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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며 몇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사랑의 환자들이라면 정상적이지 못한 사람들일까?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어서 심리 상담을 받게 된 것일까? 그러면 이 책의 저자는 심리치료사인가? 이 책《심리치료실에서 만난 사랑의 환자들》을 읽으며 그런 의문들을 풀어가는 시간을 보낸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임상심리학자 프랭크 탤리스 박사는 이 책에서 기이하고 파멸적인 사랑의 열정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12가지 사례를 소개하며 인간 정신의 본질과 사랑의 심연을 탐사한다. (책날개 中) ![]() ![]() 이 책의 저자는 프랭크 탤리스. 임상심리학자. 심리치료자. 소설가이다. 이 책은 실존인물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모두가 사랑에 빠졌거나 사랑의 고통을 안은 채 나를 찾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정서 문제나 성 문제, 혹은 두 가지 모두에 시달린다. (12쪽) 이 책은 12장으로 구성된다. 1장 '그는 나에게 반했다 - 클레랑보 증후군과 색정형 망상장애', 2장 '유령이 찾아오는 침실 - 지속성 복합 사별 장애', 3장 '그 여자는 거기에 없었다 - 질투형 망상장애', 4장 '매일 밤 사라지는 남자 - 섹스 중독', 5장 '헤어지지 못하는 남자 - 이상화와 죽음 공포', 6장 '천국으로 가기 - 성적 좌절과 신경쇠약', 7장 '스타킹 게임 - 환자와 치료자의 관계', 8장 '자기와 사랑에 빠진 남자 - 페티시', 9장 '악령에 홀린 남자 - 자각형 빙의', 10장 '자기혐오에 빠진 소아성애자 - 소아성애', 11장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는 부부 -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사람들', 12장 '사랑을 해부하다 - 미친 듯이 사랑한다는 것'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서문을 읽다보면 이미 저자의 글솜씨에 빠져든다. 같은 소재도 시선을 몰입해서 읽게 되리라 기대된다. 심리학자에 더해 '소설가'라는 직업의 특성 때문일까. 글에 훅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동안 심리 서적을 읽으며 이러이러한 유형이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학습했다면, 이 책은 생생한 현실이고 구체화된 사례다. 사람들 하나하나가 안타까운 느낌이 들면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해 생각에 잠긴다. 목차만 보았을 때에는 정상이 아니라고만 생각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읽다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항상 차분하고 이성적이기만 하다면 사랑이 아니지 않은가. 사랑이 도대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생각에 잠긴다. 사랑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누구나 사랑을 원하고, 누구나 사랑에 빠지고, 누구나 사랑을 잃고, 누구나 사랑의 광기를 어느 정도는 안다.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산도 교육도 지위도 무용지물이 된다. 프로이트를 비롯해 심리치료의 거의 모든 주요 이론가들은 사랑이 인간의 행복에 필수 요소라는 데 동의한다. 나는 사랑에서 시작된 문제, 곧 사랑의 열병과 질투, 애달픈 심정, 정신적 외상, 부적절한 애착, 중독을 비롯한 모든 문제를 진지하게 바라보아야 하고, '정상'적인 사랑과 '비정상'적인 사랑은 경계가 모호하다고 믿는다. (14쪽) ![]() ![]() 타인의 애정사는 끝없이 매혹적이지만, 탤리스의 지적 중 하나는 사랑에 빠질 때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광기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는 사실이다. 이럴 때 우리는 요동치는 바다에서 좌초될 위험을 무릅쓴다. _닉 혼비, 소설가 이 책에 담긴 12장의 이야기는 모두 12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생생하고 구체적이며 안쓰럽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럴 수도 있는… 그래서 안타까운 인간 본연의 모습이고, 사랑인지 광기인지 혼란스러운 감정이다. 과연 이 책 속의 광기는 타인만의 것인가, 아슬아슬한 경계를 책으로 읽으며 인간 심리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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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잘 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애달픈 심정이 되면서 적당히 질투도 하고 욕망이 따라오는 건 기본입니다.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고 하죠. 그런데 사랑이 잘 풀릴 때는 정상적인 사랑의 방식으로 표현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부적절한 애착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모호한 사랑입니다.
<심리치료실에서 만난 사랑의 환자들>은 영국 임상심리학자 프랭크 탤리스가 20여 년간 만난 환자들 중 교과서적인 사례를 벗어난 12가지 사랑의 부작용을 들려줍니다. 생물학적 정신의학과 뇌과학을 바탕으로 한 분석, 심리치료의 다양한 관점을 곁들인 임상 현장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랑 때문에 고통받는 환자들의 이야기 몇몇은 기이하고 범죄와의 경계에 가까워 보이지만, 어떤 사례는 사랑에 빠져 눈먼 보통의 사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랑을 하는 이들이라면 쉽게 부작용의 위험에 발을 들일 수 있을 만큼 사랑에 있어서 정상과 비정상은 흐릿한 경계선을 가졌습니다.
사랑의 고통을 안은 이들에게 사랑이란 불치의 낭만적 사랑(The Incurable Romantic)입니다. 그 사랑은 서로 주고받는 감정이 아닌 혼자만의 감정으로 첫눈에 반하는 것을 넘어 사랑에 빠져 문제가 된 여성의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상대방도 자기를 열렬히 사랑한다고 믿는 정신질환인 클레랑보 증후군으로 분류된 이 환자는 일상에서는 무척 평범한 행동을 하는 여성이었습니다. 남편과의 관계도 좋았지만, 치과 치료를 받으며 치과의사에게 푹 빠져버린 상황이었습니다. 이 과정이 스릴러 소설을 연상케할 만큼 소름 끼칩니다. 심리치료자 입장에서 도와주기 어려웠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던 상담 사례였다고 저자는 회상합니다.
사별 후 환각 현상이 찾아온 사례, 불륜에 대한 망상에 사로잡힌 사례, 연애 중독 사례, 지나친 이상화로 운명론에 빠진 사례 등 불치의 낭만적 사랑을 하는 이들의 고통스러운 사례들이 이어집니다. 겉으로 보면 유별난 이들이 아니지만 반전의 행동을 보인 사례들이었어요.
"정신건강에 관해서라면 누구나 팽팽한 줄 위를 걷고 있으며 중심을 잃고 떨어지기까지는 대단한 사건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 책 속에서
심리치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은 자기가 낭만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낭만적 세계관이 젊은 날의 사랑을 비극의 씨앗으로 해석하는 문학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었어요. 애초에 신에 대한 갈망을 사랑에 빗댄 대서사시가 변질되어 정착된 겁니다.
도대체 사랑은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요. 사랑에 빠지면 정신질환을 일으키기 쉬운 상태가 된다는 적나라한 대답이 인상적입니다. 사랑에 실패하면 그 결과가 치명적일 수 있는 데다가 우리는 그 고통에 대해 솔직해지는 걸 두려워합니다. 욕망과 갈망에 대한 죄책감은 덤입니다.
<심리치료실에서 만난 사랑의 환자들>에는 자기혐오에 빠진 소아성애자, 아내 몰래 매일 밤 욕구를 채우러 나간 남성, 자기애에 푹 빠진 남성이 들려주는 디테일한 묘사 등 심리치료자조차 당황하게 만든 사례들도 등장합니다. 이들 사례에 비하면 성적 기호의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는 준수한 편이었어요.
인간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완벽한 사랑도 없습니다. 심리치료자 역시 인간이어서 현실의 심리치료는 소설, 영화에서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결함 있고 불완전한 우리는 저마다 취약한 내면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스위치가 켜지는 지점은 저마다 다르고 반응도 제각각입니다. 단일한 치료법과 접근법이란 건 없습니다.
책에 등장한 사례를 접하면서 인간 삶의 본질인 사랑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생애 최초로 사랑 호르몬을 경험했을 때, 사랑의 줄타기에 섰을 때... 부지불식간에 닥친 사랑 앞에서 우리는 그저 본능적으로만 대처해온 게 아닐까요. 굳이 배우지 않아도 잘 아는 것으로 치부해왔습니다. 하지만 사랑과 광기의 경계는 생각보다 흐릿해서, 사랑의 부작용을 얕봤다간 쉽게 정신적 외상을 입거나 비틀린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걸 깨닫게 한 책입니다.
유명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와도 비견될 만큼 흡인력 있는 문장력이 인상 깊은 프랭크 탤리스의 책 <심리치료실에서 만난 사랑의 환자들>. 범죄 심리 소설가라는 이력을 보고는 역시나 했어요. 국내 발간된 소설로는 황금가지에서 나온 범죄 심리 스릴러 소설 <치명적 실수>가 있으니 다음에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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