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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섬에 갇힌 어머니의 마음을 치유하는 길은 멀기만 하다.
"외로운 섬에 갇힌 어머니의 마음을 치유하는 길은 멀기만 하다." 내용보기
아흔이 넘은 엄마를 피사체에 담은 흑백 사진 너머 그동안 잊고 지냈던 엄마의 음울하면서도 처연한 아픔이 심연 속 방울처럼 솟구쳐 오른다. 풍경 사진을 찍던 고희를 앞둔 사진작가인 딸이 아흔 셋인 엄마를 피사체에 담아 마음으로 담아낸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보고다. 식수도 없는 가난한 마을인 북녘 유도라는 섬에서 태어난 예쁜 여자 아이는 독학으로 일본 유학을 떠난 영민
"외로운 섬에 갇힌 어머니의 마음을 치유하는 길은 멀기만 하다." 내용보기

   아흔이 넘은 엄마를 피사체에 담은 흑백 사진 너머 그동안 잊고 지냈던 엄마의 음울하면서도 처연한 아픔이 심연 속 방울처럼 솟구쳐 오른다. 풍경 사진을 찍던 고희를 앞둔 사진작가인 딸이 아흔 셋인 엄마를 피사체에 담아 마음으로 담아낸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보고다. 식수도 없는 가난한 마을인 북녘 유도라는 섬에서 태어난 예쁜 여자 아이는 독학으로 일본 유학을 떠난 영민한 남자 아이를 기다리며 결핍을 견뎌 냈는지도 모른다. 학업을 마치고 올 때까지 자신을 기다려 달라던 아이는 어른이 되어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섬 밖으로 나와 가정을 꾸리며 살았지만 바깥으로 나돌던 남편은 끝내 아내 곁으로 돌아오지 않은 채 긴 기다림의 끈을 놓게 했다. 모진 설움을 참고 견디는 것으로 점철한 아흔 셋 어머니의 외로운 삶은 집 안에서 머무는 일상으로 이어졌다.

 

 

  외도로 집을 나간 아버지의 부음을 접한 어머니가 이제는 집 나간 남편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는 맥 빠진 소리 너머 가붓한 마음이 공명되었던지 맏딸은 노모를 프레임에 담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서로를 바라보는 일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대상의 마음까지 오롯이 담아낼 수 있을 때 진정성이 획득되는 예술이다. 바깥에 나가는 일이 두려웠던 엄마는 컴컴한 방 안에 자신을 가두고 유폐한 채 사위어가는 빛처럼 고단한 삶을 이어고 있었다. 빛으로 가득한 세상에 제 빛을 잃어가는 엄마를 피사체에 담는 일이 쉽지 않았을 테지만 딸은 이내 사라지고 말 것 같은 두려움에 딸은 마음을 열고 엄마의 이면적인 삶을 들여다보며 그녀의 고단한 일상을 가슴 속에 담았다.

 

 

  해가 뜨면 사라지고 마는 이슬처럼 곧 사라질 것만 같은 엄마를 카메라에 담을 때,

  “늙은이를 찍어 뭣하냐.”

   손사래를 치던 어머니는 어느 순간 자세를 바로 잡고 입매에도 힘을 주는 등 예쁘게 보이고 싶은 행동으로 구십이 넘은 노령에도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여자였다는 사실을 딸은 간과하고 살아왔다. 나이 듦은 쇠약한 육신을 마주한 채 지팡이에 의존하여 보행하고, 돋보기로 세상 소식을 접해야 하는 현실에 익숙해지는 일이다. 머그 컵 대신 낡은 스테인리스 그릇을 끼고 아흔 해 넘게 살아 온 노모는 타인인 가족을 거두고 살아오느라 자신의 삶을 세상 한 구석에 밀쳐 두고 욕심을 거두는 연습을 거듭하여 왔다. 거울 안에 비친 자신을 보며 거울 밖의 나를 다듬는 몸짓에서 평생을 여자로 살고 싶었던 엄마의 절절한 바람이 묻어나 딸은 애잔함이 더했다.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 가는 엄마를 보면서 엄마를 더 건강하고 아름다웠을 때 사진을 찍지 못한 일이 회한으로 남아 혈압이 올라 병원에 입원한 엄마를 프레임에 담기도 했다.

 

  “밥은 먹었냐? 기침은 좀 가라앉고?”

   휴일 아침 늦잠이라도 잘라치면 엄마는 딸네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할 때마다 단잠을 깨운 엄마의 소리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예순 여덟이지만 신산한 삶을 살아내느라 하루도 고단하지 않은 날이 없었던 엄마의 무릎과 허리는 욱신거리고 일쑤라 비가 내릴 때면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진통제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수북이 쌓인 약봉지가 말해줬다. 한 생명을 잉태하여 고이 길러낸 이 세상의 모든 엄마의 모습이 바로 사진 속 노모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저 하늘에 해와 달은 변함없이 비치지만

   사랑하는 우리 엄마 어느 곳에 계시나요?

   비 옵니다. 비 옵니다.”

   젊은 엄마가 딸에게 가르쳐 준 노래 구절에는 친정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강하게 묻어난다. 꽃이 피었다 때가 되면 지는 것처럼 한 생명체는 죽음으로써 완성되고 만다. 지엽적인 감정을 앞세워 생전 존엄성을 인정받아야 할 부모님을 홀대한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엄마라는 단어만 불러도 눈가가 붉어지는 마음의 빚을 안고 사는 딸이지만 곰살궂은 태도로 살갑게 말하기보다는 볼멘소리로 퉁명스레 할 말만 하여 왔다. 필요할 때면 엄마에게 먼저 연락하여 아쉬운 점을 충족하며 지냈던 못난 딸은 오늘도 머리를 조아리고 참회하며 안부를 전하였다.

  “엄마, 제 곁에 오래 머물러 주세요.”

 

 



n*****9 2012.12.03. 신고 공감 10 댓글 22
리뷰 총점 종이책
'엄마' 라는 말, _엄마, 사라지지 마
"'엄마' 라는 말, _엄마, 사라지지 마" 내용보기
이 책에 관한 얘긴 나오기 전에 들었다.  난 눈물나게 만드는 책을 싫어하므로 귓등으로 들었다. 특히 요즘은 더욱 그렇다. 웃으면서 살아도 우울이 얼굴 한 가득인데 이런 책을 읽겠다고 펼치면  분명 눈물 한 바가지 흘릴 게 분명할 테니까. 한데 어쩌다가 내 품으로 들어왔다. 책을 받아놓고 한참을 쳐다봤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실제로 보니 제목의 글씨체에서부
"'엄마' 라는 말, _엄마, 사라지지 마" 내용보기

 

이 책에 관한 얘긴 나오기 전에 들었다. 

난 눈물나게 만드는 책을 싫어하므로 귓등으로 들었다.

특히 요즘은 더욱 그렇다. 웃으면서 살아도 우울이 얼굴 한 가득인데 이런 책을 읽겠다고 펼치면 

분명 눈물 한 바가지 흘릴 게 분명할 테니까.

한데 어쩌다가 내 품으로 들어왔다. 책을 받아놓고 한참을 쳐다봤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실제로 보니 제목의 글씨체에서부터 울컥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엄마 죽지 마'라는 노골적인 투가 아니라 '엄마 사라지지 마'라는 감정을 건드리는

제목에다 '~지 마'의 희미한 글자 디자인이 정말로 엄마가 사라지기라도 하듯,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펼치기도 전에 젠장, 하는 말부터 나왔다. 이걸 넘겨, 말어?

용기를 냈다.


"재작년 갑자기 아버지가 타계하시고

황망해하던 중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늙고 병들어 겨울나무처럼 앙상해진

엄마가 곁에 있었다."


아, 이럴 줄 알았어. 프롤로그의 첫 문장에서부터 목이 메어 왔다. 

그리고 넘긴 페이지에서(아 제기랄,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제대로 감정이입 ㅠㅠ)

그만 덮어버리고 말았다. 

혼자가 아니었고 주변에 사람들이 있었고 흐릿해지면서 훌쩍거리는 모습을 보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집에 책을 들고와서 혼자 읽다가 그냥 울어버릴 것 같아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그러고선

다음 날 용감하게도(!) 출근 길 버스 안에서 펼쳤다.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감정이입 덜 될 거라는 얄팍한 마음으로;


역시 어젠와 다르게 덤덤하게 읽었다.


"늦든 빠르든 우리는 언젠가 고아가 된다.

내 머리 위를 받치고 있던 커다란 우산이 순식간에 거두어지고,

속수무책으로 쏟아지는 비와 눈을 맞으며 우두커니 서 있는 것.

그것이 부모를 잃는 경험이 아닐까."


내겐 아직 부모님이 계신다.

살아오면서 한번도, 라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부모님이 안 계시는 삶을 상상해보지 못했다.

한데 요즘 들어 점점 노쇠해지는 부모님을 볼 때마다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결혼을 하지 않은 터라, 내 가족은 엄마, 아빠, 나. 이렇게 구성이 된다고 생각했다.

동생들은 결혼을 했기에 그들 가족이 따로 있으니까.

그렇다면 정말, 나는 고아가 되는 거지? 이런 스무 살도 안 하는 생각에 잠기곤 한다.

어쩌면 그래서 이 책을 펼치기가 더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찍힌 저자의 어머니를 보면서 

자꾸 엄마가 오버랩되었다.


"내가 아는 것은,

엄마가 사라지는 순간이

이 기록의 마침표가 되리라는 것뿐이다."


생전 전화를 하지 않는 엄마. 그 엄마에 그 딸. 나도 전화를 잘 안 한다. 한데

어쩌다 요즘은 매일 출근 길에 안부 전화를 하게 되었다.

대화는 매번 똑같다.

엄마 뭐 해? 밥은 맛있게 드셨어? 일 많이 하지 말고 쉬세요. 감기 조심하고.

돌아오는 답도 매번 똑같다.

청소 한다. 맨날 먹는 밥 먹었지. 일이 얼마나 많은데 쉬냐. 너나 출근길에 옷 따듯하게 입고 다녀라.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셔터를 누르는 것은 그다음이다.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서로의 시선 앞에선 숨김없이 남김없이

온전한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야 만다."


<엄마, 사라지지 마>를 읽고 나니 나도 엄마 사진이 찍고 싶어졌다.

이제와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그래도 그래보고 싶었다. 한데 곁에 없으니~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큰 동생에게 이 책을 선물해야겠구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집에 내려가면 저자처럼 엄마 등에 기대 사진 한 장 찍어야지, 생각했다.

 

 

'엄마' 라는 말, 

저자는 그 말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단어는 없다고 한다.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내게 엄마는 어떤 존재였을까, 엄마가 결코 되어보지 못할 나는 그래서 더욱 

엄마의 존재에 대해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엄마 뭐 해?


내가 불을 켜면 응? 하고 소스라치며 황급히 부엌으로 들어가던 엄마.

그때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


어린 시절의 어느 날, 엄마가 내게 노래를 하나 가르쳐주었다.


저 하늘에 해와 달은 변함없이 비치지만

사랑하는 우리 엄마 어느 곳에 계시나요.

비 옵니다. 비 옵니다......


노래는 끝나지 않았는데 엄마의 목소리는 차츰 잦아들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엄마가 울고 있었다.

엄마는 엄마의 엄마를 생각하는 걸까.


그때는 몰랐다.

아무것도 몰랐지만 엄마가 우는 것만은 가슴이 먹먹하도록 슬펐다.

나는 슬픔 속에서 어렴픗이 두려움을 느꼈다.

엄마가 나를 두고 떠나버릴까봐, 엄마가 사라질까봐 무서웠다.

왜 나는 슬픔 속에서 이별을 예감했을까.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일이 그것이기 때문이었을까."


결국 버스 안에서 다시 책을 덮고 말았다.

 

 

 

 

 

 

j****o 2012.11.20. 신고 공감 7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밥은 먹고 다니냐"고 하던 그 모습
""밥은 먹고 다니냐"고 하던 그 모습" 내용보기
유독 내 마음을 움직인 건 전시장에서 엄마 사진 앞에 서 있는 관람객들이었다.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딸인 사람들 그들 중 누군가는 사진 앞에서 울먹이다 끝내는 주저앉아 눈물을 쏟기도 했다. - 나와 당신들의 엄마 -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아들이며 딸이고 그 누군가의 아들이며 딸들은 모두 "엄마"가 있다. 어느 보험회사 광고에도 나오지만 "엄마!"만 부르면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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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내 마음을 움직인 건 전시장에서 엄마 사진 앞에 서 있는 관람객들이었다.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딸인 사람들

그들 중 누군가는 사진 앞에서 울먹이다 끝내는 주저앉아 눈물을 쏟기도 했다.

- 나와 당신들의 엄마 -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아들이며 딸이고 그 누군가의 아들이며 딸들은 모두 "엄마"가 있다. 어느 보험회사 광고에도 나오지만 "엄마!"만 부르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 같은 그 느낌. 힘들고 지칠 때 친정집 찾아가듯 찾아가면 다른 멋진 말은 해 줄줄도 모르고 오로지 따뜻한 밥 한공기와 찌개 한 그릇을 뚝딱 해 놓고 "밥은 먹고 다니냐?"고 묻는 그 울림. 누군가의 아들이며 딸들의 최후의 안식처이자 모든 생명의 근원. 모든 아이들이 처음으로 배우는 단어. 그 모든 자리에 "엄마"라는 울림이 있다.

 

그들은 나의 마음을 움직였지만, 그들의 마음을 움직인 건 내가 아니었다.

나의 엄마, 그리고 그들 자신의 엄마 였다.

 

제법 두꺼운 사진첩 같은 책을 받고 비닐 커버를 뜯고는 책을 읽으려고 하자마자 왠지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아직 사진은 보지도 않았는데... 첫 장을 이제 막 넘겼을 뿐인데. 사진에 겹쳐 자식의 밥을 걱정하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고 아들을 항상 어리게만 보아 아들 말은 절대 듣지 않던 고집센 노모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모든 것이 합성되면서 머리 속이 뒤엉킨다. 이제는 나이가 들고 늙어서 허리는 구부정하고 누군가의 말은 잘 듣지도 않는 노인의 모습에서 모든 아들과 딸들의 근원인 "엄마"의 모습으로. 그렇게 사진 속의 다른 누군가의 "엄마"의 모습이 나의 "엄마"의 모습과 겹쳐지고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 함께 있었지만 언제나 서로에게서 멀리 있었다. - 외로운 사람들

 

힘들고 외롭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나도 모르게 부르는 말은 "엄마"라는 말이다. "엄마"는 이처럼 멀리 있다. 언제나 같이 있는 듯 하지만 즐겁고 기쁠 때는 나 혼자 있고 내가 힘들고 어렵고 외로울 때 남몰래 불러보는 이름이 "엄마"이다. 나의 "엄마"는 아들의 이런 마음을 멋진 말로 받아줄 줄 몰랐다. 삶에 치여 힘들게 살아온 나의 "엄마"는 이런 아들에게 그저 "따뜻한 밥 한 공기"를 내밀 뿐이었다. "어여 밥 먹고 가그라" 그 말 한마디에는 나의 어렵고 힘들고 외로운 삶을 따뜻하게 해 줄 모든 응축된 말이 담겨있었다. 그렇게 "엄마"집을 나설 때면 아들 손에 꾸깃꾸깃 접은 지폐 한 장을 차비하라고 집어주곤 했다. 항상 가까이에 있지만 정작 필요할 때만 찾아가서 멀리 있던 우리 "엄마"

정작 우리 "엄마"가 어렵고 힘들고 외로울 때는 누구를 찾았을까.

 

[사진이 참 예쁘게 나왔다. 나이든 노모의 모습이지만 누군가의 엄마라는 그 존재감이 더 깊게 다가온다]

 

엄마.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단어가 또 있던가.

이렇게 오래도록 울림을 간직한 언어가 또 있던가. - 에필로그 중에서

 

"엄마"라는 말에 다른 설명이 필요할까. 마치 시처럼 다가오는 위의 에필로그의 한 구절에 작가의 사진에 담긴 모든 이야기가 응축된 듯 싶다. "이렇게 오래도록 울림을 간직한 언어" 그것이 "엄마"라는 말이었다.

 



YES마니아 : 로얄 c****g 2012.12.09. 신고 공감 5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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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라지지 마] 흑백사진 속의 한숨들, 엄마, 사라지지 마...
"[엄마, 사라지지 마] 흑백사진 속의 한숨들, 엄마, 사라지지 마..." 내용보기
서너 페이지 넘겨보다 한숨을 쉬고, 다시 네다섯 페이지 더 넘겨보다가 덮어버렸다. 더 이상 읽는다는(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풍기는 이 책의 느낌은 누가 봐도 유추할 수 있지 않은가. 다만 아직 펼쳐보지 않은 이와 이미 페이지를 넘기면서 가슴에 한숨을 채우는-혹은 이미 그 한숨을 가득 채워버린- 이
"[엄마, 사라지지 마] 흑백사진 속의 한숨들, 엄마, 사라지지 마..." 내용보기

서너 페이지 넘겨보다 한숨을 쉬고, 다시 네다섯 페이지 더 넘겨보다가 덮어버렸다. 더 이상 읽는다는(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풍기는 이 책의 느낌은 누가 봐도 유추할 수 있지 않은가. 다만 아직 펼쳐보지 않은 이와 이미 페이지를 넘기면서 가슴에 한숨을 채우는-혹은 이미 그 한숨을 가득 채워버린- 이들이 있을 뿐이다. 69세의 딸이 93세의 노모의 모습을 카메라의 뷰파인더 속에 담는 순간 어떤 감정이었을 지가 고스란히 전해져와 한 컷 한 컷에 담긴 그 모습을 나와 공유했다. 우스갯소리로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는 사이, 하지만 ‘같이 늙어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엄마와 딸이라는 변할 수 없는 관계에서만 볼 수 있는 느낌들이었다. 사진 속 노모의 흰 백발에서, 주름진 얼굴과 손에서, 맞춤법이 틀린 글씨에서,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는-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에서 고유의 향기가 난다. 누가 흉내 낼 수도 없고 만들어낼 수도 없는 그런 향기가 내 코끝으로 스며들어왔다.

 



그 순간, 아침에 엄마가 밥맛이 없다 하시면서 겨우 두 숟가락 뜨고 내려놓으신 일이 생각났다. 끼니 맞추어 먹는 게 밥이 아니라 그냥 배가 고플 때 먹는 것이 밥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별일 아니지만, 때맞추어 약도 드셔야 해서 늘 하루 세끼를 챙겨 드시라고 했던 게 생각나 벌떡 일어났다.

“엄마, 점심 먹으러 가자.”

집에서 대충 먹지 뭐 하러 사서 먹느냐고 잔소리하시면서도 며칠 전에 새로 마련한 패딩코트에 털신을 꿰어 신고 따라 나선다. 뭐 드시고 싶으냐고 물으면 항상 고민을 하시더니 오늘은 대뜸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패밀리레스토랑에 가자고 하신다.(집에서 대충 먹자고 한 사람 맞아?) 나는 샐러드 바에서 가져온 몇 가지들을 깨작거리고 있는데, 스테이크를 주문하시고서는 계속 ‘맛있다’는 말을 반복하시면서 진짜 맛있게도 드신다. 내가 먹기에는 소스가 너무 달아서 두 조각 먹고 못 먹겠던데 엄마, 당신의 입맛에는 맞으셨나 보다. 더 아파지니까 살찌면 안 된다고 식사조절 하시더니, 이 순간 엄마의 머릿속에서 ‘다이어트’라는 단어는 저기 멀리 안드로메다로 여행이라도 갔다 보다. 평소 같으면 절반 정도 드시면 배부르다며 포크를 내려놓으시더니 접시가 다 비워질 때까지 드시고서는 ‘비싼 고기가 좋긴 좋네,’ 하신다. 정말 웃음 밖에 안 나와.



 

 

엄마는...

한참을 맛있게 드시다가 너무 조용해서 바라보니, 테이블 옆 창으로 밖을 내다보고 계신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몰라 그냥 계속 쳐다보기만 하다가, 나의 구닥다리 핸드폰으로 엄마의 얼굴을 찍어본다. 얼마 전에 한 파마머리가 푸석해 보일 정도로 엉망인 머리카락, 세월의 흔적으로 자리 잡은 눈가의 주름들, 다시 흰색의 새치가 조금씩 보이는 얼굴의 살쩍. ‘찰칵’ 소리에 놀라 정신이 드시나보다. 밖에 뭐 좋은 구경났다고 물었더니 그냥 좋단다. 추운 날 옷깃을 여미며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기 좋고, 흐리고 춥지만 눈이 내릴 것 같은 하늘도 보기 좋고, 접시에 음식을 가득 담아 맛있게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좋단다. 다 좋다면서 평소에는 잠을 못 잔다고 안마시던 커피도 한잔 마신다. 며칠 후에 병원 가야 하는데 수치 높게 나오면 안 되니까 그만 드시라고 말했더니, 그제야 병원갈 일이 생각나는가 보다. ‘아, 그렇지.’ 하시면서 마시던 커피까지만 마저 마시겠단다. 이상하게 그 순간만큼은 나도, 굳이 말리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한술 더 뜨기까지 했다. “더 갖다 줄까?”


그렇게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 책의 무게보다도 마음의 무게를 더 무겁게 만드는, 이 책의 읽다가 만 페이지를 다시 펼쳤다. ‘끝까지 읽고 나면 다시는 펼쳐보지 않으리.’ 다짐하면서 이를 악 물고 전투적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그리고 지금이다. 늦든 빠르든 우리는 언젠가 고아가 된다는 저자의 말이 사무쳐 주르륵 눈물이다. 고아가 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가 다 고아가 된다, 언젠가는……. 저자가 들려주는, ‘엄마’라는 단어가 부르는 노래가 구슬퍼 또 눈물이 난다. 머리가 가려워질 때 ‘흰머리 날 때가 되었나?’하는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에, 목의 주름이 보기 싫다면서 항상 목에 무언가를 감고 다니시는 모습에, 자꾸 키가 줄어드는 걸 보니 등이 굽은 거라면서 속상해하시는 말에, 자식 앞에서 자꾸만 작아지는 목소리에 미안해서 눈물이 난다. 저자가 보여주었던 사진 속 노모의 모습이 지금 나의(우리들의) 엄마의 모습 그대로였다. 나의 엄마, 나의 엄마의 엄마, 또 다른 이들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모습일 게다.

나는 외할머니의 기억이 없다. 내가 아주 아기였을 때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렇게 오래 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엄마의 엄마)가 가끔 엄마의 꿈에 나오신단다. 엄마가 아프실 때 어김없이 꿈에 외할머니가 나오신다고 했다. 무슨 신호처럼 꼭 그렇게 나타나신다. 그럼 정말 많이 아팠던 지난 10월에, 우리 엄마는, 엄마의 엄마를 참 자주 만나셨겠다. 엄마에게는 꿈에서라도 만나게 되어 반가운 얼굴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엄마의 꿈에 안 나타나셨으면 하는 얼굴(엄마가 아플 때 어김없이 나타나시는 분이니까, 안 반가워.)인데…….
나의 엄마에게도 있었을 엄마의 모습을, 이 책의 사진들로 보여주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흑백 사진 속의 주름진 노모의 얼굴이, 앙상한 팔다리가, 쇠약해진 모습들이 엄마에게 가져올 파문이 감당이 안 될 것만 같았다. 이젠 얼굴도 기억이 안나 가물거린다던 당신의 엄마를 기억해낼 나의 엄마를, 나도 감당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들의 눈동자가 흔들리거나

입술이 달싹거리는 순간이 있었다.

그들 중 누군가는 사진 앞에서 울먹이다

끝내는 주저앉아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들은 나의 마음을 움직였지만, 그들의 마음을 움직인 건 내가 아니었다.

나의 엄마, 그리고 그들 자신의 엄마였다. (33페이지)

한 장의 사진이 몇 장의 글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이 책이 증명이라도 하는 것만 같았다. 아무런 코멘트 없이 그저 달랑 사진 한 장을 몇 시간이고 바라보고 있게 만드는 것이 그 괴력의 증거였다. 이 책 속의 길지 않은 글들을 더 많이 옮겨 적고 싶었고, 사진들을 더 많이 옮겨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 책을 두 번 펼쳐본다는 것은 지독하게 힘든 일이었기에. 그리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대로 전해져올 많은 것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정말, 두 번은 못 볼 책...

 

 

 


n******i 2012.11.28. 신고 공감 5 댓글 7
리뷰 총점 종이책
제목만으로도 눈물이 그렁그렁 『엄마, 사라지지마』
"제목만으로도 눈물이 그렁그렁 『엄마, 사라지지마』" 내용보기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엄마는 책제목의 바람과 다르게 조만간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건 어찌할수 노릇인데 모든게 변하니까 이것도 어찌할수 없는 노릇이긴 한데, 그걸 감내할수 있을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엄마가 담군 마지막 김치를 나는 다 먹을 수 있을까. 엄마의 마지막 반찬을 나는 먹을수 있을까. 엄마의 죽음은 참기힘든 아픔으로 다가올 것 같은데, 돌아
"제목만으로도 눈물이 그렁그렁 『엄마, 사라지지마』" 내용보기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엄마는 책제목의 바람과 다르게 조만간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건 어찌할수 노릇인데 모든게 변하니까 이것도 어찌할수 없는 노릇이긴 한데, 그걸 감내할수 있을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엄마가 담군 마지막 김치를 나는 다 먹을 수 있을까. 엄마의 마지막 반찬을 나는 먹을수 있을까. 엄마의 죽음은 참기힘든 아픔으로 다가올 것 같은데, 돌아가신 다음 엄마의 마지막 반찬을 먹으면 아마도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 질 것 같다. 몰라. 그런날이 안왔으면 하는데..

 

내 인생에서 엄청 슬펐던 장면이 몇가지 있는데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는게 가장 슬펐던것 같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떠난 화장터에서 엄마는 엄청 울었는데 할아버지 돌아가신 것도 슬펐지만 엄마 우는 모습을 보는게 너무 슬펐다. 올해 외할머니가 아팠는데 그때도 엄마가 울었는데 그거 보는것도 너무 슬펐다.

 

 

이 책은 60대의 여성이 혼자사는 90대의 노모를 찍은 다큐멘터리 사진이다. 온빛사진상이라는 상이 있는데 다큐멘터리 사진가 들이 직접 아마추어 사진가를 심사하는 그런 상이다. 이 책은 1회 대상을 받았다.

 

사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엄마의 거의 마지막 삶의 모습을 이토록 현실적이고 잔인하게 담은게 놀랍다. 엄마의 웃는 모습이나 즐거워 하는 모습은 전혀 없고, 엄마의 주름을 강조한 사진이나 홀로 텅빈방에 있는 모습같이 엄마의 말년이 이토록 고독함을 사진은 말한다. 어쩔수 없다. 사진속 엄마의 삶은 고독했고, 현실의 엄마의 삶도 고독했으니 있는 그대로 담았다는 점에서 이 사진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정신을 구현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을 보면서 얼마나 많이 또 눈물이 그렁그렁 났는지

 

울보인가보다.

YES마니아 : 로얄 b*****y 2012.11.16.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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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불러봅니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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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라지지 마> 겨우 일곱 글자가 왜 이리 내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걸까. 언제가는 엄마도 내곁에서 사라지게 될 거라는 생각 때문일까? 그냥 이유없이 슬퍼진다. 엄마가 아프지 않길 빌며 책장을 넘겼다.   늦든 빠르든 우리는 언젠가 고아가 된다. 내 머리 위를 받치고 있던 커다란 우산이 순식간에 거두어지고 속수무책으로 쏟아지는 비와 눈을 밪으며 우두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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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라지지 마> 겨우 일곱 글자가 왜 이리 내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걸까.

언제가는 엄마도 내곁에서 사라지게 될 거라는 생각 때문일까?

그냥 이유없이 슬퍼진다. 엄마가 아프지 않길 빌며 책장을 넘겼다.

 

늦든 빠르든 우리는 언젠가 고아가 된다.

내 머리 위를 받치고 있던 커다란 우산이 순식간에 거두어지고

속수무책으로 쏟아지는 비와 눈을 밪으며 우두커니 서 있는 것

그것이 부모를 읽은 경험이 아닐까. (p20)

 

일년전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엄마는 외할머니 영정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눈물이 난다고 하셨다.

만지고 싶어도 만질 수 없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고

“ 왜 니 할머니는 며느리 꿈에는 잘도 찾아가시면서 딸 꿈에서는 한번도 찾아 오지 않는다고”

꿈에라도 한 번 보고 싶다고 하신다. 보고 싶다고

 

 마음은 말한다.

 “살아 계실때 잘해드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머리는 대답한다.

“알았어”

하지만 머리는 건망증이 심해 또 까 먹는다. 그리고 나중에 후회한다.

 

 

 

이제 엄마의 세계는 세 평 남짓한 방 안이 전부다.

스물두어 살 무렵 섬을 빠져나온 엄마는 구십이 넘어 다시 섬에 갇혔다.

자식들이 아니면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롭고 쓸쓸한 섬.

그 섬은 파도도 치지 않고 풀 한 포기 하나 자라지 않는다.

이곳에서 숨 쉬는 존재는 엄마 하나이니,

엄마마저 사라지면 여기는 무인도가 될 것이다. (P71)

 

불과 몇달 전만 해도 토요일날 집에 간다고 하면

“조심해서 내려와라” 라고 하시던 엄마가 전화하셔서

“언제 올거니?”

“토요일 아침에 출발할게,”

토요일에 올거면 뭐하러 오냐고  투덜투덜 거리신다.

내심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시길 바라는 거 같았다.

 일요일도 전에는  점심 먹고 나면 “차 밀리기전에 얼른가 ” 하시던 엄마가

“저녁 먹고 갈거지? 저녁 먹고가.” 라고 하신다.

 

요즘 엄마는  외로움을 많이 느끼신다.

외할머니의 부재 때문일까.. 남편으로도 자식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엄마, 엄마…이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단어.

 

 

 

 

 

사진 속 스테인리스 그릇은 엄마와 닮았다.

이 물건이야말로 천생 엄마 거구나 싶다.

오랜 세월을 함께헤온 것은 그것이 한낱 물건이라 해도

그토록 잘 어우러지는 가 싶어 낡아빠진 물그릇이 밉지만은 않다.

엄마의 사진을 찍으면서 나는 엄마의 모습뿐 아니라

엄마의 물건들까지 내 마음속에 담고 있는지 모르겠다. (p85)

 

엄마의 주방을 보면 일회용품이 가득하다.

'저런건 왜 모아두는 거지, 자리만 차지하게.' 

“엄마, 이런건 버려.  새그릇 은 아껴다가 뭐해?‘ 라고 하면 물건을 정리할려고

그냥 두라고 다 쓸데가 있다가 버럭 소리를 지르신다.

 

가끔 엄마 몰래.. 하나 둘씩 집으로 들고온다.

엄마는 모르신다. 하나씩 사라지는 걸....

 

  엄마, 엄마는 아직 고와 (p113)

하루는 농촌으로 봉사활동 나온 학생이 엄마를 보고 "아줌마 젊었을때 예뻤을 거 같아요"

했다면서 자식들에게 자랑을 하셨다.

나이보다 어려보인다거나 이쁘다는 말을 들으면 " 주름살 생기는 얼굴이 뭐가 예쁘다고 "  말은 그렇게 하시면서도 은근 좋아하신다.

엄마도 여자였다.

 

 

 

하루는 엄마가 사진첩에서 작은 하나 꺼내주며 엄마를 한 번 찾아보라고 한다.

초등학교 단체사진 우리는 그 안에서 엄마를 찾아 헤맸다.

엄마는 단발머리에 눈망울이 똘망똘망한 사진을 가리키며 “이게 엄마야” 라고 했다.

우리한테는 그저 엄마였는데, 엄마도 세상 근심 없이 뛰놀던 어린 시절이 있었고

멋진 남학생을 보면 가슴설레이던 풋풋했던 꿈많던 학생시절도 있었다.

우리는 사진에 남아 있는 모습으로만 엄마의 젊음을 상상해 본다.

 

더 늦기전에 엄마의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찍어야겠다.

단체사진 아닌 엄마만의 사진을...

p**********5 2012.12.08.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오늘, 엄마에게 이 책을 들고 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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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엄마와 나누지 못했던 숱한 말들을, 이 책은 담고 있습니다. 그 말을 마음에만 두고 있다가, 엄마를 떠나보내야 한다면 그 슬픔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 듯도 했습니다. 이 책은 많은 질문들을 던집니다. 그 질문 앞에 나는 속절없이 울 수밖에 없구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잊고 있던 내 가슴 속 굽이굽이의 사연과 감정을 하나씩 소환해내는 문장들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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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엄마와 나누지 못했던 숱한 말들을,

이 책은 담고 있습니다.

그 말을 마음에만 두고 있다가, 엄마를 떠나보내야 한다면

그 슬픔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 듯도 했습니다.

이 책은 많은 질문들을 던집니다.

그 질문 앞에 나는 속절없이 울 수밖에 없구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잊고 있던 내 가슴 속 굽이굽이의 사연과

감정을 하나씩 소환해내는 문장들과 만납니다.

그리고 깊은 음영의 흑백사진이 가슴을 울립니다.

 

너무 오랜만이네요.

이렇게 깊고 뜨겁게 다가오는 책이라니.

 

이 책을 한 번에 다 읽어낼 강심장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게 책장을 손으로 쓰다듬게 되는 이 마음은 뭘까요.

정말 놀라운 힘을 가진 책입니다.

 

엄마에게 이 책을 선물하려고 합니다.

우리 엄마의 나이도 어느덧 이 작가님의 나이에 가까이 가고 있네요.

엄마는 어떤 마음과 눈으로 이 책을 바라볼지

궁금합니다. 모녀가 이 책을 사이에 두고 울어버리지는 않겠죠...

스산한 11월, 이 책과 만나보시길.

 

 

이제 엄마의 세계는 세 평 남짓한 방 안이 전부다.
스물두어 살 무렵 섬을 빠져나온 엄마는 구십이 넘어 다시 섬에 갇혔다.
자식들이 아니면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롭고 쓸쓸한 섬.
그 섬은 파도도 치지 않고 풀포기 하나 자라지 않는다.
이곳에서 숨 쉬는 존재는 엄마 하나이니,
엄마마저 사라지면 여기는 무인도가 될 것이다.

_ <홀로 섬이 된 사람> 중에서

s********a 2012.11.2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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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때부터 기다려 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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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제대롭니다. 올 초 전시 때부터 혹시나 책으로 나오게 되진 않을까, 기다렸던 책이에요. 드뎌 책으로 나왔네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온몸에 전율이 울립니다. 사진과 글은 담담한데, 오직 제 마음만은 담담하지 못하네요 ㅜ ㅜ   <윤미네 집>을 만났을 때보다 더 강한 감동을 느낍니다. 이 계절 정말 추천하고픈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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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제대롭니다.

올 초 전시 때부터 혹시나 책으로 나오게 되진 않을까, 기다렸던 책이에요.

드뎌 책으로 나왔네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온몸에 전율이 울립니다.

사진과 글은 담담한데, 오직 제 마음만은 담담하지 못하네요 ㅜ ㅜ

 

<윤미네 집>을 만났을 때보다 더 강한 감동을 느낍니다.

이 계절 정말 추천하고픈 책이네요.

m*******9 2012.11.1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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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슬픔이 되어 눈물로, 눈물은 사랑으로 가슴에.
"그리움은 슬픔이 되어 눈물로, 눈물은 사랑으로 가슴에." 내용보기
눈이 내리고 있다. 무겁게 내려앉은 회색빛 하늘은 흰 눈발을 흩뿌리는가 싶더니 이제는 하늘의 경계를 터놓은 듯 쉼 없이 눈송이를 쏟아내고 있다. 나는 맨발로 창가에 서서 순식간에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겨울, 그리고 눈....... 나이가 쉰을 훌쩍 넘겼는데도 마음이 설레는 것은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기억 때문이리라. 그 기억 한가운데 엄마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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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고 있다. 무겁게 내려앉은 회색빛 하늘은 흰 눈발을 흩뿌리는가 싶더니 이제는 하늘의 경계를 터놓은 듯 쉼 없이 눈송이를 쏟아내고 있다. 나는 맨발로 창가에 서서 순식간에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겨울, 그리고 눈....... 나이가 쉰을 훌쩍 넘겼는데도 마음이 설레는 것은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기억 때문이리라. 그 기억 한가운데 엄마가, 내 이름을 불러주던 엄마의 다정한 목소리가 나를 불러 세운다. 환한 웃음으로.......

이 책은 저자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엄마에 대한 모든 것들을 되돌아보고 그 소중함이 영원히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책속에는 저자가 2 년 동안 찍어왔던 노모의 사진과 글이 실려 있다. 두툼한 분량 속에 담겨있는 것들은 흑백사진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쓸쓸함에 이야기가 뒤를 이어가고 있어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갖게 했다. 그리고 영화는 책장을 덮어도 끝나지 않고 내 마음 속으로 이어져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내 엄마의 목소리를 불러냈다.

‘엄마, 사라지지마’제목에서 느껴지는 아릿함은 책의 겉표지에 실려 있는 노모의 휑한 눈빛으로 먹먹함을 갖게 했다. 이 책을 손에 쥐고 나는 한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내 엄마를 만날 것 같은 설렘으로.

 

한 장, 두 장, 책장을 넘기면서 나는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새 흑백사진 속의 노모는 내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동안 내가 모르고 있었던, 아니 애써 모른 척해왔던 엄마의 모습을 쫓고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도 평생의 기다림에 새카맣게 타버린 가슴위에 그저 ‘응’이라는 한 마디로, 웅크리고 앉는 것이 제일 편하다고, 툭하면 밥이나 같이 먹자면서도 정작 당신은 혼자 외로움을 숟갈질하고, 좋은 것은 신문지에 몇 겹씩 싸서 장롱 속에 모셔두고 낡은 것들로 일상을 함께 하고.......

사진속의 노모는 희미한 눈빛으로 구부정한 몸짓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주름 골이 깊고, 검버섯이 피고, 흐트러진 백발에 초점 없는 눈으로 침묵하고, 고단한 세월이 옹이처럼 얼굴에 박혀있고, 혼자 누워있거나 밥을 먹고, 오지 않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노모. 세 평 남짓한 방에 스스로 갇혀 살면서 가끔은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고, 때로는 오일마사지를 하며 예뻐 보이고 싶어 하고 한 번쯤은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책속에서의 노모와 딸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보여주고 있었다. 흑백사진 속의 노모가 물으면 딸이 대답을 하고, 딸이 물으면 노모가 대답을 하고, 그러면서도 가끔은 텅 빈 여백으로 하지 못한 질문과 답을 담아내게 하고, 정말이지 한 장, 한 장의 사진 속에는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래서 쉬 책장을 넘길 수도, 눈길을 돌릴 수도 없었다.

 

가슴 속에 한 줄기 서늘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간다. 엄마, 작은 몸집에 유난히 바지런하셨던 엄마, 어느새 돌아가신지 햇수로 18년이 다 되어가는 엄마, 그동안 하루하루 생활이 힘들다보니 엄마의 얼굴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단발머리 깡충이며 아무 걱정 없던 그 때, 아버지는 시내에서 작은 구둣방을 하고 계셨다. 구두를 만드느라 거칠어진 손만큼이나 무뚝뚝했던 아버지는 정말이지 구두 만드는 일밖에 모르셨다. 덕분에 엄마는 손님을 상대하는 일은 물론 집안의 대소사까지 도맡아 하셔야 했다. 그 뿐인가? 넉넉지 않은 형편에 자식 넷을 키우려다보니 구둣방에 점원을 두는 대신 아버지 곁에서 소소한 일들을 거드셨다. 그래서 간단한 구두 수선은 물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아버지와 함께 구두 만드는 일도 하셨다. 또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구둣방 앞에 좌판을 깔고 계절에 맞춰 과일이나 옥수수, 군밤, 군고구마 같은 것을 파셨다. 새벽에 아버지와 함께 구둣방에 가시면 밤늦게야 집에 오는 힘든 생활을 하시면서도 자식들에게는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으셨다. 그런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스스로 삶의 끈을 놓아버렸다.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슬픔을.......

이 책은 나에게 소중한 선물이다. 내 엄마의, 나도 모르고 있던 시간들, 스스로 삶의 끈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외로움을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엄마의 삶을 다독여주지 못했다는 죄스러움에 가슴이 아렸다. 죽을 만큼의 외로움을, 이불 밑에 스스로 자신의 노잣돈을 깔았을 만큼의 처절한 슬픔을, 스스로 삶의 끈을 놓을 때의 아득한 고통을.......

온몸이 물먹은 것처럼 눅눅해진다. 누군가 손가락을 건드리기도 하면 툭 터져버릴 것 같은. 눈물이 흐르는가 싶더니 급기야 누르고 있던 슬픔을 터뜨리고 말았다.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고 코끝이 싸아해진다. 뿌옇게 흐려진 눈앞으로 너울거리는 책을 가슴에 안았다. 따뜻함이 전해져 온다. 노모의 잔잔한 손길이, 내 엄마의 환한 웃음으로.......

엄마, 어느 날 홀연히 제 곁을 떠났던 것처럼 어느 날 제가 엄마 곁으로 가면 마중 나와 주세요. 하얀 눈송이 같은 웃음으로.......

j********5 2012.12.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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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엄마, 사라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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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얼굴이 달걀형이기보다는 네모난 편이고, 두 눈은 쌍꺼풀이 짙고 입술이 도톰합니다. 눈썹은 숱이 아주 적어서 '문신'으로 지워지지 않는 눈썹을 얻었지요. 콧마루는 꽤 낮은편이에요. 그리고 얼굴에는 점이, 있던가요 없던가요… 콧잔등 근처였나 입언저리였나, 어딘가에 작은 점 하나가 언뜻 떠오를 듯하다가 맙니다. 아니, 점은 제 왼쪽 뺨에나 있을 뿐 엄마의 얼굴에는 없는지
"엄마를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엄마, 사라지지 마]" 내용보기

엄마는 얼굴이 달걀형이기보다는 네모난 편이고, 두 눈은 쌍꺼풀이 짙고 입술이 도톰합니다. 눈썹은 숱이 아주 적어서 '문신'으로 지워지지 않는 눈썹을 얻었지요. 콧마루는 꽤 낮은편이에요. 그리고 얼굴에는 점이, 있던가요 없던가요… 콧잔등 근처였나 입언저리였나, 어딘가에 작은 점 하나가 언뜻 떠오를 듯하다가 맙니다. 아니, 점은 제 왼쪽 뺨에나 있을 뿐 엄마의 얼굴에는 없는지도 모르겠어요. 엄마 얼굴을,

    오래 들여다 본 적이 없습니다.

 

쑥스럽기도 하고, 늘 내 곁에, 거기에 그렇게 있는 얼굴이니까요. 한 소설에서 읽었던 구절이 떠오릅니다. "곧 익숙해질 거야. 나중엔 눈에 보이지도 않을걸." "어떻게? 항상 거기 있을 텐데. 내 눈에 보이는 곳에." "바로 그거야. 그러니까 오히려 안 보이게 될 거야."(『소수의 고독』) 이 소설 속 대화는 배에 새겨진 문신을 가리키지만, 항상 거기, 내 눈에 보이는 곳에 있어서 오히려 보이지 않게 되는 존재, 어쩌면 엄마도 그런 존재인지도요. 그래서 저는 엄마를 생각하다가 이 문장을 떠올렸습니다. 늘 그 자리를 지켜주기에, 잊고 살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애써 그 존재 떠올려보지도 않고, 물끄러미 들여다 본 적도 없고,

    그리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닫습니다. 나는 엄마를, 잘 모른다고. 엄마의 머릿속, 엄마의 마음속은커녕 엄마의 얼굴에 점이 있던지 없던지조차 나는 잘 모른다고. 엄마는 나와 가장 가까운 존재. 늘 내 곁에 있지만, 그래서 더욱 나는 엄마를,

    들여다보려 한 적 없습니다.

 

한 엄마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나의 엄마는 아니지만, 다시 몇십 년의 시간이 지난다면 나의 엄마의 얼굴이 될 것도 같은 한 엄마의 얼굴을. 예순아홉의 딸이 찍은 아흔셋 엄마의 얼굴입니다. 엄마는 오래된 이부가지 위에 앉거나 누워 있고, 아름다운 은발을 풀었거나 빗어 넘겼고, 지팡이를 짚었거나 휠체어에 앉았고, 등에는 뼈의 산맥이 두드러지고 손등에는 핏줄이 굵게 불거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무척이나 아름다웠습니다.

 

실은, 사진집을 넘겨보기도 전에 저는 울기부터 했습니다. 이 세상에 '엄마'만큼 수분이 많은 단어가 또 있을까요. 괜히 자꾸만 눈물이 나와, 며칠을 미뤄두었다가 드디어 펼친 이 사진집은, 하지만 눈물보다 귀한 목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지금 바로 엄마의 얼굴을 들여다보라고, 늦어버리기 전에 지금 바로, 엄마를 기억하라고. 간절한 바람을 담아 제목처럼 말해보고 싶지만, "늦든 빠르든 우리는 언젠가 고아가" 될테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최선을 다해 서로를 들여다보고 서로를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요.

 

참 고맙습니다. 늘 곁에 있으면서도 잊고 살았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한 존재를 제 가슴에 가득 불러내어 주었습니다.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덕분에, 엄마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습니다. 아직은 쑥쓰러워 여행, 그리고 사진을 핑계 삼아,

    엄마 얼굴을 많이 들여다봐야겠습니다.

 

 

 

뷰파인더 속에 담긴 엄마를 바라보며

나는 비로소 엄마가 예쁘다고 느낀다.

아름다움이 어떻게 젊음의 전유물이겠는가.

늙은 엄마도, 그 엄마의 낡은 물건들도 이토록 빛이 날 수 있는데.

나이 든 이의 쇠락해가는 육신.

그 안에 층층이 쌓인 인고의 세월이 늙음을 더 빛나게 한다.

나는 엄마에게 들릴 듯 말 듯 말한다.

엄마, 엄마는 아직 고와. _ p.113

 

사진 속 엄마는 이렇게 묻는 듯하다.

내 삶은 빛이 들지 않는 자리에 있는 것 같았지만

돌아보니 제법 찬란했다고.

언젠가 다른 곳에서 다시 태어나도 내 엄마로 살고 싶다고.

네 사진 속 어딘가에서 환하게 자리하고 싶다고,

그러니 나의 늙음을 더는 딱한 눈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다. _ p.195

 

 

 

j******o 2012.11.2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