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기호 선생의 저서에서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을 보고 구입한 책. 책에는 엄기호 선생의 추천사와 함께 문정현 신부의 추천사도 있다.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자 너희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호통을 쳤다. 애국심을 꺼내든 것이다. 그러다 왜 강정 사람도 아닌 외부 세력이 와서 선을 넘느냐고도 호통쳤다. 애국심을 들먹일 때는 '안' 사람 취급을 하면서 다른 의견에는 '바깥' 사람 취급을 하는 것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꽤 인상적인 구절이었다. 실제로 저런 식의 논리를 우리는 참 많이 저지르며 살지 않나. 책에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해외 동포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맥락을 편다. 잘 나가는 이들은 당연히 우리 동포, 부끄러운 짓을 하면 어디까지나 재외 국민일 뿐이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생각을 꽤 오랫동안 해 왔다. 욕 먹기 딱 좋은, 아니 어디 가서 뺨이나 안 맞으면 다행일 그런 '불순한' 생각들. 이를테면 나는 BTS 멤버들이 한국인이 아니라 대만이나 다른 나라 국적 사람들이었다 하더라도 오늘날 BTS가 충분히 되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인이기에 받을 혜택과 이점들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논리라면 반대로 한국인이기에 받지 못한 여러 단점들 또한 분명히 존재할진대 나는 개인이나 단체의 업적에 국적이 관여되는 건 기본적으로 마뜩지 않다. 그래서 한국인 최초로 뭘 수상했다느니 어쩌니 하면 진저리가 난다. 누군가에게는 자랑스럽기 그지 없는 국적이 누군가에게는 당장에라도 버리고 싶은 것일 수도 있는 이 지극히 상식적인 상대성을 우리는 너무 일방적으로 한 쪽만을 고집하는 것 같은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