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생 8편에서는 장그래가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종합상사 상사맨으로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동료와 상사들의 애환이 담겨있다. 8편을 읽으면서 느낀 생각을 몇 가지만 써보겠다.
첫째, 이 작품의 매력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이 작품은 출판 당시에 직장인의 교과서라는 칭송을 받으며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단순히 직장인들의 노하우가 담겨 있어서 그런 것일까? 꼭 그런 것 때문이 아닐 것이다. 직장 생활의 지혜만을 위한 것이라면 더 좋은 책도 많이 있을 것이다. 8편까지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이 작품의 매력은 다음과 같다고 본다.
- 직장 생활의 애환과 노하우 - 프로기사의 꿈을 접고 새 출발을 하는 장그래에 대한 동정과 격려 - 장그래와 안영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약간의 연애 감정 - 개성적이고 다양한 직장인의 모습(직장 상사를 비롯해서 동기들) - 직장 여성들이 겪는 고통에 대한 공감(어느 정도 성공한 선 차장이 겪는 갈등)
둘째, 모범적인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오 차장은 직장인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기본적인 인성이 착하면서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면서 능력도 뛰어나다. 그러나 부하인 박 과장의 비리를 밝혀낸 뒤 인간적으로 가까웠던 상사에게 피해를 입히게 되고, 상사인 전무나 부장의 불법까지 밝혀내야 했다. 오 차장이 적당히 타협했으면 좀 더 쉽게 살 수 있었을까? 어떻게 사는 것이 직장인의 바른 길인지 답을 찾기 힘들었다. 다만 어느 직장이건 이런 사람이 한 명 정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셋째, 가정과 직장의 우선순위를 생각해 보았다. 여성으로서 대기업의 차장에까지 오른 선 차장은 전형적인 맞벌이 부부이다. 둘 사이에 유치원생인 딸이 한 명 있다. 딸아이가 그린 부모의 그림은 아버지는 뒷모습뿐이고, 어머니는 얼굴이 없다. 늘 피곤한 아버지는 딸에게 잠자는 모습만 보여주었고, 바쁜 어머니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부부는 고민한다. 직장과 가정, 어느 것이 우선순위인가? 남편이 승진하던 날 사직까지 결심했다가 번복한 선 차장의 고민을 이해하면서도 공감하기는 힘들었다. 딸아이에게 부모는 어떤 존재로 비칠 것이며, 어떻게 성장할까?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자녀들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부모가 땀 흘려 일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의 은혜를 생각했다. 지금 아이들은 부모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니, 느끼지도 못한다. 효성은 물론이고 바른 인성을 기대하기 힘들 듯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혼자 벌어서는 살기 힘든 시대를 만났으니, 답을 찾을 수 없어서 답답하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1~7편에서 썼던 추천사를 그대로 쓰겠다.
"발간 당시 직장 생활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직장인들의 호응을 받은 책이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평가는 유효하다. 성별이나 연륜은 물론이고 어떤 직장 어떤 위치에 있던 관계없이 직장인의 필독서가 아닌가 싶다. 고교생이나 대학생에게도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