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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드라마 보다 오히려 예능을 찾아본다. 고민과 시름을 잊을 수 있고,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어 그렇다. 집에 있는 주말이면 오랜 시간 마음을 쏟아야 하는 드라마보다 예능을 챙겨보며 웃고 웃는다. 그래서 이 책이 읽고 싶었는가 보다. 짐작하기로는 어떤 예능을 좋아하고 예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드러난 글로 여겼다. 하지만 저자는 예능을 본격적으로 탐색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예능인에 관하여 정확한 코멘터리를 한다. 놀라울 정도다.
성차별적인 진행방식과 주변인에 불과하게끔 여성을 축소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직언을 서슴지 않는다. 주요 인물로 강호동이나 유재석, 신동엽, 이경규 외에 나영석 프로그램에 대한 저자의 생각, 남성 일색인 예능인들의 대화에 대한 불편함 등을 거론한다. 저자의 글을 읽고 예능을 보는데 저자가 주장하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남성으로 구성된 여러 명의 진행자와 진행방식이 약간 거슬렸다는 게 정답이다. 이처럼 어떤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보이는 게 있는 법이다. ![]()
개인적으로 나영석 피디의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신서유기> 빼고 거의 다 본 거 같다. 특히 좋아하는 건 <삼시세끼> 시리즈와 <서진이네>, <윤식당> 등이다. 일부러 시간 맞춰 보고, 여의치 않으면 재방이라도 꼭 챙겨본다. 자, 저자가 주장하는 바도 알고 있다. 나영석이 추구하는 건 우려먹기식 비슷한 포맷이지만 그게 편한 걸 어떡해. 좋은 걸 어떡해.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해 좋아하는 거라고 해두자.
제대로 수평을 잡으려면 기울어진 쪽에 더 무거운 추를 달아야 한다. 여성의 목소리가 방송의 여러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많다. 그것이 당연해지는 세상이 될 때까지 남성들의 목소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감시를 당해야 한다. 그럼에도 변화가 없다면 압력 또한 높여가야 한다. (182페이지)
남성 예능인과 더불어 여성 예능인에 관해서도 말한다. 최근 TV에서 자주 보이는 김숙, 송은이, 이영자, 박미선 등이다. 남성 주도적인 예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박미선에 관해 말한 게 인상적이었다. 남성 패널의 편을 들다가 예쁘게 봉합했던 예전의 역할에서 벗어나 여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거였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주 예능인이 하는 말에 장단도 맞춰야 하지만 정확한 주관과 생각을 지니고 있어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법이다. 저자는 박미선을 가리켜 ‘겁에 질린 것같이 커다란 눈이 이제 정확한 곳을 응시하기 시작했고, 나의 엄마, 나의 달의 눈이 될 거란 기대가 생겼다.’ 라고 한 건 새겨들을 만하다.
대한민국의 간판 예능이라고 할 수 있는 <무한도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무한도전>을 주말마다 기다리다 보는 마니아는 아니었다. 하지만 가끔 챙겨보면 낄낄거리며 많이 웃었고, 가요제나, 못친소 같은 건 재방까지 찾아볼 정도로 좋아했다. 최근엔 무한상사를 OTT에서 하는 걸 보고 한두 시간을 앉아 보았다. 저자가 전하는 무한도전 장례식은 <무한도전>을 보고 드는 생각, 변화에 맞서지 못해 폐지하게 된 프로그램이다. 서글픈 마음과 조금은 반가운 마음으로 죽음을 추모한다는 저자의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우리의 예능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프로그램과 예능인이 대처하는 것에 대한 성차별적인 발언들. 아울러 여성으로서 느끼는 성차별에 관한 불편함을 기술한 책이었다. 가볍게 접근했다가 좀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우리가 된 느낌이었다. 아마도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남성 일색인 진행자들이 불편할 것이며, 대사 하나에도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거슬리는 말을 하는 예능인에 관한 판단을 새롭게 하게 되지 않을까. 더 원하는 건 정확한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알고 남녀 성별을 떠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목소리를 내다보면 우리 사회도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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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길의 글은 정확하다. 아니 정확이란 모호한 말보다는 정밀하다는 게 맞겠다. 방송계를 평가하는 지배적인 담론의 헐거운 빈틈을 파고들어 예리한 잣대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자신의 견해를 명확한 근거를 들어 밝힌다. 조금 더 촘촘한 잣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정밀한 분석이라 하겠다.
한편, 복길의 글은 정서가 깃들어 있고 의지가 실려 있다. 그래서 공감이 팍팍 갈 수도 있고, 불편해서 등을 돌릴 수도 있을 것이다. 복길의 가치 지향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페미니즘이라 하겠다. 생각과 언어의 문법이 그러하고 그 문법을 낳은 배경이 또한 거기에 닿는다. 그래서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의 장점을 상찬하면서도 그들이 이끌고 있는 세계와 문화에 대해 메스를 들이댄다.
나는 주변이 아닌 자기 앞길만을 챙기는 남성 예능인이 위대한 인물로 추앙되는 것을 저지할 것이다. 혐오스럽고 둔감한 발언에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다. 오직 남성 동료만을 챙기는 인물에게 더는 '하느님'이나 '국민 MC'따위의 찬사를 허용하진 않을 것이다. 꼰대를 자처하는 아버지를 웃는 얼굴로 대하지 않을 것이며, 자기만 유쾌한 채 건네는 성적인 농담에 웃지 않을 것이다. 심각한 얼굴로 다가와 고민을 해결해주겠다는 제안에 응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남성의 얼굴과 목소리를 한 한국 방송의 모습이 우리의 얼굴과 목소리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불평할 것이다. (181~182쪽)
유재석과 나영석 PD에 경도되어 있으면서도 그들 의식과 지향의 문제점을 짚어내며 비평을 멈추지 않는 복길의 태도는 지행합일 그 자체라 하겠다. 이론적 배경에다 명확한 잣대까지 갖춘 그의 비평이 더욱 깊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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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시리즈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아직 한 번도 안 읽어봤습니다. 한 번 읽어보고 싶은데 뭘 읽을까 고민하다가 추천도 많이 받고 제목부터 재밌어보여서 골랐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또래인지 작가의 예능계보가 나와 비슷했고 작가가 왜 그 예능을 좋아하고 싫어했는지 느낌은 알지만 말로는 표현이 잘 되지 않았던 것을 작가가 너무 잘 표현해주어서 시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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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연령대의 페미니스트라면 많이 공감할 이야기들. 익숙한 주제와 편안한 화법으로 쓰인 이 책은 한마디로 240자짜리 트윗 수백개 타래를 책으로 묶은 듯한 느낌이다. 중간중간 트위터식 유머도 너무 웃겨서 깔깔 웃으며 옆사람에게 보여주곤 했다. 이 책이 좀 더 늦게 나왔다면 굿걸에 대한 얘기도 실리지 않았을까, 무슨 얘기를 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우리는 앞으로도 여성 예능인들의 더 멋진 활약과 그 판을 제대로! 짤 방송국을 기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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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예능 ? 오랜만에 아무튼 시리즈를 구매해서 읽었습니다. 아무튼 시리즈는 작가가 꽂힌 어느 소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데 그 토픽이 다양하고, 독자는 관심있는 토픽을 선택해서 읽게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음. ? 아무튼, 예능 예능에 대한 작가의 오랜생각이 담겨있다. 처음엔 남자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글을 읽다보니 여자 작가분이셨는데 사회에서 비춰지는 예능의 모습과 예능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분명 호불호가 강한 책이다. 누군가는 예능에 대해, 예능 속에 등장하는 연예인에 대해 작가가 언급하는 것 처럼 느끼지 않을 수도 있고 적극 공감갈 수도 있을 듯. ? 책이란 작가가 얘기한 고것 대로 생각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니 독자의 다양한 시선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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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아무튼' 시리즈를 읽고 싶었다. 단어 하나로 책 을 쓸 만큼,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 그건 나도 할 말이 좀 있지' 싶은 주제라면 더 관심이 갔다. 그렇게 아무튼 비건 / 메모 / 떡볶이 등의 시리즈를 벼르던 중, 아무튼 예능을 먼저 읽게 되었다. 우연히 들린 알라딘 중 고서점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아무튼 시리즈가 눈에 띄었는 데 그게 '아무튼 예능' 이었다. '예능 하면 나도 할 말이 있지' 싶어서 산 것은 아니다. 나는 TV를 잘 보지 않고, 예능에도 큰 관심과 의미를 두지 않고 살았다. 저자 '복길'은 그런 나와 정반대에 선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TV에 푹 빠져 살았고, 온갖 예능을 섭렵하여 그 역사를 술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역사가 기록이 아닌 해석이라고 봤을 때 그가 내놓은 '예능에 대한 해석'은 꽤 유용하다고 생 각했다. 언제부턴가 나도 TV를 틀면 채널을 돌리거나 꺼버리는 장 면을 자주 만난다. 비거니즘을 접하면서 툭하면 고기를 굽는 장면들이 그랬고(왜 인터뷰하다가 뜬금없이 한우를 구울 까), 페미니즘을 접하면서는 남성으로만 구성된 예능이나, 중년 남성과 어린 여성 아이돌의 조합을 볼 때 그랬다. 그런 예능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고, 그런 변화를 보았기에 저자가 책을 썼다고 생각한다. "많이 웃었지만, 그만큼 울고 싶었다"는 저자처럼 예능을 챙겨 보진 않겠지만, 앞으로의 예능이 어떻게 변할지 조금 궁금하긴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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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길 님이 지으신 아무튼, 예능 시리즈를 읽었다. 아무튼 시리즈는 처음 읽어보는데, 생각 이상으로 책이 문고판에 가까워서 놀랐다. 덕분에 들고다니면서 읽기에 편했다. 복길 님은 트위터에 쓰신 글로 처음 접했는데, 각종 TV 프로그램 리뷰를 맛깔나게 잘 하셔서 재밌게 보고 있었다. 그런 글들을 책으로 묶어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주문했다. 무비판적 수용적으로 TV프로그램을 접해오던 나에게는 이런 관점으로 예능 프로그램들을 본다는 것 자체가 매우 신선했고, 특히 이전 자신의 컨텐츠 소비를 반성하는 지점도 인상깊었다. 책 자체가 비평에 가깝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시시각각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다음 책이 나온다면 즐겁게 구매해서 읽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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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렸을 적부터 tv를 사랑했다. 그 열렬한 사랑의 이력을 살려 이 책에서는 여러 프로그램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담이나 자신의 생각을 펼쳐놓습니다. 2016년 사건 이후로 편하게 tv를 볼 수 없다는 말에 정말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말의 세기와 상관없이 꾸준히, 지치지 않고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작가의 말은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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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나를 향해 종종 야 이 텔레토비야, 라고 소리를 치곤 한다. 배에 텔레비전의 브라운관을 달고 있는 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로그램의 등장 캐릭터와 닮아서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은 아니고, 텔레비전을 많이 본다며 면박을 주고자 할 때 아내가 골라 쓰는 문장이다. 딱히 보고 있지 않더라도 집에서 들고 온 회사 일을 하는 동안 텔레비전을 켜 놓기 일쑤인데, 이런 나를 아내는 마뜩치 않아 한다.
아무튼, 예능 / 복길 / 코난북스 / 224쪽 / 2019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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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과 비슷한 시기의 문화적 배경을 겪으며 성장한 독자로서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써 또는 적극적인 공감으로써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약간은 과하다 싶을정도로 극페미니즘적인 방향으로 흘러가 종종 논지에서 벗어나거나 너무 딥하게 파고드는 부분에서 독자입장에서 불편함을 느낄수도 있을듯 합니다. 같은 여성이지만 지나친 주관적 해석이 어색하여 끝까지 완독하지 못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