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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도록 빠져드는 스무 잔의 커피인문학,,,
"놀랍도록 빠져드는 스무 잔의 커피인문학,,," 내용보기
“커피, 치명적인 검은 유혹”에 빠져 커피를 스무 잔이나 마시는 동안 이상하게도 전혀 질리거나 지루하지 않다. 그만 마셔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실로 새롭고 놀라운 책이다. 커피에 얽힌 문학가, 음악가, 무용가 등의 삶이 너무나 흥미로워 순식간에 읽고 또 다시 읽으며 음미했다. 그 동안 우리가 커피를 마시며 느꼈던 커피에 대한 무지와 무언지 모를 빈 공백을 이 책은 흐
"놀랍도록 빠져드는 스무 잔의 커피인문학,,," 내용보기

“커피, 치명적인 검은 유혹”에 빠져 커피를 스무 잔이나 마시는 동안 이상하게도 전혀 질리거나 지루하지 않다. 그만 마셔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실로 새롭고 놀라운 책이다. 커피에 얽힌 문학가, 음악가, 무용가 등의 삶이 너무나 흥미로워 순식간에 읽고 또 다시 읽으며 음미했다. 그 동안 우리가 커피를 마시며 느꼈던 커피에 대한 무지와 무언지 모를 빈 공백을 이 책은 흐뭇하게 채워준다. ‘낭만적인 바리스타 K씨가 들려주는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스민 커피 이야기’ 이 책의 부제처럼 우리는 그냥 검은 액체인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한꺼번에 마시게 된다. 이미 다수의 시집을 낸 저자의 스무 편의 시가 커피를 마실 때마다 우리에게 스며드는 것도 낭만적인 바리스타 K씨의 교묘한(?) 의도였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니 좋아하지 않더라도 커피를 마시며 사는 주변 사람들에게 낭만적인 바리스타 K씨 좀 만나보라고 달뜬 목소리로 전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커피, 잔에 담긴 그 검은 액체를 들여다본다. ‘악마의 유혹’이라 명명한 어느 회사의 커피 이름이 생각난다. 이제는 가장 대중화되고 일상화된 커피, 그 종류와 맛도 여러 가지, 그에 따른 취향도 다양하다.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커피, 그 커피를 전혜린 커피, 헤밍웨이 커피, 이효석 커피, 랭보의 커피,,,,, 명명한 그 자체가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새로웠다. 그렇지, 그들은 어떻게 커피를 즐기고 마셨으며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정작 이런 이야기들이 궁금하고 목이 마른 것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책을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헤르만 헤세, 헤밍웨이, 빈센트 반 고흐, 이사도라 던컨 등의 매력적인 인물과 다양한 맛의 커피를 마시며 데이트를 하게 된다. 더불어 그들의 삶과 예술을 더 깊이있게 들여다보게 되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커피에 대한 뒤안길이다. 커피 스토리텔링에 시와 문화가 결합한 특이하고도 새로운 변종이다. 그동안 어떻게 하면 커피를 맛있게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기계적이고 무미건조한 커피 이야기만을 보았던 우리로서는 커피를 보는 눈을 확 트이게 해 준다. 우리가 얼마나 무미건조하게 커피를 누리고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베를렌과 헤어진 랭보가 뜬금없이 모카하라 부르는 아라비카 종 커피원두를 매매하는 상인이 되어 에티오피아 하레르에 나타났다는 것, 그곳에 랭보박물관이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향토적 서정과 어울리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 이효석이 커피를 매우 좋아하고 즐겼던 수준높은 딜레탕트였다는 사실, 이상의 수필 <산촌여정>에 나오는 MJB는 사랑하는 여인의 이니셜이 아니라 커피 브랜드였다는 사실은 새롭고 놀랍다. 뭐니뭐니해도 내게 강렬한 커피는 헤밍웨이의 커피와 전혜린 커피였다. 불꽃처럼 살다 간 그들의 삶이 커피에 스며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흐의 커피는 생존의 음료이자 생명의 양식이어서 또한 눈물겨웠다. 문학과 그림뿐만이 아니다. 커피는 무용과 음악과도 뗄 수 없는 사연이 있으니 이사도라 던컨, 홍연택, 바흐의 이야기가 또한 흥미롭다. 음악에 문회한인 나로서는 특히 바흐의 칸타타의 내용이 커피를 너무나 좋아하는 딸과 이를 말리는 아버지의 걱정이 그 내용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위대한 예술에 미친 커피의 영향력을 실감했다. 놀랍도록 빠져드는 스무 잔의 커피인문학은 매화우(梅花雨) 흩뿌리는 날에 커피를 마시게 하고픈 마음을 두고 아쉽게 끝이 난다.

 

이 책의 미덕은 일단 명사들의 커피 이야기를 흥미롭고 새롭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낭만적인 바리스타 K씨의 자작시와 그만의 Art Recipe가 또한 한 몫을 한다. Art Recipe는 명사를 추억하며, 그들의 음악과 문학과, 그림과 삶을 떠올리며 조용히 커피를 음미하는 코너이다. 또한 각 장마다 그려진 명사들의 캐리커처와 아리땁고 앙증맞은 그림도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커피꽃과 원두, 각종 커피 도구들이 과도하지 않게 곳곳에 배치되어 그려져 있어서 책 자체가 아름답다.

 

작년 3월에 개봉했던 영화 “가비” 에서는 고종이 커피를 좋아하여 궁중에 바리스타를 들이면서 얽힌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커피를 영화의 전면에 부각시키지 못하고 이야기의 구심점이 흩어져 완성도가 높은 영화는 아니었지만 하여튼 처음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이래 정말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사랑해 왔다.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면면한 커피의 역사, 나에게도 커피에 얽힌 인생이 있었다는 것이 문득 생각났다. 커피를 처음 마셨던 것은 고3때였다. 학교에 처음으로 커피 자판기가 설치되었는데 공부를 하다가 잠이 오면 자판기에서 뺀 커피를 마시곤 했다. 대학교 때도 역시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커피를 많이 마셨다. 지금도 역시 그렇지만 “커피 한 잔 하실래요?”는 당신과 대화하고 싶다, 더 알고 싶다, 나아가 데이트하고 싶다는 의미의 일반적인 말이었다. 나에게도 커피는 잠을 깨우는 실용적인 목적에서부터 잠시 틈을 내서 여유를 즐기기 위해, 또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더 다가가기 위한 삶의 윤활유였다.

 

올해 제부가 디지털대학교의 차문화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제부는 몇 년 동안 보이차에 빠져서 온갖 차 내리는 도구를 가지고 다니면서 지인들에게 보이차를 권했었다. 그러더니 작년부터는 커피에 빠져서 지금은 커피 공부를 하는 모임에 나가서 열성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다. 옆에서 보기에 참 신기해서 왜 커피에 빠지게 되었냐고 했더니 그냥 웃었다. 원산지가 다른 여러 종류의 커피를 내려 주면 그 맛을 음미하는 마루타의 역할은 참 행복했다. 제부에게 이 책을 소개했다. 역시 놀라워했다. 이런 책이 있었느냐면서,,, 목차만 보고도 얼른 읽고 싶다 했다. 빌려 준다고 했더니 이런 책은 사서 읽어야 한다며 거절했다. 이 책을 소개하고 괜시리 으쓱해졌다.

 

커피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더불어<커피, 치명적인 검은 유혹> 2탄도 얼른 세상에 나와 커피를 통한 또 다른 삶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기를 고대한다.

 

a********l 2013.04.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