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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4세』 1부에서 핫스퍼와 그를 따르는 반군의 왕에 대한 도전은 핼 왕자와 정부군으로 인해 실패로 그쳤다. 1부는 맞춤하게 거기서 끝맺고 곧바로 2부가 이어진다.
핫스퍼의 아버지 노섬벌랜드 백작은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핫스퍼의 반군에 합세하지 않았지만 아들의 승리를 고대하며 승전보를 기다리는 중이다. 셰익스피어는 프롤로그로 '소문'의 목소리를 도입한다. "여러분 귀를 여세요, 누가 틀어막는답니까"로 시작하는 소문의 첫 소절은 뒤이어 핼 왕자가 핫스퍼를 용감하게 무찔렀다는 '사실'을 들려준다. 허나 곧바로 "근데 아뿔싸 어쩌자고 내가 초장에 이렇게 진실을 전하는 거지? 내 임무는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거 아닌가? 해리 몬마우스가 죽었다 고결한 핫스퍼의 격노한 칼을 맞고 죽었다고"라고 말한다.
소문은 사실, 그리고 사실에 위배되는 거짓 두 얼굴의 혓바닥으로 위장하고 노섬벌랜드가 핫스퍼의 반란이 어떻게 되었나 알아보라고 파견한 바돌프와 모튼 두 사람에게 각각 다른 결과를 전달한다. 바돌프는 핫스퍼가 핼을 즉결 처분하고 승리했다는 낭보를, 모튼은 핫스퍼가 죽고 핼이 승리했다는 비보를 전한다. 각각의 소문은 아직은 소문일 뿐이지만, 곧 핫스퍼가 죽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 아들 잃은 노섬벌랜드는 낙심하지만 여전히 반군의 기조는 유효하고 잔존 병력도 건재하다. 헨리 4세와 핼 왕자는 핫스퍼의 도전을 방어했지만 아직 그의 아버지인 노섬벌랜드와 추종자들이 건재하여 이들을 물리쳐야 하는 것이 『헨리 4세』 2부의 숙제이자 줄거리다.
1부에서 핫스퍼를 쓰러뜨린 건 핼이었으나 근처에서 짐짓 죽은 체하던 폴스태프가 핼이 잠시 자리를 뜬 사이 공을 가로채기 위하여 핫스퍼를 자신이 죽였다고 주장한다. 진실을 알고 있는 핼은 그러나 너그러이 넘어간다. 기고만장해진 폴스태프는 핫스퍼를 꺾어 잠시 기세가 주춤한 잠시의 평화를 한껏 즐긴다. 기세등등한 폴스태프를 저지하는 건 헨리 4세와 법의 질서를 대리하는 수석 재판관이고 그는 실제 『헨리 4세』 이전 망나니처럼 굴던 핼을 잠시 투옥한 적도 있었다.
폴스태프는 여전히 전운이 감도는 이 극에 잠시 활력을 불어넣는 존재다. 이를테면 그는 군을 모집하는 역할을 맡게 되지만 몰래 뒤로 뇌물을 준 이를 빼주곤 결격사유가 차고넘치는 다른 이로 채워넣는다는지 하는 식이다. 분명 이는 잘못된 일이지만 엉성한 폴스태프는 걸리면 분명 신상이 위태로울 짓을 함에 있어서도 정작 자신의 몫을 몹시 적게 받는다. 겨우 몇 파운드 받고선 목숨을 거는 일인데 사기꾼스럽지 않게 사기를 당한 거나 마찬가지여서 잔웃음을 준다.
한편 반대편에선 요크 대주교와 토머스 모브레이, 헤이스팅스와 바돌프가 헨리 4세와 핼 왕자에 맞서기 위한 제2차전을 준비한다. 그간 아들에 대한 걱정과 왕국의 뒷일, 반군에 대한 근심으로 노쇠한 헨리 4세는 자신이 쓴 왕관의 무게에 짓눌려하며ㅡ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ㅡ아무 걱정 없는 백성들을 부러워한다.
1부에서 야심을 숨기고 모두를 보기 좋게 속여넘긴 핼 왕자처럼 그의 유능한 동생 랭커스터의 존 왕자도 마키아벨리적인 술수를 반군에게 선보인다. 요크 대주교 일당과 화친하는 척하면서 그들의 군대를 모두 소집 해제하고 정부군은 몰래 그들을 포위해 일망타진하는 데 있어 존 왕자와 웨스트모얼랜드는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반란을 싱겁게 진압하는 유능함을 입증한다.
모브레이ㅡ 이게 정당하고 명예로운 절차요?
웨스트모얼랜드ㅡ 당신의 회합은 그러한가?
요크 대주교ㅡ 이렇게 신의를 깹니까?
존 왕자ㅡ 그대에게 신의를 약속한 바 없다. 내가 약속한 것은 시정이었다. 그대들이 불평했던 바로 그 불만의 그것은, 내 명예를 걸고, 수행하리라 가장 기독교인다운 배려로써. 하지만 너희 역도들은, 기대하거라 쓴맛, 너희들이 벌인 반역 행동에 걸맞는 쓴맛을.
핫스퍼로 촉발되어 요크 대주교로까지 확대된 반란은 모두 진압되었지만 정작 근심에서 벗어나야 할 헨리 4세는 오늘내일하는 신세다. 나머지 반란도 모두 처리한 핼은 임종 직전의 아버지 곁에 놓인 왕관을 쓰고는 쓴 자의 생명과 기운을 앗아가는ㅡ마치 절대반지처럼 그려지는ㅡ왕관과 다툼하듯 독백한다.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여 미리 왕관을 빼앗은 걸로 오인한 헨리 4세는 핼의 진심 어린 고백을 듣고는 그간 아들과의 불화와 오해를 풀고 진심으로 핼이 좋은 군주가 되길 기도하며 죽는다.
핼이 핫스퍼와 반군을 제압하여 유능을 입증하였으나 아직도 많은 관료들, 심지어 존 왕자를 비롯한 형제들도 핼의 자질을 아직은 의심스러워한다. 헨리 4세의 죽음과 헨리 5세의 등극을 가장 우려한 자는 예전 핼이 법을 어겨 투옥한 적 있는 수석 재판관이다. 그는 핼이 폴스태프와 그 일당을 궁으로 불러들여 법과 질서가 무너질 것을 우려한다.
수석 재판관ㅡ 마땅히 판단하시면 전하께서 저를 미워하실 이유가 없으리라 믿습니다.
핼ㅡ 나처럼 장래가 위대한 왕자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소 내가 받은 그 엄청난 수모를? 뭐라ㅡ나무라고, 꾸짖고, 거칠게 감옥으로 보내 잉글랜드의 상속 서열 1위를? 이게 간단한 일인가? 이것이 레테 강에서 씻고 잊어버릴 일인가?
수석 재판관ㅡ 그때 저는 참으로 폐하 아버님을 대리했던 것입니다. 그분 권력의 심상이 그때 제 안에 있었던 거지요, 그리고 그분의 법을 집행하느라, 제가 국가 공무로 분주하던 동안, 왕세자께서는 즐겨 잊으셨지요, 제 지위를, 법과 정의의 위엄과 권력을, 제가 제시한 국왕의 심상을, 게다가 때리셨습니다 저를 바로 제 판결석에서, 그래서, 아버님께 죄를 지었으므로, 제가 제 권한을 과감히 발동, 폐하를 옥에 가두었던 것입니다. 그런 일이 나빴다면, 왕관을 쓰신 지금 전하의 법을 우습게 보고 엄한 보좌에서 정의를 끌어내고 국법에 딴죽 걸고 전하의 안전과 평안을 지키는 칼을 무디게 할 뿐 아니라 전하를 경멸하고 또 하나의 전하로서 전하를 조롱하는 아드님을 두셨다면 기뻐하실지 마음에 물으시고 전하의 일이라 여기시고 부친이 되시어 아들이라 가정하면, 자신의 위엄이 심하게 상처 입고 엄격한 법도 함부로 짓밟히며 전하를 멸시하는 아드님을 보시고 그러고 나서 전하를 대신하는 저를 보시고 조용히 아들 입을 막으신다 여기셔서 냉장히 따지시고 저를 심판하시오. 지금은 왕이시니 제가 저의 지위나 저 자신이나 제가 섬기는 전하에게 합당치 못한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정식으로 밝혀서 말씀하시오.
핼ㅡ 옳은 말이오, 대법관. 깊이 생각하셨소. 그러므로 저울과 검을 항상 유지하시오. 당신의 명예가 나날이 증가하여 내 아들이 당신에게 죄를 지어 당신에게 복종하는 모습을 볼 때까지 오래 사시오. 나 또한 오래 살아 부친처럼 '내 아들을 법대로 다스리는 담대한 이가 있어 나는 매우 행복하다. 자신의 지위를 법의 손에 맡기는 아들이 있으니 그것 또한 행복이라'고 말하고 싶소. 당신은 나를 옥에 넣었소. 그 값으로 당신이 지금껏 지니고 있던 깨끗한 검을 당신 손에 넘기오. 오직 기억할 것은, 당신이 그랬듯이 담대하고 올바르며 공정한 정신으로 검을 사용하시오. 악수합시다. 젊은 나에게 아버지가 되시오.
핼은 1부와 위의 다짐처럼 180도 변화하여 폴스태프와도 거리를 둘 뿐 아니라 대관식 날 헨리 5세 앞에 보상을 바라고 대기하는 그들을 아예 체포하라 명한다.
폴스태프ㅡ 나리 만세, 핼 왕, 우리 핼 왕! (...) 만세, 우리 귀여운 꼬마!
수석 재판관ㅡ 당신 제정신이요? 알고나 지껄이는 거요 어느 안전인지?
폴스태프ㅡ 우리 왕, 우리 왕중왕, 너한테 말하는 거지, 아암!
핼ㅡ 난 당신을 모른다, 늙은이. 기도나 하거라. 정말 꼴불견이구나, 백발의 바보 광대라니! 오랫동안 꿈을 꾸었지, 이런 따위 인간, 이토록 과잉 팽창한, 이토록 늙고, 이토록 불경한 인간 꿈을, 하지만 잠에서 깨어난 나는, 정말 경멸한다 나의 꿈을. (...)
망연자실한 폴스태프는 수석 재판관에게 체포되고 헨리 5세로 등극한 핼의, 일탈을 가장한 연극은 완전히 중지된다. 존 왕자와 수석 재판관은 미래의 불씨가 프랑스에서 오를 것임을 예감하며 막을 내린다.
소문(루머)으로 시작된 2부는 참과 거짓으로 양분된 소문이 여러 방향으로 퍼져 각기 합당한 결말을 추론한다. 핼의 헛소문을 믿은 핫스퍼와 폴스태프, 존 왕자를 믿은 요크 대주교, 핫스퍼의 소문을 듣고 노심초사하는 노섬벌랜드, 심지어 자신이 죽을 장소가 십자가원정 도중의 예루살렘임을 믿어 의심치 않던 헨리 4세, 그가 임종을 맞이하는 장소가 실은 성지 예루살렘이 아니라 궁의 침실 예루살렘이었음을 알게 되는 말장난까지 포함하여.
헨리 5세는 수석 재판관에게 자신의 아들 또한 재판관에게 법을 어겨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는 걸ㅡ그만큼 법과 질서가 공정하고 엄정히 집행되는 걸ㅡ보았으면 좋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었다. 그의 바람은 『헨리 5세』에 뒤이어질 『헨리 6세』 3부작에서 최악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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