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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도 비가 많이 와 수재민이 많았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이를 어째. 이렇게 걱정하지만 새로운 뉴스들로 그런 이야기는 잊고 만다. 어쩜 지금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진 못한 이재민들이 많을 텐데 우리는 그걸 잊고 있는지도. 지금도 기억하는 자연재해 하나. 바로 포항 지진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자연재해 앞에 아무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아등바등 사는 것인지, 때론 내 가족도 나와 한 공간에 있는 게 힘든데, 이재민들이 함께 생활하게 되면 또 얼마나 불편하게 될까
시커먼 바닷물이 소나무 숲 너머로 밀려온다. 차가 둥둥 떠오르고 집은 무너져 내린다. 2011년 3월. 해일이 후쿠시마를 휩쓸고 여기 3명의 여자가 한곳으로 모이게 된다. 바로 이재민 피난소. 해일로 남편이 죽은 도오노.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젊고 아름다운 20대 여성. 이제 갓 6개월 된 아들 그리고 며느리를 종으로 여기는 시아버지와 능글맞은 시아주버니와 남겨졌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도오노에게 시아버지와 시아주버니는 징그럽고 끔찍한 음모를 꾸민다. 남편이 떠난 나기사. 폭력적인 남편에서 떠나온 40대 여성. 고향으로 돌아와 하나뿐인 아들을 기르고 있는 그녀에게 사람들은 술집 여자라는 손가락질한다. 아직 어린 아들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나기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다. 남편이 돌아온 후쿠코. 도박에 모든 돈을 쓰는 불성실하고 책임감 없는 남편에게 구박받는 50대 여성. 이 해일로 남편이 사라지길 바랐지만 이런. 살아서 돌아오고 말았다.
사는 모습도 가치관도 다른 세 명의 여자들은 피난소에서 만난다. 남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피난소는 그래서 여자들에게는 불편하다. 되는 것보다는 안되는 게 많고, 은근슬쩍 여자들의 희생을 강요한다. 한 가족이라는 말을 앞세워. 화장실 사용도 불편하고 샤워 시설도 불편하다. 하지만 대표라는 작자는 이런 것을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 심지어 피난소 시설 밖 화장실에서 도오노의 납치 미수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여자들은 반기를 들기 시작하고 조금씩 피난소에 강압적인 분위기는 사라진다. 하지만 이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나마 활기가 돌기 시작하는 건 보상금인데. 그 보상금으로 인해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게 되는 현실.
나와 잘 모르는 사람들과 단체로 생활한다는 것. 학창 시절의 극기 훈련 같은 혹은 수련회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 즐거움 또한, 이틀 이상은 아니다. 자연재해든 인위적인 어떤 재해든 결국 제일 힘들고 불편한 것은 노인들과 아이들 그리고 여자인 모양이다. 재해 앞에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고 내 안의 이기적인 행동과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나라고 다를 수 있을까? 집도 절도 없고 돈도 없는데 그곳에서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날 수 있으려면 결국엔 이기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우리나라도 아니 나도, 이런 일을 겪게 된다면, 나도 내가 모르는 민낯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교육받았던 것 같다. 비상시에는 상대적 사회적 약자를 노인이나 어린이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하지만 극한 상황에 내몰리게 되면 이론적인 이 말을 누가 지킬 것인가? 지치고 힘든 만큼 현실이 눈에 보이고, 이후에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조금씩 알게 된다. 그녀들의 미래를 응원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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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자연재해를 겪어봤느냐 하면, 그렇다 해야 할지 아니다 해야 할지. 지진은 아닐지라도 한번 겪어봤다. 시간이 지나도 그건 잊지 못할 것 같고 또 일어나지 않을까 늘 걱정할 것 같다. 몇해 전에 물난리를 겪었다. 어딘가에는 1층이 다 잠길 정도로 비가 오기도 했다지만 내가 사는 곳은 1층에 물이 들어왔다. 집 안에는 삼십센티미터 넘게 물이 들어왔던가. 바깥은 그것보다 더 깊었겠지. 차가 다 잠길 정도였고 냉장고가 떠다녔다. 어딘가에 냉장고를 버려서 그게 떠다닌 건지. 1층이 모두 물에 잠기지 않아 다행일지도. 그렇게 됐다면 더 절망스럽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했을 거다. 모든 걸 다 버려야 했을 테니 말이다. 한동안은 집에 있지도 못하고 다른 데서 지내야 했겠지. 잠깐이어도 그렇게 지내는 거 엄청 안 좋을 거다.
2011년 3월 11일에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고 해일이 밀려와 모든 걸 쓸어간 곳 많을 거다. 모든 걸 잃고 목숨만 건진 사람은 피난소에서 살았겠지. 이 소설 보다가 모든 걸 잃고 목숨만 건져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난 못 살 것 같았다. 살아 있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정말 그럴까.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난 살지. 물난리가 나고 한동안 그런 꿈을 꾸고 지진을 느끼고는 지진이 일어나는 꿈을 꾸기도 했다(꿈에서 잘 피하지 못했다). 내가 이런데. 훨씬 큰일을 겪은 사람은 얼마다 더 힘들지. 이걸 보면서 자연재해가 일어날 것을 대비해야 할 텐데 하는 생각 잠깐 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자연재해 더 겪고 싶지 않은데 그건 내 마음대로 되지 않겠지. 한국도 지진에서 안전하지 않지만, 물난리가 더 걱정스럽다. 컴퓨터 걱정되고 내가 글을 써둔 공책과 내가 가진 책도 걱정된다. 종이는 물에 젖으면 구하기 어렵다. 내가 쓴 글 별거 아니지만, 잃어버리면 무척 아까울 것 같다. 내가 살아야 그런 생각이라도 할 텐데.
세상이 어지러우면 아이와 여자가 힘들겠지. 자연재해가 일어나도 다르지 않다. 지진과 해일에 모든 걸 잃고 피난소에서 지내게 된 세 여자 쓰바키하라 후쿠코 야마노 나기사 우루시야먀 도오노도 그랬다. 평소에도 여자는 집안 일과 식구를 돌보는데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피난소에서 지내도 그래야 한다. 뭐, 그런 일이. 세 사람이 지내는 피난소 대표는 모두 하나가 되고 식구처럼 지내자 한다. 칸막이로 쓸 게 와도 나눠주지 않았다. 그런 일 실제로도 있었단다.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이기는 해도 칸막이를 해서 개인 생활을 지켜줘야 할 텐데. 남자 여자 화장실도 나눠 쓰지 않고 옷 갈아입을 곳도 없었다. 도오노는 젖을 먹여야 하는 아이도 있었다. 도오노 시아버지는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시어머니가 해일이 몰려왔을 때 피하지 못한 걸 도오노 탓을 했다. 도오노 남편은 도서관에 있다가 죽었다. 시아버지는 남편 형과 도오노를 결혼시키려고 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 피해를 입은 사람한테 돈을 주었는데 그 돈은 세대주한테 주었다. 여자는 제대로 돈도 받지 못했다.
후쿠코는 지금까지 남편 때문에 힘들었다.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도박에 여자 문제도 많았다. 정부에서 나온 돈도 자기가 혼자 가지고 마음대로 다 써 버렸다. 후쿠코는 해일이 일어났을 때 남편이 죽었을 거다 생각했는데. 평소에 남편 비위를 맞추고 하고 싶은 말도 못했던 후쿠코가 이제야 남편과 헤어지기로 마음먹는다. 후쿠코 나기사 그리고 도오노 세 사람은 함께 도쿄로 가기로 한다. 그렇게 마음먹고 하는 거 어려울 텐데 혼자가 아니어서 마음먹지 않았을까. 나기사는 폭력을 쓰는 남편과 헤어지고 아들과 친정 엄마와 살았는데 친정 엄마는 해일에 죽었다. 나기사 아들 마사야는 나기사가 밤에는 술집을 해서 학교에서 아이들한테 괴롭힘 당했다. 그 일 때문에 마사야는 학교에 더는 가지 않았다. 도쿄에 가게 된 걸 마사야가 더 기뻐했다. 그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세 사람이 살던 곳은 시골이라 해야겠다. 한국도 다르지 않겠지만 일본 시골은 가까이에 사는 사람한테 좀 마음을 많이 쓴다. 좋은 뜻으로 마음을 많이 쓰는 게 아니다. 이런저런 말이 많다고 해야 할까. 거의 가부장 사회다. 그런 건 시골이 더하다. 여자는 아무 말 없이 남자가 하는대로 따라야 한다고 한다. 도쿄는 살기 바빠서 다른 사람 일에 덜 관심 갖겠지. 두렵지만 새롭게 살려는 세 사람을 보니 부러웠다. 여자는 좀 더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 어쩐지 그런 건 한국이 좀 더 나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어떨까. 그럴 때도 말할까. 지금은 옛날이 아니다. 한국 여성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 잘 할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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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 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인 우리에게도 엄청난 비극이었던 3.11 동일본대지진. 어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소식이 들려왔고 이는 조만간 태평양, 아니 바다를 둔, 해양생물을 먹는 모든이에게 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하간, 그때의 보도에서 예상과 달리 꽤 평온한 일본 이재민들의 반응에 놀랐고, 우리나라의 한 미디어에서는 이러한 재난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울고불고하는데 일본인은 조용하다..는 식으로 했다가 엄청난 비판을 맞이하기도 했다. 인간이란 다 똑같은 것을. 일본내 미디어에서 엄청나게 검열을 해서 절도, 강간 등의 사건들이 은폐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작품에도 이를 다루지만, 불쾌하지않을 정도이고 대신 가부장제, 남녀차별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 조금 아쉽기도. 20대, 40대, 60대의 여성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가정내에서 그 어떤 영향도 지지않고 아내를 무시하고 자기마음대로 사는 남편을 둔 60대의 후쿠코, 그녀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보육사 자격증도 있으며 일도 바지런하게 하는 여성이다. 그녀는 재난후 남편이 사라졌음을 오히려 시원해하나 원수같은 남편은 살아돌아와 피해보조금으로 외제차를 사버린다. 40대 나기사, 그녀는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떠나 아들을 데리고 스맥바에서 일하나 사람들은 그녀의 직업을 두고 수군거리며 아들을 이지메한다. 그녀의 죄라고 볼 수 있는건 불운한거 하나? 20대의 도오노, 시험공부를 하는 남편때문에 시댁에 들어오나 그녀는 하녀과 같은 신분이다. 남편은 실종되고 시어머니마저 잃고 시아버지와 시아주버니는 그녀를 호시탐탐 이용해먹을 속셈. 그녀앞으로 나온 지원금도 빼앗아간다. 자기 사정도 돌보기 힘든 후쿠코는 옆에서 도오노에게 닥치는 시련을 보며 그녀를 도와주려고 최선을 다한다. 나기사의 아들마저 돌보며 이들은 점점 더 원수같은 가족보다 더 서로를 응원해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 지원금이 호주에게 나가서,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도망친 여성들이 이를 받지못해 이런 맹점을 고쳐야 한다는 일이 있었는데. 도대체 몇년이 지나도록 이러한 맹점들이 고쳐지지않는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니고 여자니까 이해하는 모습을 볼때 마음속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느껴진다. 모든지 똑같은 것을 달라는 것은 평등이 아니다. 00이므로 피해를 받는다..는 것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가 좀 더 강력하게 쓰지못하는 것에도 출판계나 그쪽내 어떤 압력이 있었는지...도 좀 안타깝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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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닥쳤을 때 사람의 마음을 가장 잘 읽을 수가 있다. 평소 온화한 표정을 하다가도 자기가 위태로운 순간이나 손해 보는 일이 생기면, 사람은 본성을 드러낸다. 그 사람들 속에 나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그런 이기심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죽게 생겼는데, 내가 힘이 드는데, 어떻게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겠는가. 그럴 정신이 남아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때로 연대라는 마음으로 위기를 헤쳐나가야 할 때가 있다. 피난소에 모인 여자들의 희망도, 아마 그 연대에 있을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 사람들은 설마 하던 일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저기 보이는 검은 게 파도란 말인가? 해변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라 해일이 덮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여기는 안전하겠지, 설마 여기까지 해일이 오지는 않을 거야.' 언제나 그렇듯 자연재해는 우리를 안심시켜주지 않는다. 지진으로 땅은 갈라지고 해일이 덮친 마을은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 집은 무너지고 쓰러졌다. 밀려왔던 바닷물이 빠지면서 무너진 집들도 같이 쓸어갔다. 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많았고, 생의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한 사람도 넘쳐났다. 정부는 지진 피해 주민들에게 학교로 임시 거처를 마련해주었다. 여기저기서 구호 물품이 배달되고, 자원봉사자들이 이들을 돕는다고 피난소로 왔다.
불안할 것이다. 멀쩡하게 살아가던 일상도 매 순간 불안하고 완전하지 않았는데, 피난소 생활은 기약이 없이 이어졌다. 피난소의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합숙 생활에 조금씩 불만을 토로했다. 그 피난소 안의 세 여자가 꼬물꼬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고 한다.
도오노의 남편이 죽고 6개월 된 아들과 둘이 남았다. 평소 남편이 없으면 구박을 일삼던 시부모님과 남보다 못한 싱글의 시아주버님. 지진으로 남편과 시어머니가 죽자 도오노의 남은 네 식구는 피난소로 온다. 어른의 말을 무조건 들어야 하고, 가문의 명예도 이어야 한다고 믿는 구시대의 시아버지는 도오노의 숨통을 쥐고 그녀의 남은 인생까지 좌지우지하려고 한다. 도박을 일삼고 평생 불성실한 가정생활을 한 후쿠코의 남편. 지진으로 소식이 끊긴 남편이 죽은 줄 알고 후쿠코는 마음이 가벼웠다. 모든 것을 잃었어도 그다지 슬프지 않았다. 그리고 내심 바랐다, 남편이 죽었기를.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피난소로 찾아오고 후쿠코의 답답증을 다시 시작된다. 나기사는 폭력 남편과 이혼하고 고향에 돌아와 엄마와 함께 가게를 운영했다. 가게 운영이 시원찮아 저녁에는 술도 팔았다. 하나뿐인 아들을 잘 키우고 싶었다. 지진으로 엄마를 잃고 남은 모자는 피난소의 생활을 견딘다. 새롭게 시작할 삶에서 무언가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재난이 닥쳤을 때는 모두가 힘든 상황이겠지만, 가장 먼저 여자와 아이와 노인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재난이 현실이 되면 그런 약속은 금방 잊는다. 우리 각자의 몸을 먼저 살피느라. 이들의 피난소에서도 온갖 사람들이 모였다. 서로가 원하는 것, 불편한 것, 먼저 챙기고 싶은 것들을 찾기 마련이다. 여러 사람이 있다가 보니 그들 나름의 규칙도 세우고, 공동생활의 불편함도 조금은 감수하면서 하루를 버틴다. 그런 와중에 인간의 이기심은 이성을 이긴다. 나이가 많아도, 여자여도, 아이여도 우선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그저 똑같이 재해를 입은 사람일 뿐이다. 피난소 생활은 점점 지쳐가고 곧 마주할 현실이 더 커다랗게 그들 앞에 놓인 것을 깨닫는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피난소에서 서로의 옆자리에서 생활하던 그녀들은 어떻게 해서든 그들이 처한 위기를 벗어나고자 발버둥 친다.
힘든 순간을 마주하면서 시작한 그녀들의 이야기는 사실 재난이 가장 큰 문제는 아니었다. 평소 그녀들의 삶이 재난을 마주함으로써 더 적나라하게 비추고 있던 거다. 그 위기는 곧 그녀들이 새로운 삶을 꾸려갈 기회가 된다. 보상금마저 도박에 갖다 바치고, 어머니에게 돈을 빌려 수입차를 타고 나타난 남편을 본 후쿠코는 그 순간 다짐했으리라. 더는 이 남자를 남편으로 부르며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음흉한 시아주버니와 엉큼한 계획을 세운 시아버지를 더는 참아낼 수 없던 도오노는 자기 인생이 그들 손에서 흔들리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었다. 남편의 사망보상금과 그녀의 위로금마저 빼앗고 그들의 가정부쯤으로 여기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없었다. 나기사는 먹고 산다고 일했던 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술집 여자로 숙덕거리는 일이 되어버리고, 아이마저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며 지내야 하는 그곳을 떠나는 게 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 이 재난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그녀들은 현실 속에서 겪는 부당함과 불편함, 남의 손에서 휘둘리는 인생을 그대로 살아가고 있지 않았을까? 재난으로 모든 것을 잃었지만, 동시에 새로 시작할 용기를 만들어 준 것에 또 다른 기회를 얻을 거로 생각한다.
고정관념처럼, 당연한 사회 관습처럼 여겼던 일들이 얼마나 평범한 생활을 방해하고 있는지 그대로 보여준다. 재난에서 마주한 인간의 민낯 역시 살벌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언제부터 4인 가족이 기준이 되었나? 어떤 신청조건에서도, 하물며 집을 지을 때도 4인 가족이 기준이 된 설계가 일반적이다. 혼자이거나 반쪽 부모와 사는 건 국민으로 신청할 수 있는 혜택에서도 흔하게 벗어나기도 한다. 그리고 빈부 격차는 피난소에서마저 그대로 존재했다. 오래전부터 그래왔다는 어떤 관습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에 피를 흘리게 한다. 바뀌어야만 하는 게 있다. 사람을 사람으로 살아가지 못하게 하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소유물처럼 여기도 대했던 일들은 더는 존중과 공경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할 수 없다. 이 소설은 위기의 순간에 더 많이 보호받아야 할 대상 중에서도 여자의 생활이 얼마나 위험하고 힘든지 말해준다. 지진 피난소를 피해, 그들의 새로운 삶을 위해 도쿄로 떠나지만, 그곳 역시 또 다른 피난소 같다는 마지막 부분의 이야기를 부정할 수가 없었다. 어딜 가든, 어떻게 살아가든, 많이 가지지 못하고 나이 들고 여자로 살아간다는 건, 단 한순간도 쉬울 수가 없었다.
흔히 암 유발 드라마라고 하는 것들이 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보기는 하는데 내용이 답답하고, 나쁜 인간들 한 대 때려주고 싶은데 자꾸만 나쁜 것들이 승승장구하는, 법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선에서 약자들이 계속 힘들기만 한 내용 말이다. 지금까지 읽은 가키야 미우의 소설 대부분이 그랬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인간의 모습들을 비추니까, 가독성이 좋아서 흠뻑 빠져들어 계속 읽게 되는데, 소설 속에서 진짜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인간들이 있어서 화가 난다. 더 웃긴 건 그런 인간들이 현실에서 너무 자주, 흔하게 본다는 거다. 이 소설도 암 유발 소설이라고. 그래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너무 화가 났다고. 그런데도 가키야 미우의 다른 소설도 계속 읽게 될 것 같다고.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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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집어던질 뻔한 적은 처음... 은 아니지만 하여간 이렇게 속이 터지는 책도 참 오랜만이다. ( 재미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정말 가독성 최고예요 ) 읽기 전에는 재난이라는 절체 절명의 상황에서 슬기롭게 대처하는 여자들의 모습 혹은 그 와중에 드러난 평소엔 보이지 않았던 그녀들의 민낯을 드러내는 소설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일본이 인권 선진국이 아니었나? 아.. 맞다. 일반화의 오류를 여기에 대입하면 안 되겠지. 그러나 재난 와중에 드러난, 일본의 특정 공동체가 보여준 여성에 대한 낮은 인권의식, 남성의 뻔뻔함과 몰염치함에 그만 기가 막히고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끝이 해피엔딩이라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정말 책을 찢.... 읽다가 분노 게이지가 이렇게 상승한 적도 참 오랜만이다. 진정하고 책 속으로 들어가자면, 평소에는 매우 아름다운 소도시 " 가모메가하마 ". 바다를 인접하고 있는 이 마을을 주인공 중 하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한순간에 재난이 발생한다. 바다에서부터 시작된 엄청난 지진과 해일은 일본의 가장 아름다운 도시를 휩쓸어버린다. 미처 손쓸새도 없이 밀려든 검은 물에 집들은 잠기고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파도에 휩쓸려가버린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4명은 운 좋게도 어느 집 베란다에 매달리거나, 냉장고를 타고 물살을 타거나 등등으로 살아남게 된다. 소설의 등장인물은 50대가 막 지난 후쿠코, 이제 마흔 줄에 접어든 나가사와 그녀의 어른스러운 초등학생 아들 마사야 그리고 젖먹이 아이를 키우는 새색시 도오노이다. 순식간에 주인공들을 덮쳐버린 비극.. 그들은 집과 어머니 그리고 남편을 잃었다. 자연 재난을 과연 인간이 이길 수가 있을까? 한꺼번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들. 후쿠코는 집에 있던 남편이 목숨을 잃었으리라 추측한다. ( 그러나 별로 아쉬워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반가워함 ) 나기사는 도시의 내륙에 있어서 마침 재난을 피할 수 있었던 초등학교에 아들을 데리러 가지만 담임이 미처 말리지 못한 사이에 아들이 어머니를 찾으러 뛰어나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신없이 재난 대피소를 찾아다닌다. 그리고 도모오의 경우 시아버지와 시아주버니는 살아남았으나 관절이 약했던 시어머니는 그만 급류에 휩쓸려가고 공무원 공부를 위해 도서관에 있던 남편의 행방도 묘연한 상태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이 소설이 과연 재난 소설인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오히려 사회 고발 소설? 페미니즘 소설? 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소설은 자연 재앙이 휩쓸고 간 뒤에 남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피난소로 갔는데 오히려 성추행을 당할 위험을 걱정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그렇다면 여자들은 어디로 피해야 한다는 말인가?
도대체 말인지 막걸리인지.... 담요 속에서 조심하며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얼굴이 예쁜 도노오의 경우는 아기의 젖을 먹이는 상황을 낯선 남자들이 흘끔흘끔 훔쳐보는 상황도 당해야 한다.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니.... 그 이후에도 같은 여자라면 공감할 만한 분노 게이지 상승하는 사태가 많이 발생한다. 죽은 줄 알았던 후 쿠쿠의 남편은 멀쩡히 살아남아 돌아와서는, 시 정부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BMW 를 산다 ( 욕이 올라온다 ) 도오노의 시아버지는 결국 남편을 잃은 슬픔에 잠긴 그녀를 시아주버니와 연결하려는 멍청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계속 그녀들을 낭떠러지로 몰고 있는 이 멍청하고 뻔뻔하고 몰지각한 남자들!!!!! 그녀들은 과연 완전한 피난처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책은 2011년 일본을 강타한 지진과 해일 사태로 인한 공동체의 분열 사태를 보여주고 그 와중에 여성이라는 특정 " 성 " 이 겪어야 했던 상황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발언권이 전혀 없고 모든 권리가 남성에게 주어져 있던 상황. 그녀에게는 피난소가 지옥 같았을 수도 있다. 과연 이 소설의 끝은 어떻게 흘러갈까? 지원금도 시아버지와 남편에게 빼앗기고 눈치만 봐야 하는 그녀들이 자꾸 코너로 몰리는 것 같았으나 결국 여성들만이 가지는 연대감으로 그녀들을 훌륭하게 극복해낸다. 그녀들의 해피엔딩을 직접 눈으로 감상하고 감동의 파도를 겪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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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과 해일이라는 자연재해는 너무 무서운것 같다. 간접적으로 읽은 것만으로도 너무 무섭다. 상상조차도 안되는 두려움이 생길것 같다. 우리나라도 지진이 많이 발생하기도 해서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자연재해로 모든것을 잃는다는것은 상상조차 안된다. 소설 속에서 후쿠코와 마사야, 나기사, 도오노의 상황은 속상했다. 후쿠코는 남편과의 사이가 좋지 않았고, 나기사는 친정엄마와 술집을 하면서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고 있었고, 도오노는 시댁식구들과 함께 살면서 어린 아들을 키우고 있었다. 지진과 해일로 인해서 피난소에서 만나게 된다. 피난소에서 서로 조금씩 도우면서 불편한 사항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사이가 돈독해진다. 남편과의 사이도 안좋아지고, 사람들의 수근거림으로 힘들고, 강압적인 시아버지와 시아주버님으로 힘든 이 세사람은 도쿄로 떠나기로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약자로 분류가 되는 여성과 아이들이다. 상황이 참 화가났다. 무시하고, 막대하고,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 상황들이 화가났다. 책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런일이 많기도 하니 말이다. 여성의 지위가 예전이랑은 많이 달라졌지만 바뀌고 있는 중이기에 아직도 마찬가지인 현실이 씁쓸하다. 읽으면서 화도나고 답답하기도 하였는데, 도쿄로 떠나기로 한 세 여성의 모습에 응원을 하였다. 떠나는게 지금의 삶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나을것이니 말이다. 남녀차별은 없어져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평등한 인간인데 왜 차별을 하는것인지..씁쓸하다. 차별하지 않고 존중해주면 되는데 이게 왜 어려운 것인지..이해할수가 없다. 내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문제는 일본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바뀌어야 할 문제 중 하나하고 생각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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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피난소 가키야 미우 지음 ㅣ 김난주 옮김 표지 첫 이미지가 눈에 들었다 어느곳 하나 트임 없이 답답한 공간에 서로 손 잡고 한 곳을 응시하는 모습이라.. 책은 380여쪽 분량 주저없이 펼쳐 들고 읽기시작하면 한 호흡에 읽을 수 있을정도이다. 궁금한 부분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알고자 잠시 쉬는것 정도만 숨고르기. 바다 백사장에서 아주 큰 파도를 보았던 .. 해일 수준으로 방파제를 덮치며 백사장, 해안도로를 넘어 자그마한 집 앞마당까지 바닷물이 들이치는것을 경험했던 무섭고 놀랐던 기억을 뒤적이고... 지진과 해일이 쓸고 가는 그 자리 모든것이 다 쓸려간 자리 피난소에 있는 장면 장면 묘사들이 현실적이고 이미지화된다. TV에서 뉴스로 다큐멘터리로 보았던 쓰나미 밀려오는 장면과 오버랩되니 나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들고 두손을 모은다. 보육교사 출신 50대 쓰바키하라 후쿠코 급작스런 해일 쓰나미에 떠내려와서 가와이 마스노 2층집 베란다에 겨우 피신하는데 떠내려가던 마사야를 급하게 구조한다. 생후6개월 된 아가 도모히코의 엄마인 우루시야마 도오노 참을 '인'자 새기며 삭히며 살아가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시댁에서 시아버지라는 사람이 며느리를 대하는 언행에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야마노 나기사 해일이 지나간 후 어머니를 찾으러 가게에 가니 라면가게 아주머니와 어머니를 발견하지만... 슬픔을 채 추스리기도전에 아들을 찾으러 학교로 간다. 학교에선 나기사 아들은 엄마가 걱정되어 찾는다며 해일이 일때 학교를 나갔다고... 해일이 쓸고간 자리엔 아무것도 남은게 없다. 비상용 배낭, 피난용 배낭을 준비해 두지만 무용지물이 되었고... 초등5학년 사내아이라고 어린이날 로보트 장난감이나 받으며 좋아라하지 않는다는것정도는 알고있겠지. 마냥 어린애가 아니라는거다. 그들만의 작은 세상이 돌아가고 어른 사회처럼 각종 꼬라지 꼴값을 다 겪는 중이라는것을 인지해야한다. 피난소로 오게 된 후쿠코, 초등5학년 마사야 , 생후6개월 도모히코 & 도오노 시댁가족 아들을 찾아다닌 나기사는 피난소에서 아들 마사야를 만나고! 감히 상상 할 수 없는 피난살이가 시작된다. 급작스런 자연재해로 생활터전, 가족들을 잃은 후 누가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모두가 예민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짐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 틈을 비집고 살아나는 얌체족과 가족애를 빌미로 요상야릇한 생각을 하는 부류들이 있다는것이... 아니 , 너무 현실적으로 표현되어 감정이입, 과몰입되어 부들부들. 자기밖에 모르는 후쿠코 남편이 갑자기 나타나니 아... 인생 참 뜻대로 안되는구나. 책을 읽으면서 일본이라는 나라의 자연환경이 주는 불안과 자연재해를 마주하는 자세, 그들의 생활 과 정서, 문화의 차이를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책 속 그녀들의 선택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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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작가들중(여)유독 좋아하나는 작가들 작품들은 신간출간하는 즉시 구매했어 읽는 편이기도 하다 . 특히일본 작가들중 가장좋아하는 저자는 ( 에쿠니가오리, 미야베미유키 , 사토야유코.마스다미리 등)있다.최근 또한명의 여성의 저자를 만나게되었고, 그저자의 작품들만나기전에 뭔가 어색한 느낌이라고나할까? 예를들자면 ,새학기 시작하면 새로운반 친구 들을 만나는 느낌이들었지만, 읽기전 이저자의 작품들을 먼저 접 하는 독자들의 반응 을 보니 대부분의 댓글들은 이러했다." 여성의심리를 사소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점에서 뛰어난 점수를 주고싶다." " 이저자의 작품을읽고나면 , 가슴이 울컥해진다." " 작품을 읽고나면 , 가족들에게 잘하고싶다. 특히 부모 님들한테 말이다."등 굉장한 호응을 받는거보니 기대 해볼만한 저자인것같다고생각하면서, 최근에 이저자이 작품들을 몇권들을 읽기 시작하였고, 몇권을 읽다보니, 온라인 의댓글에 격하게 공감하고 나도모르게 , 이저자의스타일이 왠지 마스다미리 저자의 스타일하고 너무비슷한거아니야? 하며 웃음 을 지었다. 이번작품에도역시나 공감하면서 다른 작품에 비해 분노하면서 , 욕을 하면서 중간에 덮기도하였다. 어떤점에서 폭발하였냐면은 평범한 삶을살아가는 4명의 여성의아픈사연을 풀어가는 것을보면서 , 참 여성이라고 만만해보는것인가? 라는생각이들었고, 현실에서 공감되는 인간의 더러운 본성을 보면서 참 잔인하다는것을 많이느끼게되면서, 만약이런 상황이 일어나게된다면 인간의 본성을 들러내지말고 , 먼저 남에게배려하는마음을 가져야겠다고생각하고, 좀더 옆에있는 지인들이나 , 사람들에게 좀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덮고나면 당분간 이작품에서 등장한 5명의 여성들을잊혀질수가없을것같다고생각한다. 다음작품은 또 어떠한 여성이심리와 남들에게말못한 사연들을가지고있는 주인공들만나고싶다. 왜냐면 ... 흠 글쎄 왠지 내가 위로 해주고싶은생각이들것같다고생각 하기때문이다. 이저자의 다음작품을기다며... 간략하게 줄거리를 소개하자면이렇다. 일본어느 마을에 남들 모를사연들을 가지고있는 3명의 여성이 평범하게 살아가고있었다. 그러던어느날 마을에 지진이 발생학되면서 그녀들은 살아야겠다는의지로 겨우 목슴만 건져 피난소에게 들어가게되면서,그생활하게되면서, 그녀들은 몇일 동안 고민하던도중 결단을 내리게되면서 , 새로운 인생을향해 첫걸음을 내딛게되는데...... 이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책을제공받아 직접 읽고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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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주머니 / 여자들의 피난소 / 가키야 미우 지음 기발한 결혼 제도를 소설로 옮겨낸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란 소설을 읽고 팬이 되버린 '가키야 미우', 다작으로 독자들을 찾아오지만 그럼에도 한결같이 반갑게 맞게 되는건 그녀의 작품에서 한번도 실망을 느껴보지 못해서인 것 같다. <여자들의 피난소>는 갑작스럽게 닥친 지진으로 인해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었던 동일본 대지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진의 여파로 쓰나미가 덮쳐 자동차와 집이 떠내려가는 처참한 모습을 넋을 놓고 보았던 기억이 선명한데 충격적인 재앙이었던만큼 최근 몇년간 일본 소설속 주제로도 자주 등장하는지라 동일본 대지진은 자연의 거대함 앞에 인간의 나약함, 인간적인 상실성을 담은 이야기로 가득한데 반해 이 책은 그 속에서 여성의 인권을 다루고 있어 역시 '가키야 미우'란 생각이 들었다. 무능한 남편을 둔 덕에 억척스럽게 사는 50대 주부 '쓰바키하라 후쿠코', 남편과의 이혼 후 홀로 아들을 키우는 40대 '야마노 나기사', 6개월 아이를 둔 20대 '우루시야마 도오노', 각기 다른 장소에서 해일을 만나 목숨을 걸고 탈출에 성공한 이들을 기다리는 더 큰 난관이 있었으니 그녀들로선 목숨을 걸고 오게 된 피난소에서 자신들이 맞닥뜨리게 될 문제들이 남자일 것이라곤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20대인 도오노를 향한 남성들의 야릇한 눈빛과 해일로 남편을 잃은 와중에 시아주버니와 결혼하라는 시아버지의 발언 등은 아무리 재난을 당했다고는하나 몇백년을 거슬러 올라간 발상에서 벗어나지 않아 순간 잘못 읽은 것인가라는 착각마저 들게 된다. 순식간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잃고 수 많은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며 지내야 하는 피난소 생활에서, 지금껏 그것을 바라보는 제3자였던 나는 같은 여자로서 남성들이 느낄 신체적 불편함보다 여성들이 느낄 불편함이 더욱 크리란 생각만 했었는데 소설을 읽으며 집을 잃고 가족을 잃은 와중에도 성적인 본능에 충실하려는 인간의 모습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지라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서 충격과 함께 엄청난 상실감마저 느껴져 소설을 읽는내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느껴졌다. 피부로 와닿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블랙코미디처럼 느껴지기도해서 가키야 미우의 소설을 읽으면 우픈 상황이 많이 생기곤하는데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과 다르게 이 소설은 우프게만 받아들일 수 없었던지라 사실 이것이 현실이라고 믿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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