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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을 어떻게 무너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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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 무너뜨리기>는 페미니스트이자 심리학계의 거장 ‘캐럴 길리건’과 인권 변호사이자 뉴욕대학교 연구원인 ‘나오미 스나이더’의 공저로 심플라이프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은 가부장제에 관한 기존의 논의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으로 태어나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는 사랑, 이별, 상실, 배신의 순간 우리가 어떻게 가부장제 안으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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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 무너뜨리기는 페미니스트이자 심리학계의 거장 캐럴 길리건과 인권 변호사이자 뉴욕대학교 연구원인 나오미 스나이더의 공저로 심플라이프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은 가부장제에 관한 기존의 논의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으로 태어나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는 사랑, 이별, 상실, 배신의 순간 우리가 어떻게 가부장제 안으로 편입되는지, 견디기 힘든 고통에 시달릴 때 가부장제가 우리의 심리를 어떻게 통제, 보호하는지 파헤친다. 기존의 논의가 가부장제가 가져다주는 사회적, 경제적 이득 같은 외적인 동인에 주목했다면 가부장 무너뜨리기는 불안의 감소, 고통의 경감 같은 내적인 동인에 초점을 맞춘다.

 

파트 1에서는 가부장제가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파트 2에서는 가부장제와 결별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밝히고 있다.

 

저자는 가부장제가 젠더 이분법에 기초한 문화라고 보고 있으며 일종의 프레임 혹은 렌즈라고 아래 세 가지로 정의한다.인간의 능력을 남성적또는 여성적이라고 보고 남성적인 것을 우월하다고 규정한다.일부 남성이 다른 남성들보다 우위에 있지만 모든 남성은 모든 여성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다.남성은 자아를 갖춘 반면 여성은 자아가 없고 대신 남성의 욕구를 은밀하게 보살피는 관계에 속한다고 강요하며 자아와 관계를 분리시킨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어떤 분열이 생기려하면 이를 복원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는데 그것을 방해하는 것이 가부장제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가부장제는 권력과 지위로 이루어진 위계질서를 공고하게 해야 하고 이를 유지하려면 관례를 희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부장제의 작동방식이 지속가능하게 하는 이유이다.

 

다음 대화를 한 번 보자.

 

여자 : 우리 관계에 뭔가 문제가 있어요. 지난주에는 만나지도 못했잖아요.

남자 :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여자 : 만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당신은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도 없는 것 같아요.

남자 : 당신 입에는 늘 불만이 걸려 있어.

여자 : 정말, 내가 말하려는 건 그러니까...

남자 : 이봐, 당신이 하라는 대로 하고 있잖아. 모든 걸 다 당신 말대로 할 수는 없다고.

(침묵)

남자 : 원하는 게 있어 

여자 : 신경 쓰지 말아요.

 

관계를 복원시키려고 하는 여자의 태도를 모르는 척 하다가 얼버무리려하는 남자의 태도에 여자는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이거나 직접 경험한 유사한 예도 있을 것이다. 보통 이런 류의 대화를 그저 남녀의 차이, 대화기술의 차이의 예로 사용하거나 까탈스런 여자 vs 단순,무심한 남자라는 유머코드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가부장제의 압력에 못 이겨관계 복원 능력을 포기함과 동시에 거리 두기로 접어든다는 뜻이라고 했다.이처럼 관계의 상실을 강요하고 그 상실을 회복 불능인 양 몰아가는 과정을 통해 가부장제가 지속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가부장제는 어디서부터 그 근원을 찾아야 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뿌리 깊고 공고하다. 의식 깊이 파고들어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방식에 개입하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명확히 알아채기 어렵다. 설령 알아챈다 하더라도 올바른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파트1에서는 젠더 이분법과 위계질서를 기반으로 한 가부장제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 어떤 피해를 입혀왔는지,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떤 이득을 얻으며 어떻게 가부장제의 조력자로 살아왔는지 명확하게 알려준다. 다양한 예시를 통해 유령처럼 존재하는 가부장제의 실체를 목도할 수 있게 돕는다.

 

p. 58~59

사랑의 희생, 사랑의 포기는 가부장제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특징입니다. 그것은 위계질서를 세우고 유지하도록 길을 닦습니다. 가부장제는 다른 남성보다 일부 남성이 더 큰 특혜를 받으며 사는 질서이자 모든 남성이 여성보다 더 큰 혜택을 받는 구조입니다. 가부장제 정치학은 지배의 정치학이지요. 민주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불평등을 합리화하고 억압으로 보이는 것에 눈감게 하는 정치학입니다. 가령 밑바닥 계층이 납작 엎드리는 것,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것, 상위 계층이 내리는 처분에 고분고분 따르는 것 같은 상황을 외면하지요. 제도로서의 가부장제와 그것의 가치가 지속되는 원리는 가부장제의 정치적 힘 외에도 심리적 힘의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p. 68

소년에게는 앎을, 소녀에게는 돌봄을 배당하는 젠더 이분법을 내면화하면 일부 소녀들은 자신이 아는 것을 실로 알지 못하게 되고 일부 소년들은 진심으로 자신이 염려하고 돌보려는 사람이나 상황에도 관심을 두지 않게 됩니다. 관계 맺음에서 침묵이라는 여성스러움으로 혹은 거리 두기라는 남성스러움으로 전환하는 것이 위계질서를 세우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보니 상위 계층에 있는 이들은 공감 능력을 잃어야 하고 하위 계층에 있는 이들은 자기주장 능력을 상실해야 합니다. 앎과 돌봄은 정치적 저항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입니다. 이 두가지 덕목은, 특히 지성()과 감정(돌봄)을 분리함으로써 남성이든 여성이든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성별에 따라 제한적인 행동지침을 강요하는 가부장제에 대항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가치입니다.

 

파트2에서는 가부장제와 결별하는 사람들의 행보를 조명한다. 2017년 갈등, 폭력, 전쟁을 끝내기로 결심한 여성들이 모여 유대 사막을 행진한 평화로 가는 여정을 좇아가며 분열을 조장하는 적대를 넘어 우리가 어떻게 연대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증명한다.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사건 이후 시작된 미투 운동을 재조명하며 우리가 서로서로 공명해야 하는 이유, 가부장제의 압력에 의해 숨겨왔던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드러내야 하는 이유, 끊어진 관계를 다시 이으며 가부장제에 맞서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전개한다.

 

p.193

역설적이게도 갈등이 없고 서로의 의견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그것이 가부장제의 특징입니다. 가부장제에서 아버지의 목소리에 문제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체주의 정권은 어떤 반대의 목소리도 응답하지 않으므로 재빨리 침묵 속으로 들어가지요. 반면 민주주의는 갈등과 의견 충돌에 열려 있어야 꽃이 핍니다.

 

우리는 그동안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갈등을 불편해하며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무마하려고 했다. 이러한 행동들이 바로 가부장제가 내면화된 것이었다. 위 인용처럼 의견이 충돌할 수 있도록 열려있는 사회가 민주주의이고 가부장제와 결별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에 저자 캐럴 길리건은 이렇게 말한다.

 

가부장제를 굳건하게 지키는 기제가 얼마나 정교한지를 깨달은 것이 성과입니다. 시계가 작동하는 듯합니다. 민주주의와 사랑이 가는 길에 분열이 생기고 그 상처를 회복하려는 어떤 움직임이 보일 때마다 가부장제는 정확하게 수치심을 건드립니다. 가부장제는 회복을 가능케 하는 능력의 심장을 공격합니다. 그 능력은 우리가 경험한 것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이고 관계를 잃었을 때 발생하는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민주주의와 가부장제가 엇갈리는 위험한 교차로에서 어느 쪽 길로 갈 것인지를 묻는다.

 

책의 원제를 직역하면, ‘왜 가부장제가 지속되는가?’이다. 내용은 제목에 대한 고찰로 맞다고 생각하지만 의역한 제목 가부장 무너뜨리기로는 조금 부족하다고 본다. 어떻게 가부장제가 지속되어오고 있는지 책 내용을 인용하며 공감했다. 남자들도 남성다움을 의식하지 못한 채 학습했고, 여자들은 여성다움이 생존에 적합한 것으로 길들여져왔다. 세상이 급변하고 한국사회에서도 페미니즘을 큰소리로 드러내는 사회가 되었지만 가부장제가 우리의 사고와 행동양식속에 숨겨져 있고 지배당하고 있는 것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통해 의식하지 못했던 것까지 확인하게 된 것이 독자로서 수확이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은 가부장 무너뜨리기라는 제목에 어울릴만한 해법이 속시원하게 제시되지 못한 점이다. 제목에 낚인 느낌이다. 우리 안에 숨어있는 가부장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방법은 뭘까? 책과 연결하자면 민주주의의 실현이다. 약자가 홀대받지 않는 사회, 평준화와 일반화가 아닌 개개인의 개성대로 살 수 있는 사회,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개진할 수 있는 사회, 갈등을 모른 척하거나 무마하려하지 않고 드러내 싸울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l******g 2019.11.0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나라의 가부장제는 어떻게 무너뜨려야할까
"우리나라의 가부장제는 어떻게 무너뜨려야할까" 내용보기
성서에는 종종 선택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나옵니다. 에서는 어머니에게 총애받는 동생 야곱에게 상속권을 빼앗기고 아버지 이삭에게 묻습니다. `아버지는 오직 한 명에게만 축복을 내리십니까?`183p아브라함은 하느님을 향한 자신의 헌신을 증명하기 위해, 이른바 고귀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식을 희생시키려 합니다.185p성경 또한 각종 비유와 신화, 그리고 역사를 포함하고 있
"우리나라의 가부장제는 어떻게 무너뜨려야할까" 내용보기
성서에는 종종 선택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나옵니다. 에서는 어머니에게 총애받는 동생 야곱에게 상속권을 빼앗기고 아버지 이삭에게 묻습니다. `아버지는 오직 한 명에게만 축복을 내리십니까?`183p

아브라함은 하느님을 향한 자신의 헌신을 증명하기 위해, 이른바 고귀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식을 희생시키려 합니다.185p

성경 또한 각종 비유와 신화, 그리고 역사를 포함하고 있는 책으로써 해당 구절 또한 오랜 가부장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성은 자신의 고귀한 목적인 신에게의 증명을 위해 자신의 자녀를 기꺼이 제물로 바친다. 성경에서 이런 행동이 용기있는 행동, 충실한 신의 사람으로 칭송받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 가운데 남성은 고귀한 목적을 위해 거침없이 모든 것을 내놓을 만큼 충실해야하고, 감정을 배제해야함을 교육받는다. 여성은 그런 남성의 곁에서 보조하고 남성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말하지 않을 것을 종용받는다.

?이 모든 것이 가부장제의 유물이다. 그리고 그러한 유물은 굳이 특별한 말이 없어도 유령처럼 다음 세대에도 그리고 그 다음세대에도 남성에게는 감정과의 분리를, 여성에게는 침묵을 요구한다.

?이런 시점에서 가부장제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여성들은 이미 탈코, 각종 연대 등으로 행동하는 페미니즘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성들의 노력으로만 가부장제가 무너질 수 있을까. 남성들이 자신이 받아왔던 혜택, 그리고 피해 모두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제는 과거의 유령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에 동참하는 것이 필수다. 그런데 책도 영화도 보지 않았으면서 82년생 김지영을 그저 욕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가부장제 무너뜨리기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 라는 숙제는 여전히 남는 것 같다.
w*****i 2019.11.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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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 무너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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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가부장의 화신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젠더 불평등에 반대하고 남녀동등권을 지향하는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동안 어떻게 가부장제의 조력자이자 피해자로 살아왔는가 이런 질문에서 캐럴과 나오미가 이 책을 시작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페미니스트이자 심리학계의 거장 캐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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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가부장의 화신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젠더 불평등에 반대하고 남녀동등권을 지향하는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동안 어떻게 가부장제의 조력자이자 피해자로 살아왔는가 이런 질문에서 캐럴과 나오미가 이 책을 시작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페미니스트이자 심리학계의 거장 캐럴 길리건과 인권변호사 뉴욕대학교 법학대학 연구원인 나오미 스나이더가 공저한 책이다. 가부장제란 무엇인가 톨스토이는 사랑이라거나 은근한 연민 같은 자연스럽고 선해 보이는 감정을 수치스럽고 부적절한 것으로 둔갑시키는 권능이 있으며 그 안에는 잔인하고 강렬하면서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희한한 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나오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로 돌아가고 있었다. 다섯 살에 인간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억압, 통제, 타협, 타인에 대한 끊임없는 검열로 남의 기분 맞추기 같은 전략을 사용하였고, 남은 부모마저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안간힘을 썼다. 상실은 스스로 침묵을 한다. 트라우마를 두려워하는 심리에서 비롯댔다는 점을 심리치료를 받고 알게 되었다.

 

캐럴의 연구에 참가한 수많은 소년과 소녀, 남성과 여성이 관계에서 자신을 분리해내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문화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잘 맞아떨어지는 설명이 필요하다. 애착이론의 창시자 볼비의 개념에는 관계를 서로 연결된 채 살아가는 경험이라고 정의한 캐럴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캐럴은 타인을 자애롭게 돌보라는 여성스러움의 명령이 관계 맺기를 막는 장애물이라고 말합니다. 여성스러운 돌봄을 구현하려면 자아를 가져선 안 되기 때문이지요. 자아 없이 돌봄을 행하면 자기 목소리를 갖지 못하게 되고 자신의 경험, 생각, 감정, 욕구, 신념을 신중하게 생각하지 못하게 됩니다.p102

 

가부장제에서의 젠더 역할, 명예로운 남성다움과 선한 여성다움이라는 규정에 관계를 복원할 능력에 소년과 소녀에게 더 이상 저항하지 말고 거리 두기로 전선을 바꾸라고 강요한다. 가부장제의 틀 안에서는 여성이 주체성과 분노를 표현하고 자신이 믿거나 원하는 바를 위해 투쟁하는 것을 이기적 행위로 간주하며 여성이 이렇게 행동하면 관계에서도 불화가 생긴다고 한다.

 

사랑은 침묵해야 따라오는 게 아니라 직접 목격하고 알아가는 가운데 사랑이 가능함을 발견했다. 첫 번째는 당연해 보이는 구조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부장제 문화의 각본에 맞추어 목소리를 내지만 심장 한가운데에 감성적 지능이 뛰어나며 관계에 반응하는 목소리가 숨죽이고 있었다. 두 번째는 10년 동안 여성 심리와 소녀들의 성장에 관한 하버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성인 여성들과도 긴밀하게 작업했다. 성장에 관한 연구에서 관계의 단절에 항의하는 목소리는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목소리며 강압에 눌려 침묵 속에서 밀려난다 하더라도 영원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비 와인스타인 사건과 미투운동은 의식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며 순식간에 확대되었다. 여성들은 진심을 이야기할 때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사건을 폭로했을 때 다른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 경험을 한다. 진심을 말했다고 창피당하거나 사건을 폭로했다고 같은 여성들에게 외면 받는게 아니다. 기부장제의 관점에서 남성의 특권, 전쟁의 성과, 특혜와 권력으로 간주되었던 것은 민주주의의 렌즈로 보면 인권 침해이며 권력 남용이다. 책장이 잘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가부장제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사랑, 이별, 상실, 배신의 순간, 인간 심리를 파고들어 조종하는 가부장제 지배 논리를 뒤집을 해법을 제시하였다.

g****n 2019.11.0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가부장 무너뜨리기 - 세상을 지배하는 가부장제의 교묘한 작동 원리를 파악하고 해체하는 법
"가부장 무너뜨리기 - 세상을 지배하는 가부장제의 교묘한 작동 원리를 파악하고 해체하는 법" 내용보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페미니스트이자 심리학계의 거장 캐럴 길리건과 인권 변호사이자 뉴욕대학교 연구원인 나오미 스나이더가 함께 쓴 책 <가부장 무너뜨리기>는 가부장제에 관한 기존의 논의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인간으로 태어나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는 사랑, 이별, 상실, 배신의 순간 우리가 어떻게 가부장제 안으로 편입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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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페미니스트이자 심리학계의 거장 캐럴 길리건과 인권 변호사이자 뉴욕대학교 연구원인 나오미 스나이더가 함께 쓴 책 <가부장 무너뜨리기>는 가부장제에 관한 기존의 논의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인간으로 태어나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는 사랑, 이별, 상실, 배신의 순간 우리가 어떻게 가부장제 안으로 편입되는지, 견디기 힘든 고통에 시달릴 때 가부장제가 우리의 심리를 어떻게 통제, 보호하는지 파헤친다. 이 책은 가부장제 내면화 과정을 분석한 생생한 기록을 만나볼 수 있는 책으로 인상적이다.



이 책의 목차는 1부 가부장제 이렇게 작동한다(여성다움, 남성다움 배우기, 감옥과도 같은 안식처, 저항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과정,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피해자이며 수호자이기도 한, 우리가 잃어버린 것), 2부 우리가 나아가야 할 곳(절망의 자리에서 희망을 찾다, 공명 찾기와 끊어진 관계 잇기, 가부장제와 결별하는 사람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저자인 '캐럴 길리건'와 '나오미 스나이더'는 '가부장제'가 젠더 이분법에 기초한 문화이며, 일종의 프레임 혹은 렌즈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가부장제는 아주 오래된 보편적 구조물로 여겨지지만 그 핵심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모순된 제도임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가부장제는 남성을 마치 관계가 필요 없거나 관계를 맺지 않는 듯이 행동하게 하고 여성을 마치 자아가 없거나 아예 필요하지 않은 듯이 행동하도록 강요한다.



"1. 인간의 능력을 '남성적' 또는 '여성적'이라고 보고 남성적인 것을 우월하다고 규정합니다.

2. 일부 남성이 다른 남성들보다 우위에 있지만 모든 남성은 모든 여성보다 우위에 있다고 봅니다.

3. 남성은 자아를 갖춘 반면 여성은 자아가 없고 대신 남성의 욕구를 은밀하게 보살피는 관계에 속한다고 강요하며 자아와 관계를 분리시킵니다."



"문화의 한 형태인 가부장제는 남성과 여성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정해놓은 일련의 규칙과 가치이며 규정이자 대본입니다. 이런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지요. 음흉하게도 가부장제는 인간의 내면에 침투해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 나아가 우리 자신, 갈망, 우리가 사는 세상, 우리가 맺는 관계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방식에 개입합니다."



저자인 '캐럴 길리건'와 '나오미 스나이더'는 첫째, 가부장제가 지지하는 남성다움과 여성다움, 즉 명예로운 남성과 착한 여성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부장제 가치 체계는 심리학자 존 볼비가 상실에 대한 병리적 반응, 즉 정서적인 거리 두기와 강제적 돌봄이라 칭한 것과 일치한다고 말한다. 둘째, 우리는 관계에 분열이 생길 경우 이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능력을 타고나지만 가부장제는 이 능력에 치명타를 날린다. 가부장제가 정한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으로 입문하는 과정에서 남성은 자신의 생각을 감정과 분리해 감정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되고, 여성은 침묵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말하지 않게 된다. 셋째, 항의하다가 그 항의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 우리는 절망에 빠지며 마침내 관계 맺기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가부장제의 압력에 못 이겨 관계 복원 능력을 포기함과 동시에 거리 두기로 접어든다. 거리두기는 불가피해 보이는 상실에서 우리를 보호하려고 설계된, 관계를 박차고 나오는 방어적 움직임이다.



"가부장제 질서 안에서 안전한 자리를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관계'를 맺기 위해 관계를 포기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가부장제는 남성과 여성이 안전한 상태를 보장받기 위해 지켜야 할 지침인 젠더 규정 및 각본을 장악하고 있으며 그 각본에 맞춰 시시각각 얼굴을 바꿉니다. 그러니까 가부장제는 잃어버린 연결고리의 출발선이었다가 더 깊은 상실에 항거하는 보호막이었다가 트라우마의 원천이었다가 트라우마에 대항하는 방어책이 됩니다."



저자인 '캐럴 길리건'은 소녀들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심리적 고민이 갑자기 고조되는 특징을 보이지만, 소년들에게는 이와 유사한 시기가 대략 네 살에서 일곱 살 사이, 아동기 초기에서 중반 사이에 발생한다고 말한다. '캐럴 길리건'은 관계를 회복하는 능력이 위협받는 시기를 비교하는 데 오늘날까지도 젠더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사실은 가부장제가 지속된다는 점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이야기한다. 여성다움은 가짜 관계(스스로를 침묵시키는 것)와 관련되고 남성다움은 가짜 독립성(관계에 대한 열망과 민감성을 은폐하기)과 관련된다.



"둘 다 '관계'를 맺기 쉽게 고안되어 있으나 관계 밖으로 자아를 이동시킨다는 점에서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이것은 관계의 상실을 뜻합니다. 누군가를 영원히 만날 수 없다는 물리적인 상실이 아니라 친밀감과 연대감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이 책에서 저자인 '나오미 스나이더'는 5살에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어린 나이에 사람들을 자신의 곁에 머물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의 그림자가 되어 그들 귀를 따르고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오미 스나이더'는 좋은 거울이 되어, 갈등이 없는 '완벽한' 관계를 맺으며 관계 안에서 자신을 지워갔다. 하지만 '나오미 스나이더'는 관계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 욕구, 간절함을 드러내지 못한 이유는 상실이라는 심리적 트라우마에 걸려 꼬꾸라졌기 때문만이 아니라 오히려 소위 '관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아를 희생해야 칭찬받는 문화와 사회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상실의 심리와 가부장제의 정치학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나오미 스나이더'의 글이 인상적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겠다는 아이리스의 결심에서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내가 보였던 반응, 더 이상의 상실을 막겠다고 나의 솔직한 감정과 욕구를 관계에서 제거해버린 내 결단의 흔적을 봅니다. 아들에게 감정을 드러내지 말라고 부추기는 아버지들의 목소리에서 나는 버림받지 않은 가장 확실한 길은 감정을 숨기는 것이라는 어릴 적 나의 신념이 메아리치는 걸 듣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겪으며 더 이상 상실이 일어나지 않도록 아예 사랑을 멀리해야겠다고 결심한 그 심리는 가부장제를 유지하기 위해 관계의 희생을 강요하는 문화의 심리적인 역학을 보여주는 현장이 아닐까 의심하게 되었지요. 가부장제에 심리적인 기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 건 이런 개인적 상실(아버지, 가부장의 상실)을 통해서였습니다. 사랑과 친밀성의 그림자 안에는 상실의 가능성이 몸을 숨긴 채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상실을 겪을 수밖에 없어서 혹은 참을 수 없어서 애초부터 사랑을 두려워하고 피한다면 가부장제는 일종의 도피처인 셈이지요. 사랑에서 멀어지는 여정은 안전한 곳으로 가는 여행과 같을 테니까요."



저자인 '캐럴 길리건'은 가부장제가 지속되는 이유는 그들이 사랑을 제물로 바침으로써 상실의 고통에서 달아날 피난처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캐럴 길리건'은 관계를 포기하라는 강요에 건강하게 저항하는 건 상실에 저항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우리가 진실로 사랑하는 것, 관계 속에 현존할 때의 즐거움에 배반하라는 강압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캐럴 길리건'은 성장으로 가는 길을 저항의 길이자 관계의 상실에 건강하게 대항하며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랑의 희생, 사랑의 포기는 가부장제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특징입니다. 그것은 위계질서를 세우고 유지하도록 길을 닦습니다. 가부장제는 다른 남성보다 일부 남성(동성애자보다 이성애자,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 흑인보다 백인, 아들보다 아버지, 저 종교보다 이 종교, 다른 그 어떤 것보다 이 신분제도)이 더 큰 혜택을 받으며 사는 질서이자 모든 남성이 여성보다 더 큰 혜택을 받는 구조입니다. 가부장제 정치학은 지배의 정치학이지요. 민주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불평등을 합리화하고 억압으로 보이는 것에 눈감게 하는 정치학입니다. 가령 밑바닥 계층에 납작 엎드리는 것,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것, 상위 계층이 내리는 처분에 고분고분 따르는 것 같은 상황을 외면하지요. 제도로서의 가부장에와 그것의 가치가 지속되는 원리는 가부장제의 정치적 힘 외에도 심리적 힘의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저자인 '캐럴 길리건'은 관계를 포기하라는 압박에 건강하게 저항하는 것은 가부장제 구조를 향한 정치적 저항이라고 말한다. 권력을 향해 공개적으로 항의도 하고 명백한 진실을 말할 수도 있다. 그러다가 그 저항이 지하로 숨어들어 전략적인 것으로 바뀌고 다시 심리적 저항으로 전환된다.



"심리적 저항으로의 전환은 일부 소년들이 '소년'처럼 말하기 시작할 때 일어납니다. 자신 또는 타인의 감정에 귀 기울이기 않거나 묵살하는 것이지요. 또한 그것은 소녀들이 자아가 없는, 그저 착하기만 한 여성처럼 말하기 시작할 때 일어납니다. 늘 거기 있는 어머니, 친절한 딸, 완벽한 학생, 언제라도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동료로서 말입니다."



"소년에게는 앎을, 소녀에게는 돌봄을 배당하는 젠더 이분법을 내면화하면 일부 소녀들은 자신이 아는 것을 실로 알지 못하게 되고 일부 소년들은 진심으로 자신이 염려하고 돌보려는 사람이나 상황에도 관심을 두지 않게 됩니다. 관계 맺음에서 침묵이라는 여성스러움으로 혹은 거리 두기라는 남성스러움으로 전환하는 것이 위계질서를 세우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보니 상위 계층에 있는 이들은 공감 능력을 잃어야 하고 하위 계층에 있는 이들은 자기주장 능력을 상실해야 합니다. 앎과 돌봄은 정치적 저항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입니다. 이 두 가지 덕목은, 지성(앎)과 감정(돌봄)을 분리함으로써 남성이든 여성이든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성별에 따라 제한적인 행동 지침을 강요하는 가부장제에 대한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가치입니다."



저자인 '나오미 스나이더'는 볼비의 글을 통해 애착을 인간이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평생 달고 다니는 욕망이라 설명하고 자아와 타인 간의 거리 두기, 분리는 관계의 상실에 적응하지 못해서 나오는 반응이며, 모든 관계 안에 건강한 성장의 씨앗과 가장 고통스러운 트라우마의 씨앗이 공존한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한다. 자신을 돌봐주던 사람과 분리된 뒤 어린아이들이 보이는 반응을 관찰한 결과 볼비는 상실에 대한 반응을 반항, 절망, 그리고 거리 두기라는 세 단계로 정리한다. 첫째는 순응적 관계 맺기인에 이것은 볼비의 용어로 말하면 '불안한 애착/강제적 돌봄'이고 둘째는 관계의 회피와 정서적 거리 두기로 '회피적 애착'강제적 자기 의존'이라 부르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애원이 물거품으로 흩어지는 현장에서 변화를 도모하려고 노력해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사실을 배우고 나면 희망을 포기하게 된다는 볼비의 설명을 읽고 생각합니다. 소년에게는 부드러움이나 돌봄 받고 싶다는 욕구를 표현하지 말고, '용감한 소년'이 되라는 압력을 넣고, 소녀에게는 주체성을 드러내거나 자신을 위해 화내지 말고 '착한 소녀'가 되라는 압력을 넣는 것이 어떻게 관계의 단절에 효과적으로 항의하는 능력을 망가뜨리는지, 그리하여 어떻게 관계의 상실에 반항하던 태도에서 그것을 묵인하는 태도로 그들을 변화시키는지 말입니다."



저자인 '나오미 스나이더'는 거리 두기가 독립과 성숙으로 오인되는 현상을 관찰한 볼비 덕분에 거리 두기는 남성다움이라는 위조된 독립성을 반영하므로 성숙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것이며 가부장제 구조에서는 남성다움이 인간다움과 동의어라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말한다. 권력의 축적과 물질 확보에는 탐욕적인 반면 정서적으로는 금욕적이며 인간관계 또는 정서적 친밀성과는 소원한 페르소나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



"거리 두기에 대한 볼비의 관점은 프로이트의 건강한 애도와 병리적 우울 개념을 본질적으로 뒤집어버립니다. 거리 두기에 익숙해진 사람은 관계를 향한 열망과 잃어버린 대상이 뒤섞여 생긴 그림자에 정신 상태가 어둡게 가려진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거리 두기를 하는 사람은 사랑을 향한 열망이나 상실의 고통을 품고 있다가 무의식 속으로 밀쳐버립니다. 따라서 그것이 관계를 형성할 능력을 압도하며 유령처럼 떠도는 그림자가 된 것도 모릅니다."



"여성은 너무 자기주장이 강하다고, 너무 요구가 많고 공격적이라고, 한마디로 이기적이라고 욕을 먹는 동시에 충분히 자기주장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받기도 합니다. 여성은 왜 물러서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고 동시에 왜 맞서 싸우지 않았느냐는 질문도 받습니다. 이 두 현상은 세상이 공정하며 가부장제는 과거의 유산일 뿐 문제는 오직 개인에게 있다는 환상을 강화합니다. 이것은 정확히 제도의 부당성을 개인의 몫으로 돌리는 논리입니다."



저자인 '나오미 스나이더'는 페미니즘을 향한 폭력과 반발은 여성이 해방되면 현재의 지위와 권력, 명예를 잃을 거이라는 남성의 두려움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볼비의 연구는 절망의 경험, 즉 관계의 분리를 겪고 그 관계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상실되는 경험을 한 이후 두 가지 방어 패턴이 생기는 경우를 보여준다. 공생 관계와 다름없는 애착 그리고 관계에서 거리 두기이다. 이 두가지는 위조된 관계, 위조된 독립성이다.



저자인 '캐럴 길리건'은 소녀들은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정직한 목소리, 진정한 감정을 전하는 목소리, '진짜' 그들이 생각하고 느끼고 원하는 것을 말하는 목소리를 소거하라는 메시지를 듣는다고 말한다. 그렇게 자아를 침묵시키고 관계를 희생한 대가로 명예, 부, 결혼, 직업, 장학금과 같은 목록을 부여받는다.



저자인 '캐럴 길리건'은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은 관계에 생긴 큰 균열을 회복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인간의 능력을 수치스럽게 여긴다고 말한다. 관계에 머물 수 있는 능력, 갈등과 다름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능력을 망가뜨린다.



"가부장제의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이 구축되면 저항은 수치스런 행위로 치부됩니다. 남자답지 못하고 착한 여성은 할 일은 아니니까요. 그만큼 회복 능력은 마비됩니다. 소녀의 정직한 목소리는 날카롭고 무례하고 어리석고 이기적이고 난잡하고 미친 소리로 들립니다. 사랑과 배려를 갈구하고 돌봄과 관심을 요구하며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는 소년의 목소리는 경멸의 대상으로, 조롱거리로 전락하지요. 젖먹이같이 약해빠졌다거나 수동적이고 의존적이며 계집애 혹은 동성애자 같다고 말이죠."



저자인 '캐럴 길리건'은 젠더는 온갖 압제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회복할 능력을 수치스러워하는 젠더 규정은 부당함에 건강한 방식으로 저항할 문을 닫아버린다. 항의가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명 나면 절망과 거리 두기만의 우리의 갈 길이 되고 그 길을 따라가며 이미 포기한 것들을 내면 깊숙한 어딘가에 묻어버린다.



"젠더는 단순히 행위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부장제에서 젠더 역할은 진정한 친밀성을 경험한 후 찾아오는 상실과 거절의 아픔에서 우리를 보호해줍니다. 우리가 사랑스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서 우리는 구해줍니다. 사랑 또는 부드러운 배려에 대한 욕망을 끊어냄으로써 '진짜 사나이'는 친밀성이 빚어내는 배반과 고통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관계는 점점 정서적인 욕구와 취약성을 표현하는 데 무감각해지죠. '착한 여성' 또는 자신의 진정한 생각 및 감정과 멀찍이 거리를 둠으로써 자신의 욕구와 관심에 응답하지 않는 관계에서 비롯되는 고통을 모면합니다."


저자인 '나오미 스나이더'는 상실을 강요하고, 항의를 수치스러워하고, 공명을 왜곡함으로써 가부장제는 우리를 항의에서 절망으로, 절망에서 더리 두기로 이어지는 길 위에 서게 한다고 말한다. 즉 거리 두기라 함은 가부장제 문화에서 관계를 맺으며 살다 보면 생기는 병리적 상황에서 활용하는 심리적 방어 전술이다. 하지만 동시에 파국을 맞은 관계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우리 내면의 능력과 우리 자신을 불리시키는 기제이기도 하다. 특히, 이 책에서 저자인 '나오미 스나이더'가 개인적인 상실의 경험, 즉 아버지의 죽음을 부당함의 정치학과 연결하고 나서야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었다는 글이 인상적이다. '나오미 스나이더'의 아버지의 글은 죽음에서 당신을 구하지 못했으나 그의 항의는 죽음조차 갈라놓지 못하는 저자와의 연결 고기를 다시 잇는데 성공했다. '나오미 스나이더'는 영구적인 상실인 죽음조차 관계를 붕괴시킬 힘은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성찰하게 되었다. 항의할 능력은 회복 불가능한 것 이라 여기던 관계를 유지할 힘을 지니고 있다. '나오미 스나이더'는 심리적 저항에서 건강한 저항으로 바뀌면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되었을 뿐 아니라 다시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단절되었다고 생각한 세상과의 고리를 다시 이을 도구까지 얻었다고 말한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글을 쓰다가 직관적으로 어떤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버지는 작가였습니다. 아버지를 잃은 경험에 대해 글을 쓰는 과정에서 아버지와의 관계로 되돌아가는 방법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이 작업은 상실에 맞서는 나의 저항이었지요. 연결 고리를 일시적으로 상실했음에 대한 건강한 거부의 몸짓이었습니다. 또한 내 속에서 흘러넘치는 고통과 울분, 슬픔을 타인에게 떠넘기지 않고 그 상황을 납득하는 나의 인내심에 박수를 보내는 문화에 대한 정치적 저항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시점부터 시작해 약 6개월간 써 내려간 일기였습니다.(...) 분노와 슬픔이 나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이것은 나의 분노요 슬픔이었습니다. 어떻게 세상은 친절하고 예민한 아버지를 나에게서 빼앗아갈 수 있었는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은 살아 있는데 그는 죽어야만 했는가. 어떻게 그런 부당한 일이 일어난단 말인가. 빛나는 생명력과 활기찬 감성이 가득했던 아버지가 어떻게 이런 글을 쓴 지 불과 몉 주 만에 갑자기 죽음을 맞이했단 말인가. 아버지는 일기를 통해 자신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희망과 두려움, 소망을 보여주었습니다. 죽음이 임박했을 즈음 삶에 대한 아버지의 갈망은 손에 잡힐 듯 구체적이었습니다. 이것은 죽음에 맞서고 나를 떠난다는 사실에 맞서는 아버지의 항거였습니다."



저자인 '캐럴 길리건'은 관계를 맺고자 하는 열망과 능력이 설령 흔적만 남아 있다 하더라도 사랑과 민주주의를 되살릴 가능성은 계속 열려 있다고 말한다. 해결책의 첫 번째 단계는 건강한 저항과 손잡고 정치학을 변형시킬 심리학에 정진하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관계 회복 능력을 억압하고, 건강한 저항을 절망과 거리 두리고 뒤바꾸며, 마침내 억압과 부당함을 자행하는 데 앞장서온 정치적, 문화적 권력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러내 한판 겨루기를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캐럴 길리건'와 '나오미 스나이더'는 부당함에 맞선다는 것은 동등한 목소리, 동등한 인권을 지향하는 민주주의 가치에 반하는 가부장제에 항의한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인간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분열을 복원한다는 뜻인데 이는 '관계'를 관계로 대체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부장제의 존페는 관계를 복원시킬 인간의 능력을 성공적으로 무효화하거느냐 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가부장제의 위계질서는 관계의 상실을 전제로 하며 따라서 사랑을 제물로 바쳐야 합니다. 반대로 민주주의는 사랑과 마찬가지로 관계에 의존합니다. 또한 모든 사람이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사람의 목소리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입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의 목소리는 소환되어야 하고 환영되어야 하며 누구든 귀 기울여 듣고 그에 호응해야 합니다."


<가부장 무너뜨리기>를 읽으며 나의 소녀 시절부터 '가부장'이라는 외피를 둘러싼 세상에 살아가며 나의 진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착한 여성으로 길들여진 모습을 발견했다. '가부장'을 무너뜨리는 일이야말로 침묵하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를 말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길이자 인간의 동등한 인권을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은 가부장제와 맞서 싸워 진정한 나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으로 추천한다.


YES마니아 : 로얄 s*****0 2019.10.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가부장 무너뜨리기 -캐럴 길리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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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why does patriarchy persist?', 그러니까 '왜 가부장제가 지속되는가'이다. 가부장이라는 말 자체를 오래만에 접했는데 구글에서 찾아보니 말그대로 가장이 강력한 지배권을 가지고 가족을 통솔하는 가족 형태라고 되어있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가장은 남성쪽인 경우가 많으나 분명 가모장제도 있을터이니 여기서의 가장이란 남성임을 명시해서 구별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
"가부장 무너뜨리기 -캐럴 길리건 외" 내용보기

원제가 'why does patriarchy persist?', 그러니까 '왜 가부장제가 지속되는가'이다. 가부장이라는 말 자체를 오래만에 접했는데 구글에서 찾아보니 말그대로 가장이 강력한 지배권을 가지고 가족을 통솔하는 가족 형태라고 되어있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가장은 남성쪽인 경우가 많으나 분명 가모장제도 있을터이니 여기서의 가장이란 남성임을 명시해서 구별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다른 사전을 찾아보니 역시나 '가장인 남성이~'라고 되어있다.


서양에서 촉발된 미투운동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인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고 또 달라지는 중이다.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닌 것처럼.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이라는 말을 쓰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시대가 온 것이다.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눈 사고방식에 기초한 질문이라는 공격을 받을 여지가 있기 때문. 당연하게도 이 책의 저자는 가부장제 또한 이러한 젠더 이분법에 기초한 문화라고 이야기한다. 


남성은 자신이 느낀 감정을 숨길줄 알아야 한다는, 즉 생각과 감정을 분리할 줄 알아야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받으며 자라나고, 그리고 여성은 돌봄을 내면화하고 관계를 중시하며 관계를 망칠 우려가 있을 경우 자신이 당한 부당함을 숨길줄도(심지어 그게 강간이라고 하더라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들은 때로는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때로는 이성을 조금더 이해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읽은 82년생 김지영에서 등장하는 부부간의 대화 또한 이러한 가부장제에 입각해 있지 않았던가. 그 착한 남편이 김지영을 위한다고 말하는 것이 '함께 하자'가 아니라 '내가 더 집안일을 도울께' 였으니.


또 이런 연구결과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 2008년에 실시된 '화를 내는 여성은 앞서갈 수 있는가'라는 연구에 따르면 화를 내는 남성은 보상받지만 화를 내는 여성은 남녀 모두에게 무능력하고 권력의 자리에 오를 자격이 없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사실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부장제라는 것이 얼마나 우리 인식속에 박혀있는지 생각해볼 기회를 주었기에, 나도 이렇지 않은가하고 생각해볼 기회를 주었기에 딱딱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읽어볼만 했던 책이었다. 혹시 몰라 이 책 제목으로 유투브에서 검색해보니 가부장제 및 조던 피터슨에 대한 영상이 몇개 나온다. 유해한 남성성이란 무엇이냐는 제목이 눈길을 끄는데 한번 봐야겠다. 기회가 된다면 서양쪽 말고 우리나라 버전의 책을 접할 기회가 있으면 좋을듯.

b******o 2019.10.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