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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 오후 1시 13분 13초, 지구의 운명이 13초에 달려있다.
JAXA(일본 우주항공 개발기구)는 오쓰키 총리에게 지구 전체의 운명과 관련된 긴급 사태를 경고한다. 블랙홀의 영향으로 13초의 시공간이 뒤틀리는 P-13 현상이 발생하여 거대한 에너지파가 지구를 덮친다는 이 황당무계한 내용은 사회적 혼란을 우려해 전적으로 극비에 부친다. P-13 이후, 도시는 폐허가 되어버리고 살아남은 13명의 생존자 외에 모든 사람들은 어디론가 증발해버린다. 살아남은 그들에게, 시시각각 찾아드는 이상기후(홍수)와 지각변동(지진), 변덕스런 자연재해는 고통스러울 틈도 없이 목숨에 위협을 가하고, 납득할 수 없는 현실에 사람들은 점차 절망하게 한다. 이 여파로 인해, 범인 체포 작전 중인 경시청 관리관 구가 세이야와 관할 서 말단 경찰인 동생 구가 후유키가 함께 희생되지만 그들의 눈부신 활약상이 대조를 이루면서도 돋보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사라진 걸까?
생존자들을 위협하는 또 다른 문제점은, ‘가치관’의 딜레마에 봉착한다는 점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개인과 집단이 충돌하고 서로의 생각이 대립하면서 내부적인 갈등이 불거져 나온다. 종전에 누렸던 지위에 집착하여 권위를 내세우는 회사 중역, 숨만 간신히 붙어있는 아내의 안락사를 제안하는 늙은 남편,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야쿠자를 집단에 수용할지의 여부, 식량부족으로 인해 갓난아기의 분유를 훔쳐 먹은 대가, 여자 간호사를 강간하려 했던 남자의 처벌기준 등을 둘러싸고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맞선다. 작가는, 기존의 윤리적인 잣대에서 벗어나 새로운 규칙과 선악의 경계를 구가 세이야를 통해 구분 짓고 싶어 했다. 집단의 목적을 위해, 개인의 인권이나 존엄성은 보장되지 않는다는 부분인데,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생존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한다면, 최초의 원시국가처럼 자급자족하고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인류의 존속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지금 이 세계는 패러독스의 이치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야. 그러니 인간은 소멸하는 편이 나아. 우주를 위해서는. -P392
식물에는 수학적 연속성이 있지만, 동물에는 그게 없다는 거야. ... 어떤 식물이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예측할 수 있지만 동물의 경우 예측할 수 없다는 거야. ... 예를 들어 강아지가 다음 순간 뭘 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지? 신이라도 불가능해. 그런 걸 수학적 불연속성이라고 하는 것 같아. -P419~420
개인의 욕심이나 사랑이라는 감정조차 집단의 목표와 사명을 위해,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위해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매사에 객관성과 냉정을 잃지 않는 세이야, 반면에 감정에 치우치지만 따뜻한 인간애와 실천력을 지닌 후유키. 나로선 어떤 쪽이 더 공정한지, 명백한 근거를 제시하기가 어렵다. 책 속에서는 집단을 위해, 세이야 쪽 의견에 치중하고 있지만 나름대로의 시각이 필요해 보인다. 두 사람 모두 그 상황에선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13초의 패러독스(수학적 모순)라는 SF 장르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새로운 시각에서 밀도 있게 조명했고, 다양한 인간군상과 휴머니즘, 선과 악의 새로운 경계, 블랙홀과 초끈 이론, 수학적 연속성과 비연속성, 병행 세계와 역현상, 동물의 지성 등 광범위한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룬 수작이다. 574 페이지라는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 흥미로운 반전에 의해 쉴 새 없이 물결 타듯 읽힌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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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부정적이다. 분명 과거보다 우리는 잘 살고 있다 자부하지만, 과연 지금 우리는 자~~~~알 살고 있는 것일까? 물질적 풍요로만 따지고 본다면 잘 살고 있는 것도 같다. 하지만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까?
JAXA, 우주 항공 연구 개발 기구는 총리에게 긴급하게 면담을 요청한다. 블랙홀의 영향으로 엄청나게 거대한 에너지파가 지구를 덮치고 그 결과 시공간의 뒤틀림에 의해 13초간의 시간 공백이 생긴다는 것. 이른바 ‘P-13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사람들에게 혼란이 올 것을 우려해 이 사실을 공표하지 않기로 한다. P-13현상이 일어나기로 되어 있던 날. 경시청 관리관 구가 세이야는 동생이자 관할 서 말단 형사인 휴유키의 무모한 행동 때문에 총격을 당하고, 휴유키 역시 범인이 쏜 총에 맞아 정신을 잃게 된다. 정신을 차린 후 휴유키는 도쿄 거리가 폐허로 변하고, 사람들이 사라졌음을 알고 경악한다. 그런 상황에서 생존한 사람들을 찾게 되고, 시시각각 무서운 재앙으로 찾아온 자연재해로 또 다시 놀란다. 생존자들은 총리 공관으로 대피하게 되고 그곳에서 발견한 보고서를 통해 무서운 진실과 마주서게 된다.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건과 사고 속에서 사람들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는 능력 때문이다. 이 책은 그간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책과는 많이 다르다. 그동안 범죄 안에서 사람들의 심리를 묘사하고, 심리 변화를 이야기 했다면 이 책은 재난 속에서 사람들의 심리와 변화를 이야기 한다. 실제 13초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도, 그렇다고 대 놓고 짧다 말할 수 없는 시간이다. ‘그 시간 안에 뭘 할 수 있겠어’ 라고 무시할 수도 있지만 그 시간 때문에 누군가는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 5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 속에서 그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독자에게 생각하게 만든다.
제일 먼저 안락사라는 부분을 생각하게 한다.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죽을 게 뻔 한 사람을 놓고 가느냐, 데리고 가느냐의 문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도 안락사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지금껏 자신이 굳게 믿었던 것들이 하나 둘 무너져 가는 걸 느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을 죽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설령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 해도 그 생사를 타인이 결정할 수는 없다. (190) 얼마 전 신문에서 그런 이야기를 읽었다. 수명을 연장시키고, 사람들의 병을 고치는 것이 자신의 업적이나 성과가 되어버린 지금, 안락사 없이 식물인간인 채로 계속해서 놔두는 것이 과연 이치에 맞는 것인지.. 이 책에서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지진이, 홍수가 그들을 덮치게 될지 모를 상황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생각들..
산다는 것이 그저 목숨을 보존하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닐 테죠. 어떤 상황에 있건 각자 자신의 인생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307) 한때 야쿠자였던 사람을 그 무리 안에 두는 것이 과연 옳은 지에 대한 생각. 결국 세상이 바뀌면 선악도 바뀌어야 하는 것일까? 살인(안락사도 포함할 수 있겠다)이 선이 되는 세상. 한 사람으로 인해 전염병이 돈다면 그를 죽여야 하는 것이 선이 되는 게 맞는 것일까? 사람들의 상황을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이 세상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또한 이 책에선 이런 이야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커다란 힘이 이 세계를 파멸로 이끌려고 하는 건지도. 인간이 만든 도시라는 추악한 존재를 세상에서 없애 버리려고 하는 느낌이야. (329) 지금 이 세계는 패러독스의 이치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야. 그러니 인간은 소멸하는 편이 나아. 우주를 위해서는 (392) 공룡이 어느 날 사라진 이유를 지구가 그들을 이 세상에서 완전히 몰아내려고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렇게 인류가 지구를 망치다가는 우리도 공룡처럼 이 지구에서 어느 순간 내쳐질지도 모른다. 인간이 이 지구에 살기 시작한 것은 공룡이 지구에 살기 시작한 시간들 보다 훨씬 적었지만 더 많이 망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구는 지금 혹시 참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 스스로 깨우치고, 더 이상 지구를 아프지 하지 않을 거라 참고 있지만, 그 인내가 언제까지 일지 우린 모른다. 허구의 이야기라고, 작가의 상상력이라고 치부하기엔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가 옳다고 생각했던 믿음, 우리가 맞다고 생각했던 가치관, 우리가 추구했던 삶의 모습들이 과연 변치 않는 옳음일까? 그리고 풀리는 13초의 비밀. 역시 그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지구 종말의 순간에 펼쳐지는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 나라고 그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더 무섭고 두려웠다. 지금 우리. 다시 한 번 우리의 인생을 뒤돌아 보는 것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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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내용으로, 어떤 스타일의 작품이 나올지 차기작에 대해 기대를 갖게 만든다는 점에서 적어도 내게는 히가시노 게이고는 좋은 작가이다. 다작을 하면서도 자기 복제를 하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내놓고 있는 게이고의 머리 속을 들여다 보고 싶다는 말은 전에도 한 적이 있는데, '패러독스 13'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그의 뇌 안을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번에는 SF쪽 미스테리물이었다. 'P-13' 시공간의 튀틀림에 의해 전 지구적으로 13초동안 공백이 생기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사람이 거의 다 사라지고, 지진이 발생해 도로가 파괴되고, 전기도 끊기는 그야말로 도시기능을 상실하고 도쿄는 황폐화 됐다. 그 틈에 생존자들은 겨우 열 세명에 불과하고, 이들은 이 폐허가 된 세상에서 살아남는 일이 과제가 돼버렸다.지진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파도가 덮치고, 비가 내리는 날씨마저 궂은 환경에서 이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선택의 순간이 끊임없이 닥쳐온다. 그러다 알게된 놀라운 사실은 이들이 생존자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그 공백이었던 13초 그 시간에 죽음을 당한 사람으로서, 한 마디로 이들이 살아남은 세상은 기존의 세상이라고도, 사후 세계라고도 말할 수 없는 그야말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제 3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죽음으로써 생존한 그야말로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었다.
'패러독스 13'은 13초란 시간의 공백현상에서 이 기묘한 세계에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투쟁을 담고 있다. 그런 속에서 작가는 이들의 생존을 위한 선택을 두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세상이 바뀌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예전 세상에서의 선과 악의 기준을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그대로 적용해야 하는가? 기존의 가치가 해체되면서, 무엇이 옳은가 그른가 보다는 무엇이 생존을 위해 유리한 것인가? 이것을 행동의 기준으로 삼자는 주장도 고개를 들면서, 선과 악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에 대한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13명 개개인들은 전 세상에서의 지위나 사랑, 실패를 기억하고 있다. 그런 이력들이 지금 상황에서 선택의 순간순간마다 조직의 결정에 어긋나는 개인행동으로 튀게하고, 사람들과의 갈등을, 혹은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으로 드러나게 된다. 이런 상황을, 이 살아남은 자들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경시청 형사 세이야로 그는 사람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기꺼이 자신의 목숨도 버릴 준비가 된 냉철하고, 이성적인 사람이다. 반면 그의 동생 후유키는 감성적이고, 인간미있는 인물도, 때로는 형의 결정에 따르지 않고, 사람을 돕기 위해 독자적인 행동을 감행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나나미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형 세이야에 반해 반면 동생은 아스카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데 그만큼 형제 둘은 대조적이었다.
먹을 것을 찾아 헤매고 안전한 거처를 확보하기 위해 헤매는 가운데, 한사람 두사람씩 죽어가는 사람이 생기고, 생존자의 숫자는 줄어든다. 살아남은 자들은 지쳐가고, 절망에 빠져들게 된다. 그런 가운데 억눌러져 있었던 식욕과 성욕을, 본능을 드러내는 사람이 나타나고, 인류의 생존을 위해 여성들은 여러 남자들의 아이를 낳아야 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게 된다. 여성들은 남자와 격리된 공간에서 지내고 싶어하고, 사람들간에 균열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전 세계에서 지켜졌던 선과 도덕 가치는 이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히려 걸림돌처럼 취급되기도 하고, 생존과 인간다움 사이에서 사람들은 혼란에 빠져들게되는 것이다.
하지만 늘 갈등과 반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희생하는 사람도 나타나고, 또 서로를 애틋하게 여기는 사랑도, 갓난 아기를 보호하는 인간애도 보여준다. 그런게 인간인 거다. 싸우기도 하고, 힘을 합치기도 하고, 냉정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고, 미워했다가도 다시 이해하게 되고, 인간스러움을 드러낸다.
그런 혼란스러움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때 또 한번의 반전이 일어난다. 총리관저에서 발견한 문서에서 다시 한번 'P-13의 상황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한줄기 희망을 발견하게된다. P-13상황에서 죽으면 다시 전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마지막 희망에..이들은 다시 흔들리고 또다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 세상에서 죽지 않고 계속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전 세상으로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지만'P-13' 시간에 다시 한번 죽음을 택할 것인가.
이 작품을 읽으면서 문득 일본인이 아닌 우리나라 사람이었다면 이 작품이 어떻게 전개됐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다.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조직에 맞추는 경향이 짙은 일본사람들과 감정을 잘 드러내는 한국인들의 성향이다보니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 아니면 일본인이나 한국인이나 다 인간이니 극한 상황에서는 별 차이가 없을까?
'패러독스 13'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역시 게이고야 하는 감탄을 잃지 않았다. 지난 달에 읽은 최근작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맛봤던 따뜻함과 훈훈한 인간애가 아직도 기억에 선한데..이 작품은 그러한 인간애가 극한 상황에서, 생존이 위험한 상황에서 과연 지켜질 것인지, 지켜져야 하는 것인지를 묻는 것 같다. 게이고는 늘 작품 속에서 던진 물음에 대한 답을 다른 작품에서 다시 조명함으로써 한걸음 더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다작하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소재와 스타일의 작품을 시도하고 있는 그이기에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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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만으로도 일단 믿고 보게된다. 일본 미스터리 거장이 SF소설로 돌아왔다! 우주 블랙홀의 영향으로 13초라는 시간이 뒤틀린다. 어찌보면 짧은 13초는 우리 일상에 있어서 별게 아닌 시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13초 때문에 지구가 멸망할 수 있다? 실제로 인류멸망은 일어나서는 안되지만 이야기로써 소재로는 흥미롭다. 그래서인지 <나는 전설이다>, <워킹데드>, <더 로드>, <새벽의 저주> 같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패러독스 13'도 인류멸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인류멸망에 관한 것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안에서 선악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작가의 "세상이 바뀌면 선악도 바뀐다"라는 말처럼 우리가 생각한 선악의 절대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악의 개념은 상황이 변하더라도 절대적인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속도감도 엄청 빠르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할 수 있는 소설이다. 개인적으로는 엔딩이 아쉬운면이 있었지만(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으로) 전체적인 이야기로 봤을 때는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SF쪽으로도 이러한 능력이 있었다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정말 추천하고 싶고, 이런 소재를 좋아하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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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최초로 본격 SF 미스터리에 도전한다. 이공계 출신답게 이미『용의자 X의 헌신』등을 통해 그 과학적 추론과 논리로서 미스터리 소설의 독보적인 경지를 개척한 그가 선보이는 신작 『패러독스 13』은 블랙홀과 초끈 이론, 병행 우주 등 첨단 현대 물리학 이론에 문학적 상상력을 접목해 거대한 스케일과 스펙터클한 서사로 한 편의 SF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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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두고 누군가가 서평을 써둔 것을 읽었다. 그분은 이 책을 '눈먼자들의 도시'와 비슷하다고 했다. 나는 그 책을 읽었고 당연히 나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야기가 비슷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이야기가 흘러가는 컨셉이 비슷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책보다 더 비슷한 이야기를 보았다. 아마 올해 읽었던 책으로 기억되는대 한국작가의 책이었고 작가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책 제목은 잘 알고 있다. '적막의 도시'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던 그 책은 하루 아침에 이 세상에 자신이 혼자 남아버렸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이어졌었다. 그래서 나는 그 책을 읽으면서 영화 '나는 전설이다'를 연상했었고 영화에서는 좀비가 등장을 하지만 책에서는 그런 이상한 생명체는 등장을 하지 않으니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책.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다. 어느 책에 먼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상으로 한국책은 한참전에 나왔고 이 책은 이번에 나왔지만 일본에서 나온게 언제인지 모르겠으므로- 이야기의 컨셉이 아주 닮아있다. 눈먼자들의 도시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판박이다. 단지 하나 차이점이 있다면 그 책은 단 한명. 주인공이 혼자 남았고 이 책에서는 자그마치 13명이 살아 남았다는 것이다. 패러독스 13이라는 숫자에 맞추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그 시간이 13초라서였을까 살아남은 사람 수도 똑같이 13. 우연이라 볼수는 없고 작가가 일부러 의도하에 맞춰놓은 숫자이리라 틀림없어 보인다. 이미 한국작가의 책을 읽은 나는 2부에 확 달라지는 스토리 덕분에 이 책에서도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의 상태를 이미 알고 있었고 나중에 그들이 어떻게 될지 조금이나마 짐작할수 있었다. 아마도 나처럼 '적막의 도시'를 읽은 사람들이라면 다 짐작할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눈먼자들의 도시'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눈이 안 보이게 되었던 사람들이 마지막에 눈을 뜨게 된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일어나긴 한다. 그런 맥락으로 되집어 본다면 여기서 살아남은 13명의 사람들도 결국엔 자신들이 살던 세상으로 돌아가던가 아니면 죽던가 할거라는 것을 짐작할수 있다. 그 반대의 경우로 예상을 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커다란 반전을 기대한다면 그건 너무나 뻔하다. 비슷한 류의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와버린 까닭일까 아마도 이런 류의 이야기들을 잘 많이 읽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오 획기적인 이야기가 어떻게 이렇게 연결될수가 있지 하면서 놀라와 하기도 하겠으나 그렇지 않고 비슷한 류의 스토리를 많이 보아온 사람들이라면 자칫 질려버릴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렇게만 연결한다면 그것은 게이고가 아니다. 그의 특유의 매력으로 이 이야기를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또한 중간중간 어려운 상황이 닥칠때마다 그는 13명중에서도 리더격을 맡은 사람의 입장에서 하나하나 대변해주고 있다. 우리가 절대적으로 생각하는 선이라는 것이 환경이 바뀌면 그것 자체가 인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 이 곳에서만 통용되는 것이지 세상이 바뀌면 그것이 어느 새인가 다른 의미로 바뀌어 버린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변화로 인해 단 13초가 사라지게 된 지구. 사람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이를 알리지 않지만 그럼으로 인해서 13명의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 사실을 모르는 그들은 단지 그들 주위에서 사람들이 사라진 것으로 오해를 하고 살아남은 그들은 모여서 다른 사람들을 찾기 위해 아니 자신들이 살기 위해 전쟁보다도 더 엉망이 되어 버린 거리속을 헤매게 된다. 그들은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 것이며 자신들이 살던 사회로 돌아갈수 있을까. 잃어버린 13초를 찾아서 모든것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재난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지진과 폭우에 시달리면서 먹을 것을 찾아내고 쉴곳을 찾아내서 이동하는 그들. 노부부를 포함해서 어린 아이에 아기까지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과연 살아 남을수 있을까. 한명의 손해도 없이 끝까지 이끌어 갈수 있을까. 단지 살아남는 것에만 급급해진 이야기는 이들이 13초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급변한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는 것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실제로 내가 살아가는 데에도 선택을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작게는 먹을 것을 선택하는 일부터 크게는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일까지. 모든 것을 다 해볼 수는 없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자신이 선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늘 남는 것이다. 그러니 박완서 님은 얘기하셨다. 가보지 못한 길이 더 아름답다라고... 절박한 상황 속에서 결정은 더 어렵다. 그렇지만 더 중요하다. 자신의 결정이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칠수도 있고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목숨까지도 결정하게 만든다. 어렸을때 팀을 짜서 몇명의 사람이 배에 있는데 한명을 버려야 살수있다. 누구를 버릴래. 하는 토론 게임을 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도 나는 결정을 잘 못하곤 했었는데 패러독스 즉 역설의 시간 속에서 나는 갇혀 버린채 방황하고 있다... 어느 것이 절대 선인지 결정하지 못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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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첫 책이다. 상당히 두껍지만 상당히 빨리 책장이 넘어간다. 놀랍다.
3월 13일 13시 13초. 지구의 운명이 바뀌는 운명의 시간.
작전수행 중 차에 매달려 있던 후유키는 운전석에 있던 적이 총을 겨누자 이젠 죽었구나 생각한다. 그런데 눈을 감은 그에게 들려오는 건 굉음과 함께 뭔가에 부딪히는 소리. 그에 놀란 후유키는 눈을 떠 앞을 바라본다. 그의 눈에 들어 온 건 차가 가드레일을 박고도 계속 돌고있는 모습과 운전석에 있어야 할 운전자였다. 놀란 것도 잠시 휘발유가 새는 냄새에 차에서 떨어진 그는 제 빨리 그 차에서 떨어졌다. 얼마 후 차가 폭발하고 간신히 살았다고 생각 한 것도 잠시 후유키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목숨을 구했다는 생각이 들어 갈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도로 곳곳에 갈 길을 잃고 헤메는 차와 달리던 차들이 여기저기서 충돌을 일으켰고, 오토바이도 여기저기서 제 멋대로 도로 위를 굴러 다니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사고 난 것을 보던 후유키는 몸을 피해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정전이 된 것인지 건물에 조명은 들어오지 않았고, 사람의 모습 또한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에스컬레이트를 통해 백화점을 살펴 보았지만 사람은 오직 자신 밖에 없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자신 밖에 없자 후유키는 자신의 머리가 어떻게 된 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도로를 걸었다. 그러다 발견한 장소. 도쿄타워. 다행스럽게도 도쿄타워는 전기가 들어오는지 엘레베이터가 운행 되고 있었다. 꼭대기 층에 내려 망원경으로 혹시나 존재하고 있을 사람을 찾으려 둘러보던 후유키는 분홍색 천이 움직이는 것을 발견한다. 분명 사람이었다. 그 생각에 다시 엘레베이터에 오른 후유키는 혹시 엘레베이터가 멈추지 않을 까 걱정하며 엘레베이터를 탔지만 다행스럽게도 지상에 잘 도착한다. 허나, 자신이 본 것이 허상이었는지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희미하게 들리는 호루라기 소리. 그 소리를 쫓던 후유키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에 자전거를 타고 그 쪽으로 간다. 그곳엔 한 소녀가 있었다. 이름이 뭔지 나이가 어떤지 물어도 소녀는 대답이 없다. 그저 눈 짓으로 따라오라고 말 하는 것 같다. 소녀의 몸 짓으로 건물에 들어간 후유키는 옥상에서 쓰러져 있는 한 여인을 발견한다. 아무래도 소녀의 엄마같다. 그녀의 몸을 흔들자 정신을 차렸는지 어떻게 된 일인지 묻는다. 그녀의 물음에 자신도 모르겠다는 말을 하고 혹 생존 해 있는 사람이 있을 지 모르니 일단 건물을 벗어나자며 세 명은 그 건물을 떠난다. 그들이 내려오며 본 도쿄는 이미 폐허다. 그 참혹한 모습에 그들은 그저 황망할 뿐이다. 그러다 붉은 페이트로 화살이 표시 된 곳을 발견한 후유키와 에미코 모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건물로 들어간다. 그곳은 초밥 집이었다. 어두운 주방에서 발견한 통통한 모습의 사람을 발견하자 후유키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살짝 놀라던 청년은 자신의 이름은 다이치고 갑자기 사람들이 사라졌다며 배고프지 않냐는 사람 좋은 소리로 후유키의 마음을 안심 시킨다. 자신은 아르바이트를 많이해서 초밥 만드는 일은 일도 아니라며 재 빠르는 솜씨로 초밥을 만들어 후유키와 에미코 모녀를 대접한다. 배가 고픈 그들은 그가 만들어준 음식을 먹는다. 적당히 배가 부른 후유키는 다이치에게 이 근처에 애완동물 가게 있는지 묻는다. 의아한 눈빛을 하던 다이치는 근처에 백화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말에 따라 밖에 나온 후유키는 주변을 살피고 멀지않은 곳에 백화점을 발견하고 그곳에 들어간다. 다행스럽게도 그곳의 에스컬레이터는 움직였다. 5층까지 올라간 후유키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까지 없어진 것을 보고 역시라는 생각을 품고 백화점을 내려오다 혹 필요 할 지모른다는 생각에 손전등과 건전지를 챙겨들고 그곳을 나온다. 다시 초밥집에 돌아 온 후유키는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마저 사라졌다 말 하며 손전등과 건전지를 챙겨 왔다고 말한다. 후유키가 챙겨온 손전등은 라디오도 같이 되는 것이었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채널을 돌리던 후유키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될리 없다며 핀잔을 주는 다이치에게 주의를 준 후유키는 다시 한 번 주파수를 맞췄고, 생존자 여부를 확인하는 목소리를 듣자 그들이 원하는 지하철 역으로 가기로 결심한다. 일단 위험 할 지 모르니 세 명에게는 남아 있으라고 말한 후유키는 지하철 역으로 간다. 그 곳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나게 된다.
히가시노 특유의 서늘한 묘사나 유쾌한 추리물과는 분명 다르다. 어찌보면 황당하다 할 수 있을 복잡 미묘한 소재다. 그래도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것을 보면 히가시노는 역시 히가시노다. 하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루하게 무너지고 무너지는 땅과 협소한 공간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심리묘사는 결여 되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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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기 전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또 나왔다는 사실에 그의 집필력이 정말 놀랍다고 생각했다. 그의 신간 <신참자>를 읽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책이 나왔다고 하니 설마 그의 머릿속에는 이야깃거리가 넘쳐서 어떻게 주체 할 수가 없어 이렇게 독자들을 즐겁고도 혼란스럽게 해주는지 그의 저의가 궁금하다. 아무튼 아무리 그의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 사람이라도 매번 똑같은 이야기 진행이 반복되는 추리 소설이었다고 한다면 이 책은 아주 많이 다른 반전을 여러분에게 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추리 소설이 아닌 좀 더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이 결합된 SF미스터리 소설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지만 내 머릿속은 전해 개운치 않았고 복잡했다. 살인 사건을 풀어 나가는 것처럼 범인과 결과가 모호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와 맞닥뜨린 놀라움도 한몫했다. 조금은 좀비가 된 사람들이 사는 도시와 분위기도 풍겼지만 알 수 없는 초자연 현상에 맞서 싸우며 상황에 따라 변하는 선악의 경계에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의 생각과 주장은 과연 어떠한가를 내세울 수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냉정하고 논리적인 세이야와 무모하지만 따뜻한 감성을 지닌 후유키중 누가 더 옳은지도 모르겠다. 13초간의 시간 공백으로 발생한 이 현상은 시간의 도약으로 수학적 모순(패러독스)의 영향으로 사라져버린 사람들의 혼란스러움처럼 나도 책을 읽는 내내 혼란스러움이 가득했고. 책의 중반부에 밝혀지는 반전에서 놀라움을 토해내기도 했으며 읽는 내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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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다. 일단 내게 있어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은 단지 유명한 일본의 장르소설 작가라기보다는 그의 작품속에는 사건과 사건의 해결에 이르는 놀라운 추리와 반전에 대한 기대보다 그 사건안에 담겨있는 본질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을 더 기대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