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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자율>을 읽고
- ‘당근이지!’의 힘이 우리를 춤추게 한다.
<당근과 자율>(이도형 지음, 북코리아)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당근이지!’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당근이지!’라고 누군가가 나의 말에 동조해줘서 신바람 났던 적이 있다. 하지만 점차로 듣는 횟수가 줄면서 기억 속의 단어가 된 ‘당근이지’란 말. ‘당근이지’란 말은 은어이지만 기분 좋은 은어이다. 더욱이 이 단어는 우리 사회 전체에도 긍정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언어이다. 물론 작가가 말한 당근은 채찍에 반대되는 뜻의 당근이지만 미묘하게 동음이의어이면서 의미가 통할 수 있는 단어이기도 한 말이 ‘당근이지’다. ‘당근이지’는 ‘당연함의 근본이지, 당연한 근거가 있지’의 준말이면서 ‘당근과 같이 달달하고 영양가 높은 것이지’란 이중의 의미로 볼 수 있으면서도 ‘당근처럼 맛있고 영양가가 있다면 당연히 OK이지’라고 연결 지어 받아들일 수 있는 신바람 나게 하는 단어이다.
작가는 행정학을 전공했기에 공무원이란 조직에 초점을 맞춰 ‘당근과 자율의 이론’을 펼쳤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조직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도로 이 책은 사람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고 쓴 책이기 때문에 공무원 사회뿐만이 아니라 모든 조직에 적용할 수 있다. 조직이란 것도 결국은 사람사람이 모여서 이루어진 모임이기에 ‘조직도 사람이다’라는 작가의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러기에 사람이 모여 이루어진 대표적인 조직인 일반 직장이나 학교, 동호인 모임에서 조차도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쓴 이 책의 목소리를 적용한다면 물 흐르듯이 그 조직이 잘 흘러갈 수 있을 듯하다. 일과 가정의 조화를 가능하게 하는 ‘가족 친화적 인사관리’가 변화하는 사회에서 주요하다고 하거나 로레알(loreal) 회사와 같은 자율복무제의 활성화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고 구조 조정기에 조차도 직원들의 자존감을 세워주면서 인사 재배치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사람을 알아주는 정책이야말로 그 조직을 생명감 있게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인 조직으로 만드는 건 당근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자율적인 인사관리가 만사형통의 지름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기계적인 사람이 아닌 자율적인 인재를 채용 경로의 다각화로 선발하고 그렇게 선발된 자율적인 인재를 자기 주도적 자기계발을 통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자율적인 인재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만 그 조직이 유연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흔히 직장 내에서는 업무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주어진 시간 내에 주어진 업무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일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런 의미의 효율성은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 때나 맞는 원리이다. 위에서 말했듯 조직은 무생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이기에 스스로 안에서 우러나오는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 밖의 에너지 공급이 끊기면 바로 죽는다. 비록 밖에서 주는 것이 부족해도 안에서 나오는 내적동기가 강하다면 수많은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그 생명체가 사람이라고 한다면 더욱더 내적동기인 자율이 더욱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이 책에서 일관되게 말하는 자율적인 인사관리는 에너지 넘치는 인재를 키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한 자율적인 인사관리를 현실에 적용시키려면 항상 현실과 이상 사이의 딜레마에 빠지겠지만 자율적인 인재를 키워야한다는 마음자세만이라도 가져야겠다.
혹시 작가의 말대로 인간적인 인력관리와 자율적인 인재만을 강조한다면 업무 태만이나 안일주의로 가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심사승진, 승진신청제 등 성공한 사례를 공직사회에 적극 도입하거나 전략적 업적평가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방종의 길로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조직을 자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우수한 시스템과 관리 방법을 다양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신바람 나는 몇 가지 정책을 소개해 주고 있다. 단순한 밥벌이로 만드는 성과연봉제가 아니라 열심히 일한 사람을 알아주는 연금제도가 정착되어야 하고, 창조적이고 매력적인 작업 환경을 조성하고, 밑에서부터의 창의적 제안에 귀 기울여주는 인간적인 얼굴을 한 직장 내 복지제도를 적극 도입해야한다고 한다. 이런 신바람 나는 정책은 자율적인 조직을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메기 이론’, ‘꽃게 이론’이 필요하며 개방형 직위 공모제 등 고인 물이 되어 썩는 것을 방지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일침을 놓기도 한다.
딱딱하고 어려운 행정학을 쉽고 재미나게 풀어 쓴 책이라 일반인도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작가의 해박한 독서와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 사례를 들어 풀어 써서 조직, 인사행정을 수필 읽듯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 공무원 조직만이 아닌 우리가 사는 모든 조직에서도 적용해보고 생각해봄직한 내용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이 책처럼 어렵기만 한 행정학, 정치학, 경제학 등을 쉽게 풀어 쓴 책들이 많이 출간된다면 우리 사회가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성숙한 사회로 한걸음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자신의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사회가 아닌 자신의 지식을 나눠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지성인이 그리워지는 시대에 이 책은 무척 반가웠던 책이다. ‘당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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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자율(이도형 저)’을 읽고
공무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 공무원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 특징을 가진다. 첫째, 공무원은 자율적인 주체라기보다는 타율적인 대상으로 여겨진다, 정치 권력은 공무원을 명령을 받는 대상으로, 시민들은 그들을 민원을 받아주는 대상으로, 뉴스에 나오는 부정부패한 공무원은 비난의 대상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고 내린다. 둘째, 공무원은 집단 내 한 명일 뿐인, 마치 서로 아무런 차이가 없는 임의로 뽑은 표본처럼 여겨진다. 우리에게 떠오르는 ‘전형적인’ 공무원의 이미지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공무원이 능력, 마음가짐, 그리고 직업관 등의 측면에서 모두 동일할 것 같은 느낌을 가져다준다.
우리가 생각해보지 못한 ‘직장인’으로서의 공무원의 모습을 이야기해주는 책을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교통대학교에서 25년 넘게 학생들에게 행정학을 가르친 이도형 교수님의 ‘당근과 자율’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있다. 왜 우리가 ‘직장인’으로서의 공무원의 모습을 알아야 하는가? 그리고 그들의 직장에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왜 시민인 내가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가 공무원이 나라의 리더여서일까? 그렇지 않다. 공무원이 본인들 스스로 나라의 리더로 여기는 자만심, 그리고 반대로 시민들이 공무원을 civil servant가 아닌 권위적인 집단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개발독재의 시대에나 어울릴 법하다. 또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공무원에 대한 요즘의 인식을 살펴보면 그들이 나라의 리더라는 말은 현실과 매우 동떨어져 있다. 나름의 답을 하자면 공무원들이 시민사회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뒤처지지 않고 발걸음을 맞추도록 독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공공부문은 마치 민간부문의 발전을 저해하는 악순환의 고리의 일부분처럼 여겨지고 있다. ‘큰 정부이냐 작은 정부이냐’를 논하기 전에, 더 근본적으로 살펴야 할 점은 ‘과연 정부에서 일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서 어떤 일을 해내는가’이다. 일하는 사람 한명 한명이 과거의 업무 방식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거나 대내외적으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 흐름에 맞는 정책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바로 그때 공무원들이 우리 사회의 걸림돌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 변수다.’ 공무원들이 왜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나가야 할지에 대해 이 책을 따라 자세히 살펴보자.
저자는 당근-채찍 이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당근-채찍 이론은 한마디로 타율적 관리 방식이다. 공무원들의 직무 동기부여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자기밖에 외재적으로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그 폐해는 흔히 나타난다. 채찍을 두려워하는 공무원들이 소극 행정에만 몰두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없는 탁상공론을 피거나, 법규를 따지는 것에 그치는 경우를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한편 대표적인 당근-채찍 인사정책의 예로 성과연봉제를 들 수 있다. 신자유주의의 매서운 바람은 공공부문에도 불어와 최근 성과연봉제가 공무원 보수 체계에 성급하게 도입되었다. 이는 자율관리라는 발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인사정책일뿐더러, 실효성이 없다는 점도 실증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채찍의 효과가 없을뿐더러, 스스로의 의지와 판단력을 가져야 할 공무원들이 자신의 직업에 회의감을 느껴 공무원 조직 전체의 분위기가 와해되고 있다.
타율적인 인사행정에 맞서는 대안으로 공무원들이 자율적인 자기 관리를 하고 각자 개인에게 의미가 있는 커리어 개발을 하도록 하는 인사행정 기조가 필요하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우리 사회에는 스스로 사회 문제를 포착하고, 윗선이나 중앙의 판단을 기다리기보다 자기가 있는 바로 그 현장에서 적시에(in the right place, at the right time) 시민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공무원이 필요하다. 다만 이런 이상적인 공무원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조직의 분위기가 바뀌고, 바뀐 조직 분위기에 일선 공무원들이 적응하고, 그리고 그 분위기를 점차 새로운 형태로 발전시켜나가는 기나긴 과정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당근-채찍의 한계에서 벗어나 자율적 관리로 들어서자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직원이 많은 조직이자 가장 경직되었다고 여겨지는 조직이지만, 4차 산업혁명, 초고령사회, 세대 갈등을 앞둔 우리 사회에 공무원들이 선순환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급하게 변화를 꾀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 최근 고성과자 또는 높은 성과를 보일 잠재력이 있는 사회 준비생들은 금전적인 보상이나 지위 상징과 같은 단편적인 가치보다는 업무상 자율과 커리어 개발의 기회를 추구한다. 공공부문에서 타율적 관리가 지속되는 한 정부는 인재 영입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자율적인 인사행정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공무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어야 한다. 공무원들이 자신의 직장이 직업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좋은 줄은 아는데, 외부의 시선이 안 좋다던가 직무에 자율성이 지나치게 제한된다거나 할 때, 적극적인 업무를 펼치는 데에 겁을 먹을 수밖에 없다. 그런 그들로부터 창의적인 역할을 기대하긴 어렵다. 자신감이 떨어진 사람에게 자신감을 다시 회복시켜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잘할 수 있는 일을 시키는 것이다. 인사 담당자들은 각 공무원이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일을 맡겨야 한다. 일선 공무원들의 직무 의사를 반영하여 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특별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유연하게 팀을 꾸려 일할 수 있도록 직무배치를 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공무원과의 심리적 계약관계를 지속하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공무원들도 한 조직의 직원이자 노동자이다. 성과연봉제 도입 사례처럼 고용주인 정부가 먼저 심리적 계약을 위반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적극 행정에 대한 수요가 점차 강해지는 시점에서 공무원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 시민들은 법규 뒤에 숨으려 하는 공무원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법규 앞에서 당당하게 시민들과 대면하고 문제 해결능력을 보여줄 공무원이 필요하다. 여기서 고용주이자 조직인 정부가 해줄 역할은 개개인의 공무원들에게 심리적 계약관계라는 우산을 씌어주는 것이다. 셋째, 공무원들은 자생적인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공무원들이 신분보장의 개인적 의미만 생각하는 것은 매우 단편적이고 무책임하다. 정치적 중립과 실패할 자유를 보장해주기 위해 있는 신분보장의 조직적 의미를 공무원들이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시민들의 여론이 안 좋다면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 특권이다. 만약 지키고 싶다면 그 권리의 조직적 의미를 염두에 두고, 자신들에게 요구되는 공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인지해야 한다.
자기 계발하는 공무원,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공무원, 적극적인 자세를 갖춘 공무원 모두 이상적인 공무원상에 다가서는 요소들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봉사동기’를 가진 젊은 인재들을 처음부터 선발하는 것이다. 공시생 대다수가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로 직업 안정성을 뽑는 현 상황에서, ‘공공봉사동기’는 이 책에서 가장 시의성 있는 키워드이다. 공무원은 ‘대표시민’이다. 시민들이 자신의 권력 일부를 떼어내 주어, 자기 대신 일할 다른 시민을 뽑아준 셈이다. 저자는 공무원들이 ‘대표시민’이기 전에 ‘시민’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시민사회가 보지 못 하는 일을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시민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문제의식과 직무 동기가 일찍이 자연스럽게 생겨나야 한다는 뜻으로 저자의 의미를 받아들였다.
이 책은 공적 자아를 잃어버린 많은 일선 공무원들, 그리고 고질적인 인사행정의 문제들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정부 관리자들에게 피부로 따끔따끔하게 느껴질 비판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선 공무원들에게는 그들이 난제라고 여기는 공무원으로서의 직업 정체성이나 역할인지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끔 기회를 주고, 관리자들에게는 인사정책의 맹점이나 이슈들에 대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게끔 기회를 준다. 하지만 가장 핵심이 될 독자는 바로 시민이다. 흔히 공무원이 비난의 대상 또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시기의 대상으로 여겨지지만, ‘유독 공무원들이 일을 못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해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의 실망스러운 업무수행(흔히 이야기하는 ‘output’)이 단순히 나태함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나태하다고 공무원들에게 비난을 가하는 데서 머무르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그들에 대한 기대수준을 높이는 방식으로 시위해야 한다. 주변에 공적 자아를 잃어버린 공무원이 있다면 공적 자아와 공공봉사동기라는 기준을 강조하며 변화할 것을 요구하자. 그 목소리가 두려워야 공무원들이 바뀐다. 때론 ‘공무원’답지 않게 창의적으로 정책을 펼치는 공무원을 본다면 칭찬해주자. 그에게 공공봉사동기가 느껴질 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가 직장에서 행복해 보인다면 친구처럼 칭찬해주자. 그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직장 생활을 하는 모든 시민들이 동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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