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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자신의 기자생활의 반성문이라고 하는 이 책, 하지만 그의 반성문이 아니라 우리의 반성문이 아닐까? 우리의 삶에서 무시하거나 애써 외면한 것은 그가 아닌 우리이기에. 사실 이런 책들을 보면 무엇보다 가슴이 답답하다. 우리의 현실이 아직도 이것밖에는 되지 않는다니 하는 생각과 나는 뭐하나 라는 생각이 겹친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아직도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와 정치에서 후진성을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왜 이럴까? 그것은 민주주의의 역사가 길지 않은 것도 변명중의 하나일 것이고,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일순위는 배부르게 먹기였기에, 대부분 사람들의 목표가 잘살기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 부차적인 것들은 배부른 소리로 치부되었기에 민주주의는 상당히 더디게 발전한 것 같다. 광주민주화운동, 부마항쟁, 80년대 민주화운동 등 많은 희생으로 민주주의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연약한 어린 싹이 아닐까 생각한다. 간단히 되 집어보면 무엇보다 과거청산이 잘 되지 못해서인 것 같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는 수많은 사건들, 자기나라 군대가 자기나라 백성에게 총칼을 들여댄 아직도 끝나지 않은 광주와 전두환 그리고 미국. 독재기간 동안의 수많은 탄압, 요즘 하나씩 재조명되고 있는 과거의 사건들, 재심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파헤쳐져 그때의 과다한 공권력, 부적절한 사용이 도마에 오르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을 멀리 있는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전두환은 죽은 권력이 아니라 살아있는 권력이다. 전두환의 극복이 필요하다. 그가 대표하는 신군부는 대한민국 냉전 기득권세력의 핵이다. 최근 “26년”이라는 영화가 우여곡절속에 개봉되어 광주를 둘러싼 목소리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런 사건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지만 무엇보다 모든 걸 국민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 우리에게 아직도 부족한 것, 역사 바로 세우기가 아닐까? 흔히들 독립투사의 자손들은 가난하고, 친일파의 자손들은 부유하다고 하지 않는가? 무언가 잘못된 것 아닐까 이제는 자본독재시대, 자본권력이 정치권력 못지않게 거대해지고 있다. 우리의 재벌들은 대부분 국민들의 세금으로 성장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과거는 싹 덮어버리고, 자신들이 잘나서 이룬 결과로 포장하고, 국민들을 지배하고 있다. 삼성으로 대표되는 재벌들, 이제 사회의 지배세력이 되어서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의 전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확대해 나가고 있다. 경제성장과 경제민주화, 경제는 세계 10대 교역국인데, 아직도 경제민주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으니 아직도 한참 가야 할 길이 남은 것 같다. 또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언론과 기타매체, 언론재벌이란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판이고, 언론의 자유가 없는 국가로 평가되고 있으니 민주화가 이루어낸 성과치고는 너무 미미한 것인지 모른다. 그리고 왜곡된 언론이 사회를 이끌어간다면 어떤 길로 나아갈지? 언론은 “언론이란 것은 개인이 묻기에는 버거운 질문들을 하기 위한 대리인이다. 어떤 생각이 옳다고 판단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기자는 현실에 대한 대안과 전망이 없으면 기사를 쓸 수가 없는 사람이다.”,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지만, 일방적인 소수 지배집단의 이데올로기를 반복적으로 세뇌하는듯한 보도는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언론의 독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본적인 독립이 필요하다. 광고에 묶여있는 언론사들 얼마나 광고주로부터 독립적일지 또 직업의 자유가 있지만, 많은 언론인과 방송인들의 정계나 제계로의 진출이 그렇게 좋게만 비치지 않는다. 이런 그들이 얼마나 정론직필하면 정계나 제계를 비판할 수 있을까? 뉴스나 언론도 시대에 부응하여 변화할 필요가 있다. 왠지 모르는 딱딱함이 가득한 TV뉴스나 가르치는듯한 신문 등, 저자는 이제 뉴스는 쇼가 되어서 진정성과 재미가 함께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지 않고, 듣지 않으면 언론의 임무를 어떻게 완수할 수 있을까 부수적으로 구당 김남수와 둘러싼 침구와 한의 그리고 양의간의 대립을 소개한다. 각 집단의 이익에 의해 춤을 추는 의료, 의료는 사람이 우선되는 행위가 아닐까? 요즘 영리병원과 공공병원 등의 말이 자주 등장하고, 대기업의 의료분야 진출이 늘어나고 있기에 곧 의료도 돈에 의해서 좌우될지도 모르겠다. 구당의 침술과 관련되어, 동양의학은 자꾸 자본의 반대로 가야만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노무현과 참여정부, 서민의 정부를 외쳤지만 실상은 친재벌, 친삼성정책으로 일관했다. 물론 이룬 성과도 많겠지만, 비판 받아야 할 부분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우리의 주요 우방이라는 미국, 한미동맹은 군사동맹이자 인식동맹이다. 안보와 시장, 군사와 시장을 둘러싼 이익관계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한마디로 시장동맹은 양국 권력과 자본가들을 위한 계약에 불과한지도. 기자는? 드러난 것만을 보고 쉽사리 고발하는 것으로는 낚시의 희생양이 되는 시대가 됐다.저널리즘은 개인주의 인본주의 동지가 되어야 한다. 익명보도, 내부고발의 필요성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가 있으면 더 정직한 사회가 되지 않을지. 국민에게 복무하는 고자질쟁이로써의 기자의 사명이다. 그러나 직업인의 관점으로 기자는 참 고달픈 일이다. 최고의 전문가가 되려면 10년간을 즐기면서 일하라는 그의 충고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 같다. 자신의 일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묵묵히 힘든 일을 감내해내고 실천하는 이들이 있기에 이 사회가 이나마 돌아가고 발전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 모두들 개인의 이익에만 몰입하면 과연 이 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까? 힘센 집단의 이익과 목소리만을 대립한다면 약자는 과연 어디에 호소해야 될까? 억울한 일이 있다면 어디에서 말할 수 있을까? 언론이 모든 이들, 특히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것 아닐지. 정직한 언론인이 많이 나올수록 국민들은 언론을 더욱 사랑하고 믿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우리 사회는 더 공정하고 정직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호의 고발뉴스 http://www.leesangh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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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살고 싶고 별 탈 없이 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의 바람일 것이다. 내 몸 하나, 내 가정 하나 건사하는 것도 버거운 세상에서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갖는 다는 것은 어떤 때는 사치로 느껴지기도 한다. 당장 이번 달 월급이 통장에 들어오기도 전에 미친 듯이 빠져나갈 온갖 세금과 대출이자, 보험료를 생각하면 민주주의, 정의, 진정한 대통령 따위의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담론은 허세다. 나 하나 잘 되고 내 가장 하나 잘 꾸려가는 것이 나와 같은 소시민에게는 최고의 이상이다. 예전에 어떤 광고 문구에 “모두가 YES할 때 NO한다.”라는 것과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어릴 때는 ‘카피 참 잘 뽑았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니 완전히 미친 짓이고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사회에서의 행동이다. 모두가 예스할 때 그냥 고개 처박고 따라가고 모두가 노 할 때도 그냥 고개 처박고 따라가야지 어떻게 모두가 따라가는 의견에 손을 들고 나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 그런데 그런 사람이 여기 있다. 참 골치 아픈 사람이다. 십 수 년의 기자생활 동안 오직 ‘탐사고발 기자’로 살아 온 사람이다. 덩치는 곰만 하고 얼굴도 엄청 크고 머리 스타일은 느끼하니 별 호감이 가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이 기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기자관을 독특하게 소개한다.
“제 저널리즘의 원칙은 휴머니즘입니다. 양식은 리버럴하고요, 판단은 미학적으로 합니다.” (p.243) 연예인 노예계약 고발, 삼성X파일 고발, 병역비리 고발, 방산업체 고발 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발 보도를 했고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해 구속되거나 처벌받았다. 어떤 종편 채널에서 오죽 시청률이 안 나왔으면 무슨 먹거리에 대한 고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지 그런 것만 찾으러 다니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프로그램이 있던데 이상호 기자는 그런 자잘한 고발 따위는 하지 않았다. 굵직굵직한 사안에 대해 터뜨렸다. 실제로 도저히 풀어낼 수 없는 실타래 마냥 얽히고설킨 대한민국의 비리의 역학관계는 정당하고 정의로운 고발을 한 이상호 기자를 조직 내 배신자로, 왕따로 만들어 버렸다. 책에서 여러 번 언급한대로 미행·협박은 기본이고 삼성X파일을 보도한 후에는 공황장애까지 겪게 되었다고 한다. 수십 건의 고발·고소를 당하고 실제적인 위협을 받고 조직 내에서조차 왕따를 당하고……. 이상호 기자는 기자라는 직업은 사회적 무당이라고 얘기한다. 도저히 어디에도 자신의 억울함을 신원할 길 없는 사람들이 찾는 사람이 무당인데, 무당은 접신하여 그 억울함을 풀어주고 함께 한바탕 웃고 우는 굿판을 벌이면 어느 새 그 억울함이 풀린다는 것이다. 기자라는 직업도 어디 국가기관이나 자치기관에 호소하고 탄원해도 도저히 들어주지 않는 그 억울함을 들어주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자신 또한 이제는 의뢰인이 찾아와서 사정을 얘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아~ 이건 전치 몇 주짜리다, 아~이건 최소한 구속이다, 아~이건 죽으라는 얘긴데??’ 감이 온다고 한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고 그냥 의뢰인이나 제보자 얘기 들어주는 것으로 그치려고 하는데 막상 듣다 보면 무당이 접신하는 것처럼 그 사람의 마음에 공감이 가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슬픔과 분노, 억울함과 체념에 오롯이 이입이 되어 또 그 진흙탕 속으로 기어 들어간다고 한다.
“기자생활을 통해서 저 스스로를 폭탄으로 만든다는 생각을 했어요. 순도 높은 다이너마이트가 되기 위해 제 생활의 밀도를 높여왔던 거지요.” (p.197) 이상호 기자의 저 말이 참 멋있었다. 이 책 「이상호 GO발뉴스」는 지승호씨와 한 인터뷰를 엮은 책이기 때문에 이상호 기자가 직접적으로 하는 말이 많이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저 말이 가장 좋았다. 스스로를 폭탄으로 만든다는 생각. 아무도 하지 않는 생각이다.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언론이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를 체험했다. 기자라는 사람들이 입을 다물고 제대로 취재해서 보도하지 않으면 얼마나 왜곡되고 편향된 뉴스가 될 수 있는지 명확히 알았다. 누구 말마따나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기자’이고 ‘가장 말을 듣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기자’인데 그런 기자가 없었다. 아니, 있었어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런 기자는 기사를 쓸 수 없었으니까. 그런데 이상호 기자는 스스로를 폭탄으로 정의한다. 터뜨려질 목적으로 만들어진 폭탄. 누가 폭탄을 만들어 놓고 집안에 진열해 놓은 후 ‘이야~~ 멋있다. 내 폭탄’ 하나? 폭탄은 터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상호 기자는 자신을 그렇게 정의했다. 다른 자질구레한 설명을 필요 없다. 불발탄이나 공갈탄이 되지 않기 위해서 생활의 밀도를 높였다고 한다. 내 콧등이 시큰해졌다. 나는 이상호라는 사람을 잘 알지 못하고 기껏해야 그의 책 두 권을 읽었을 뿐인데 그가 그에게 찾아오는 제보자나 의뢰인에게 이입이 되는 것처럼 나도 그의 고됨에 이입이 되어서 일까? 삼성X파일을 보도하기 위해 오랜 기간 술·담배도 하지 않고 치밀하게 자신의 일상을 정돈했다고 한다. 보도 후에는 온갖 억측과 비난, 위협과 따돌림에 시달렸고 도피하듯 날아 간 미국에서도 여전히 공황장애에 시달렸다. 아니, 다른 얘기 다 필요 없고! 이상호 기자처럼 살 사람이 있나? 이미 최고의 권력이 된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돈이 되지도 않고 내 안위를 내가 걱정해야 하는 저런 일을 할 사람이 있나? 없다. 그저 저 만치 떨어져서 ‘저 사람 참 멋있네~.’ 박수 쳐 주거나 아예 관심 없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상호 기자를 응원해야 한다. 나는 사실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던 사람이라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안 좋은 소리를 하면 바로 쌍심지를 켜곤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발로 뛰며 선출한 첫 대통령이었고 지난 5년을 겪으며 더 그리웠었다. 그의 마지막 삶이 비극적이었던 것도 중요한 기제였다. 이상호 기자는 참여 정부 시절에도 정부와 정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고발을 했었다. 그래서 참여정부의 실정과 노무현 대통령의 판단 미스와 한계에 대한 자세한 의견이 나오는데, 나는 처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고 설득력이 있는 논리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이상호 기자가 어떤 정치적 위치함에 따라 비판하거나 찬양하거나 하는 일반 정신없는 기자들과는 달리 어떤 정치적 편향이나 편견 없이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보도할 것은 보도하며 고발할 것은 고발하는 기자라는 것을 알고 나니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도 수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고마웠다.
또 재미있었던 내용 중 하는 구당 김남수 선생에 관한 내용이었다. 예전에 TV 토크쇼에 나온 아주 키가 작고 눈썹이 흰색인 노인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어 신기했다.
“구당의 삶과 저의 주장은 한마디로 ‘의료 민영화 반대’로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의료까지 영리화되면 어떻게 되겠어요…….사람들이 곰쓸개에 빨대를 대고 바로 쓸개즙을 빨아먹듯이 사람의 장기에 자본주의의 빨대가 박히는 거예요. 인간으로부터, 인체로부터 바로 수익을 빨아먹는 장치가 의료 민영화다, 영리병원이다,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p.175) 구당 선생의 삶과 이상호 기자의 취재와 보도는 생각보다 심층적이었다. 나는 단지 TV에서 한 번 봤을 뿐이고 다른 매체들을 통해 뜸에 대한 전문가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상이었다. 서양의학이라는 것은 병을 70%이상 완치시키지 못한다는 것도 맞는 말이었다. 또한 의학에 공학이 덧입혀져 산업이 되었고 산업은 곧 자본의 속살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병원에 가면 고가의 검사를 받아야 하고 많은 약을 처방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래 놓고도 완전히 치료하지 못하는 것이 한계라는 점도 이해가 갔다. 구당 김남수 선생은 50년 전부터 서양의학의 한계를 설정하고 동양의학을 보급하고 무리한 수술이나 약의 복용보다 침과 뜸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몸에서 저절로 면역을 강화하는 것이 진정한 병의 치료라는 것을 설파한 사람이라는 소개였다. 하지만 구당 선생의 이런 주장은 병원은 물론 한의사들에게도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왔다.
“비싼 임대료, 인테리어비, 홍보비에 나아가 고가의 한의대 교육비까지 계산하면 침뜸만 놔줘서는 수지가 맞지 않겠죠. 헐값에 들여오는 중국산 약재를 섞어 약을 만들면 많게는 수십 배의 차익을 누릴 수 있는데, 누가 침뜸을 하겠습니까. 뜸으로는 도저히 타산이 안 맞는 거죠.” (p.183) 수지타산을 맞춰야 하는데 구당 노인네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쉽게 쑥을 구해 뜸을 뜨고 그것이 오히려 병원에 가서 비싼 검사를 받거나 한의원에 가서 비싼 약을 구입해 먹는 것보다 더 효과가 있다면 한의원들 다 문 닫아야 할 판이었다. 생각해 보니 언젠가 한참 구당 선생이 TV에도 많이 출연하고 책도 출간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도 간단한 뜸도구를 구입하셨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갑자기 사이비 침구사니 뭐니 해서 떠들썩하더니 TV에도 나오지 않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미 자본이 권력의 정점에 있는 지금. 구당 선생의 주장은 반자본적인 것이다. 한의원에 환자가 많이 찾아와야 약을 팔아 이익을 남기고, 그것을 정·관계에 로비하기도 하고 할 텐데 모두가 쉽게 저렴한 쑥을 사서 집에서 뜸을 뜬다면 한의사 업계와 병원에게는 재앙일 것이다. 아무도 보도하지 않아 잊혔던 구당 선생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 재미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싸이에 대한 내용도 짧게나마 실렸는데 얼마 전에도 싸이와 김장훈관련 보도를 해서 이상호 기자가 욕을 많이 먹은 적이 있다. 솔직히 가만히 있었어도 되는데 괜히 나섰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호 기자는 그렇게 생겨먹지 않은 사람이다. 그냥 가만히 입 다물고 앉아있는 것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천상 기자다. 그가 생각했을 때 분명히 저건 아닌데 싶은 게 있으면 참지 못하고 얘기한다. 불필요한 오해와 비난과 비판을 감수한다. 결정적으로 삼성X파일 보도 이후 그는 더 큰 사람, 더 용감한 기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이상호기자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었다. 아니, 오해라기보다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처음 소개 한 그의 기자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는 사람을 정말 사랑하는 휴머니스트다. 어디에서 메이지 않는 리버럴한 사람이며 치밀하고 밀도 있고 삶을 꾸려가면서 한방에 멋지게 터뜨리는 미학자다. 그래서 그를 더 응원하게 되었다. 기자 생활 십 수 년을 하다 보니 이제 웬만한 것에는 흔들리거나 겁먹지 않는다고 한다. MBC자회사에서 만든 <손바닥뉴스>가 갑자기 폐지되고 해고하지도 않으면서 식물인간처럼 살아가게 만들었지만 또 잡초처럼 살아나 대안 언론인 <GO발뉴스>를 만들었다. 이상호를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이나 조직, 집단에게는 얼마나 성가시고 귀찮고 두려운 존재일까 생각하니 기분이 고소하다. 앞으로 큰 거 한 건 터뜨리고 싶다는 말을 책의 말미에 많이 하고 있다. 나는 서서히 걱정부터 되기 시작한다. 이제껏 그만큼 시달리고 공격당하고 피해를 입어 왔는데 더 큰 거 하나 하고 싶단다. 무서운 사람이다. 저들에게는 오금이 저려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릴 선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더욱 응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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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TV를 통해 편안하게 쇼파에 앉아 기자들이 열심히 취재한 내용을 알수 있다. 반면 기자들은 뼛골빠지게 현장을 뛰어다니며 사건사고를 취재한다. 그리고 그들의 취재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그들의 삶이 편해질수도 힘들어 질수도 있다. 이상호기자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되었다. 삼성X파일을 공개하며 유명해졌다는데, 삼성 X파일에 대해서도 처음 알았다. 특히 처음에 이야기하는 전두환취재기는 정말 끝내준다.
취재를 계속했습니다. 그 결과 전두환에 대한 경찰의 황제 경호 실태를 알게 되었습니다. 전두환 사저에 대한 과잉 경호는 물론, 경찰들이 교통신호까지 조작해준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전두환이 골프치러 가거나 등산가느라 서울시내를 관통할때가 있잖아요. 그럼 경찰들이 컨트롤 타워로 하여 수십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사거리 신호를 통제합니다. 카메라 20여대를 요소요소에 설치해 어렵사리 확인해보니 신호가 잡히더군요. 서울 연희동에서 과천까지 20분도 채 안걸리더군요.(P.22)
최근 인터넷 서점 리브로가 폐쇄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근데 이 리브로의 대표가 전두환의 아들 전재국인것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아직 몰랐다면 인터넷을 검색해보기를...
본인은 29만 원 밖에 없다고 하는데 살고 있는 규모라든가, 골프장에서의 씀씀이를 보면 아니잖아요. 어디에 숨겨뒀거나 거짓말하는 거잖아요. 아들 셋 다 재벌인데, 첫째 아들은 출판 재벌, 둘째 아들은 IT와 부동산 재벌, 셋째 아들은 미국의 대표적 와인 산지인 나파 밸리에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어요, 뭔가 잘못된 거잖아요.(p.23)
20년밖에 안 된 권력인데도 벌써 구조화됐죠. 징벌이 불가능할 정도로 말이죠. 가능하면 40년대 해방 직후로 돌아가 친일파를 축출하고 역사를 바로세우는 게 좋겠죠. 하지만 20년 전 권력을 청산하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데 60년 전으로 돌아가서 그만큼 더 굳어지고 비대화된 권력을 청산하기는 훨씬 더 어렵다고 봐야겠지요.(p.29)
최근 영화 <남영동>으로 다시 한번 우리에게 환기된 고 김근태고문의 장례식날, 신군부의 추악한 현실을 밝히려고 전두환 자택에 갔다가 팔이 꺽이고 수갑이 채워지면서 까지 취재를 하였다고 한다. 근데 전두환 사저를 경호하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기를 쓰고 전두환의 사택을 경호할까? 이상호의 답변을 들어보자.
모두 먹고살려고 하는 짓입니다. 요새 조폭은 실용 조폭이기때문에 돈 없이는 조직관리가 안 됩니다. 경찰관들이 90도 각도로 전두환한테 절을 하는 거 보면서 취재해봤어요. 실제로 상당한 회식비, 대마다 떡값 같은 걸 현찰 뭉치로 받고 있더라고요...일상화된 촌지와 떡값으로 일종의 사병화가 되어있는 거죠.(p.33)
처음부터 너무 강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 뒤에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연예인 노예계약, 그리고 수많은 유명인사들과의 만남에서 알게 된 이야기들 까지...책을 통한 만남이었지만, 꽤나 유익한 만남이었던 것 같다.
요즘 기자들은 소송 걸릴 것 같으면 피한다는 것인데요, 저는 언론을 둘러싼 고소 고발 관행이 있기 때문에 더욱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언론계는 어차피 고소 고발이 상존하는 곳인데, 언론인들이 이를 피해버리면 일반인은 하고 싶은 말을 더 못할 거잖아요(p.254)
멋지다. 나꼼수의 주진우 기자에 이어 또 한명의 열혈기자 탄생이다. 이런 기자가 있기에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기득권층들의 추악한 진실을 알수있는 것이 아닐까, 이 추운 겨울에도 지금 어디에선가 발로 뛰면서, 세상의 비리를 추적하는 기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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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기자님께 죄송하다는 말씀들 드리고 싶다. 한 가정의 가장인데도 불구하고 목숨도 걸고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취재하시는데, 저는 돈과 권력에 휘둘려 지갑 열고 닫는데 바빴고.. 눈과 입을 닫고 귀를 막고 볼려고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아 생각이 없으니 내 목소리를 내는데도 너무 소극적이지 않았나싶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돈과 권력에 눈 멀어서 이제까지 당연하다 혹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것들이 철저히 잘못된 것임을 이제라도 깨달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초등학교시절 손기정 선수와 관련된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뛰어야만 했는데, 이를 언론이 지운채로 보도했던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아있다. 그 수업을 들었던 초등학생인 나는 언론은 우리편?이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그때 기억때문인지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긴하다.. 부분적으로 말이다. (낙하산 인사를 보면서 불신이 생기긴 했지만 말이다.) 몇년전 아버지께서 억울한 일이 있었는데, 대기업을 상대로한 재판에서 졌다. 대기업 직원이 직접 아버지께와서 자신들이 잘못했다고 죄송하다고 증인이 되어드리겠다고까지 말씀해주셨는데, 재판당일 해외출장을 이유로 그 자리에 출석하지 않았다. 너무 억울해서 잠도 못자고 꿈자리도 흉흉했었다. 그런데 그 억울함을 들어준게 바로 언론이었다. 비록 언론에 보도되어도 재판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많은분들이 격려해주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선 후보와 관련된 내용도 등장하면서 나도 모르게 대선 후보의 공약부터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대선 후보의 언론과 관련된 공약이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왜냐햐면 최근 몇년간 낙하산 인사로 인해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드리겠다고 입이 닳도록 말하는 것처럼 국민의 입과 귀와 눈인 언론엔 얼마나 관심을 갖고 계실까 한번 살펴 봤지만.. 그것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는것 같다. 그저 손과 발이 입과 귀와 눈을 가리는데 사용할뿐...
워낙 이 책이 사회전반의 다양한 것을 다루고 있어서 뭐부터 어떻게 리뷰를 써야 할지 참 난감하다. 그만큼 이상호 기자님께서 사회전반의 어두운 곳을 많이 다녔으리라 짐작만 할뿐이다. 뉴스피플 부분에서 다룬 여러 정치인들을 보면서 앞으로 좀 더 관심을 갖고 싶은 사람도 생겼고, 나아가 지지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올해 가장 뜨거운 뉴스였던 '나 김문순데' 사건은 그 분의 소통 부재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었고, 그나마 오해가 풀려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괜찮은 정치인이라 생각 되었는데.. 그 사건으로 인해 뭐지? 하고 혼란이 많이 왔었다. 그런데 그 분의 성격상의.. 소통 부재의 문제라는 점에서 조금은 안타까웠다. 조영남씨는 역시란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이 조영남의 여자 때문인지 좀.. 그분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명작스캔들에서 김정운 교수님이 여자문제를 제외하곤 정말 멋진 분이라며 정말 존경한다고 말씀하셨었는데..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알것 같았다. 물론 나는 그 당시 방송을 통해 그분의 폭넓은 지식만으로도 멋진 분이라 생각 했지만.. 말이다.
이상호의 베스트 워스트는 가장 재밌게 읽었던것 같다. 워스트에서 주변 인물이나 서민? 암튼.. 주차장 아저씨를 고발하면서 겪는 기자들의 고통이 전해졌던것 같다. 기자도 사람이기에 안타까운 일을 사실 그대로 보도하기엔 물론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한편으론 사실을 전하는 기자이기에 알려야 하기도 하고.. 베스트에서는 이게 다 이상호 기자님이 취재한거였어?? 하면서 정말 큰일 많이 하셨네란 생각을 했다. 그 중에서 구당 김남수 선생님 얘기가 가장 와 닿았다. 왜냐햐면.. 때마침 최후의 제국이란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는데.. 미국의 현실을 봤을때 이대로 가다가 우리도 저렇게 되는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지금.. 기초 수급자 분들의 부채를 보면 대부분 생활비와 병원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의료 민영화로 맹장 수술 한번에 1억 내야할 상황이 온다면.. 정말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병한번 걸리면 죽거나 파산하거나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할것 같다. 하지만 구당 김남수 선생님께 희망을 봤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높지만.. (장진영씨와 관련된 부분은 김영균씨의 '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을 통해 어느 정도는 관심을 갖고 있었고.. 조금은 알고 있었다.)
과거 리영희 선생님께서 TV 책을 말하다란 프로그램이었나? 암튼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그분의 저서 '대화'를 주제로 방영되었을때 출연하신적이 있는데... 요즘엔 지식인이 없고, 그 자리를 대기업이 하고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진짜 그런것 같다. 지식인의 부재속에 사람들은 가르침을 받지 못하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대기업에 이끌려 돈에 눈먼 사람들이 되어 버렸다. 생활패턴이.. 우리의 삶과 사회가 대기업화 되어 가고 있는데..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지.. 특히 대기업이 무너지면 우린 끝난다는 생각에 그저 눈감아줬으면 하는 일반적인 생각들.. 그런 거품들을 걷어내야 진정한 지식인이 우리 눈에 보일텐데 말이다. 또한 독재로부터 벗어 났다고 하지만 전재산 29만원 밖에 없는 분께 아직도 휘둘려야만 하고.. 제일 무서운건 이런 사실들을 사람들이 끝까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것? 아니.. 알려고 해도 밝힐 수 없다는것?
이상호 기자님을 통해 뭔가 생각이 많아졌다. 과거의 돈의 지배아래 오늘은 누가 입은 뭘살까? 누가 먹는 뭘 사먹을까 했는데.. 사회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물론 그 동안 너무 몰라서 생각없이 산것 같아 안타깝기도하고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다행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부끄럽지만.. 염치없지만.. 이상호기자님 응원해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러니 우리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달라고.. 저도 앞으로 열심히 관심갖고 옳은 일이라 생각한다면.. 다양한 참여를 노력해보겠습니다.라고 말이다. 아!! 손바닥 발바닥이 되어주세요..ㅎㅎ 손과 발이라 말하면서 눈과 귀와 입을 가려버리는 분들에 맞서서 손바닥과 발바닥으로 물리쳐주세요..ㅎㅎㅎ 감사합니다^^
p60 포부가 있다면 일단 전두환 씨 문제, 국민들이 공감하는 가운데 더 이상 독재는 용납할 수 없다는 합의를 통해서 철저히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희 추징될 수 있도록,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한열을 때려죽인 독재가 허락되지 않도록 취재 열심히 할 거예요.
p73 이명박과 노무현을 동시에 극복해야 되는 매우 어려운 시대사적 선택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주어졌는데, 문제는 이명박도 극복하기 어렵고, 노무현도 극복하기 어렵다는 거죠. 그러면 두 정권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극복 대상은 무엇인가, 그 두 정부 내내 일관되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시대정신이 무엇인가, 그 부분을 생각해야 하겠죠.
p168(구당 선생님과 관련해서..) 제가 다시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건 이거예요. 기자는 현실에 대한 대안과 전망이 없으면 기사를 쓸 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틀이 있어야 현실을 비판할 수가 있어요. 준거의 틀이 없으면 비판을 못해요. 애들이 식당에서 떠드는데 공중도덕이라는 준거 가치가 없으면 애들을 나무랄 수가 없고, 지하철 안에서 어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청년도 경로사상이라는 틀이 없으면 꾸짖을 수가 없죠. 기자는 다른 사회학자와 마찬가지로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입니다. 일을 하려면 준거가 필요해요. 가치가 있어야 해요. 그런데 제가 기자생활을 하면서 늘 시달렸던 것이 전망 부재였어요, 가치 부재. 그게 제일 고통스러웠어요.
p173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서 100년 전에는 지식인이면 모두 침을 놓을 줄 알고, 약초를 쓸 수 있었어요. 정약용만 해도 대단한 의술이 있어서 왕의 부름을 받기도 했잖아요. 나라가 해야 할 일을 인자한 지식인들이 대신해주고 덕을 베푸는 수단이었지. 지금처럼 사람의 건강과 목숨이 돈 버는 수단이 아니었다니까요.
p243 인간에 대한 사랑을 추동하는 힘은 불의에 대한 분노죠. 분노 없는 사랑은 없어요. 사랑하면 분노가 생기죠. 보통 순서가 그래요. 제보자들을 만나면 만나는 순간부터 가슴이 답답해요. 그 우울함과 좌절이 빙의되니까.
p279 언론이 중요한 것은, 언론이 바로 생각의 공장이기 때문이죠. 늘 듣던 얘기인데, 어느 날 느낌이 확 오더라고요. '내가 생각 공장에서 생각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의 순위를 매기는 사람이구나. 생각의 위계를 매기고, 유포하는 사람이구나. 그러면 이왕이면 좋은 생각을 유포해야겠네. 아......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정말 근사한 생각을 만들어야겠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까 '과연 내가 가진 생각은 뭐고, 내가 사진 생각은 어디서 왔나' 이런 생각들을 한참 되묻던 시절이에요. 다시 책을 읽으면서 제가 가진 생각들이 어디서 왔나 하는 '인식의 고고학' 문제에 대해서 새롭게 고민하게 됐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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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객관적으로 정윤회 사건을 보고 싶었다.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인터넷 뉴스 말고, 하루 종일 같은 말만 반복하는 앵무새 같은 뉴스 말고 조금 더 사적이고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사건의 전말을 보고 싶었다. 그러다 찾게 된 것이 ‘이상호의 상해임시정부’ 였고, 그러다 발견 한 것이 ‘이상호 기자’다. 소송이 걸릴까 봐 조마조마해하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하게 하는 ‘이상호의 상해임시정부’를 보며 어딘가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한 가정의 아비가 자신을 내놓으며 진실의 뒤편을 헤치는데, 나는 얼마나 무지했던가 하는 마음. 보는 행위조차 하지 않았던 안일했던 태도들. 그래서 궁금해졌고, 내가 하는 방식으로 그를 찾아 나섰다. 여느 책보다 더 많은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책을 읽어 내려갔지만 실은 굉장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그의 생각이, 그가 진실을 파고 있는 문제들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길 원했다면 번거롭더라도 더 쉽게 인터뷰를 풀어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이상호 GO발 뉴스>는 지승호 작가가 묻고 이상호 기자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있고, PART1-4 갈래로 나뉘어진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PART1과 아젠다1나 프롤레타리아 2같은 언어였다, 주석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PART1. ‘이명박과 BBK, 그리고 박근혜’ 부분에서 BBK 관련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BBK 사건 경위에 대한 설명 없이 이상호 기자가 뛰어들어 정보를 입수했던 부분과 에피소드를 전한다. 그러다 보니 막상 BBK가 무엇인지,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고 사건을 파악해야 하는지 BBK의 전반적인 경위를 모르는 나는 어리둥절했다. 사건을 알고 읽어야 전반적인 글을 이해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공감을 하고, 그걸 남한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해요. 다시 말하면 누군가의 이야기를 자기 입으로 남한테 전달할 수 있어야 되는 거죠. (_078) 워낙 정치적인 문제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 <이상호 GO발 뉴스>을 이해하는 데에 가장 근본적인 문제였겠지만, 이상호 기자가 위험을 감수하고 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자 했을 때는 더 많은 독자를 낳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나는 책장을 넘기면서, 이 책은 독자들이 대부분 정치적 사안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한 상태로 인터뷰가 진행 되었던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우리가 그 문제들을 알기를 원했다면 ㅡ결국 책도 하나의 장사니까ㅡ 책이 잘 팔려야 많이 읽게 되니까, 대중에 맞춰 대화가 이루어졌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이를 제외하고는 네이버 평점 별 한 개들이 무색할 정도로 굉장히 잘 본 책이다. 부분 부분에서 턱턱 막혀 평소 책 읽는 것보다 오래 걸리긴 했지만, 여하튼 <이상호 GO발 뉴스> 리뷰를 쓰려고 관련 글들을 보다 ‘좌편향 책’이라는 단어를 보고 깜짝 놀랐다. 대체 책을 읽어보기는 한 걸까? 이 책은 어느 한쪽으로도 기운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또 이렇게 노골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문제를 말해주니, 나는 오히려 <이상호 GO발 뉴스>를 읽으며 ‘이것이 한 시대를 바라보는 눈’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당최 어느 부분에서 리뷰어는 좌편향 적이라고 생각했을까? 더구나 노무현 정부는 잘못된 경제정책을 선택함으로 인해서 삼성으로 권력이 넘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그런지 몰랐던 거죠. 자기들이 스스로 국가 권력의 빗장을 열어줘 놓고, '이상하게 시장권력이 정치권력을 능가하게 됐다, 이제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현상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거예요. (_055) 언론은 생각의 공장입니다. 기자는 새로운 생각을 끌어오는 사람입니다. 찬물과 뜨거운 물이 섞여 목욕물을 만들 듯, 오래된 생각이 덥혀지며 세상은 미래로 굴러갑니다. 새로운 생각, 뜨거운 물이 탕 속에 들어오면 유입구 쪽의 손님들은 뜨겁다고 때밀이 총각을 나무랍니다. 그렇다고 새 물을 잠가버리면 목욕물은 금세 냉탕이 돼버립니다. 때밀이나 기자나 욕먹을 수밖에 없는 직업입니다. (_006)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를 지적한다. 그것이 책을 발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넘겨서 눈으로 읽으면 보인다. 그를 통해 오고 갔던 질문과 대답이, 방대한 자료와 증거들이 역사를 만든다. 58회 고소를 당하고 공황장애까지 받아들이면서 그가 이루려고, 국민들에게 조금 더 알 권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뛰어 다녔던 수 많은 시간들이 그를 허무하지 않게 만들기를 바랄 뿐이다. 정치적인 문제들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고 조금씩 책을 읽어보니 이들은 나라의 방향이 보이는 것인지, 신기하게도 지금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을 몇 년 전에 미리 예측하고 있는 글들이 많다. 내가 약간이라도 더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었더라면 합리적으로 선거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내게 많이 남는다. 그래도 이와 같은 책 덕분에 다양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려 노력할 수 있을 것 같다. 관심의 시작은 ‘사건의 전말’이 아닌 이처럼 누군가가 호소하는 ‘진심’이 한번 자세히 알아볼까? 하는 마음을 들게 하는 것이니까. 다치지 않고, 무사히 더 많은 사건들의 전말을 듣게 되길 바란다. 또 그를 통해 나와 같이 무지한 사람들이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돌아가신 2012년 1월 초, 연희동 전두환 사저를 취재차 같이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그는 경찰과 경비원들의 제지를 받게 되자 "독재자 전두환 씨, 취재하러 왔습니다. 고문 후유증으로 인한 지병으로 김근태 고문이 돌아가신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 사과하실 생각은 없습니까?"라고 소리를 질렀다. '왜 이렇게까지'라는 질문에 그는 '사과라도 받아야 하지 않았어요?'라고 슬픈 눈으로 반문했다. (_018)
취재를 계속했습니다. 그 결과 전두환에 대한 경찰의 황제 경호 실태를 알게되었습니다. 전두환 사저에 대한 과잉 경호는 물론, 경찰들이 교통신호까지 조작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전두환이 골프 치러 가거나 등산가느라 서울시내를 관통할 때가 있잖아요. 그럼 경찰들이 서대문 경찰서를 컨트롤 타워로 하여 수십 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사거리 신호를 통제합니다. (_022) 노동자들은 노동력밖에 없으니까 노동하는 사람들이고, 자본가는 자본밖에 없으니까 그 자본을 가지고 노동을 시키는 사람들인데, 처음부터 공평하지 않은 거잖아요. 자본이 없는 사람에게 자본으로 공격하는 거잖아요, 손배소 가압류로. 거기 가서 손배소 가압류라는 것은 비인도적인 거란 걸 알게 됐고, 노동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충분히 갖지 않았던 것이 부끄러움을 넘어서 죄악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_125) 이 시대를 생각해보거나 자신에 대해서 성찰해볼 수 있는 그런 노랫말, 음악적인 영감은 이 프랜차이즈 시장 안에 못 들어오는 거죠. 노래가 노래로서 갖는 의미 중 매우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성찰, 시대를 인식하고 내다보게 하는 기능이 없는거예요. 이 시대가 암담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정작 현실은 등록금은 비싼데 취업은 안 돼서 무척 괴로운데, 대학가 축제에 가면 그저 덕지덕지 화장한 아이돌 가수들이 와요. 잠시 현실을 도피할 수 있는 환각주사만 맞는 거죠. 대단히 심각하다고 봐요. (_149) 당장은 몰라도 영리병원이 현실이 되면 우리나라도 감기약 한 봉지에 20만 원 내고, 맹장수술 한 번에 1억 내고 파산하는 시대가 옵니다. 병원에서 비싼 치료비에 놀라고 결국 독성 가득한 약으로 치료받으며 굶어 죽어야 하는 그런 지옥을 면할 길이 없는 거죠. 돈 없는 사람은 아프지도 못하고 바로 죽어야 하는 그런 시대에 제 책이 한 권이라도 남아서 들에 자라는 쑥으로 희망을 꿈꿀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까짓 것 욕먹으면 어떠냐고 마음을 달래봅니다. (_190) 특히 한미 FTA 체결은 결국 한국 경제의 미국화를 의미하는 것인데, 그걸 수십 년 동안 내밀하게 추진해온 세력의 몸통이 삼성이라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화된 한국 시장에서 손쉽게 시장과 공동체를 넘나드는 영향력을 구사해온 삼성이 이제는 보다 더 미국화된 경제체제하에서 더 쉽게 권력을 향유하기 위한 의도가 한미 FTA에 배어있다는 것이죠. 정말 가공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고, 앞으로 경계가 붕괴된 시장과 공동체의 영역을 넘나들며 공룡으로 자라날 삼성을 생각하면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 게 사실이죠. (_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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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참 여러가지가 있다.
예전에 우스개 소리로 그런 말들을 하곤 했다.
세상에 필요한 사람, 있으나마나한 사람, 없는게 나은사람.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늘 조심히 생각해보며 좀 더 세상에 이로운 사람이 되고자 한다.
여기에 두 사람이 있다.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누구지? 였다.
흔히 나꼼수나 진중권 등으로 대표되는 현정권을 씹어 먹는 사람들의 이름은 아니었다.
글쎄... 누구지?
그런데 꽤 유명한 사람인가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소개에서만 봐도, 한 번 터질 때마다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그런 뉴스들이 이 사람이 한거라고? 헐 ㅡ,.ㅡ
이 사람이 어떤 내용의 뉴스를 들려줄까... 참 많이 궁금했다.
그래서 펼쳐든 책.
이 사람... 세상을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대체 그런걸 하면 누가 밥먹여준다고, 어떻게 먹고 산다고 그런 일들을 할까?라는 생각도 들고...
우리같이 그냥 나 먹고 살기도 바쁜 사람이 있는가하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남들은 절대... 아니 감히(!) 엄두도 아니 생각도 못하는 그런 일을... 그렇게 어려운 일을 찾아가며 할까?
대체 이 사람의 아내는 어떤 사람일까?
정말 굵직한 이야기인 전두환 관련 이야기, 삼성이야기.. 만으로도 정말 대단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BBK 관련문제 등까지도...
그러면서도 사회 정의를 위해 하지 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것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들 때문에 자신의 워스트를 만들며 가슴에 담아두는 착한(?) 사람이다.
역사는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승자가 자기 입장에서 쓰는 거라고 했다.
그렇기 떄문에 권력을 잡은 사람이 마음대로 숨기고 지우고...
대중매체에 의해 쉽게 조종 당하고 있는 우리같은 사람은 대중매체에서 나오는대로 믿을수 밖에 없다.
그런 우리들을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 이상호 기자 같은 사람이 아닐까?
당사자에게는 힘들겠지만, 앞으로 권력자들이 숨겨놓은 더 많은 사건들을 파헤쳐 알려주기를 기원하면서...
앞으로 계속 집권자에 대해, 그리고 힘 있고 권력 있어 역사를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딴지 걸고 삐딱선을 타는 그런 사람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발뉴스]를 제대로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어느 정도의 보수라고 생각하는 나 역시도 공감하고 존경(?)하게 만든 대단한 사람이다.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인터뷰어인 지승호씨와 저자가 친분이 있는 관계로 서로간에 편하게 하는 어투로 책이 나온게 아쉽다.
아무리 둘이 친한 관계라고 해도 보는 사람은 제3자인 독자인데...
내가 이상한건지 조금 불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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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서평] 이상호 저 < 이상호 GO발뉴스, 지승호
& 이상호의 위험한 인터뷰 >를 읽고 / 2012. 11, 302쪽, 동아시아
2012년 ‘기자생활에 대한 반성문’이라는 말과 함께 이상호 기자가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씨와 출간한
책이다.
"기자질이 제 직업입니다. 질문하는 걸로 밥 먹고 살아왔습니다. 남에게 대답하게 하고 저는 운 좋게 곤경을
피해왔답니다. 그러다 이번에 임자를 만났습니다. 상대는 대한민국 대표 인터뷰어 지승호 작가였습니다. 근 20년 동안 남에게 던진 질문을 한꺼번에
되돌려받은 느낌입니다.
이 책은 지난 기자생활에 대한 반성문입니다. 곤란한 질문도 피하지 않고 답했습니다. 답변을 강제해 한 권의 책으로
뽑아내는 기술, 대단하더군요. 지승호 작가의 탁월한 준비와 배려가 아니었다면 아마 견뎌내지 못했을
겁니다.”(p.05)
이
기자는, 이제는 꺼진 불에 불과한 전두환을 뒤?i는 이해 못할 행각 뒤의 숨겨진 사연,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과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에 대해,
공중파 최초로 방송된 BBK 고발보도 이후 웃지 못할 뒷이야기 등을 책 속에 담았다.
“의심해야 돼요. 전쟁위협을 강조하는 사람들 그 배후에 전두환이 있고 안보위협을 강화해서 기득권을 키워나가는
신군부체제의 정점에 전두환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중략) 전두환 해외 비자금을 담당했었다는 사람에게서도 연락이 왔어요. 중동 건설현장 회계
책임자였는데, 자신이 그때 자기 회사에 할당된 전두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거에요. 진술이 아주 구체적이었어요. 취재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아직은
도와줄 수 없다는 거에요. 이유가 뭐였는지 아세요? 아직 아니라는 거에요. 아직도 전두환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다는 거에요. 참여정부 때였는데
말이죠.”(p.23)
“군부는 인사, 정보와 작전, 군납과 획득 이렇게 세 개로 나뉘어있잖아요. YS 때 하나회를 철폐한 것은 따지고 보면
1/3 개혁에 불과했던 겁니다. 단지 인사 부분만을 없앤 거에요. 그래서 DJ 때 정보 및 작전과 관련된 군 개혁을 했죠. 마지막으로 노무현
정부 때 제일 힘든 개혁을 했습니다. 군 획득과 관련한 적폐를 청산했죠. 그렇게 3개 정권을 거치면서 하나회를 약화시켰지만, 완전히 근절하지는
못한 겁니다. 수구냉전 기득권 세력과 결탁한 MB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잘려나간 조직들이 급속도로 재건되고 있다는 보도나 첩보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어요. 그 결과 안보위협에 대한 과장이 시작됐어요. MB의 대표적 악행이 바로 신군부라는 곰팡이가 다시 번식할 수 있는 눅눅하고 축축하고
불온한 생태계를 부활시켰다는 점입니다.”(p.30)
이명박
정권에게 장악된 방송문회진흥회는 부정하고 부당한 방식으로 정연주 사장을 내?i고, MBC 사장에 김재철을 앉혔고, 그 김재철은 정권의 입맛대로
방송을 장악하고 이상호 기자에게서 기자수첩과 마이크를 빼앗았다.
이
기자는 이에 굴하지 않고 사회와 권력을 고발하기 위해 자회사에서 ‘손바닥 뉴스’를 만들었고 회사에서 완전하게 ?i겨난 뒤에는 스스로
‘고발뉴스’를 만들어 지금 순간에도 기자로서의 한 길을 달리고 있다.
또한
이상호 기자는 비록 기자이지만 정치와 민심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지니고 있다.
“(총선에서 MB심판론이 잘 먹혀들지 않은 이유는?) MB의 무엇을 누가 왜 심판하는 지가 빠져있어요. 목적어도 없고,
주어도 없고, 이유도 없어요. 이렇게 허망한 슬로건을 처음 봤어요. MB를 심판해도 그 이전과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은데, MB를 심판해도 누가
어떻게 집권한다는 청사진이 보이지 않았아요. MB의 실정만 이야기했지 지난 정부의 과오에 대한 반성이 없다는 거죠. 비판이 기준점이 없는 비판,
허무한 거죠. MB가 왜 집권했는지 아직도 그 부분에 대한 이해와 반성이 없다는
겁니다.”(p.66)
“(문재인의 저서 <운명>에 대해) 노무현 정부 전체를 재벌이라든가 기득권층에 이롭게 보이도록 하는 정책을
쓴 이유가 크게 보면 삼성의 경제관을 따랐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어떻게 그걸 이야기하지 안히고서 노무현 정부를 평가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게
돼죠. 그건 유시민의 책에서도 대체로 마찬가지고요. 그러면서 입으로는 경제민주화를
운운하죠.”(p.72)
“촛불싸움이 지나치게 일찍 번지면서 참여정부의 어떤 패인을 좀 더 분석하고 반성해야 되는 시간이 없어졌어요. 바로
대정부 투쟁으로 전환이 돼버린 것 같아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번지게 되면서 친노세력이 대선 패배를 통해서 반성할 시간을 빼앗겨버린 것이
아닌가, 정권퇴진 요구를 그들 또한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빨리 반성의 길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됐고, 그것이 오늘날 여전히
노무현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국민들에게 일반적으로 MB 심판만을 강요하는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러니까 누가 왜 무엇을 심판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지경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p.73)
그는 기자생활 중 자신의 가장 나빴던 기사로 주차관리요원 고발 기사, 서울대공원 녹용 고발 기사, 김광석 변사사건과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 분신자살, 그리고 검찰 출입기자 시절의 모습을 '워스트 기사 5’라고 고백하며 스스로
반성한다.
철없던 기자의 무심한 기사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아이들 교육비를 마련하지 못해 발을 구르던 주차안내원 노동자에 대한
때늦은 죄송함도 담겨있고, 출입처의 일방적 자료를 죄의식 없이 대필해주던 나팔수 기자 시절의 뼈아픈 기억도 되살렸다. 특종이라는 팡파르와 함께
보도해 세인의 관심을 요란스레 끌어모았던 기사들도...
그리고 자신이 자부심을 느끼는 기사로 'Best 10’을 꼽았는데, 삼성 X파일 고발 기사를 시작으로 국회의사당 아래로
지나가는 9호선 고발 기사, 자유총연맹 고발 기사, 하남 국제환경박람회 기사, 연예인 노예계약&상납 비리 탐사 기사, 병역비리 고발,
병역특례 기사, 군납비리 기사, 최규선 게이트 기사, 그리고 김현철 비리 기사를
꼽았다.
대선을
코 앞에 둔 민감한 시기에 참여정부와 삼성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지만, 오히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진정한 경제민주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욕을 먹어도 어쩔 수 없는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고 말한다.
이상호
기자가 10년 넘게 추적했던 각종 이슈와 사건은 그의 진심과 열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는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오로지
진실을 추구하는, 대다수 민중의 이익을 위해 추구해야 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추적하는 ‘인민의 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은 생각의 공장입니다. 기자는 새로운 생각을 끌어오는 사람입니다. 찬물과 뜨거운 물이 섞여 목욕물을 만들 듯,
오래된 생각이 덥혀지며 세상은 미래로 굴러갑니다. 새로운 생각, 뜨거운 물이 탕 속에 들어오면 유입구 쪽으로 손님들은 뜨겁다고 때밀이 총각을
나무랍니다. 그렇다고 새 물을 잠가버리면 목욕물은 금새 냉탕이 돼버립니다. 때밀이나 기자나 욕먹을 수밖에 없는
직업입니다.”(p.06)
침구사
구당 선생에 대한 취재 사유서는 처음 알게된 내용이고 인상 깊게 읽었다. 이 기자는 당초 영리병원 반대를 위한 대안으로 취재를 시작했지만,
의료계와 한의사 단체 양쪽의 조직적 반대에 직면해 참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사람의 몸이 자본주의의 마지막 금맥이 된 현실에 구당의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기자의 본심이 느껴진다. 시간을 내서 이 기자와 구당 선생의 저서를
읽어봐야겠다.
이상호
기자의 박사 전공이 정치학이고 박사학위 논문이 한미관계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논문 제목은 ‘미국의 공공외교와 한미관계,
1953~1990’이다. 그는 한미동맹을 미디어와 인식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기 위해 논문을 썼다고
밝힌다.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까 미국이 한국인의 인식을 조정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을 했더라고. 이를테면 국무부와 국무부 산하의
지역 조직, 그리고 한국 내 대사관, 주한미국대사관에서 한국인들의 인식을 동맹의 유지, 강화라고 하는 목적에 부합하도록 만들기 위해 치밀하게
분석하고 기획하고 조작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른바 한국인에 대한 인식조종 프로젝트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그래서 매년 한국인의
심리학적 목표를 설정해놓고 그 심리학적 목표, 즉 미국은 우방으로서 우리가 어려움에 처하면 도와줄 것이다. 미국이랑 친하면 경제발전을 도와줄
것이다. 이렇게 매년 10가지나 되는 목표를 그때그때 새롭게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이행 플랜과 이행프로젝트별로 예산 수요를
정교하게 작성한 가죠. 그리고 이 프로젝트 이행을 위해 사회 각 분야의 주도세력을, 이를테면 교육계 500명, 문화계 500명, 학계 500명,
정계 50명, 재계 50명, 이런 식으로 수천, 수만 명을 조직하고 그 사람들한테 한미동맹의 특혜의 과실을 나눠주는 식으로 테이터베이스를 만들어
관리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삼성이 대한민국을 손아귀에 넣은 방법과 똑같아요. 그 결과 한미동맹이 군사동맹이지만, 본질적으로 적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인식동맹’이었다는 걸 알게 된 거죠.”(p.280)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일주일 뒤인 작년 4월 진도에 내려갔을 때, 팽목항에서 카메라 앞에 앉아있는 해수부 장관과 해양경찰청장을 향해 부석부서한
머리를 한 채 마이크를 들고 세월호 유가족을 대신하여 날카로운 질문과 성토를 하던 사람, 즉 이상호 기자를 처음 보았고 그때 인상이 깊게
각인되어 나의 기억에서 떠나지 않는다.
[
2015년 3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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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보도가 사라지는 방송
4년 전 지금의 대통령이 취임한 뒤 법원의 권고를 수용했던 한 방송사의 사장은
이 인터뷰 책의 주인공인 이상호 기자는 우리나라의 대표 탐사 보도기자라 할 수 있다.
대표 탐사 보도 기자 답게 60여 번에 이르는 고소/고발을 당했다고 한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서로 잘 아는 사이라 그런지 대화가 거침이 없다.
인터뷰에서 이상호 기자는 자기 직업에 대해 '무당'이라는 비유를 붙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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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이상호 기자와 12년차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 작가가 만났다. 고발 기자로 유명한 이상호 기자의 지난 기자생활에 대한 반성문이자 지승호 작가의 33번째 대표 인터뷰집이다.
부에서는 권좌에서 물러난 지 20년이 훨씬 넘었는데도,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인 전두환의 현재진행형 권력에 대해 낱낱이 고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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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정치에 관심 없던 저로서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네요. 전두환 전대통령이 전 재산은 26만 원뿐이라면서 뻔뻔하게 말했던 이유가 있었나 봅니다. 전두환 정권이 아직까지도 이렇게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우리나라의 실세를 알게 되어 어찌 보면 다행(?!)스럽네요.. 게다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기라 대한민국의 앞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신간이지만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현실을 깨닫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