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8)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5%
  • 리뷰 총점8 25%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8.0
  • 50대 9.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오늘 역사가 말하다 - 전우용
"오늘 역사가 말하다 - 전우용" 내용보기
어릴 적 나는 무언가 외우는 걸 곧잘 했던 것 같다. 특히, 유행가의 가사나 만화영화 노래, TV 광고노래들은 지금까지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다 읊어댈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게 또 전 영역에서 균형적으로 재능이 발휘되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외우기식 공부였던 국사는 당시에는 꾀 많은 암기 지식을 머리에 담았지만, 지금 기억하는 대부분은 성인이 돼서 내가 좋아 다시 읽은 책들
"오늘 역사가 말하다 - 전우용" 내용보기

어릴 적 나는 무언가 외우는 걸 곧잘 했던 것 같다. 특히, 유행가의 가사나 만화영화 노래, TV 광고노래들은 지금까지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다 읊어댈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게 또 전 영역에서 균형적으로 재능이 발휘되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외우기식 공부였던 국사는 당시에는 꾀 많은 암기 지식을 머리에 담았지만, 지금 기억하는 대부분은 성인이 돼서 내가 좋아 다시 읽은 책들에서 온 것들이다. 그래도 비슷한 억지 외우기였지만, 리듬과 음률이 붙는 기념식 노래(3.1절 노래, 개천절, 제헌절, 광복절 노래) 들은 지금도 거의 기억하는 것을 보면 적어도 나의 경우에 어릴 적 뇌는 외우기에 특화되어 있던 것이 분명하다.


지금도 가끔 마음을 끄는 노래를 들으면 초등학생 딸과 유튜브를 찾아서 즐겨 듣고 따라 부르곤 하는데, 딸아이는 몇 번 듣지도 않고 가사를 안 보고 줄줄 불러댄다. 나도 어렸을 때 유행가 가사 외우는 건 남에 뒤지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무리 여러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가사가 입에 붙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도 마찬가지로 책에서 읽은 것이나 억지로 가르치는 지식들은 뒤돌아서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가 묻는 여러 궁금증에 대해서는 나도 공부하는 셈 치고 정성 들여 답변해주곤 하지만 무언가 다른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이 책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었다. 전우용의 오늘 역사가 말하다는 단편적인 역사 지식 300개를 각각 한두 페이지의 짧은 공간에 담아두고 있는데, 저자가 트위터에 연재했던 글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역사적 지식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말, , 단어들의 유래를 찾아 올라가서 그 끝자락에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는데, 읽다 보면 새롭고 신선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내가 쓰고 읽고 말하는 그 단어들의 오래된 연원을 아는 재미와 그 어원에 감춰진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금 내가 쓰고 읽고 말하는 것들을 자못 진지하게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와의 이야깃거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거다. 역사 지식을 공부하자고 하면 어떤 아이들이 좋아할까? 그런데, 익숙한 단어를 말해주고 어떻게 해서 이 말이 생겨나게 됐는지를 얘기해주면서 대화를 시도한다면, 아이가 재밌게 듣고 머리에 담아둘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돈, 거지, 도깨비, 서커스 얘기부터 조금 진지한 역사적 사건까지 함께 이야기하며 아이의 생각도 들어본다면, 아주 좋은 가정용 교과서가 되지 않을까.

 

c****s 2018.10.16.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5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5" 내용보기
조선의 학생운동 권당 (128쪽)    권당이란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학생운동’이었다고 합니다. 정치적이거나 비정치적인 사건이 있으면 유생들이 집단적으로 ‘기숙사’를 이탈하는 것을 말합니다. 세종이 궐 안에 내불당을 짓자 유교를 숭상하던 유생들이 그랬고, 성종 때는 교관이 회초리로 때렸다고 해서 그런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선생은 학생운동은 여러 이유로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5" 내용보기

조선의 학생운동 권당 (128쪽)

 

 권당이란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학생운동’이었다고 합니다. 정치적이거나 비정치적인 사건이 있으면 유생들이 집단적으로 ‘기숙사’를 이탈하는 것을 말합니다. 세종이 궐 안에 내불당을 짓자 유교를 숭상하던 유생들이 그랬고, 성종 때는 교관이 회초리로 때렸다고 해서 그런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선생은 학생운동은 여러 이유로 일어났지만, 일제강점기 이후로는 주로 ‘지식인 정치운동’의 일환이었다고 설명을 합니다.

 

 대학교육이 대중화하기 전에는, 대학생들은 대개 ‘중산층’ 이상의 가정 출신이었고 스스로 ‘지식인’이거나 ‘예비 지식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학생 개개인의 이해관계보다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우선했었지요. 그런데 근래의 반값 등록금 운동을 보면, 학생운동의 중심이 ‘생존권 운동’으로 옮겨간 듯하다면서 “새 시대는 언제나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열립니다.”라고 글을 끝맺습니다.

 

 60년 이상을 살면서 돌이켜보면 확연히 시대가 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3의 물결(앨빈 토플러 저)이 온다고 해서 책을 읽었지만 그 당시 온다는 그 물결을 1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지금에 이르러서야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한 정보화 사회’가 그 물결이라는 설명을 이해합니다. 도서관에서 도서목록표를 통해 대출할 책을 고르고 될 수 있으면 빈 테이블에 빌린 책을 쭉 펼쳐 놓고 참고할 내용을 찾던 그 시절에서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찾아 참고하는 지금을 비교하면 세상은 정말 편하게 변했습니다. 세상의 변화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바뀐 사회에 적응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제 젊은이들과 대화하려면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신조어도 알아야 하고, 그들의 세계관도 이해해야 합니다. 함부로 그들을 규정하고 재단하면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혼잣말을 하는 우스꽝스러운 늙은이가 될 것입니다.

 

 “새 시대는 언제나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열립니다” 이 말이 사실임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제 단어장에 기록해 두겠습니다.

 

이달의 사락 s*****m 2024.01.0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6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6" 내용보기
쌍팔년도 (130쪽)    제가 다녔던 과거 상업고등학교에서는 ‘일반상식’이라는 과목이 있었습니다. 은행의 입행시험 과목 중 하나였습니다. 두께도 제법 두꺼운 책으로 기억합니다. 책의 구성은 말 그대로 일반적인 ‘상식’을 나열한 책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한 국제기구인 UNCTAD를 묻고 이를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하나의 상식을 설명하는 문장은 그리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6" 내용보기

쌍팔년도 (130쪽)

 

 제가 다녔던 과거 상업고등학교에서는 ‘일반상식’이라는 과목이 있었습니다. 은행의 입행시험 과목 중 하나였습니다. 두께도 제법 두꺼운 책으로 기억합니다. 책의 구성은 말 그대로 일반적인 ‘상식’을 나열한 책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한 국제기구인 UNCTAD를 묻고 이를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하나의 상식을 설명하는 문장은 그리 길지 않아 책 한 쪽수에 5~6개의 상식을 설명하였습니다.

 

 조각난 상식을 알기 위해서는 좋은 책이었지만 이들 상식이 연결된 지식을 배우기에는 기대 난망이었고 지식이 상식에 그쳐 지혜를 얻는 것도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휴전’은 6.25 전쟁이 끝난 것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정실인사도 알 듯합니다. 원조물자도 부정축재도 아는 말입니다. 실업자, 용공분자, 깡패두목 이정재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살인교사, 경무대도 아시지요? 이런 현상이 난무했던 쌍팔년도는 무엇일까요? 당나라 군대와 함께 제가 경험한 한국군을 비하할 때 ‘쌍팔년도 당나라 군대도 아니고…”라는 표현을 자주 썼던 기억이 납니다. 쌍팔년도를 설명한 전 선생님의 글을 보고는 이들 상식이 구슬 꿰 듯하였습니다. 선생의 설명을 보겠습니다.

 

 “1955년, 깡패 두목 이정재는 ‘꼬붕’에게 신익희 등 이승만의 정적 40여 명을 죽이라고 지시합니다. 꼬붕은 부담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정재는 다른 부하를 시켜 그를 죽입니다. 이정재는 살인교사 혐의로 수감되었으나 경무대에서 직접 담당 검사를 바꿔 곧 풀어주었습니다. 1955년에 명동에서는 깡패들이 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하고 싸움을 벌였습니다. 당시 한국 깡패는 1930년대 미국 마피아와 방불했지만, 경찰은 FBI보다 훨씬 무능했습니다. ‘쌍팔년도’는 이 무법천지의 1955년을 말합니다. 단기 4288년이었습니다. 이후로 “지금이 쌍팔년도냐?”는 터무니없는 일을 겪을 때 쓰는 속어가 됐습니다.”

 

 선생의 설명을 보면서 쌍팔년도를 상식책에서 보았다면 아마도 다음과 같았을 것입니다. ‘단기 4288년을 일컬음. 해방 후 무법천지가 된 사회를 일컬어 말하던 속어임’  끝.

이달의 사락 s*****m 2024.01.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4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4" 내용보기
선교사의 똘레랑스 (112쪽)    과거 법학개론을 배울 때 기억나는 내용이 있습니다. 총을 고정, 거치하고 사격을 하면 총알은 같은 곳에 탄착점을 만드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물리학이라는 자연과학이 항상 같은 답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법학의 결론이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오더라도 학문으로서 과학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4" 내용보기

선교사의 똘레랑스 (112쪽)

 

 과거 법학개론을 배울 때 기억나는 내용이 있습니다. 총을 고정, 거치하고 사격을 하면 총알은 같은 곳에 탄착점을 만드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물리학이라는 자연과학이 항상 같은 답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법학의 결론이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오더라도 학문으로서 과학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사회과학, 인문과학이더라도 깊이 들어가면 자연과학과 상통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럴듯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법관의 판결에 깊은 법학 지식의 기반이 있다면 그 판결이 과학이 적용되는 현실과 동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검사로서 수사를 한 경험이 있어 그 분야에 전문가다”라는 주장이 참인 것은 아닙니다.

 

 역사학자인 전 선생이 쓴 글을 보겠습니다. “자기 확신이 강하면 자기와 달리 생각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이 모두 불쌍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거기에 동정심까지 많으면 남의 생각을 바꾸어 놓는 것이야말로 진정 그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게 됩니다. 똘레랑스는 자기 안에 의심의 여지를 남겨 두어야 생깁니다.(…) 똘레랑스는 ‘다른 것과 공존하려는 의지입니다.” 외국인 선교사들이 과거 우리가 가난하던 시절 흔하게 생각했던 것으로 그로 인해 한국인들은 심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뇌과학자인 박문호 박사님의 말을 보겠습니다. 최근에 나온 대단한 책을 소개하면서 박사님은 인간의 뇌는 50% 이상의 오류가 전제되어 있다고 합니다. 뇌라는 카메라가 찍는 사진에는 절반 이상의 오류가 찍힌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풀숲에 떨어진 새끼줄을 보고는 뱀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뱀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가 실제 뱀이라면 그것도 독사라면 물려 죽을 수 있기에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하여 뇌가 새끼줄을 뱀이라고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유전자는 위험에 대한 대비를 이렇게 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이런 오류를 인식하길 거부하는 것이 ‘자기 확신’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 확신은 ‘망상’이라고 설명합니다. “오 마이 사이언스”입니다.

 

 자기 확신이 망상인데도 이 망상에 기반하여 상대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함부로 불쌍히 여기고, 고집스럽게 개조시켜야 한다며 날뛰는 것이 얼마나 비과학적이고, 비역사적이며, 비법률적인지를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어쨌든 과거 배웠던 법학개론의 책 한쪽에 있던 주장을 기억하고 있었던 덕에 역사학자 전우용 선생의 설명과 뇌과학자 박문호 박사(이 분은 여러 학문에 능통하신 분이라 뇌과학자라고 소개한 것이 잘못일 수 있습니다)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전 선생님의 글은 똘레랑스는 다른 것과 공존하려는 의지이고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결론입니다. 자기 확신이 난무하는 요즘, 망상에 빠진 사람, 즉 미친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달의 사락 s*****m 2024.01.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3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3" 내용보기
거짓말 (96쪽)    사람들이 거짓말을 분간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래 글에서 공부를 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공부를 하면 다른 사람이 자기를 속이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면서 최상급의 정치인을 부리기 위해 역사공부를 권하는 선생을 이미 만났습니다.    이번에는 거짓말의 어원을 찾아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거짓과 거죽은 어원이 같다고 합니다. 자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3" 내용보기

거짓말 (96쪽)

 

 사람들이 거짓말을 분간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래 글에서 공부를 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공부를 하면 다른 사람이 자기를 속이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면서 최상급의 정치인을 부리기 위해 역사공부를 권하는 선생을 이미 만났습니다.

 

 이번에는 거짓말의 어원을 찾아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거짓과 거죽은 어원이 같다고 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책을 찾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거짓과 가죽 모두 ‘겉’에서 온 말인데, 거짓은 속이 비었거나 겉과 속이 다른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거짓말을 허언이라고 합니다. 달리 사언, 즉 ‘속이는 말’이라고도 하는데’ ‘속이다’ 역시 ‘속’에서 나온 말로 추정합니다. ‘속’을 본래의 것과 다른 ‘겉’으로 꾸미는 행위이지요. 예컨대 개고기를 양가죽으로 싸놓고는 양고기라고 하는 등입니다.

 

정치인에게 속지 않으려면 역사공부를 해야 하지만, 우리말 공부도 해야 할 듯합니다. 어원을 찾아 공부를 하던 친구가 생각납니다. 우리 때는 Vacaburary2000이라는 영어책이 유행했는데 단어를 달달 외웠던 그 친구에게 비결을 물었더니, ‘어원’을 강조하던 기억이 납니다. 인터넷 책방에서 검색했더니 제가 배웠던 책은 없어졌습니다.

 

 선생의 설명은 계속됩니다. ‘참’은 속이 꽉 ‘차서’ 껍데기와 알맹이 사이에 ‘빈틈’이 없는 상태를 뜻합니다. 빈 가죽 주머니에도 무엇이든 채울 수는 있지만 빈틈까지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참’과 ‘거짓’의 본래 의미에 따른다면, 이 둘을 가르는 기준은 ‘빈틈’이지 ‘믿음’이 아닙니다. 거짓말에 자꾸 속는 것은 ‘빈틈’을 알아보는 눈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알아보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리 설명을 하든, 저리 설명을 하든 공부를 하라는 선생의 충고입니다. 

이달의 사락 s*****m 2024.01.0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2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2" 내용보기
정치인의 역사의식 (77쪽)    대학 입시원서를 작성할 때였습니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저의 친구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을 정하든, 직장을 다니며 야간대학을 가든 상과 대학으로 갔습니다. 회계학이나 경영학이나 아니면 경제학을 배우길 원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들을 따라 상과 대학의 한 과를 선택하여 입학원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서가 정한 대로 빈칸을 다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2" 내용보기

정치인의 역사의식 (77쪽)

 

 대학 입시원서를 작성할 때였습니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저의 친구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을 정하든, 직장을 다니며 야간대학을 가든 상과 대학으로 갔습니다. 회계학이나 경영학이나 아니면 경제학을 배우길 원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들을 따라 상과 대학의 한 과를 선택하여 입학원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서가 정한 대로 빈칸을 다 채우고 나니 별지에 입학 후 어떤 각오로 공부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답을 해야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다가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입학할 때부터 거짓말을 하고 시작한다면 학업을 끝마칠 때까지 괴로울 것을 알아챘습니다. 그래서 다시 입학원서를 구해서 이번에는 법과 대학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저의 선택이 옳은 것이었는지, 잘못한 결정이었는지는 4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공부를 하면서 흥미를 잃지는 않았다는 것을 압니다. 제가 법학을 공부하면서 고시를 준비할 요량은 없었습니다. 고시를 빼면 법학을 공부할 이유가 없다고 주위에서 얘기할 때마다 제가 한 말이 있습니다.

“공부는 성공하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속지 않고 살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이런 뜻으로 말을 했지 그대로 얘기했단 말은 아닙니다)

 

 공부를 마치고 건설회사를 간 첫해 장모님이 원하신다며 조합주택 분양계약을 대신해 달라고 하시기에 도와주다가 사기분양에 속아 장모님의 돈을 모두 잃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배우고 익힌 공부가 별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사기꾼이 작정하고 달려드는데 이길 장사는 없다는 위로를 스스로에게 하지만 뼈아픈 경험이었습니다. 그 후 장모님의 돈은 다 갚지 못하고 절반 조금 더 갚았습니다.

 

 선생은 ‘정치인의 역사의식’이란 제목의 글에서 정치인을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저급한 정치인은 자기 보스 꽁무니만 쫓아다니고, 중급 정치인은 지지자들의 눈치만 살피며, 상급 정치인은 국민의 마음을 볼 줄 알고, 최상급 정치인이라야 자기 시대의 역사적 과제를 알 수 있다고 등급을 정합니다. 최상급 정치인을 부릴 수 있으려면 국민이 역사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부연하면서, 저급한 정치인에게 역사의식 없는 국민은 다루기 쉽다면서 국민의 역사의식을 제 편한 대로 바꾸려 드는 정치인은 스스로 저급한 정치인임을 폭로하는 셈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런 정치인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역사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공부는 왜 해야 할까요? 선생의 마지막 말이 설명합니다.

“공부는 성공하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속지 않고 살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무슨 공부를 하시든 공부하시면 잘 속지 않게 됩니다.   

이달의 사락 s*****m 2024.01.0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1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1" 내용보기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을 우리는 바보라 부릅니다. 실수는 누구나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용납을 하지 않습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가 반복된다면 그런 역사를 만든 사람들이 바보란 말이 될 것입니다.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전제가 있습니다. 과거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알지도 못하는 역사인데 어떻게 반복 여부를 알 수 있겠
"오늘 역사가 말하다. 전우용 지음. 투비북스 간행 1" 내용보기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을 우리는 바보라 부릅니다. 실수는 누구나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용납을 하지 않습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가 반복된다면 그런 역사를 만든 사람들이 바보란 말이 될 것입니다.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전제가 있습니다. 과거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알지도 못하는 역사인데 어떻게 반복 여부를 알 수 있겠습니까.

 

 선생의 짤막한 글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역사를 반복하는 실수를 거듭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무언가 조금은 다른 역사를 보기도 합니다. 귤을 키우려다 탱자가 된 아쉬운 역사도 봅니다. 안타까움에 아쉽고 분함에 치를 떨기도 합니다. 그런 인식들이 모여서 우리는 오늘의 역사를 과거의 그것과는 다른 역사로 쓰는 것이겠지요. 선생의 글을 보면서 어찌 이리 다식한 가에 놀랍니다. 탁월한 기억력을 넘어 역사를 해석하는 선생의 혜안에 놀라기도 합니다. 칭찬과 격려, 비판과 조롱의 글들은 책을 읽는 시간을 잊게 합니다. 그렇다고 한 번에 다 읽기를 주저합니다. 조금씩 읽으면서 오늘을 사는 역사인식을 가진 생활인이 되기를 배우고 익히기 위해서입니다.

 

시일야방성대곡’ 장지연 (36쪽)

 

 어린 시절 국사를 배우면서 들었던 장지연이 황성신문에 게재한 글이라는 것만 외웠습니다. 한자 배우기를 좋아한 저는 ‘오늘, 소리 놓아 크게 곡을 한다’는 제목이 멋있었습니다. 그런데…

 

 선생은 한국인 대다수는, 이글의 제목만 알지 내용은 모른다면서 내용을 소개합니다. “대한제국 정부의 대신들만 개돼지 같다고 욕했을 뿐, 일본 정부와 이토 히로부미를 비난하지도, 황제의 무능을 한탄하지도 않았습니다. 동포의 분기를 촉구하기는 했으나, 그조차 우회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장지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언론이 전면적으로 탄압받았던 무단통치 시기에 경남일보 주필이 되었고 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에도 친일기사를 여럿 썼다고 소개합니다. 그를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할 것이냐를 두고 논란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의 등재를 반대하는 주장 중에는 ‘시일야방성대곡’의 상징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몰랐던 사실들입니다. 국사 시간에 배웠는데 잊었던 것인지 애초 가르치지 않았던 사실인지 모르지만 혐의 가는 곳은 있습니다.

 

 지금의 언론인들이라고 다를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훈계하고 비판하고 외국 사례를 들면서 많이 배웠다고 자랑하는 기레기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의 뒤에 숨겨둔 악의나 욕망은 그들의 자격을 의심하게 합니다. 지금은 과거의 행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함부로 훈계하는 자들은 과거 행적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년의 장지연은 매일 술에 취해 살았고, 결국 술병으로 죽었다고 합니다. 선생은 그의 이름은 지금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어 있으나, 그래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데에 탐닉한 자들보다는 그가 훨씬 나은 듯하다고 의견을 붙입니다.

 

 기레기들이 술을 찾는 것은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기사로 한 건 엮은 것을 축하해서 그런 것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이달의 사락 s*****m 2024.01.0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오늘 역사가 말하다
"오늘 역사가 말하다" 내용보기
2012년 10월, 이명박 정권 말기에 트위터 글들을 확장시키고 다듬어 펴낸 책. 이명박 정권 당시의 암울했던 시대상황을 에둘러 비판하는 부분에서는 벌써 잊어버린 당시 시대상황이 오버랩됐다. 표현의 자유는 억압됐고, 정경은 더욱 유착했으며, 온나라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파헤쳐졌다. 중세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은 착각 아니 생각이 들 정도였다.어원, 표현의 유래 등을 알게
"오늘 역사가 말하다" 내용보기
2012년 10월, 이명박 정권 말기에 트위터 글들을 확장시키고 다듬어 펴낸 책.
이명박 정권 당시의 암울했던 시대상황을 에둘러 비판하는 부분에서는 벌써 잊어버린 당시 시대상황이 오버랩됐다. 표현의 자유는 억압됐고, 정경은 더욱 유착했으며, 온나라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파헤쳐졌다. 중세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은 착각 아니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원, 표현의 유래 등을 알게 되는 즐거움이 쏠쏠했고, 언급된 사건들을 한국민족문화대백과를 (온라인) 훑으면서 업댓하는 계기가 됐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드러나지 않았던 그 광대한 무식함을 깨닫게 한다. 한 묘비명이 생각난다. 이제 더이상 무식해지지 않게 됐다는...(누구였지?)

근대사에 관해 기억하는 게 많지 않고, 아는게 적더라는 사실에 고개를 한번 떨구었다.
e***7 2019.10.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