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의 자서전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를 읽다가 역자 후기에 언급된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를 우연히 알게되었다. 몇 번을 읽어도 좋아서 '선운사 동백꽃 보러갔더니'를 구입했다. 뭔가 담담하게 느껴지는 시를 통해 시인의 다른 시들이 궁금했다. 시 하나에 끌려 구입했지만,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을 했다.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라던 '자화상'도 있고,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 울었다던 '국화 옆에서', 향단아 그넷줄 밀어라라 말하던 춘향이의 말 '추천사',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던 '푸르른 날' 등 중고등학교 수업시간에 배웠던 낯익은 시들도 많았다.
친일파 시인이라 알려졌을때 배신감.. 때문에 한동안 외면도 했으나, 시 하나 하나 읊고 있으면,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시인이다.
아무래도 올 가을은 시인생각의 한국대표 명시선을 하나 하나 모아갈것 같다...
p18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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