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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만날 때 어떻게 이런 책을 만났을까 '太巧(중국어로 "정말 우연")'한 기분을 느낀다. 오래 전에 예스이십사 친구 블로그에서 구경하고 리스트에 담아두었다가 학교에서 희망도서 신청을 받기에 리스트에 있는 책들을 신청하면서 함께 신청했다. 종종 신청만 하고 못 읽게 되기도 하는데 이 책은 대학원 발표 준비, 보고서 쓰기, 정책위 발제, 시험 문제 출제하느라 마음이 피폐해서 도피하느라 짬을 내어 오히려 더 재미있게 읽었다. 오래된 마을 공동체가 가졌던 아련하고 따뜻한 분위기와 옛 문화를 보존하는 일의 중요성과 기쁨을 오롯이 보여준다. 저자가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이 서촌을 사랑하기 때문에 잊혀진 문화를 발굴하면서 보여주는 노력은 경제적 이득이나 명예에 대한 욕심 없이 순전히 자발적이어보이기에 오히려 아름답다. 도시인들이 고향을 잃어버려 '응답하라' 류의 추억팔이를 찾는 시대에 도시 속에서 고향을 찾아내는 시도는 신선하기까지 하다.
내게는 서촌 관련 기억이 두 개 남아 있다. 하나는 고등학교 후배이자 대학교 후배인 찬웅과 대오서점 근처 서촌 골목들을 구석 구석 걸었던 기억이다. 찬웅은 연신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홍대 앞이나 북촌처럼 사람들 입소문을 타고 예술적인 거리로 여행객들이 북적이는 골목이지만 서촌은 좀 더 소박한 맛이 있다. 그때는 이미 수성동 계곡이 리뉴얼했을 때였을 테다. 또 하나는 최근에 무도에서 기름떡볶이가 나오는 장면을 보고 베프와 '통인시장'에 갔던 기억이다. 기름떡볶이와 간장떡볶이에 깻잎순대까지 덤으로 주시는 푸짐함에 감탄하며 언제고 또 와서 먹고 싶다고 생각했다(안산에서는 너무 멀어서 탈이다, 할 수 있다면 정말 근방에서 살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두 기억이 떠올라 여유롭고 좋은 날을 찾아 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경복궁 서쪽(서대문), 서민들이 살고 있었기에 소박함을 기반으로 하지만 저자는 영화 "효자동 이발사"를 연상할 수 있도록 중간 중간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 국회의원들이 모여 사는 동네도 여기에 있음을 강조한다. 경비 삼엄하고 담장 높은 동네야 갈 일도 없고 가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기에, 내게 서촌은 구불구불한 골목, 7, 80년대 같은 간판을 아직도 달고 있는 오래된 가게들로 기억에 남아 있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은 오래 전부터 그 동네에 살았던 사람 만이 알 수 있는 공간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자신도 스스로 좋아했던 공간 '용 오락실'을 리모델링해 "서촌공작소"를 만들어 여전히 거기서 놀며 일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러면서 서촌에 터를 잡은 주변 가게 사장님들을 깊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후 설득력 있는 문체로 들려준다. 립서비스가 아니라 정말로 글에서 서촌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물씬 묻어난다.
정말 조만간 산책 삼아 서촌에 갈 생각이라 이 책을 보고 직접 가보고 싶어진 공간들을 옮겨둔다. 신교동 60계단, 시계 공방 "GOD, LOVE, DESIGN", 카페 "Ym", 배고프면 "통인 감자탕", 아니면 갈비 본연의 맛을 살린 "창성갈비", 누군가와 함께 간다면 "영광통닭"을 사들고 저자처럼 교회 옥상에 올라가고 싶다. 무엇보다 '저게 뭐하는 가게일까' 궁금해만 하며 지나갔던 "서촌공작소"에도 들러보고 싶다. 그 좋아하는 서촌에서 사랑하는 아내도 만나고 이렇게나 예쁜 책도 내고 놀이인지 일인지 알 수 없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면서 '국내 이색직업 50개'와 '미래굿잡 100개' 안에도 선정된 저자가 부럽기만 하다. 마을공동체 운동이란 이래야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지역 출신 사람이 애정을 가지고 잊혀져 가는 문화를 발굴하고 알린다. 가장 중요한 점은 수익성이나 사업성, 명예 따위가 아니라 애정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성일 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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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한 번 나올 때가 됐는데‧‧‧?”하며 막연히 기다리던 책이 드디어 나왔다. 서촌 사람 설재우의 <서촌 방향>이다. 이런 책이 나올 거라고 누가 예고한 것도 아니다. 그저 서촌을 좋아하다 보니, ‘이런이런 내용으로 서촌에 대한 책이 나와 주었으면‧‧‧’하고 혼자서 내심 기다리던 터다. 그런 참에 딱 맞춤한 책이 나오니 우연인듯, 필연인듯 마냥 반갑다.
이 책의 내용을 먼저 접한 것은 블로그였다.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들른 블로그였는데, 서촌의 옛날 사진을 현재 거리 위에 중첩시킨 사진이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또한 옛날 서촌 사진을 구한다는 블로그 주인의 말도 마음에 남았다. 책에 수록된 사진을 보니 아마도 저자의 블로그였던 모양이다. <서촌 방향>은 서촌의 오래된 지역 명소와 지역 명사(?)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명소라고는 하지만 서촌을 좋아하고 옛 것이나 혹은 골목을 좋아하는 사람 정도나 알만한 명소다. 명사라고 해도 ‘이름만 대면 전혀 모르는 명사’들이다. 하지만 더없이 따뜻하고 정감있는 명소요, 명사들이다. 조금은 촌스럽고, 조금은 시대에 뒤처진듯 보이지만 바로 그것이 서촌의 매력이 아닐까?
저자는 통인시장, 영화루 등 흔히 알려진 서촌의 명소 외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지역 명소까지 두루 소개하고 있다. 중간중간 단국대 서촌블루스팀 등의 서촌 스케치도 정겹다. 영광통닭, 아담집, 형제 이발관 등은 옛날의 향수를 고스란히 일깨우고, 카페 Ym과 공방 God, Love, Design은 신선한 서촌을 보여준다.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저자가 직접 인수, 개조해서 쓰고 있는 ‘용 오락실’이나 임대료 부담을 못 이기고 자리를 옮긴 티아트의 사연은 서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어 씁쓸함과 안도감이 함께 느껴진다.
인사동, 삼청동이 예전 분위기를 잃고 번잡한 관광지가 되어버린지도 벌써 여러 해가 되었다. 피맛골의 정겨움은 싸늘하게 치솟은 빌딩 속으로 숨어버렸고, 북촌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요즘이다. 여전히 촌스럽고, 여전히 느릿느릿한 서촌이 그래서 더 고맙고 소중한지도 모르겠다. 다정하고 순수한 서촌 사람들, 따뜻한 서촌 이야기가 이래저래 반가운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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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은 이제 트렌드가 되었다. 한옥 마을로 알려지기 시작해서 이제는 카페, 음식점, 공방 등 다양한 공간들이 북촌을 메우면서 북촌이 가지는 고전적 이미지와 현대적 이미지를 잘 조화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북촌이 넘쳐나는 사람들로 인해 예전에 북촌이 가지고 있던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를 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요즘 북촌을 가보면 주말 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을 보게 된다. 북촌을 알려고 하는 사람들보다는 북촌이 주는 이미지를 소비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북촌에 비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 서촌이다. 최근에는 서촌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서촌이 덜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북촌처럼 될까 걱정이다. 서촌은 서울의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를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중인들이 머물렀고, 이후에 이상, 윤동주, 이중섭 같은 많은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한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개발제한으로 묶여 있어 오히려 그 덕에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서울시내에서 유일하게 조선시대의 지적도와 현재가 일치하는 서울의 가장 오래된 동네라고 한다. 서촌에 사시는 분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개발이 되지 않았던 것은 어떤 면에서는 우리들에게는 축복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서촌에서 나고 자란 30대 청년이 서촌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나아가 보존하기 위해 서촌의 모습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더 나아가 동네 소식지까지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면서 느낀 서촌에 대한 사랑이 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진 것이다.
1부 ‘서촌을 보는 창’에서는 옛날 서촌에서 찍은 사진을 현재 그 장소로 찾아가 사진을 겹쳐 다시 사진을 찍은 작업의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상당히 흥미롭다. 아직도 예전의 모습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 아니었을까 한다. 내가 자란 곳에서도 이런 작업을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2부 ‘구석구석 서촌 공간’에서는 서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인왕산, 수성동 계곡, 신교동 60계단을 비롯하여 Ym 등 서촌에 숨어 있는 예쁜 카페를 소개하고 있으며, 3부 ‘입으로 즐기는 맛있는 서촌’에서는 서촌의 대표적인 맛집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실어두고 있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서촌의 역사와 함께 한 곳이어서 2, 30년은 기본일 정도로 전통과 손맛을 자랑하는 곳들이다.
4부 ‘서촌 토박이, 그들만 아는 이야기’에서는 서촌의 토박이들만 아는 이야기를 담았다. 서촌의 마지막 오락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때 예술가들에게 마음의 고향이었던 해장국집, 서촌 아저씨들의 사랑방인 형제 이발관, 자신의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적선동 떡볶이 할머니 등 서촌 토박이가 아닌 다음에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5부 ‘서촌의 미래’에서는 현재 서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서촌의 모습을 그려본다. 낯섦은 모든 익숙함의 시작이라는 지은이의 말처럼 서촌에 불어닥치는 변화가 어색해 보일 수 있지만 서촌은 끊임없이 변화를 해왔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하면 서촌을 사랑하고 아낄 것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보는 것이 아닐까 한다. 서촌 토박이가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서촌의 숨겨진 이야기와 서촌 토박이들만이 아는 서촌의 명물과 맛집 등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해서인지 글 곳곳에서는 서촌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진다. 각 부의 끝에 실린 서촌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과 서촌을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인터뷰는 서촌이 단순히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점점 도시화가 진행되고 모든 것이 개발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번 주말에는 서촌으로 나들이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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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먼 남쪽 섬도시에서 나고 자란 내게 있어 서울이라는 곳은 현대도시의 상징일뿐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어린 시절에 눈이 휘둥그래질만큼 높은 빌딩과 타워, 커다란 놀이동산이 있는 서울은 신세계였고 최신유행이 몰려있는 세련된 도시였었다. 그리고 얼마 전, 초등학생 아이들이 방학이면 서울에 가는 것이 소원이라는 것을 들었을 때,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내 고향땅의 아이들에게 서울은 신나는 놀이동산을 갈 수 있는 도시로 남아있음을 눈치채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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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열풍이 일었던 적이 있다 그 책에 나온 유적지를 따라 가는 여행도 열풍이었다 갑자기 그 열풍이 되살아난 느낌이다. 나에게...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온 동네 그 동네에 대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낸 한 권의 책
돈, 시간 기타 사정으로 인해 여행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꼭 떠나고 싶다... 서촌으로
서울이 내게 주는 느낌은 너무 답답함 그리고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 그랬다. 그 거대한 도시는 내게 그런 느낌이었다
서울에 갔던 몇 번 동안 자주 그 곳에서 아팠고 그래서 소중한 사람과도 이별하며 내려왔다 내게 서울은 그랬다
하지만 그런 서울의 느낌을 바꿔줄 책을 만났다 <서촌방향> 내가 본 서울이 아닌 다른 서울의 모습을 책에서 보았다 그래서 다시 서울에 가고 싶어졌다 가보고 싶다 서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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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폭의 골목은 차 한 대가 온전히 지나가기에도 다소 버거워 보인다. 대개의 주택가가 그러하듯 마땅한 주차공간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긴 방황이 필요하다. 때론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거친 숨을 내쉬며 올라가야 할 때도 있다. 이래서 사람들이 아파트, 아파트, 노래를 부르는 모양이다. 하지만 아파트는 재미가 없다. 똑같이 생긴 직사각형 형태의 모양새가 멋없고, 누군가의 머리위에 발을 딛고 선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무엇이 이상적인 삶인지를 정의하는 데엔 저마다 각기 다른 잣대를 사용하므로 의견의 일치를 보기가 쉽지 않다. 다만 과거의 것이 무조건 모났다거나 현재의 것이 무조건 긍정적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단 점만큼은 분명하다. 서울 한복판은 역설적이게도 개발이 가장 덜 된 공간이다. 물론 높디높은 건물에 들어찬 회사들은 저마다 높은 수익을 거두겠다며 야심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로는 너비를 알기 힘든 거대한 대로가 뻗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곳에서 조금만 빗겨나면 의외다 싶은 풍경이 펼쳐진다. 전통한옥들이 옹골차게 들어차 있는 골목이다. 인구밀도가 제법 높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 곳에 거주하는 이들은 왠지 연세가 지긋할 것만 같다. 불편함을 감수한 체 그 곳에서의 삶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인내심을 지녀야만 하기 때문이다. 서촌을 찬양하는 목소리가 젊은이의 것이라는 사실이 처음에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태어나길 서촌에서 태어났으므로 그에게 서촌은 고향이다. 그라고 하여 다른 곳에서의 삶을 어찌 꿈꿔보지 않았겠느냐마는, 마음을 접고 떠나기엔 미련이 컸다. 무엇보다도 세상이 변화한다는 것을 그는 안타까워했다. 자신의 일상이 전개됐던 공간의 역사를 스스로 기록하고픈 욕심이 일었다. 오래전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용 오락실’ 건물을 인수해 지역문화 창작공간으로 꾸몄다.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싶었던지 아예 서촌에 관한 책을 한 권 냈다. 세상이 변화하는데 서촌만 제자리걸음을 할 순 없다지만 옛 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의 변화는 안타까웠기 때문이었다. 가장 신선했던 건 역시나 초반부의 사진들이었다. 여느 장소보다 시간의 흐름이 더뎠지만 그래도 무언가 달라지긴 했다. 오래전 찍은 사진들을 현재의 장소에 갖다 대니 마치 이제 막 촬영한 게 아닐까 싶은 생생함이 사진에서 묻어났다. 왜 저런 사진을 찍었던가. 사진 속 사람들은 하나같이 조금은 촌스러웠다. 하지만 ‘지금’ 속에 삽입한 과거의 사진은 제법 잘 어울렸다. 사진 속 사람조차도 서촌의 역사였다. 그들의 기억 속에 서촌이 어떻게 살아 있는지를 헤아릴 수 있다면 서촌에 관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서촌에는 추천해주고픈 음식점도 제법 많았다. 누군가에게 내세울 수 있으려면 일단 음식이 맛있어야 할 것이다. 젊은이들이라면 세련된 인테리어의 가게를 선호할 수도 있다. 저자가 소개한 음식점들은 음식 맛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곳이었다. 허나 장소는 하나같이 허름했다. 대신 20년 정도는 우습다는 생각이 들 만치 긴 역사를 지녔다. 한 장소에서 오래도록 장사를 한 이들의 표정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누가 와도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들은 서촌 아이들의 성장을 평생 지켜보며 마을의 산 역사가 됐다. 야박하게 굴었더라면 그리 오래 사랑받을 수 없었을 터인데, 물가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판매하는 음식의 가격은 착하기 짝이 없었다. 저리 팔아서 남는 게 있을까? 돈만 생각한다면 다른 결정을 내려야만 했을 것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아니 한 장소에 대한 그리움이 내 안에서 샘솟는 게 이상했다. 단지 값싸고 질좋은 음식에 대한 섭렵 욕구 때문만은 아니었다. 누군가의 추억이 서린 공간에 대한 존중의 감정이 섞이니 기괴하다 싶은 ‘대장균 떡볶이’라는 명칭마저도 아리따워 보였다. 서촌, 그곳엔 사람이 있었다. 모든 것이 변화해도 변화하지 않는 가치인 사람이 있어서 저자는 서촌을 떠나지 못했다. 그렇다 하여 모든 과거가 현재 속에서 건재함을 과시하는 건 아니었다. 몇몇은 한때 서촌에 거주한 이들의 머릿속에서만 살아남았다. 이제는 아련함이 되어버린 장소들이 어디 한둘뿐이겠는가! 아쉬움은 크지만 그렇게 새로이 생겨난 장소들이 다시금 사람들의 삶 속에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역사가 되는 날도 오리란 걸 저자는 아는 듯했다. 너무 크게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다가오는 것들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품다 보면 내 것이 되고, 우리 모두의 것이 된다. 서촌은 아직 골목길이 살아 있는 곳이었다. 골목의 생동감을 없애고 그 자리에 인위적인 무언가를 심는 게 능력이라고 우린 착각하며 살아왔다. 아직 파괴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서촌을 서촌답게 만드는 힘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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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심이라는 서울. 그렇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과거의 흔적들은 찾을 수 있지만 그 흔적속에서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찾기란 쉽지 않다. 인사동이 문화의 거리에서 이제는 먹자골목으로 변해버렸고, 기와집 골목으로 유명한 북촌은 과거의 흔적을 담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단순히 겉모습만 과거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이야기까지 함께 들어볼 수는 없을까? 모두들 제각각의 이야기가 있지만 그 이야기를 한 곳에 모아 놓을 수는 없을까? 서울에서 아직도 과거의 흔적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북촌, 그 과거의 흔적뿐만 아니라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함께 들을 수 있네요. 이미 사라져 기억에만 존재하는 이야기들에 이르기까지 북촌의 지나간 세월의 사진첩과 그 사진첩을 보면서 지나간 세월을 이야기하듯 들려주는 책이네요. 서울토박이로 어릴적부터 북촌에서 살아온 저자는 오래된 사진과 동일한 장소에서의 현재사진을 대비시켜 시간의 간격을 메우며 과거의 이야기를 꺼집에 낸다. 요즈음은 보기 힘든 수제양복점, 게다가 가게명은 "미림라사" 충분히 정감가는 상호명이다. 그렇지만 한때 "XX라사"가 유행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프랜차이즈,글로벌 기업의 기성복들이 넘쳐나는 현재에 익숙한 젊은층은 알지 못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효자동, 누상동, 옥인동 과 더불어 인왕산에 이르기까지 이곳에 살지 않으면 알지못하는 구석구석 숨겨진 보석같은 장소들과 음식점,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여 방치되고 있는 것들에 이르기까지 마을 구석구석 작은것 하나하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마치 그곳에 얼마간 지내다 온 느낌이다. 아마도 이러한 정보를 미리 읽고 북촌을 걸어간다면 골몰길의 아름다움 더 잘 느낄수 있을 것같다. 또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그저 지나가는 이방인처럼 행동하지 않고 처음 보는 이웃대하듯 하지 않을까? 여러장소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TEART (티아트) 라는 카페 이야기 입니다. 서촌의 외진 곳에 위치한 홍차전문점이지만, 주인장은 청각장애인의 일할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사회사업가적인 노력이 집결된 카페이다. 주인장의 모친이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항상 밝은 모습으로 자신을 키워준것에 대하여 스스로 그런 베품을 받을 것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와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카페 위쪽으로 수성동 계곡이 개장하면서 사람들이 증가하게 되자 건물주가 이 카페를 비워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사연이 아닐수 없다. 여러가지 다양한 희로애락이 있는 것이 사람사는 이야기라면 티아트 이야기 또한 그중의 하나일 뿐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미리 알았더라면 서촌 티아트에가서 홍차 한잔 먹는 추억을 남겼을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에서 과거의 흔적이 남겨진 보물같은 서촌을 이번 주말이라도 나가서 옛 흔적과 이야기를 느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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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일요일마다 자하문길이나 효자동길을 지나 교회로 간다. 서울 시내 답지 않은 시골스러움이 의도한 것인가 했는데 고도제한이 있어 개발을 진행하지 못한 이유란다. 다행이다. 고층빌딩의 스산함보다 사람 냄새나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 비록 책을 통해서지만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서촌 나들이가 즐거운 이유는 잃어버렸던 손떼 묻은 장난감을 찾은 듯 반갑고, 추억이 떠올라 행복한 마음을 주기 때문이다. 자, 서촌 여행을 떠나볼까~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마을을 일컫는 명칭이다.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다. 한자를 주로 쓰는 일본의 여행 책자에는 모두 서촌(西村)으로 표기되어 있다는데.. 역사와 전통이 느껴지는 단어라 마음에 든다. 아무튼 북촌 한옥마을 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책을 읽고 나면 북촌과는 다른 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서촌에서 태어나 서촌에서 자라고 서촌과 사랑에 빠진 젊은이다. 서촌을 사랑하는 각시를 만나 서촌을 소개하는 책까지 내고 현재 서촌에서 살고 있는 그야말로 서촌 지킴이, 진정한 서촌인이다. 취업에는 별 도움 안되는 해외 봉사 경력이 말해주듯 그의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다. 오랜 세월 서촌을 지켜온 이들의 삶과 인심이 책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첫 장에서 추억의 사진들을 현재의 위치에 갖다 대고 찍은 사진들이 재밌고 신선했다. 과거에서 현재로 여행을 온 듯한 즐거움을 준다. 현재의 모습이 변하기 전에 나의 추억의 앨범도 뒤져 이런 작업을 해 봐도 참 재밌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두 번째 장에는 서촌의 60계단부터 인왕산의 계곡까지 서촌의 구석구석을 스토리와 함께 전해주고, 세 번째 장은 지금 당장 달려가고픈 음식점들이 소개되어 있다. 맛있겠다. 가격도 부담없어 보이고, 서촌 여행의 별미이자 큰 즐거움이 되시겠다. 네 번째 장에는 서촌 토박이들의 이야기를 만난다.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인심 넉넉한 그 모습 그대로.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서촌의 미래의 모습을 그려본다. 소중한 곳이 개발 논리에 묻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며 책을 덮었다. 각 장마다 소개된 서촌 사람들 이야기도 책의 재미를 더했다.
서촌을 사랑하는 동네 이야기꾼 설재우 작가를 응원하고 싶다. 그의 블로그를 방문해 응원 한 마디 나눠봄도 좋지 않을까? <서촌방향> 덕에 서촌을 사랑하게 될 듯 한 1인 추가라고~ 올 겨울 가벼운 마음으로 서촌 나들이를 떠나 볼까..
각설탕의 서촌 공작소 http://hyojadong.com 서촌라이프 커뮤니티 http://seochonlife.com 서촌라이프 트위터 @seochonlife
-> 서촌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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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만 보고도 넘 맘에 들었던 책!! 인터넷서점의 책소개글을 보고나선 더더욱 읽고 싶었드랬지~ 이렇게 기대하고 읽었다가 몇 배로 실망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이 책은 읽고 나서도 역시!! 란 생각이 들어 기분이 참 좋았다
서울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도권에 산지 어언~ 6년이건만, 돌아다니는 취미가 거의 없는 1인인지라 서울은 ㅅ자도 모른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지명의 북촌은 한옥마을때문에 몇 번 들어본 기억이 있으나, 이 책을 읽기 전엔 서촌이라 불리는 지역이 있는지도 몰랐다 (모를 수도 있는거죠? 저 이상한 거 아니죠? ^^;;)
저와 비슷한 분들을 위해 살짝 설명하자면 서촌은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를 일컫는다고 합니다. 1993년까지 개발제한으로 묶여 있어서 오히려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 서울시내에서 유일하게 조선시대의 지적도와 현재모습이 거의 일치하는 곳. 이 책의 부제처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울 최고古의 동네랍니다.
아직 가보지도 않아 놓고 마치 가 본 사람처럼 말하고 있는 1인. 그만큼 이 책이 자세하게 동네를 설명하고 있다는 거지~ 왜냐!! 이 책의 지은이는 서촌에서 태어나고 자라 지금까지 그곳에서 살고 있는 서촌토박이님이시니까~
이 책의 지은이는 서촌이 너~무 좋아서, 본인이 좋아하는 이 동네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블로그를, 커뮤니티를, 소식지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여느 지역안내서와 다르게 숨어있는 생활밀접형 정보를 쏙쏙 알려주신다 각 장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맛집들은 사진까지 어찌나 맛깔스럽게 담아내셨는지 저절로 침이 꿀꺽!! 사실 이 책을 읽을 때 배가 많이 고픈 상태였던지라 넘넘 괴로웠다 ㅜ 해서, 책 읽구 나서 바로 폭풍흡입 했다지~ ㅎㅎㅎ
서촌을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고 싶다는 소망까지 이루셔서 이제 그 곳에서 아이까지 낳으셨다니, 대를 이어 계속 서촌에 사시겠네요 ^^ 앞으로도 더 많은 정보 알려주시길 기대해요!!
각 장 앞에는 간략하게 손지도(?) 가 그려져 있는데, 출발점은 모두 경복궁역!! 우리집에서 가려면 지하철타는 시간만 53분!! ㅎㅎ 그래도 꼬~옥 가 보고 싶은 그곳 책을 읽고선 책 속 장소들이 넘넘 궁금해서 사실 이번 주에라도 당장!! 가 보고 싶지만, 주말 일정을 미리 잡아두었네~ ^^;;
하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꼭!! 가 볼테다 하루를 온전히 비워서 적어도 두 곳 이상의 맛집도 정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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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방향 /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동네~
과거와 현대가 함께 공존하는 도시~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도시~ 맛과 멋이 있는 도시는 바로 서울~ 그런데 서울의 서촌이라고 아시나요? 북촌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곳이라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지만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에 있는 효자동과 사직동하면 아~ 거기 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다. 나도 그랬으니까 말이다.
외국 관광객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새로운 명소로 서촌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북촌처럼 서촌도 조선시대에 누상동, 필운동, 사직동 등에 있는 활터들을 합쳐 서촌오처사정이라고 불렀다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고 하니 서촌도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지역의 명칭인 것이다.
사실 북촌에 대한 추억은 참으로 많은데 비해 서촌에 대한 추억은 별로 없는 것을 보니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곳을 자주 찾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 서촌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서서히 관심이 생겼고 전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동네라고 하니까 궁금증이 커졌다.
북촌은 조선시대의 사대부 집권 세력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면 서촌은 중인들이 마을을 이뤄 살았던 곳이다. 그래서인지 북촌은 화려한 느낌의 동네였다면 소촌은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는 동네가 아닐까 싶다.
서촌에서 꼭~ 가보고 싶은곳이 생겼다. 바로 '수성동계곡' 이곳은 물소리가 유명한 계곡이라고 하니 더 추워지기전에 다녀오고 싶어진다. 이곳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와 추사 김정희의 시에도 등장한다니 그곳이 얼마나 명승지인지 느낌이 온다.
이뿐만 아니라 서촌지역에는 다른 지역과 달리 많은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대표화가인 이중섭이 머룰던 집도 있고 근대 한국화를 이끌어온 청전 이상범의 가옥도 있단다. 이런 예술가들의 힘은 바로 인왕산의 기운이 그들에게 감흥을 주었던 건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곳엔 아직도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이 많다고 한다.
서촌의 숨은 매력을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그곳을 꼭~ 찾아가도록 만든다. 30년 동안 서촌 토박이로 살아왔다는 저자~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시대는 이러했겠지하면서 상상을 하게 만든다. 개발이 제한되어 있었던 지역이라 지금까지 한옥과 골목의 예스러운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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