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교롭게도 그날 푸카이파로 가는 다른 항공편은 이미 추락사고를 두 번이나 낸 랜사 항공사의 비행기뿐이었다. P103 혼자. 3000미터 상공에서 나는 혼자였다. 그리고 무서운 속도로 추락하고 있었다. P111 1971년 12월 25일, 한참이나 정신을 잃었던 나는 마침내 깊은 밀림속에서 의식을 되찾았지만 역경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P120 하지만 나는 내 행동의 의미를 잘 알았다. 의식을 되찾은 지점에 머물러 있으면 아무도 나를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온 행동이었다. 그리고 나는 분명 공포에 질려 정글 속을 내달린 것이 아니라, 물길을 따라 신중하게 이동했다. P226 나의 모든 발걸음은 부모님의 유산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긴 과정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어찌 됐든 여행의 끝에는 멋진 루푸나 나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그 밑에는 팡구아나의 오두막이 있다. 나는 이 곳을 밧드시 지키고 다음 세대를 위해 보호할 것이다. P279 사고 후 내가 인간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운 것은 바로 이 밀림, 이 숲의 은밀한 영혼이다. 그것은 1년 반에 걸친 연구 과제를 진행 중인 지금에야 내게 모습을 드러냈다.p318 나는 부모님의 유산을 오롯이 계승했고 미래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비행기에서 추락한 나를 받아들여 구해주고 내게 많은 것을 선사한 다우림의 미래는, 인류와 우리의 기후 그리고 지구라는 행성의 미래이기도 하다. P332 비행기 사고로 혼자 살아남은 율리아네 그녀의 감동적 실화 열일곱 소녀는 엄마와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3000미터 아래로 추락한다. 유일한 생존자. 밀림 한가운데 떨어져 살아난 그녀. 동물학자인 부모님을 따라 일찍이 다우림 지대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비행기 잔해속에서 찾은 사탕 몇개와 신발 한짝에 여름 원피스를 입은채 물길을 따라 걸었다. 그리고 11일후 나무꾼들에 의해 구출되어 인간 사회로 나올 수 있었다. 그녀의 기적같은 생존기. 만약 나라면... 내가 비행기에서 추락해 밀림에 혼자 살아남았다면 나는 어땠을까? 제 정신을 지키며 살기위해 애를 썼을까? 그 림에서 살아남은 그녀는 다우림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엄청난 일을 겪고도 자기를 지키며 자신을 살게해준 다우림을 지키는 그녀의 인생이 정말 소설같다.
|
|
나는 페루 다우림 위 3000미터 상공에서 추락하는 무시무시한 사고를 겪었다. 하지만그게 끝이 아니었다. 사고 후에는 11일 동안이나 혼자 정글을 헤매고 다녀야 했다.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나는 겨우 열일곱 살이었다. P13 내가 타고 가던 비행기가 추락했다?! 다른 승객들과 가족까지 모두 사고로 사망하고 나 혼자 살아남았다면? 그것도 떨어진 장소가 열대림이다. 상상도 하기 싫지만 정말 만약~을 가장해 상상해본다면.. 아마도 당장에는 나 혼자 살게 한 하늘을 원망하고 또 원망하지 않았을까? 난 약하고 약한 사람이라 혼자 살아남았다는 안도감보단 그 당시의 육체적 충격과 정신적 충격을 감당하기 힘들어 할 거 같다. 아.. 어쩜 몸과 마음을 추스리기도 전에.. 살아남아서 다행이구나. 안도하기도 전에 열대림에 잡아먹힐지도 모르겠다. 나는 절대 혼자서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이상황을 17살의 어린소녀가 버티고 이겨낸 기적 같은 이야기를 읽었다.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는 율리아네가 1971년 12월 24일 페루의 리마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홀로 살아남아 발견되기 까지 11일간의 생존기를 다루고 있다. 겨우 17살의 소녀가 상공 3000미터에서 떨어져 살아남았다. 그것도 열대 다우림에서 11일동안 홀로 생존한 이야기는 매 페이지 경이로웠고 존경스러웠으며 놀라웠다. 정말 상상이상의 생존기. 동물과 식물을 전공으로 한 학자 부모에 의해 어렸을 때 부터 다양한 동물과 식물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가족 전체가 열대 다우림에서 연구를 위해 지낸 적도 있기에 그렇게 참혹한 사고 후에 홀로 남겨진 다우림에서 살아나올 수 있었음은 틀림없을 것이다. (가정교육의 중요함을 세삼 느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어린 소녀가 11일간을 밀림에서 버티고 살아남았다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이다. 솔직히 나였다면.. 큰 트라우마로 사회생활은 커녕.. 제 수명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매 순간이 두렵고 공포였을 거 같은데 율리아네는 버티고 버티어 내어 지금은 자신을 안고 보듬어준 열대 다우림의 보존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일생일대의 그 큰 사고를 뛰어넘어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완성해 가는 그녀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부끄럽지만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를 읽고 싶다 여긴건 혼자 살아남았다고? 어떻게?? 실화?? 라는 단순 호기심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그녀가 걸어간 길을 따라 가다 보니 그 사실이 너무 미안해졌다. 살아 돌아 온 후의 그녀는 온갖 매스컴과 주위의 호기심과 끔찍한 시선을 견뎠을텐데 나 또한 그정도의 호기심으로만 책을 접했기 때문이다. 곧 소피 터너를 주연으로 해서 영화도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는데 책에서 느낀 감동을 그대로 재연해 줄 수 있을지.. 제발 재연해 주길 바라며 영화를 기다려 봐야 겠다. 책을 읽으면서도 이게 정말 실화인걸까.. 율리아네는 어떻게 그 많은 공포와 두려움을 이겨 낼 수 있었을까..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감동이고 기적이라고 느꼈던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정말 좋은 책을 만났다. |
|
오늘 책의 제목은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입니다.
저자 율리아네 쾨프케의 실화 소설입니다. 말 그래도 주인공이 정말 하늘에서 떨어지는 일이 발생한니다. 바로 비극적인 비행기 사고로 말이죠.. 1971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율리아네는 어머니와 함께 페루의 수로 리마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인 푸카이파까지 가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하고..그 비행기는 태풍을 만나 밀림에 추락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하늘에서 밀림으로 떨어진 그녀, 단 한명의 생존자이죠. 기적적으로, 정말이지 합리적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그녀의 부상은 3000미터 높이의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지 않았고 그녀는 어떻게든 이 밀림을 빠져나갈거라고 굳게 믿으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동물학자인 부모님을 따라 어린 시절부터 밀림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밀림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생존에 한 걸음 더 성큼 다가갈수 있었죠. 무수한 곤충들, 동물들 끔찍한 추위, 안경도 없이.. 비, 바람, 불면증, 절망, 상처 속 구더기에 시달리면서도.. 모든것을 이겨내며 그녀는 사람이 사는 마을을 찾아 물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11일 후, 기적적으로 세 명의 삼림노동자들을 만나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 책은 기적적 생환 후 전 세계적으로 의지와 희망의 상징이 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인 엄마를.. 그 끔찍한 사고 당시에 바로 옆에 앉아있었던 엄마를 잃은 슬픔과 나 혼자만이 살아남았다는 자책속에서 스스로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 한 여성의 눈물겨운 성장기 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 후에도 어느 누구도 그녀가 다시 비행기를 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녀는 페루의 밀림을 보호하기 위해서 전 세계를 비행기를 타고 돌아다니며 밀림의 소중함을 전파하고 페루의 다우림을 보호하기 위한 강연과 인터뷰에 앞장서죠. 팡구아나를 무분별한 개발에 맞서 자연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데 일생을 바친 그녀는 앞으로도 생태 연구와 자연보호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거라고 합니다.
힘든 삶 속에서 용기가 필요한 모든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
|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라는 제목을 보고 어떤 책일까 굉장히 궁금했다. 우리가 만약 살면서 비행기 착륙이 아닌 추락 사고를 겪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정말 겪고 싶지 않는 일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겪고 싶지 않는 비행기 추락사고를 겪은 율리아네 쾨프케의 이야기이다.
율리아네 쾨프케는 페루 다우림3,000m 상공에서 추락하는 큰 사고를 겪는다. 크리스마스를 아버지와 같이 보내기 위해 마지막 남은 두자리를 예약했지만 아무리 사고가 많은 항공사라도 자신을 피해갈것이라 생각하고 티켓팅을 한다. 하지만 폭풍우를 만나 비행기는 결국 추락사고를 낸다. 그녀의 생생한 그 당시의 기억들과 사고후 혼자서 11일 동안이나 정글을 헤매고 다녔던 그녀의 이야기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자신의 목숨을 구했지만 밀림에서의 큰사고와 어머니를 잃어버렸다는 큰 아픔이 그녀에게 남아있다. 밀림이라는 존재가 두려울 법도 한데, 자신을 살게해준 밀림속 나뭇가지와 나뭇잎과 덤불에게 감사하는 삶을 살아간다. 비록 어머니를 사고로 잃었지만 그녀는 짧은 인생을 다 하고 간 어머니의 뒤를 이어 밀림의 생태연구와 자연보호에 관한 일을 하고 있다.
나이 17살의 일을 56 살이 된 그녀가 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절대 잊혀질 수 없는 그녀의 아픈 기억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과거를 돌아보기 좋은 나이다'라며 글을 통해 다시 펼쳐지는 그날의 기억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씌여있다. 또한 사고후 힘들게 살아났지만 엄마의 부재를 인정하지 못하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다. "생각과 감정이 따로 놀았다"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얼마나 외로웠을까?
예전에 톰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라는 영화를 봤던 적이 있었다. 자신이 타고 가던 여객기가 바다에 추락해 누구와도 연락할 수 없는 주인공. 무인도에서의 살아남기위한 사투를 다룬 영화였다. 살아남는 다는 것이 먹을 것만 있으면 쉬운 일일것 같지만 , 더 중요한 것은 외로움을 이기는 일이었다. 이 책의 저자 율리아네 쾨프케가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어렸을 적 부모님과의 밀림 생활이 그녀의 생존에 영향을 준 것이다. 어떻게 해야지 사람들이 사는 곳을 본능적으로 찾을 수 있는지 알았기에 그녀는 유일한 생존자가 된것이다. 그리고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이 더 많았던 곳이 바로 밀림이기에 그녀도 부모님과 같은 길을 걸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
“모든 것은 이 밀림에서 시작됐다.”
1971년 12일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페루의 수도 리마를 출발해 푸카이파로 향하는 랜사 항공기 508이 추락하는 사건이 있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은 열일곱 살 독일계 소녀, 율리아네 쾨프케.
3000 미터의 상공에서 추락해 아마존 밀림 어딘가에 떨어진 그녀는 11일 만에 구조된다.
이 책은 40년 후 쉰여섯이 된 율리아네가 2011년에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과 함께 사고 지역을 다시 방문하면서 그때의 기억과 마주하고, 잘못 알려진 정보들을 바로잡으며, 또한 17세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오가는 교차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율리아네는 당시 사고의 순간을 이렇게 회상한다.
짐칸에 넣어둔 짐들이 떨어지고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율리아네는 사고 순간을 똑똑히 기억했다. 옆에 앉은 엄마 마리아의 음성도.
거대한 소음이 지나고 고요해졌다. 율리아네는 좌석에 매단 채로 10여분 정도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생존에 대한 감격이나 큰 사고에 대한 두려움, 엄마를 잃었다는 슬픔 등으로 울지 않는다. 그녀는 냉정하리만큼 침착했다. 잠깐의 뇌진탕이 있었고 쇄골에 통증이나 무릎, 등 쪽에 찢긴 상처가 있었지만, 그녀의 생존 본능은 강했다. 그녀는 살아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물길을 찾아 걸어가면 반드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아버지의 말을 기억했다.
율리아네는 원래 밀림 생활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저명한 생물학자였고, 어머니는 뛰어난 조류학자였다. 율리아네는 페루 리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함께 밀림을 탐험했고, 그들이 세운 팡구아나의 연구소에서 함께 거주했다. 그녀도 스스로 말하길 자신은 밀림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살아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한 예로, 노랑가오리나 카이만 악어들을 만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이미 부모와 이웃들에게서 얻었던 지식을 활용해 위기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11일 간의 사투 끝에 율리아네는 사람들에게 발견된다. 그 여정은 자연의 섭리에 반할 정도로 초인적이고 기적적인 힘을 그녀에게서 끌어낸 것이었다.
율리아네는 나중에서야 자신의 몸이 사실상은 걸을 수도 없었을 정도로 손상이 되었었고 (십자인대 파열), 상처에 번식한 구더기들의 숫자가 이미 수십 마리에 이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존하고 난 뒤 그녀의 삶은 이전 같지 않았다. 벌떼처럼 들끓는 기자들, 매스컴들, 오보들, 관심들. 당시 어렸던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혼란들을 스스로를 강하게 방어하는 것으로 이겨내 보려고 했다. 그녀의 마음에선 간절히도 전과 같은 평범한 생활을 원했고 사고가 빚어낸 충격과 변화를 피하려는 일종의 감정의 단절이 막처럼 세워져 있었던 것 같다. 책에서는 방어기제라고 표현한다.
롤프 빈터라는 기자에 의해 자신이 피눈물도 없이 냉정하고 오만하고 맹랑한 아이로 그려진 것에 대해 율리아네는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p. 227)
사실 나도 여기까지 읽었을 때 율리아네가 굉장히 객관적이고, 과학자다운 냉철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글 전체가 건조하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엄마를 잃은 심정이 참 궁금했는데 율리아네는 자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에 관해서만, 또 자신과 별개의 존재로서 부모의 학술적 업적이나 행적 등을 더 세심히 묘사하고 있는 듯했다. 사고 이후 그녀는 아버지와도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었다. 속이 상할 때면, 말렸는데도 왜 그 비행기를 탔었냐고 감정을 터뜨리는 아버지와 끝내 벽을 허물지 못했다.
하지만 율리아네의 절절한 심정은 책에 드문드문, 무겁고도 진실하게 기록되어 있다.
해마다 돌아오는 크리스마스 때면 율리아네는 울었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꿈을 꾸었다.
율리아네와 엄마 마리아의 따뜻한 관계는 자칫 슬픔과 절망으로 치달을 수 있는 이 수기에 빛처럼 스며들어 있다. 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았던 아버지와 대자연 속에 사랑과 희망을 놓지 않았던 어머니의 사랑과 마음을 그녀는 이어받았고, 그것이 결국 그녀를 생존케 한 힘이었다고 나는 믿는다.
이 책은 박쥐 전문 포유류학자 (율리아네는 아버지의 제안으로 후에 박쥐 전문 연구가가 된다.)가 쓴 과학적인 에세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밀림의 생물에 관한 묘사나 관찰은 정확했고, 학자의 시선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통찰력은 뛰어났다.
하지만 나는 단지 밀림, 재난 생존기라기보단 비행기 추락사고를 통해 소중한 것을 상실한 한 여성이 그것을 다시 되찾는 과정 속에서 생존의 의미를 찾게 된 감동의 실화라고 말하고 싶다.
율리아네의 아버지의 말처럼, “뭔가를 이루겠다고 정말로 굳게 결심하면 결국 성공할 수밖에 없어. 간절히 원하기만 하면 돼. 율리아네.” 절망과 상실의 날개로 추락했으나 희망과 기대로 비상하는 이들을 위한 위로와 격려의 이야기라고.
율리아네는 밀림 속을 헤매면서 자신이 겪은 끔찍한 비행기 사고의 잔해에 희망의 날개를 띄웠다.
율리아네가 지금까지 침묵을 뚫고 책과 다큐멘터리로 세상에 걸어 나온 의미는 하나였다.
바로 팡구아나를 자연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보호해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페루의 허술한 법과 투팍 아마루라는 민족 단체의 위협 속에서 팡구아나를 지켜내기 위한 그녀의 노력은 그때 밀림 속의 사투처럼 치열하고 간절하기 이를 바 없다.
그녀는 100년을 기다려야만 얻을 수 있는 귀한 나무들이 고작 유럽의 창문 가로대에 사용되기 위해 무참히 소비되는 것을 경고하고, 자연을 지킬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강하게 주장한다. 기적적으로 생존한 소녀는 자연으로 인해 상실한 것들을 자연에서 되찾고 있다. 지금도 그녀는 밀림 사이를 탐험하는 소녀의 모습으로 위기의 지구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전한다.
굳이 사담을 하자면, 이 책은 선물 받은 책이다. 그리고 나는 그 선물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정말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의 편중된 취향으로는 이 책을 일부러 읽을 일이 결코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이 얼마나 소중한지 영영 모른 채로 말이다. 독서 편식의 숲에서 나를 꺼내준 빛 같은 책이었다.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나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자연에 감사하고,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을 아끼고, 매일의 평범한 삶을 귀히 여기는 것이 ‘생존’이라는 것을.
추락하는 이들은 모두 보지 않을까. |
|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는 1971년 란사 플라이트 추락 사건의 실제 당사자인 율리아네 쾨프케가 비행기 사고 이후 4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쓴 그날의 기록이다. 나는 90년대생이어서 그런지 이 사고에 대해서 전혀 들어보지 못했는데 당시에는 전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빅이슈였던 모양이다. - 율리아네는 17세의 어린 나이에 11일간 밀림에서 홀로 살아남았다 - 이 한 문장만으로 책에 대한 호기심을 당기기에 충분했다. 조류학자인 어머니와 생물학자인 아버지를 둔 율리아네는 태생은 독일인이지만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남아메리카의 리마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네 살이 되던 해에는 동식물을 연구하는 부모님을 따라 밀림 한복판으로 이사를 가게 되는데, 그 곳을 도요타조의 이름을 따 '팡구아네'라고 이름짓는다. 그 곳은 다우림이 늘어져 있고 망고, 구아바, 파파야 등 열대과일이 지천으로 열리며 온갖 희귀동물들이 서식하는 곳이었다. 그녀는 부모님을 따라 팡구아네를 탐험하고 숲 속의 생태와 동식물에 대해 지식을 쌓으면서 '밀림의 아이'가 된다. 빡빡한 밀림에서 진로를 파악하는 법, 내 위치를 찾는 법, 지름길을 사용하는 법, 나무를 긁어 표시를 하며 밀림을 빠져나가는 법 등등 부모님으로부터 야생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 이 지식 덕분에 훗날 그녀는 끔찍한 사고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1971년 12월 24일, 율리아네는 어머니와 함께 밀림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사고를 당한다. 뇌우에 그대로 돌진한 비행기는 아래로 추락하고 그녀는 3키로미터 가까운 높이에서 밀림으로 낙하한다. 놀랍게도 그녀는 경미한 부상만 입었는데, 상승기류와 추락지점 등 여러 요소가 맞물리면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의식에서 깨어난 뒤부터 그녀의 혹독한 생존기는 시작된다. 야생동물들을 피해 나무 덤불 속에서 자고, 아마존강을 헤엄치고, 추위를 견디며 그녀는 용감하게 밀림을 헤쳐나간다. 11일째 되는날 기적적으로 세명의 나무꾼을 만나고 그녀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사고에서 살아남았다는 행운 뒤에는 엄마를 잃었다는 슬픔과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이 뒤따랐다. 그리고 세계에서 쏟아지는 관심과 끊임없이 구설수, 그녀의 이야기를 왜곡하고 악용하는 언론 때문에 그녀는 고통의 나날들을 보낸다. 그녀는 힘든 시간을 보낸 뒤 부모님처럼 동물학자가 되어 다시 팡구아네로 돌아가게 된다. 그날의 사고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그녀의 인생 성장기를 담은 자서전에 가까운 책이어서 좋았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책의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밀림의 동식물에 대한 설명이 너무 자세해서 가끔 생물학 백과사전을 보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점이었다.. 그렇지만 밀림에 대한 그녀의 애정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다. 나는 몇년 전 일도 가물가물한데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고 당시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걸 보면 트라우마란 겪어보지 않은 내게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인것 같다. 이제 쉰여섯이 된 그녀는 팡구아나를 문명의 침입으로부터 지키고자 한다. 40년이 흐른 지금 그녀는 팡구아나를 자연보호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꿈을 갖고 있다. 그녀에게 끔찍한 기억을 안겨줬던 팡구아네 밀림은 이제 그녀가 일생을 걸고 지켜야 할 삶의 목적이 되었다. 나는 어쩌면 다른 누구도 아닌 율리아네가 그 사고에서 살아남았던 것이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팡구아네를 지키기 위한 그녀의 숙명이 아니었을까? 남들은 절대 겪어보지 못할 '그녀였기에' 가능한 삶이기에, 사고의 기억에 매몰되지 않고 아픔을 삶의 의지로 극복해 낸 그녀가 존경스럽다. |
|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이 일어난다. 3000미터 상공에서 추락한 비행기에서 단 한 명만 살아남는다면. 그것도 아무것도 없는 페루의 대밀림 속에서 17살의 소녀가 말이다.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는 1971년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에 추락한 비행기의 유일한 생존자인 독일인 율리아네 쾨프케가 직접 쓴 생존기이다. (아마 독일어로) 오리지널 책이 처음 나온 것은 2011년이고 8년이 지난 이번에 한국어로 이렇게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픽션보다는 논픽션을 더 좋아하는 나. 그리고 요즘에 숲, 자연, 동식물 등에 많은 관심을 갖던 중 이 책에 대한 소개글은 꼭 읽고 싶다는 마음이 동하였다.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의 일이다 보니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건이지만 그 당시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화제가 된 사건이었다고 한다. 실제 사건에 대해 생존자가 직접 쓴 책 인만큼 이 책을 열자마자 작가 율리아네의 어린시절 사진, 부모님과의 사진, 페루에서 살던 시절의 옛 사진들이 컬러로 먼저 등장한다. 사진만 보면 그 굉장한 사건이 감히 이들에게 생길 것이라고는 전혀 예측을 할 수 없는 평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인데. 사건 당시는 17살의 소녀였지만, 이 책을 쓸 당시에는 이미 쉰여섯이 된 저자. 사건의 서술은 과거 비행기 사건, 어릴 적 이야기, 부모님의 젊은 시절 이야기 등과 현재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이 혼합되어 나온다. 저자는 비행기 추락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극적으로 살아난 사진의 임무, 소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면서 남은 생을 페루의 생태계, 자연의 보고 핑구아나(부모님이 연구를 위해 머물렀던 곳이기도 했던)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하여 삶을 투자해 왔다. 큰 사건에서 유일한 생존자라는 이유로 사건 후 11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되는 순간부터 항상 기자, 미디어의 눈길을 받아왔던 저자. 그런 사람의 이야기는 이 책이 나에게 처음이어서 어떤 마음이었는지 처음으로 간접경험을 하였다. 어머니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자신만 살아남아, 그래서 아내를 잃은 율리아네의 아빠의 당시 감정과 시신을 찾기까지의 과정 이야기들. 같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몇년 전 일어난 세월호 사건과 수색작업, 그리고 사고를 당한 이들의 가족들 이야기 등이 내 머릿속에 클로즈업 되는 순간들이 많이 있었다. 독일인이지만 오랜 세월을 페루에서 살아왔고 독일과는 다른 페루 사람들의 사건 처리 방식, 사건 의혹 투성이에 대한 것들 무척 흥미로웠다. 이 책을 통해, 당시 독일의 정치적 상황 그리고 페루의, 그리고 당시 매스컴, 기자들의 글 쓰는 방식 등에 대해서 많은 간접체험을 한 것 같다. 이야기 하는 내내 저자 율리아네는 엉뚱하게 보도된 자신에 대한 기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 미디어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지금 시대의 한국도 엉뚱한 보도기사가 참 많다고 생각한다. 부모님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야생에 익숙했기에 그리고 조금은 운이 더하여 그녀는 유일한 생존자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고귀하게 다시 얻은 그녀의 생명을 페루의 자연 보호에 기여하고 있는. 이 책이 아니었으면 평생 모르고 살았을 수도 있는 과거의 큰 사건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 책이 무척 흥미로웠다. |
|
제목을 읽으면서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했다. 사실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해봤다. 하지만 제목 그대로(물론 표지 삽화에도 등장하지만) 비행기 추락 사고로 하늘에서 떨어졌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17살 소녀 율리아네 쾨프케의 이야기가 담긴 실화이다.
물론 이 책은 그녀가 한참 나이가 들어서 그 당시 이야기를 회고하면서 쓴 글이다. 당시 경황이 없어서 잘못 알려진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와 사고로 목숨을 잃은 엄마의 이야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그들 가족의 이야기들이 책 가득 펼쳐진다.
사실 크나큰 사고를 당하게 되면, 트라우마가 생기는 경우가 상당하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비행기 사고였기에 비행기 타는 게 불가능할 거라는 내 예상과 달리 그녀는 비행기를 타고 있다. (물론 비행기가 흔들리는 상황들은 그녀에게 상상 이상이 고통을 여전히 가져다주기도 한다.) 또한 부모님의 대를 이어 페루와 독일을 오가며 팡구아나 지역을 보전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 (어쩌면 그 일을 하려면 비행기는 필수적인 요소이기에 참아내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녀의 생존은 기적이긴 하지만, 단지 100% 기적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부모님과 함께 상당히 어린 시절부터 야생에서의 생활에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동물학자이자 생태학자였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그녀는 사고 이전에 꽤 오랜 시간 밀림 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그렇기에 사고가 벌어졌을 때(물론 나무가 울창한 밀림에 떨어졌기에 상대적으로 덜 다치긴 했지만), 구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을 그곳에서 버텨낼 수 있었다. 그녀는 그런 기억들을 차근차근 글로 풀어낸다. 아마 피부로 경험한 밀림에서의 경험들이 그녀에게 큰 도움이 준 것은 사실이고, 그래서 그녀가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자신을 다시 인간 세상으로 되돌려준 그 자연에게 부족하지만 그 값을 갚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구나 원하지 않는(혹은 피하고 싶은) 결과 앞에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면서 후회를 하게 된다. 아마 그녀 또한 댄스파티를 고집하지 않고, 엄마의 말대로 하루 일찍 비행기를 탔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주어졌을까에 대해 많은 자책을 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는 이미 주어졌고, 그녀가 후회해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지금의 이 시간들을 의미 있게 살아갈 수밖에는...
꽤 어린 시절, 그것도 어머니의 마지막 말을 들은 그 기억은 그녀에게 여전히 강한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여전히 비행을 할 때마다 떠오르기에 말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어머니의 몫까지 말이다. 어쩌면 행운아라고도 할 수 있는 끔찍한 비행기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 그녀의 삶을 통해 나 또한 이렇게 극적이지는 않지만 많은 것을 받고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좀 더 의미 있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
![]() 하늘을 떠다니는 비행기를 보면 '혹시 떨어지지는 않을까'하는 괜한 걱정이 들곤한다. 갑작스런 난기류에 기내가 흔들리고 사람들은 불안한 눈빛을 하지만 금세 괜찮아지겠지라며 희망을 가진다. 흔들림이 점점 더 심해지자 결국 여기저기서 비명과 기도소리가 터져나오고 기내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진다. 승무원들이 사람들을 진정시키러 뛰어다니지만 어떤 효과도 발휘하지 않는다. 곧 큰 굉음이 들리고 바람소리와 함께 하늘이 열린다. 어떻게 할 새도 없이 넓은 하늘로 빨려들어가듯 날아가 땅으로 곤두박질쳐진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 이 상황을 겪고도 11일간 밀림을 헤치며 살아남은 여자아이가 있다.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는 바로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는 책이다. 과연 그 소녀는 어떻게 해서 살아남게 된 것일까?
![]() 책의 내용을 들었을 땐 순전히 소설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허황되고 놀라웠다. 비행기 사고로 하늘에서 떨어진 후 살아남기란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하지만 책 서두에 주인공과 가족들, 사고에 대한 사진들을 보여주며 분명한 사실임을 인지해주고 있다.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는 주인공 율리아네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그렇기에 비행기 사고와 밀림에서 헤쳐나가는 당시의 생각, 느낌을 더 생생하고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율리아네의 굳센 의지였다. 물론 사고로 인해 혼란스럽고 무서운 마음이 있지만 이를 헤쳐나가는 그의 행동력이 매번 감탄을 자아냈다. 나였다면 비행기 사고부터 정신을 못차리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만 굴렀을 것 같은데. 당시 어린 나이었던 율리아네는 직접 움직이고 밀림을 헤쳐나가며 사람들을 찾을 때까지, 끊임없이 움직이고 생각한다. 그가 가진 굳센 의지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이다. 또한 엄마, 아빠로부터 받은 조언이 율리아네를 살리게 한 또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율리아네가 밀림을 헤매며 엄마아빠가 곁에 있는 것처럼 계속해서 조언과 경험을 되뇌인다. 그녀가 버틸 수 있었던 하나의 원동력이자 생존 수단이 아닐까? 그가 겪었던 모험은 사람들 틈에 섞여서도 끝나지 않는다. 엄마를 잃었을 때의 슬픔, 사고의 후유증, 추락으로 인한 부상, 아빠와 조우, 언론의 괴롭힘 등 생존 후에도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일들이 쏟아져나온다. 겨우 생존해 사회에 들어왔는데 여전히 버티고 애써야할 일이 많다. 너무도 안타깝고 힘겨워보여 나도 모르게 응원을 보내게 된다. 현재 그녀는 생태 연구와 자연보호에 힘쓰고 있다. 그가 겪은 사고가 떨쳐내기 힘든 것이지만 주위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과 응원을 더 절실히 느낄 수 있다. 또 그 사고가 있었기에 지금의 율리아네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가끔 하루를 보내면서 삶의 의지가 부족할 때, 그가 했던 생존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 주위 사람의 응원과 소중함을 느끼고 싶을 때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책을 들여다봐야겠다. 이런 소중한 경험을 우리들 곁에 보내준 율리아네 쾨프케와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 |
|
사람이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그것도 떨어진 곳이 밀림 한복판이라면… 아마도 벼락을 맞아 죽을 확률 보다도 낮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살아돌아온 사람이 있다. 고작 17살의 소녀 율리아네 쾨프케다. 유일한 생존자였다. 동시에 엄마를 잃은 아이였다. 사람들은 살아돌아온 율리아네에게 흥미 이상의 반응을 보여주지 못했다. 끔찍한 시간을 견디며 돌아왔지만 그녀에게 쏟아진 것은 제멋대로에 난폭한 매스컴 뿐이었다.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는 율리아네 쾨프케가 비행기 사고 이후 40년이 지난 시점에서 쓴 그날의 기록이다. 반대로 말하면 사고의 기억을 똑바로 응시하기까지 4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말이다. 그만큼 혹독한 시간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자서전과 다를바 없는 이 에세이가 소설처럼 읽히는 것은 사고를 경험해보지 못한 독자의 한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동.식물학자인 독일인 부모님의 의해 페루에서 나고 자란 소녀 율리아네 쾨프케는 남들과는 다른 유년시절을 보낸다. 늘 연구자료가 넘쳐나고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동물들이 찾아오는 그녀의 집은 하나의 작은 자연사 박물관 같았다. 하지만 연구에 열중한 그녀의 부모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밀림 속에서 살아가며 연구를 계속하기에 이른다. 율리아네는 그런 부모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특히 조류에 조애가 깊은 엄마와 다양한 새들의 습성을 보고 배웠다. 그녀에게 정글은 생각보다 안락했고 사소한 불편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런 그녀에게 사고가 일어났다. 자신과 자신의 부모가 사랑했던 밀림 한복판에 어느날 뚝 하고 떨어진 것이다.
p.63
11일동안 밀림 속을 헤매다 극적으로 구조된 그녀의 삶은 중단된 것처럼 보였다. 내가 만일 그녀라면 아마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먼저 질식해 죽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밀림이 자신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태어나 자신을 자라게 한 것도, 그 날 사고에서 자신을 살려준 것도 다 ‘녹색의 지옥’이라 불리는 밀림이었다. 엄마를 잃은 곳, 스스로를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붙였던 끔찍한 기억을 안고도 다시 팡구아나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징그럽게 몰려드는 기자들보다 꼬마꽃벌이나 나비떼에 둘러싸이는 것이 훨씬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지금 밀림, 그녀의 팡구아나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한다. 녹색의 자연보호 지역을 늘리기 위해 삶을 소비한다. 그녀의 생을 이어준 밀림에 대한 경건한 의식처럼 말이다. 그녀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용기와 의지 있는 삶은 지켜보는 내내 감탄스러웠다. ‘내가 만약’이라는 가정을 수도 없이 했지만 무의미했다. 그녀였기에 가능한 삶이었다. 사고의 기억에 매몰되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꾸준히 걸어나온 그녀에게 고마움과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p.1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