져서 그랬던 것이었을까. 며칠동안 마음을 짓누르는 먹먹함이 조금은 버거웠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의 무기력함이 더 나를 짓누르기만 했다.
현시창을 읽는 동안, 아니 다 읽고 난 후 한참동안 차마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인지...
하지만 다시 `현시창`이라는 말뜻을 생각해 보며 그 의미에 한걸음 더 깊숙하게 다가서 본다. ˝현실은 시궁창으로 읽고 생생히 청춘의 현실을 드러내면서도, 다시 ‘현실[現]을 직시[視]하라, 그리고 창[槍]을 들라’라고 새롭게 고쳐 읽는다는 저자의 말은 그 무엇보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다시 바라보게 하며, 위로조차 건네기 힘든 청춘들에게 감히 그 아픔을 공유하며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기 위한 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있다.

학자금 대출을 갚으러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가스실에서 숨진 대학생, 돈을 위해 직장을 옮겼지만 갈수록 삶이 불안해지는 30대 회사원, 철강 회사에서 야근을 하다가 쇳물에 빠져 죽은 청년, 집안을 부양하기 위해 성매매를 하다가 살해당한 여성, 대한민국으로 팔려온 이주여성들의 고통... 하나하나 말로 다 할수가없는 우리의 현실이다. 노동, 돈, 경쟁, 여성을 키워드로 묶은 모두 24편의 이야기에는 청춘의 꿈과 좌절, 희망과 절망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실 이 책에 실려있는 이야기들을 담담히 읽어내기에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해결책이나 대안조차 나오지 않는 날것의 현실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이야기지만 왠지모를 감동이 있다.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감히 희망을 이야기하지 못하지만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현재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책을 다 읽고 한참동안 그렇게 나 자신이 부끄럽기만 했다.
강정마을의 평화를 위해 현장을 지키다 구속된 신부님과 활동가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국미사가 있었던 지난 주... 민주화된 선진국가에서 더이상 시국미사는 없으리라, 정의로운 세상을 외치는 사제가 감옥에 갇히는 일도 없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이제 더이상 굶어죽고 경찰에 맞아죽고 분신을 하며 근로기준법을 지켜달라고 외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믿었던 21세기의 대한민국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창문을 통해 바라다보듯 외면하고 지냈던 현실을 이제는 똑바로 바라보려한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는 태평성대의 그 날을 위해 서슴지않고 이 시궁창같은 현실을 바꿔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 감히 희망을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이 시대의 아픔에 분노하고 함께 아파하며 그들을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랄뿐.
담담히 써내려간 현시창의 모든 이야기는 나와 우리의 이야기이며 우리가 바꿔나가야 할 현실인 것임을 뼈아프게 인식하며,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다시 현실을 직시하며 창을 들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기를. 그리고 지금[現] 노래부르며[詩] 창의적으로[創 현실을 극복할 수 있기를.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지금은 시름에 겨운 갇힌 새마냥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언젠가 분명 푸르른 창공을 날아오르는 자유로운 새가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현실이 되는 그 날을 향해 한걸음 내딛을 수 있기를.





이달의 사락 r***2 2012.11.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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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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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모르겠다. 대학졸업하고 취직해서 그냥저냥 매달 월급 받으면서 적금도 넣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대강대강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책장을 넘기는 것이 너무도 힘들었다. 청년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부수적인 일들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픔내지는 슬픔이 아니었다. 치열하게 살아남기 위해서 지금 이것을 하지 않으면 내일을 알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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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모르겠다.

대학졸업하고 취직해서 그냥저냥 매달 월급 받으면서 적금도 넣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대강대강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책장을 넘기는 것이 너무도 힘들었다.

청년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부수적인 일들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픔내지는 슬픔이 아니었다.

치열하게 살아남기 위해서 지금 이것을 하지 않으면 내일을 알 수 없는 고독한 청년들의 생활이었다.

그 청년들의 생활을 제대로 보려고 했던 적이 있었던가?

단순히 뉴스에서 신문에서 흘러나오는 요즘 청년들의 분투기정도로만 생각했을 뿐이었다.

대학등록금이 뭐그리 비싸냐.. 싶어도 지금 당장 대학등록금을 대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하는 나이는 지나버렸고, 월급 받아서 해야 할 일련의 일들만으로도 내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고 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겠지.

20대 30대의 청년들은 대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위해서 사는 것이 옳은 정답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그 꿈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도 의문스럽기까지 했다.

단순하게 꿈이라는 것은 이루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거짓부렁일 뿐이 것은 아닌지.

이런 처철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위로를 건낼 수도 없었다.

학교 다닐 때 해봤던 마트 아르바이트, 분식점 아르바이트도 당장 돈이 필요해서라기보다 사회생활 익히기, 용돈 벌기. 쯤의 치기어린 마음에서 시작했었다.

마트 아르바이트는 단기적으로 할 수 있어서 몇 번인가 하다가는 못했먹겠다며 안했고, 분식 아르바이트도 한 달 하고 그만뒀다.

주인 손녀가 재수없어서 못하겠다면서 말이다.

부끄럽고 부끄럽고 창피해서 책장을 넘기기가 싫었다.

왠지 모를 자괴감에 끝까지 읽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왜, 이 책을 읽으면서 괴로워해야하는 것인가? 안 읽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책을 덮어놓고 몇일 지나서 다시 펼쳐서 끝까지 읽었다.

괴롭다고 눈감으면 앞으로도 나는 그들과 함께 생활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제대로 바라봐야 앞으로 우리 청년들이 좀 더 체계화된 세상속에서 자신들이 바라는 것들을 어떤것에 구애받지 않고 해 나갈 수 있을 것이기에...



h*********6 2012.11.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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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대한민국의 자화상 '현시창'
"암울한 대한민국의 자화상 '현시창'" 내용보기
힐링 열풍이다. 여기저기서 힐링이니 멘토니, 위로니 하는 말들이 난무한다. 88만원 세대를, 이 시대를 살고있는 청춘들을 너도나도 위로하기 위해 야단이다. 현실이 이렇게 어려우니 어른으로서, 또는 사회명사들로서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은 거겠지. 어쩌면 이런 사회를 만들어온 어른으로서 일종의 의무감일 수도 있겠다. 그래 너희들 힘들지? 미안하다.. 하지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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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열풍이다. 여기저기서 힐링이니 멘토니, 위로니 하는 말들이 난무한다. 88만원 세대를, 이 시대를 살고있는 청춘들을 너도나도 위로하기 위해 야단이다. 현실이 이렇게 어려우니 어른으로서, 또는 사회명사들로서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은 거겠지. 어쩌면 이런 사회를 만들어온 어른으로서 일종의 의무감일 수도 있겠다. 그래 너희들 힘들지? 미안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수만은 없잖아? 힘들더라도 우리 함께 힘을 모아 다시한번 일어서보자! 이게 바로 힐링이고 청춘위로다. 그런데 이런 세태를 비웃듯 아주 음울한 제목의 책이 한 권 나왔다. 힐링? 위로? 꿈? 희망? 지금 대한민국에 이런 단어들이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정말 21세기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당신들이 알고는 있는가? 하는 까칠한 질문을 한겨례신문 기자 임지선이 던지고 있다. 청춘을 위로하려면 청춘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현실을 직시한 이후라야 가능할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을 들여다보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그리고 멘토라 자부하는 이 시대 어른들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 또한 인정해야한다.

 

 

 

 

 

<현시창>이라는 제목이 이색적이다. 이는 '현실은 시궁창'의 줄임말로, 가수 에미넴이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라고 노래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답답한 현실속에서 신음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으면서 저자는 "현실을 직시하라, 그리고 창을 들라"라는 의미로 각색했다. 또는 "지금, 노래 부르며, 창의적으로"현실을 이겨나가자고 해석할 수도 있다.

 

 

 

 

24가지의 사연들이 소개된다. 이 책에 소개된 각각의 사연들은 모두 저자가 직접 취재한 사건들을 토대로 구성됐다. 저자가 언론사에 입사한 이후 걸어온 길을 보면 저자의 성향과 사건들이 어떤 내용들일지 대략 짐작할수 있다. 2006년 한겨례에 입사해 <한겨례21>에서 30주 연속으로 인권 사각지대를 조명한 '인권OTL' 시리즈를 만들었고, 식당 노동자로 위장취업해 여성 빈곤 노동의 현실을 알린 '노동OTL' 시리즈, 국내 최초로 영구임대 아파트 121가구를 심층 조사한 '영구빈곤 보고서'등을 취재하여 2008년 국제 엠네스티 언론상, 2009년 한국기자상, 2010년 민주언론상과 다시 국제 엠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했고, 2012년 언론인권상을 수상했다. 즉, 저자의 주 전공분야가 노동, 여성, 빈곤과 인권사각지대다. 이러다보니 그간 얼마나 많은 사회 밑바닥 삶을 보아왔겠는가. 또 이들에게 힘을 내라, 용기를 내라, 꿈을 가져라 라는 말이 얼마나 허황된 뜬구름 잡기 말일지 실감했을 터다.

 

 

 

 

책을 읽다보면 나 자신도 함께 암울한 기분에 휩싸여 도대체 이 놈의 세상이 어찌 이렇게 잔인한지, 우리가 희망을 가질수는 있는건지 끝없는 좌절감에 싸이게 된다. 어쩜 이런 일들이 지금 이순간에도 사회 곳곳에서 버젖이 자행되고 있는걸까.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자부심인 삼성, 현대등의 대기업들은 어쩜 이렇게도 잔인하게 노동자들을 착취해 올수 있었을까  그리고 우린 이런 일들을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알면서도 모르는체 살아왔던 터라 스스로 부끄러워 진다.

 

 

그럼에도 좌절감에 싸여 주저 앉아 있을수 만은 없지 않겠는가. 이것이 현실이라고 해서 체념만 하고 있을수는 없다. 힐링이란게, 위로라는게 사치일지언정 그래도 우리는 청춘을 위로하는 가식적인 말과 행동을 반복할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조금이나마 이 사회가 바뀔거라 믿을수 밖에. 이 책을 읽고나서 그간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금이라도 돌아보는 양심이라도 갖게된다면 다행이리라.

f******e 2012.11.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