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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여행 하면 제주도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네요. 요즘 제주도 여행을 자주 다니지만 못 내 아쉬운 것은 아직도 제주에 대해서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였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이 책은 저처럼 제주에 대해서 더 깊이 이해하고픈 겉핥기식의 여행만으로 못내 아쉬운 제주에 대해서 특히 제주도와 그 주변 섬의 문화에 대해서 안내해 주는 책이라 하겠어요.
사실 이 책은 총 8권으로 기획한 ‘한국 섬총서’ 프로젝트의 첫 번째 권 [여수, 고흥편]과 [신안편], [완도편]에 이은 네 번째 책이에요. 진도로 대표되는 진도 권에 있는 섬들과 제주 본섬과 그에 딸린 9개 섬의 일상과 자연에 맞선 투지를 기록한 이 책은 새로운 해양문화의 보고서이자 섬의 미래를 탐색한 자료집으로서의 가치도 높다고 하네요.
사실 이 책에는 의외로 훨씬 큰 섬인 제주보다 진도에 대해서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어요. 나아가 진도와 제주를 한데 묶었다는 것 자체가 독특했네요. 저자는 인천에서 시작된 뱃길이 서해안을 따라 내려와 진도 서쪽 조도군도를 지나 제주도로 이어지고, 목포에서 시작되는 뱃길도 진도와 해남 사이 울돌목을 지나 제주도로 이어진다고 해요. 옛날에도 삼별초부터 근현대사로 이어지는 질긴 끈이 있었듯이 그 뱃길은 유효했는데, 특히 쌀과 소금이 부족한 제주에서 미역과 귤을 가지고 들어왔던 곳도 진도, 해남, 완도였다고 지적해요. 특히 섬문화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이 책에서 진도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진도가 민속의 보고로 죽은 자를 불러 산 자를 해원케 하는 진도씻김굿의 지혜도 바다에서 태동하고, 씻김굿이나 다시래기, 만가 그리고 남도들노래 등이 마을과 골목에서 불리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해요.
제주도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제주해녀를 필두로 세계농업유산인 밭담, 오래된 포구와 원담, 집안에 들여놓은 우영팟 그리고 몸국 등 제주인의 삶과 지혜가 끝이 없이 펼쳐지는 곳이라고 해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제주의 속살과 가치에 공감하며 돌, 물, 한라산, 오름, 바다, 음식 등에 제주사람들의 아픔과 기쁨까지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와 문화를 같이 나누고 싶었다고 해요. 진도하면 한국민요를 대표하는 아리랑 중 백미인 '진도아리랑'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저자는 진도아리랑은 그 자체로 민중시이자 민족 음악이며 민속 음악으로 섬사람의 삶을 잘 표현해 남도 전체의 민요를 상징한다고 지적해요. 또 진도는 많은 예인들과 무형문화재를 배출한 곳으로 간척지가 많고 육지 농사가 많이 행해지고 있어 '섬 같지 않은 특징을 지닌 섬'이라고 불린다고 해요. 특히 저자가 제주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꼽은, 큰 화산암에 새겨진 '천년기념비'가 반기는 비양도의 경우 물질하는 잠녀들이 이용하는 보행기가 해안도로에 늘어서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해요. 제주도의 많은 섬 가운데서도 외지인 때문에 생긴 몸살을 가장 늦게 앓은 곳이라 제주다운 섬이었는데 이제는 옛이야기가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까워하네요.
사실 이 책을 받고 제일 먼저 펴본 곳은 북제주군 우도면 ‘쉐섬’이었어요. 제가 가본 곳 중에 가장 감명 깊었던 곳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죠. '섬 모양이 누운 소와 같다'는 옛 기록에서와 같이 일찍부터 '소섬'(쉐섬)이라 불렸던 우도(牛島)를 책에서 저자의 사진과 설명으로 보니 또 남달랐네요. 다시 우도를 방문했던 그 때 그 감동이 되살아났어요.
저자는 제주에서는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공동체 문화를 곳곳에서 엿볼 수가 있다고 해요요. 대표적인 것이 서귀포의 대평리 '케매기 문화'와 사계리 '베늘 문화'라고 해요. 방목을 주로 하는 제주의 말과 소가 밭이나 묘지 또는 집 등을 넘나들곤 하는데요. 대평리처럼 담 쌓을 돌을 구하기 쉽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공동으로 '케매기'를 조직하고, 밭이 잘 보이는 곳에 관리 망대를 만들고 '켓집'이라는 관리인을 두었다고 해요.
제주도를 가족들과 격년 정도로 가는 편이에요. 갈 때마다 늘 새로운 제주도의 모습에 놀라곤 해요. 또 진도도 몇 년 전에 가봤는데, 또 가 볼 계획이네요. 그렇지만 단기 여행객 입장에서 피상적으로만 그 섬들을 보고 올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어요. 이 책을 통해서 여행 가고픈 그 섬들과 문화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알 수 있었어요. 이제 네 권 째로 여덟 권까지 나온다고 하는데요. 사라져가는 국내 섬문화를 심층적으로 다룬 한 권 한 권 정말 대단하면서 귀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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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주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예전에 내가 느꼈던 섬은 외롭고, 고독하고, 쓸쓸한 곳이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고립되어 있는 사람은 볼 때면 '섬'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다소 부정적인 느낌으로 인식되었던 섬에 대한 느낌이 조금씩은 바뀌어 가고 있다. 넓은 바다에 떠있는 섬들은 긴 바다를 항해하는 이들에겐 휴식 같은 곳이기도 하다. 긴 바다를 항해하지 않는 이들도 힘들고 지치는 고단한 삶과 시간들을 치유받고자 섬으로 떠나기도 한다. 외롭고 쓸쓸함으로 여겨졌던 섬은 오하려 외로움을 토닥거려주고 쓸쓸함을 덜어주는 위안의 섬이 되었고 다시 힘차게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만시켜 주는 힐링의 공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 <섬> 김준 박사가 저술한 <섬문화답사기>는 바다에서 쓴 21세기 '섬 대동여지도'라고 한다. 한국의 3,300여 개 섬 가운데 460여 개 유인도를 20년에 걸쳐 낱낱이 누비면서 샅샅이 기록한, 발로 쓴 장편 섬답사기이자 장대한 인문학적 보고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의 바다, 그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은 한반도의 영원한 미래의 보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섬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한다면 예측할 수 없는 새 문화들이 거듭 창출될 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섬살이를 소중하게 갈무리해 보관하는 '씨오쟁이 - 섬을 지키는 토종 씨앗 같은 존재'를 만들고 싶어 섬문화 답사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다와 갯벌은 우리 세대만 이용하는 자원이 아니기에 당장 눈앞 이익이 아니라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 방법은 바다에 있고, 숲에 있고, 길에 있고, 섬사람들의 삶인 문화에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섬문화답사기-진도, 제주 편>는 저자가 부지런히 섬길을 걸으며 찾고 기록한 섬들의 생태를 연구와 인문학적인 탐사의 결과물로 곳곳에 섬사람들의 강인한 생명력과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다. 고독과 고립의 공간인 섬에서 거역할 수 없는 사나운 바다와 거친 바람이라는 숙명적인 한계에 온몸으로 맞서며 미역줄기처럼 질기게 살아온 섬사람들의 치열한 생존의 역사와 일상에 주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진도는 본 섬을 제외하면 나머지 섬들은 정말 새떼처럼 조도면에 모여 있다. 한 면에 5개 유인도와 119개 무인도로 모두 154개가 모여 있는데 좁은 공간에 많은 섬이 분포한 것으로는 단연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란다. 섬만 많은 것이 아니라 관매도, 주지도, 양덕도, 혈도, 병풍도 등 그 모양새가 아름답다. 그러나 대부분이 바위섬이다. 바위가 많으니 얼마나 척박할까. 게다가 물길이 거칠기로 조선에 제일이라 명량해전의 울돌목, 장죽수도, 맹골수도, 거차수도, 독거수도, 모두 조류가 거세서 한때는 오갈 수 없었고, 많은 목숨을 앗아간 곳이기도 하다. 이 척박한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돌미역과 멸치라는 선물을 주었다. 진도의 돌미역은 '진도곽'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결혼하는 딸에게 혼수품을 넣어 보냈다고 한다. 거친 바다에서 바위를 붙잡고 살아야 하는 돌미역은 어쩌면 섬 주민들의 삶일지도 모른다. 돌미역이 없었다면 무인도로 바뀌었을 섬들이 꽤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도 군도의 작은 섬에서 섬살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돌미역 덕분이기에 섬사람들은 바다에 겸손하고 고마워하며 살아간다. 진도의 벽파진은 울둘목을 사이에 두고 해남의 우수영과 마주 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유배되어 온 곳이기도 하지만 명량해전의 대승을 이끈 이충무공전첩기념비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벽파의 푸른 바다여 너는 영광스런 역사를 가졌도다. 민족의 성웅 충무공이 가장 외롭고 어려운 고비에 빛나고 우뚝한 공을 세우신 곳이 여기이더니라. - 이충무공전첩가념비 <이은상 - 글, 손재형 - 글씨> - 명량은 진도와 해남 사이에 있는 바다다. 폭이 좁은 곳은 294미터, 넓은 곳도 1,500미터에 불과하다. 이곳을 흐르는 물은 가장 빠를 때는 초속 6.5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바다가 운다. 그래서 울둘목이라 한다. 진도의 바다는 아프다. 백성들이 힘들 때 함께 울었기 때문이다. 삼별초, 정유재란, 한국전쟁 그리고 세월호까지. 진도의 바다는 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진도에 전해지는 '진도만가'는 저승길을 닦는 상여놀이란다. 진도 무속에서 비롯되었다는 '만가'는 부모 주검 앞에 자식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걸게 판을 벌인다. 물론 망자의 넋을 위로하면서. 진도에서 죽음은 슬픔으로 끝나지 않는다. 상엿소리를 하는 소리꾼과 함께 흥을 돋우어 이승에 남은 가족에게는 위안을 주고, 구경꾼들에게는 굿을 보여준다. 섬사람들은 죽음을 단순히 숙명으로 받아들지 않았다. 죽음은 산 자들이 삶을 다잡는 카타르시스요, 축제였다. 진도 문화는 그 자체가 축제요 놀이였다. 제주도에 관해서는 이미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와있는 상황이라 또 한 권을 더하는 것보다는 본섬을 제외하고 작은 섬을 소개하기로 했다고 한다. 제주 가파도는 평균 고도가 20.5미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섬이다. 하지만 고개를 들면 가장 높은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파도에는 산이나 봉우리가 없다. 높은 산이 없어 농사짓기 좋을 것 같지만 바람이 강해 쉽지가 않다. 평평한 섬이지만 제주도에 딸린 섬(추자도, 우도, 비양도, 마라도, 가파도 등) 중에서 물 걱정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우물이 109개 정도 있는데 이 중 공동우물이 4개, 집집마다 샘이 있었다는데 해안을 매립하면서 사라졌다고 한다. 비양도는 제주도의 미니어처다. 비양봉의 분화구도 그렇고, 한림에서 배를 타고 가면서 보면 바다에 떠 있는 섬이다. 마치 뭍에서 제주를 보는 것 같다. 제주에 딸린 섬 중에서 가장 여행객이 적어 때가 묻지 않은 섬으로 아직까지도 옛 제주의 모습이 남아 있는 곳이다. 제주가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바닷가를 중심으로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해안경관이 많이 무너졌다. 이를 부추긴 것이 '올레'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람들이 모여드니 편의시설이 만들어지고, 자본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거들떠보지도 않던 땅을 목돈을 주고 사겠다니 땅을 팔았고, 그곳에는 국경을 알 수 없는 건물이 들어섰다. 비양도만은 그래도 예외였다. 그래서 가장 제주다운 작은 제주로 비양도를 마음에 담았는데 최근 비양도를 다녀와보니 아쉽지만 그 마음을 비워야겠더란다. 추자도는 거리로 보면 제주에 훨씬 가깝지만 '제주스럽지 않고 낯익은 것' 같다. 자연환경이 전라도 연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을 만나고 음식을 먹아보면 영락없이 전라도 사람이다. 제주의 갯바위는 현무암인데 추자도의 바위는 대륙에서 관찰되는 안산암이다. <제주어사전>에서 오름은 '한 번의 분화 활동으로 봉긋봉긋 솟아오른 화산'이라고 했다. 오름은 모양새에 따라 말굽형, 원추형, 원형, 복합형으로 나뉜다. 제주에는 370여 개의 오름이 있다. '용눈이오름', '새별오름', '수월봉' 등 널리 알려진 유명한 오름도 많은데 그중 '거문오름'은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거문오름은 모두 세 개의 탐방로가 있는데 정상 코스, 분화구 코스, 용암협곡 코스다. 이 중 정상 코스와 분화구 코스는 가이드 안내를 받으며 언제라도 트레킹이 가능(물론, 예약에 성공해야 함) 하지만, 용암협곡 코스(용암이 흘러내린 길을 따라 걷는 길)는 '국제트레킹'행사 기간에만 개방한다고 한다. 해녀는 제주의 전통문화의 상징이다. 이들이 하는 생업을 '물질'이라 하고, 그들을 가리켜 '잠여' '잠수'라고 한다. 수산업법에는 '나잠어업'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산소 공급장치 업ㅎ이 잠수한 후 낫, 호미, 칼 등을 사용하여 패류, 해조류, 기타 정착성 수산동식물을 포획, 채취하는 어업'으로 신고를 한 후 어업활동을 한다. 해녀의 명칭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사전적 의미로는 '바닷가 물속에 들어가서 해조류와 패류를 캐는 여인'이라 정의하니 그대로 풀이하면 '바다의 여자'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잠여, 잠수는 '자맥질'이라는 어로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명칭이기도 하다. 섬으로 유배된 사람들도 많았다. 가까이 강화도로 유배 보내진 이들도 있지만 멀리 전라도의 많은 섬들과 제주까지 유배를 보내곤 했는데 조선시대 제주도에는 270여 명이 유배를 왔을 정도라고 한다. 제주는 이젠 유배객 대신에 1,000만 관광객이 드나들고 있다. 이들의 여행을 '자발적인 유배'라고 하기도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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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바다와 가까운 곳에 살았던 적이 있어 성인이 되어서도 바다에 동경은 계속되었다. 배를 타고 섬으로 가서 외부와 단절된 채 스스로 식량을 해결해야 하는 모습을 보며 간접적으로나마 무인도에 대한 생활에 대해 체험을 하는데 우리 모두 마음속에 이런 모험에 대한 욕망이 있는 듯하다. 어릴 적 본 만화에서도 배를 타고 여행하다 무인도에 상륙하였다가 우여 곡절 끝내 탈출하는 내용들도 많았고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무인도에 갈때 꼭 가져가야 할 3가지라는 내용은 입사 시험에 종종 등장하는 시험 문제 중 하나였다. 마음속에 섬에 대한 동경이 있는 것은 아닐까? 대표적인 관광지도 섬이라는 점은 육지와 동떨어져 있기에 왠지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어 준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지만 수심이 깊은 동해의 섬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리고 크루즈선을 타고 여행을 하더라도 같은 해변가가 이어지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생각을 가지기는 힘들다. 반면 남해나 서해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수심도 얕기 때문에 섬들도 많고 오랜 파도에 휩쓸린 기암절벽들도 볼만하다. 10여 년 전에 통영에 있는 작은 섬을 다녀왔는데 일몰을 보고 있노라니 어릴 시절을 소환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하여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책을 펼치도록 만들었다. 어디를 가든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관광이든 여행이든 섬을 찾게 되면 아무런 목적이나 사전 지식이 없어도 바닷바람을 맞으면 그 냄새에 취하고 왠지 모를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바위마다 저마다의 모습이 있고 또 바위들이 지닌 이야기들도 있을 것이다. 별것 아닌 것 같고 하나도 닮지 않았는데 사람들은 이야기를 붙이고 오래오래 구전되어 내려왔다. 그런 이야기라는 것이 저자는 모두 다를 것인데 신기하게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을 봐서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섬사람들은 어떻게 무엇을 해서 먹으며 살고 있을까? 참 궁금하기도 하다. TV에 나오는 체험 프로그램만 봐서는 아주 여유롭게 살고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렇게 좋기만 하면 왜 억척스럽게 일을 해서 자식들을 뭍으로 보내려 했을까? 섬에서 산다는 것이 정말 힘들고 고달프기 때문은 아니겠는가? 우리가 섬을 여행지로 삼는 이유 중 하나는 섬에는 풍족해 보이지만 모든 것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과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은 부족하고 도시에서는 흔한 병원이나 약국은 말할 것도 없고 슈퍼도 없을 수도 있다. 그런 부족함을 잠시나마 느껴보기 위해서 섬을 찾지만 정작 섬에 사는 분들은 그런 모든 불편함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야 한다. 나도 여행을 많이 다녀보았다고 생각했지만 전라도 섬들은 많이 가보지 못했다. 진돗개는 잘 알지만 진도는 가본 적도 없다. 그런데 진도로 가는 다리가 있다고 한다. 그럼 영종도나 남해나 거제도처럼 섬의 지위를 잃은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다리가 있어 차로 왕복할 수 있게 되면 아무래도 섬이 주는 그런 신비함은 반감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망하기보다 진도에서 다시 작은 섬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지도를 보면 진도 근처에 수없이 많은 섬들이 있지만 각각의 섬들이 어떤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지 책을 통해 가상의 여행을 떠나볼 수 있었다. 그렇게 많은 섬들을 여행 작가가 아닌 내가 모두 둘러본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어떤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지 책을 통해 살짝 엿보았다. 관광지로서의 섬이 아니라 주거지로서의 섬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물론 저자가 직접 섬에 살면서 겪은 이야기라기 보다 섬을 여행하면서 섬에 거주하시는 분들을 만나서 들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지만 TV나 라디오처럼 짜인 각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읊어주는 이야기를 내가 원하는 분량만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섬에서 살아는 보고 싶지만 막상 섬에서 살아라고 하면 걱정이 앞설 것이다. 모든 불편을 감수하고 섬에서 살아가는 주민들. 우리 모두가 무인도 여행만 찾고 해산물을 더 이상 찾지 않을 것이 아니라면 섬에서의 생활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누군가는 섬을 지키고 또 바다 농사를 계속해야 할 것이다. 저자가 지적한 잘못된 섬에 대한 정책에 대해서 우리가 바로잡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 행위는 금지해야 할 것이다. 낭떠러지를 내려다보며 먹고 있던 음료수 병을 던지고 싶은 욕망을 느끼고 한번 찾은 섬을 두번 다시 찾을 일이 없으니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생각은 버리고 지켜야 할 것이다. 섬의 문화와 환경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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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적은 섬 문화 답사기 시리즈 네 번 째 작품으로 진도, 제주도의 유인도, 무인도를 총망라하여 문화와 생활을 정리하였다. 섬의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저자는 직접 섬을 방문하며 꿋꿋하게 섬을 지키고 문화를 계승하려 노력을 하는 분들과 만나 얻은 생생한 인터뷰와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의 가치를 독자들에게 알려주려 노력한 부분에서 저자의 노고와 열정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외지인이 아니면 느끼지 못할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섬들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우수한 서적으로 평하고 싶다.
저자는 2014년 이미 초고를 쓰고 추가조사를 하다 2015년 ‘세월 호’사건이 나자 계속 진행하지 못하였다. 결국 5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진도 제주도편은 진도가 38장으로 서적의 2/3을 차지하고 제주도가 18편으로 나머지를 차지한다. 몇 개의 장 앞에는 소개할 섬의 지도를 개시하고 본문으로 들어가 각 섬의 역사, 가구 수 변화, 인구 변화, 섬을 생존하게 만드는 어업이나 양식 등 생활의 변천사, 토착 문화, 놀이, 굿등을 소개한다. 각 장 마지막 부분에는 ‘개황’이라는 제목아래 일반현황, 공공기관 및 시설, 여행정보를 빠짐없이 정리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서적을 보면서 놀란 부분은 저자가 지질학, 문학, 민요, 역사, 고전 등을 사전 연구와 참고 서적을 많이 보고 준비하였는지가 나타난 부분이라 하겠다. 지명의 어원과 섬의 생존을 위해 노력했던 위인들에 관해 역사문헌을 인용하고 각종 무형 문화재와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 천연기념물을 조사한 것은 물론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한 문학서적에서의 인용문을 명랑해전의 설명에 사용한 부분에서 저자의 노고가 빛을 발했다 할 수 있겠다. 독자들이 가장 놀랄 부분은 서적에 수록한 많은 섬들을 빠짐없이 여러 번 방문하여 현지 주민과 소통한 기록이라 하겠다. 농촌처럼 고령 인구가 많고 어떤 섬의 경우 인구 1명이 거주하는 곳까지 여객선이 다니지 않아 낚싯배를 얻어 타고 방문하여 섬의 아름다운 모습을 시간의 변화에 따라 생생하게 표현하고 외지인들이 알기 어려운 갯가에서 얻은 소득까지 조사한 내용은 다른 서적에서는 보기 어려운 부분이라 하겠다.
저자가 강조하고 안타까워 한 부분은 개발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조금씩 본 모습을 잃어가는 섬의 환경 부분과 인구의 감소로 인해 폐교가 증가하고 근대화와 미신타파로 인해 전통적인 문화를 계승하지 못하는 내용이었다.
15장 홀로 섬을 지키는 문만단 할머니의 양덕도, 17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머니의 고향인 가사도의 아홉 봉우리, 41장 <인간극장>, <백년손님>으로 잘 알려진 마라도의 철가방을 든 해녀 김재연씨가 운영하는 짜장면 집, 42장 옛 제주의 모습을 그나마 간직하고 있는 비양도등 독자의 방문을 유혹할 섬이 너무 많이 소개되어 서적을 읽다 보면 섬을 여행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게 한다. 해외여행보다 저렴한 우리나라 섬 여행으로 눈길을 돌리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 서적을 통해 많은 관광객이 찾지 않는 섬 여행이 증가하길 희망한다.
이 서적은 진도, 제주도 인근의 많은 섬에 대한 문화와 정보를 다양한 분야에 걸쳐 다루고 있다. 역사적인 내용과 민요, 전설, 설화 내용은 새로운 지식으로 다가 올 것이고 섬에 따라 수입원이 양식과 어장의 비율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마치 눈으로 경치를 보는 듯 감흥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 저자의 문장과 사진 자료는 섬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진도, 제주도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다량으로 수록된 이 서적 <섬 문화 답사기>를 많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