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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것이 견딜 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 언니 오빠 동생에 둘러싸여 혼자였던 적이 한 번도 없었으면서, 나는 늘 혼자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문득 고개를 들면 모두가 없어지고 혼자 남은 내가 보인다. 길 잃은 나는 두리번거리지만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긴 미로의 터널 깊숙이 혼자 서 있는 내가 보인다. 내가 외로운 사람이었던가? 늘 혼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던가?
누구나 혼자 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伴侶)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에 끌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사랑을 해도 외롭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긴... 결혼을 하고 아이가 둘이나 있지만 가끔.. 혼자라는 생각을 한다. 사람은 결국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것. 지금 사랑을 하고 서로에게 최고의 사람이어도 갈 때는 역시... 혼자다. 혼자라는 사실이 두렵거나 무서웠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가끔 혼자 남겨지게 될 아이를 상상하는 건 무섭다. 악착같이 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내 아이들이 자신의 길에서 제 앞가림을 할 정도가 될 때까지는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일찍 아버지를 여윈 남편은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는 아버지가 되는 것을 사랑한다. 같이 목욕탕에 가고, 같이 마라톤에 참가하고, 같이 스케이트를 타며 많은 추억을 남겨주는 것. 그것이 나중에 혼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혼자라는 의미는 많이 다르다. 부모가 되어 내 아이를 바라보는 것과 내 부모를 바라보는 것은 다른 것 같다. 언젠가는 내 부모님 중 어느 한 쪽도 혼자가 된다. 혼자 남겨질 부모님은 또 얼마나 외로워하시게 될지 사실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어쩜 부모님들은 늘 외로우셨던 것은 아닐까? 따스한 담요 같았던 부모님의 주름살을, 굽어지기 시작한 허리를 보면서 생각한다. 삶의 무게만큼 허리는 계속해서 굽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부모님도 아이들도 대신 내 인생을 살아 줄 수 없듯, 나 역시 부모님이나 아이들의 인생을 살아 줄 수 없다. 그렇다면 언제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때도 좋지만 조금씩 혼자서 일어서야 하는 여지를 남겨둬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란 시집을 읽고 김재진 이란 작가의 이름을 기억했다. 그의 시는 내 주변을, 내 일상을 생각하게 한다. 지금은 잠깐 쉬면서 내 시를 음미해 보라고 시인이 손짓하는 것 같다. 그래서 시 하나를 읽고 나를 생각했다. 시 하나를 읽고 나의 어제를 생각했다. 시 하나를 읽고 내가 숨 쉬는 내 주변을 둘러봤다. 내 생활도 분명... 시로 표현할 수 있을 텐데.. 시가 그리운 날이다.
젊은 날의 사랑은 가슴 아프다 나이 들어 하는 사랑은 더 가슴 아프다 뭔가를 내려놓지 못하고 쌓아두기 때문이다
사랑도 쌓아두면 무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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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는 시집을 읽고 그것에 대해 써 본 적이 없어. 시집 한 권에 들어 있던 시도 다 좋았다고 말하기 어려워. 잘 모르겠지만 마음에 드는 시는 있었어. 그렇다고 그 시에 대해 무엇인가 쓴 적이 있느냐고 한다면, 그런 적도 없어. 마음에 들고 좋으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래도 무엇인가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말이야. 많이 써 본 것은 아니지만, 몇 해 전에 노래 제목으로 이야기를 써 본 적이 있다는 게 떠올랐어. 그래서 언젠가 시집을 읽는다면 시 제목으로 시를 쓴다거나 이야기를 써 보는 것은 어떨까 했어. 여러 번 읽다보면 무엇인가 하나라도 떠오르지 않을까 했던 거야. 솔직히 말할게. 내가 이 시집을 읽은 것은 겨우 두 번이야. 한 번 더 읽어보려다가 멈추고 이런 말을 쓰고 있어. 별로 애쓰지도 않았다고 할 수 있어. 더 읽어도 생각나는 게 없을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언젠가는 앞에 쓴 거 해 보고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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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내 가슴을 쿵 내려앉게 만든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니 지독하게 혼자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에게서의 상처도 그렇고. 그들은 그대로인데 마음을 주고, 많은 기대를 해서 인지.. 내가 낸 상처같은 것들이 많아지는거 같다.
그래서 어느 순간 조금은 방어적 자세를 취하게 된다. 물론, 이 생각은 또 사람을 만나면 휘이 풀려버리지만.. 가까울수록 모든 것을 알고 이해하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으면 어땠을까...그러면 난 기대를 하지도 않았을테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조금은 덜 상처받지 않았을까? 그래, 인생은 결국 혼자인거구나.
조금씩 두려웠다. 하나가 좋으면 상대방의 모든 것이 좋다고 판단해버리는 나는, 어느 순간 달라지는 그들의 모습에, 내가 변한건지 그들이 변한 건지 혼란스럽기도 했다. 아, 기대라는 것은 결국 내가 만들어내는 상처를 더욱 크게 하는 거구나.. 그러면 적당해지자.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갑지도 않게.. 그런 상태로..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라고 표지에 시구절이 적혀있다. 그래,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각자 서로에게 상처받고, 상처받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그리고 다시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지독하게 혼자라는 느낌만 받을 뿐,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심지 굳은 누군가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 伴侶 란 없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中-
그래, 나는 심지 굳은 누군가와 함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단지 나의 허상에 불과 했다. 내가 만들어낸 허상이었다. 사랑을 하는 순간이나, 우정을 나누는 순간이나 그 순간은 참 영원할 것만 같다. 하지만 몇년을 알아온 우정도 어느 한순간 깨져버리니 좋았던 일들이 나쁜 일 하나를 이겨내지 못했다. 영원을 말하던 사랑 또한 시간 앞에서는 변하기 마련이다. 이런 섭섭함의 마음은 우리가 가진 기대 때문이었다. 나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순간 나 역시 변해버린 것이 아닐까..
영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는 것은 더욱 참기 힘들었다. 언젠가는 변할 것이라는 생각, 누구나 결국은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 내 상처는 이렇게 크지 않았을 것이다.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나의 습관,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받아주는 한 사람 만날 수 있다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이 시집에서 내 마음을 위로 해줬던 시를 꼽자면,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와 "너를 만나고 싶다", "세월", "언제나 너는 멀다" 이렇게 4편을 추천하고 싶다. 물론, 다른 시 역시나 너무 좋았지만, 아..이건 내 마음이야라고 강하게 공감할 수 있었던 시들이다.
이 시집은 김재진 시인 자신의 상처에 대한 기록이자 동시에 그 상처에 대한 치유의 기록이라고 한다. 뭐랄까.. 그래서 그런지, 이 시집의 시를 읽으면, 환함 보다 쓸쓸함이 느껴진다. 얼마나 고민했는지, 갈등했는지, 방황했는지 하는 느낌.. 그래서 좋았다. 사람이 희망이다라고 하지만, 때로는 혼자임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한것 같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듯이, 혼자가 주는 텅빔과 텅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까지.. 투명한 슬픔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여져야한다.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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