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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4를 세 번째 읽으면서 느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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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4편에서는 종합 무역상사 원인터의 인턴 직원이 된 장그래가 직장 상사 및 동료 인턴들과 업무를 배우면서 직원으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4편을 읽으면서 느낀 생각을 몇 가지만 써보겠다.   첫째, 장그래가 전문 용어와 보고서 작성을 배우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아마 국어교사였던 나의 직업적인 이유로 이 대목이 공감을 느꼈나 보다.   오 과장은 장그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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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4편에서는 종합 무역상사 원인터의 인턴 직원이 된 장그래가 직장 상사 및 동료 인턴들과 업무를 배우면서 직원으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4편을 읽으면서 느낀 생각을 몇 가지만 써보겠다.

 

첫째, 장그래가 전문 용어와 보고서 작성을 배우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아마 국어교사였던 나의 직업적인 이유로 이 대목이 공감을 느꼈나 보다.

 

오 과장은 장그래에게 언제까지 배우기만 할 것이냐, 직장인으로서 거기에 맞는 용어와 약어를 익히라고 다그치고, 김 대리는 연습문제를 내준다. 검색은 허용하지만 아무에게도 묻지 말고, 자신의 힘으로 이 문장을 업무에 맞게 고치라고 한다.

 

"중동항로와 관련된 특이사항

이슬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라마단이 지난 8월 18일에 끝났습니다. 따라서 중동 항로의 거래량과 실재 적재비율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라다만 직전의 실재 적재비율은 95%에 육박했습니다.)

또한 중동 항로 선사 협의회에서는 2012년 7월 중 컨테이너 당 300달러의 성수기 할증료를 부과할 예정이었으나 이는 유예했습니다."

 

장그래는 밤을 새우면서 각고의 노력 끝에 아래와 같이 문장을 다듬었다.

 

"중동항로 관련 이슈

- 라마단(2012.7.20~12.8.28) 종료에 따라 중동 항로 물동량 및 소석률 회복이 예상됨.

- 또한 IRA에서는 2012년 7월 중 적용예정이던 TEU 당 $300의 PSS를 유예함."

 

다음 날 출근한 김 대리는 장그래의 노력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다시 두어 곳을 더 손질해 주었다.

 

"중동항로 관련 이슈

- 라마단(2012.7.20~12.8.28)

종료에 따라 중동 항로 물동량 및

소석률 회복이 예상됨.

- IRA에서는 7월 중 적용 예정이던

PSS(USD 300/TEU)를 유예함."

 

136~165쪽에 이르는 이 과정은 퇴고 과정의 모범 예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장그래로서는 자신의 성장이 스스로도 얼마나 대견하겠는가. 그는 퇴근하면서 원문과 교정문을 이렇게 코팅을 했다.

 

 

둘째, 일과 동료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다. 오 과장, 김 대리, 장그래로 이루어진 영업3팀에 박 과장이 합류한다. 영업3팀 아무도 원치 않은 인사였다. 부장은 나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오 과장을 생각하고 배정한 것이지만, 오 과장은 자원팀의 골치 덩어리였다. 영업3팀 입장에서는 쓸 데 없이 직급만 높은 쓰레기를 받은 것이라고 할까. 결국 영업3팀은 박 과장의 각종 비리를 찾아내지만……. 후유증은 컸다. 박 과장은 퇴직은 물론 경찰에 인계되고, 직속 상사들이 모두 인책된 것이다. 특히 오 과장의 건강을 생각해 주던 부장도 계열사로 좌천되어야 했다. 영업 3팀은 회사의 문제점을 파헤친 공적과 함께 내부 총질을 했다는 눈총도 받아야 했다

 

"동료를 버리고 이익을 취했느냐? 너희만 깨끗하냐?"

 

이에 대해 오 과장은 팀원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동료의 비리를 캔 것이 아니라 할 일을 한 것뿐이다."

 

문득 나의 직장 시절이 생각났다. 모시던 상사 중에서 정말로 문제가 많은 학교장이 있었다. 여러 문제에 대한 투서가 들어갔고, 도교육청에서는 실사가 나왔다. 상황 파악을 위해서 장학관이 면담을 요청한 3명의 직원 중에 내가 포함되었다. 동료들은 전교조 분회장이기도 하고 여러 면에서 학교장과 대척점에 서 있던 '나'가 보다 구체적으로 비위 사실을 확실하게 전달하기를 바랐으나…….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제 정년이 2년 남은 사람을 불명예 퇴진으로 몰고 싶지는 않았다. 가급적이면 좋은 쪽으로 답변을 했고, 나의 답변 때문은 아니겠지만 학교장은 별다른 문책을 받지 않고 정년을 마쳤다. 조합원 동료 중에는 나를 원망하는 사람도 있었다.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 중에는 직장의 부정과 부패를 막는 것도 있는데, 지금까지 열심히 투쟁을 하던 분이 결정적인 순간에 이렇게 물러날 수 있는 것이냐고……. 그렇다면 나는 인간적인 정에 끌려 상사의 비리를 감춰주면서 해야 할 일을 못한 것일까?

 

셋째, 직장 생황에서 경쟁과 화합을 생각했다. 부장은 자신이 창안해서 오 과장에게 추진을 지시했던 A안을 버리고, 영업2팀의 B안을 추진한다. 오 과장으로서는 맥이 빠지는 일이다. 그러나 영업3팀의 노력으로 A안을 보완하자, 전무는 B안을 버리고 A안을 추진하려고 한다. 영업2팀 과장으로서는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다. 영업3팀에서 A안을 추진하려는 순간 상무가 그 정보를 알고 자신의 휘하에 있는 자원팀으로 넘기라고 한다. 지금까지 A안 보완에 총력을 기울였던 오 과장과 영업3팀으로서는 공든 탑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동료는 강력한 우군이자 누구보다 무서운 적군일 수도 있다. 때로는 적군 같은 동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런 경쟁이 팀이 더 강하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어떻게 처신해야 슬기로운 직장 생활이 되는 것일까? 생각할수록 어려운 문제이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1~3편에서 썼던 추천사를 그대로 쓰겠다.

 

"발간 당시 직장 생활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직장인들의 호응을 받은 책이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평가는 유효하다. 성별이나 연륜은 물론이고 어떤 직장 어떤 위치에 있던 관계없이 직장인의 필독서가 아닌가 싶다. 고교생이나 대학생에게도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y******3 2022.01.18.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