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에 엄청나게 재밌게 읽은, 돈 윈슬로의 [지하에 부는 서늘한 바람] (닐 캐리 시리즈 더 나와야하지 않을까?!)에서 남주는 기다리는 시간 속에 우연히 서점에서 트레비스 맥기 시리즈를 잡고선 기쁘게 시간을 보낸다. 인상적이였던터라 기쁘게 잡았는데, 이론~
비록 존경하는 Julian Symons가 overrated ([Bloody Murder]의 p299~230, 페이지는 걸쳐있으나, 로스 맥도날드에 비해 바로 두 문장으로 처리해주신다)라고 평했지만, 몇번에 걸쳐 챈들러와 해밋과 동급으로 언급해주신 로스 맥도날드 (내가 지금도 기억하는건, 한때 엄청난 속도로 추리물을 읽었던 시절, 매번 리뷰를 간단히라도 남기었건만 그의 세 작품을 연달아 읽고서 남는게 없어 리뷰를 쓰지 못했다)보단 이 맥도날드가 더 좋았다 (흠, 이 책 읽으면서 다시 류 아처 시리즈를 꺼내놨건만, 다시 읽으면 다른 느낌일까나~). 안그래도 필명을 맥도날드로 써서 항의해 겨우 존을 뺀 로스로 바꿔놨던 일화도 있건만.
대실 해밋의 샘 스페이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로스 맥도날드의 루 아처, 그리고 존 D. 맥도날드의 트래비스 맥기. 이 4명의 하드보일드 남주 중에서 트래비스 맥기는 좀 색다르다. 사립탐정도 아니고, 여자를 싫어하는 샘과 필립과 달리 오고 가는 여자 막지않고, 자신의 꿈에서 실패하여 커리어패스에서 일탈한 것도 아니고, 그저 맘에 드는 일이 생기면 하고 잘 어울리고 자기만의 원칙도 꽤나 확고한. 어째 리 차일드의 잭 리처 랑 비슷하다. 이 둘은 신용카드나 육지위의 주소 같은건 없어도 사회반항적이지도 않고 그저 구속되지않은 자유로운 영혼일뿐이다.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하고 잘 먹고 잘 지낸다.
...나는 감정적 자극을 좀처럼 제어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를 경계한다. 물론 경계하는 것은 그 외에도 많다. 시용카드, 소득공제, 예금계좌..시계..담보대출, 설교...텔레비젼...우리가 만들어온, 반짝이는 것 말고는 볼게 없는 머리만 비대한 사회구조, 난 이처럼 쓸쓸히 죽어가는 구조화된 쓰레기 전체를 경계한다. 그것들을 유지하게 위해 자행되는 야만적인 관행들도. 인내하는 눈빛 속에 진실이 존재한다...난 모든 진지함 또한 경계하니까....p.18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는 여자는 다른 누구도 아껴주지않는다...p.24
...울컥하는 분노를 느꼈다. 자신이 또다른 주니어 앨런의 손에 떨어진게 아니라고 어떻게 그리도 확신한단 말인가?..난 그렇게 믿음직한 인간이 아니건만...p.77
...인류는 육천만년전 신생대 이래로 진화를 거듭해 그녀에 이르렀다. 그동안 예쌍치 못한 탄생과 소멸이 숱하게 반복되었다. 커다랗고 멍청한 공룡들은 중무장한 몸으로도 끝내 살아남지 못했다. 반면에 상어, 전갈, 바퀴벌레 따위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놈들의 흉포한 야성, 독, 깜쪽같은 의태는 생존을 위한 훌륭한 자산이었다. 그에 비해 여기 이 두발로 걷는 암컷 포유류는 아무런 생존 수단이 없어보인다...그러나 연약해보이는 겉보슴 뒤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강인함이 숨어있었다. 주니어 앨런은 오히려 진화가 덜 된 부류였다...동굴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타인을 망가뜨릴 뿐이었다...양극단...인간이 여전히 진화하고있다는 가정하에 로이스야말로 우리가 선택해야할 미래였다. 예민한 감성은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현실세계에는 주니어 앨런 같은 종자가 너무도 많이 널려있다....p.154
(아니, 난 믿어. 이래도 꽤나 다정하다. 예전에 남주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여주를 남주가 구해주었는데, 그보답으로 여주가 그에게 밤을 같이 보내자고 하자 남주는 부드럽게 거절한다. 그녀의 감정도 알고 자기도 그녀를 좋아하지만, 바로 지금은 그녀가 이성적이지도 않고 보답하려는 것이 강하니까 동등한 상태에서 사랑을 나누고 싶다며. 정말 멋진 남주였다. 매우 날카롭고 상황에 카멜레온처럼 적응하는 트래비스 맥기는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 오는여자 막지는 않지만, 그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느냐에 따라 거절을 하기도 한다. 꽤 마음에 든다. 그리고, 피해자에게 왜 강해지지못하냐고 다그치지않는 모습이 너무 좋다)
...무엇을 두들겨 패든 마찬가지다. 때리는 놈은 결국 스스로를 깎아내리는게 된다. 그러한 행동 자체가 자기 자신 또한 연약하단 걸 증명하기 때문이다....p.120 (미식축구 선수도 한방에 보내는 거구이지만, 이런 모습이 참 마음에 들었다. 위협을 가한 상대하고도 다시 친해지는 친화력도 가졌다)
(1970년과 1983년 두번 영화화 된중 두번째 맥기인 샘 엘리어트, 그리고 2011년 또는 2012년에 올리버 스톤 감독이 영화화할지 모른다는 소문속에 캐스팅 점찍어졌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요즘 한결같은 취향으로 슈퍼모델과 보트위에서 노닥거리는 레오가 살집이 붙어 정말 트래비스 맥기 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눈빛이 강해 트래비스 만큼 유연하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경계심만 불러일으킬거란 생각도 든다. 올해 5월의 소식 http://www.hollywoodreporter.com/news/dennis-lehane-reteams-leonardo-dicaprio-526213에 따르면 각본은 데니스 루헤인이!!!!!! 맡는다고 ).
....적당히 볕에 탄 미국인의 전형, 골격이 드러나는 널찍하고 신뢰가는 얼굴, 반짝이는 눈과 하얗게 빛나는 치아, 고전적인 위인처럼 눈가에 잡히는 주름, 원한다면 수줍은 미소도 멋지게 지어 보일 수 있다. 물론 폭력적인 방향으로 자극을 받으면 지옥중에서도 으슥한 한 귀퉁이에서 올라온 무언가 같다는 이야기를 곧잘 듣는다...그래서 난 사람들이 경계를 하지않는 인상이다....p.52
(페이퍼백과 팬클럽에서 얼굴을 장식하는, 비쥬얼화된 트래비스 맥기)
시라큐스대학과 하버드를 나온 그는 2차세계 대전중 아내의 권유로 스트레스를 단편소설을 쓰는 것으로 푼다. 그리고 꽤나 현명한 아내의 기지로 그는 소설을 팔 수 있게 되고 1950년대에 한동안 펄프픽션으로 이름을 알리다, 그를 생각해주는 지인의 충고로, 1958년 좀더 진지한 작품, 영화 [케이프 피어]의 원작 [The executioners]를 쓰게 된다. 그래도,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하다 1964년부터 1985년까지 21편의 트래비스 맥기 시리즈를 내놓는다.
...사람들은 저마다 후천적인 갑옷을 입는다. 몸짓, 표정, 혹은 방어적인 재잘거림으로 이루어진 갑옷...p.103
...깎여나간 영혼은 육체에 그대로 반영되는 법이다....p.177
...육체의 상처는 아물었지만, 나의 일부가....이미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p.230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동쪽의 로더데일 바히야마르 해변 F-18 선착장엔 '트래비스 맥기의 집'이라는 표지판이 있고, 그 옆엔 16미터짜리 바지선 '버스티드 플러시 (Busted Flush)'가, 그리고 픽업트럭으로 개조한 롤스 로이스 '미스아그네스'가 있다 (트래비스가 떠난 지금은 이런 표지판이 남아있다.
포커로 딴 그의 하우스 보트에 어느날 댄서인 추키가 동료 캐서린 대신 도움을 요청한다. 캐서린은 2차세계대전에 참전하고 돌아온 아버지가 앞으로 호강을 시켜주겠다고 장담을 했으며 이상하게도 어머니 또한 이를 허풍으로 취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싸움에 말려들어 감옥에 가게되고 각각 2년전과 1년전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었다고 했다. 아버지와 감방 동기였던 주니어 앨런이란 자가 나타나 캐서린을 강압적으로 차지하고선 뭔가를 찾다가 그녀를 굴욕적으로 내버리고 간뒤, 거부가 되어 보트하나를 사서 애킨슨부인이란 여자 또한 망쳐놓고 사라진것. 아무래도 아버지가 전쟁당시 인도와 중국에서 불법적으로 얻은 부를 주니어 앨런이 가로챈 것 같다는 것. 원래 사립탐정도 아니고 누군가 잃어버린 물건이 있으면 찾아주고 50:50으로 나눈뒤 그 돈이 떨어질때까진 (잠정적) 은퇴를 하고 있는 트래비스는 이 일을 맡기엔 아직 돈이 남았다. 하지만, 캐서린의 사연은 그를 움직이고 그는 결국 주니어 앨런의 뒤를 밟는다. 캔들비에서 뉴욕, 텍사스로. 그러면서 그는 주니어 앨런은 심심하고 또 분풀이로 순수한 영혼을 마구 파괴하는 정말 나쁜 놈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자기가 원하는 일만 골라하고, 돈 벌면 떨어질때까지 놀고, 찾은 물건 50:50으로 떼지만 그중간에 들어간 비용은 정산도 안하고 (손해될때도 있을텐데) 자기 보트인데 페인트칠해주면 왜 자기물건 건드렸냐고 싫어할법도 한데 고마워하고, 상대방에 따라 어떤 복장을 하고 어떤 미소를 지어야할지, 어디에서 무엇을 묻고, 어디는 가지 말아야할지를 잘 아는, 게다가 거구쯤은 쓱쓱 피해서 한방 때려먹을 수 있으며, 스스로는 냉정하다고 하나 가만히 보면 다정하고 배려심 많은, 수많은 여자를 만나지만 그 순간만큼은 진심인 트래비스 맥기.
글쎄, 제도권으로 들어오지않았을뿐이지 그 어떤 반항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자유롭고싶은 영혼. 하지만 육체가 자유롭다고 정신마저 마구잡이는 아니다. 자신만의 원칙이 있으며, 매우 도덕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매우 정직하고 올바른 영혼의 소유자. 거친 액션 뒤의 엔딩은 뭉클하였다 ([우편배달부는 벨을 두번 울린다]에 이어 sexual relationship이나 외모 묘사가 적나라함에도 정말 이해될 수 밖에 없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런 사람이라면 나도 좀 알고싶다.
이야기전개도, 문장도, 인물도 모두 다 매력적이었다.
그래서...난 자주 추천사가지고 트집걸지만, 이번엔 걸지않을래.
(트래비스 맥기 시리즈는 제목과 커버가 색깔별이다. 맨왼쪽 introdctuction by Lee Child라고? 그럴만도 하다. 하나는 reacher이고 하나는 retriever이고. 번역서 표지 일러스트레이션이 엄청 멋지다 했더니만, 원서에서 밧줄만 빼고 각도 다르게 해서 그래도이네, 참나.)
p.s: 1) 1970년 [Darker than Amber] : http://www.youtube.com/watch?v=YpjvnlIxrmE
2) http://home.earthlink.net/~rufener/
3) http://home.earthlink.net/~rufener/books.html
1964 The Deep Blue Good-By
블랙만 없네.... |
|
대학교때 정말 잘생긴 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거의 정우성과 비슷한 수준의 조막만한 얼굴에 기럭지가 마저 대단한 아이였죠.. 싸움도 잘하고 너무나 순진하고 순수하고 착하기까지한 거의 인간으로서 완벽의 수준을 갖춘 그 친구였지만 역시나 신은 완벽한 인간을 만들어주시지 않는다는 사실, 그 녀석은 혀가 짧았습니다.. 그러니까 말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대단한 옴프파탈의 수컷 냄새가 무진장 풍기는 사내였지만 대화를 나누면 거의 숙취에 좋은 컨디션의 느낌을 받게 된다는거죠.. 뭐 사실 그래도 그 친구는 정말 인기가 많았습니다.. 오히려 그런 혀짧은 말투가 여인네들에게 모성애를 자극하고 더욱 편안하게 다가오게 만들어주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여하튼 그 녀석은 다가오는 여인들을 물리치지를 못했습니다.. 혼자서 늘 끙끙앓고 힘들어하고 상처주기 싫어 도망다니곤 했었죠.. 물론 결국 그게 더 큰 모욕감을 여인네들에게 안겨주곤 했습니디만.. 그렇게 견디다못해 훌쩍 해병대로 떠나버렸죠.. 그리곤 시간이 흘러 제대를 하고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와서 이제는 두아이의 아빠로 뚱뚱한 중년이 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시절 전 그 친구를 유난히도 부러워했던 것 같은데 그 친구는 이러더군요..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넘이 너였다, 한 여자에게 사랑을 주고 한 여자만을 사랑하고 오롯이 자신만을 챙겨주는 한 여자가 있어서.. 그리고 늘 여자들은 힘들때 내가 아닌 널 찾아서".... 그래서 한마디 해줬습니다.. 미친넘,
국내에서는 근래 들어서는 거의 처음 소개되지 않나요, 존 D, 맥도널드라는 작가인데 말이죠, 사실 전 처음에 로스 맥도널드와 조금 헛갈렸습니다.. 비슷한 하드보일드를 다룬 작가이라서 그런지, 제가 무식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가가 가"같더군요.. 여기서 로스 맥도널드는 "루 아처"라는 캐릭터를 탄생시키신 분이시고 제가 이번에 읽은 존 D. 맥도널드는 "트래비스 맥기"라는 캐릭터를 탄생시키신 분이십니다.. 트래비스 맥기라는 하드보일드한 캐릭터는 많은 작가분들의 캐릭터 구성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별로 없나, 없음 말고.. 상당히 매력적이고 남성적인 마초적 사내이지만 여성에 대한 아주 대단한 감성적 필링을 소유한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니까 말이죠.. 처음 읽어본 "푸른 작별"에서의 느낌으로 보았을때 앞으로도 이어질 맥기 시리즈에서 보여줄 맥기의 사랑은 아주 감성적이고 절절한 로맨스가 곁들여질 듯 싶습니다.. 그리고 트래비스 맥기의 "억울하게 빼앗긴 당신의 재산을 찾아드립니다" 사업은 상당히 매력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시대적 사회상과 맞물려 여인들의 아픔과 얼간이같은 남정네들의 빌어먹을 행태를 잘 버무려 마초적 복수와 해결을 해주는 하드보일드한 구성은 정말 좋군요..
그러니까 이 작품 "푸른 작별"은 거의 50년 전 작품입니다.. 대망의 트래비스 맥기시리즈의 첫 편이죠.. 하지만 배경적으로는 크게 현실적 감각에서 멀어져 보이진 않습니다.. 다만 속도감과 반전적인 자극적인 구성과 이야기의 흐름에 있어서는 조금 평범해보이긴 합니다만 캐릭터의 구성이나 주변 인물들의 묘사적 방법이 무척이나 좋고 무엇보다 맥기와 주변 여인들과의 역학관계(?!)구성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시작은 이렇습니다.. 맥기는 포커게임에서 버스티드플러시(궁금하신 분은 꼭 읽어보셈..)로 자신의 생활주거지를 획득합니다.. 보트인거죠.. 그리고 가끔 한번씩 누군가가 강탈하거나 눈먼 돈을 주인에게 찾아주고 그 비용으로 전체 금액의 반을 받아서 생활합니다.. 현재는 어느정도 여유가 있지만 한 여인의 기구한 운명을 듣고서 그녀의 삶과 돈을 위해 의뢰를 받아들입니다.. 캐서린 커라는 여인의 아버지가 꿍쳐놓은 재산을 교도소에서 함께 생활하던 앨런이라는 불한당이 그녀에게 다가와 보석을 찾아 튀어버리죠.. 그리고 한밑천을 잡은 앨런은 호화 보트를 구매한 뒤 다시 캐서린이 사는 곳으로 돌아와 캐서린이 아닌 예전 자신을 무시했던 로이스 앳킨스부인에게 다가가 그녀를 유혹하죠.. 캐서린은 자신을 버리고 앨런이 훔쳐간 아버지의 보석을 되찾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를 벌주고 싶어하죠.. 맥기는 그런 캐서린의 삶과 아픔에 동조하며 앨런을 찾기 시작하죠.. 하지만 앳킨스 부인이라는 여인의 진실속에서 맥기는 더욱더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과연 맥기는 그녀들의 아픔을 어떻게 해결해줄까요,
상당히 간결하고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하드보일드한 문체이지만 이 때문에 감성적인 느낌의 로맨스적 스타일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는 듯 싶습니다.. 게다가 뭔가 가슴속에서 풀어지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듯한 아픔까지도 쏴한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뭐 전 전문가가 아니라고 누누히 말씀드렸기 때문에 하드보일드의 로맨스,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요. 내용적인 서사 부분은 저에게 크게 어필되질 않습니다.. 이야기적 반전이나 구성적 즐거움은 사실 생각했던 것보다 큰 재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캐릭터들이 주는 매력들이 아주 좋습니다.. 순간순간 던져놓는 트래비스 맥기의 독백류도 매력적이구요 시대적 상황과 맞물린 남성적 관점속에 묻어난 여인들의 묘사적 부분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트래비스 맥기가 겪는 로맨스적 감성과 아픔이 제일 좋았습니다.. 하지만 전 이야기에 대한 재미도 무척 중시하는 스타일이라서 말이죠.. 좋긴하지만 우와, 최고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처지는 느낌입니다.. 단순해보이는 줄거리에 조금 허전함을 느꼈거덩요.. 요즘 들어 내용적 측면에서 무척이나 빵빵한 작품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작품 50년 전 작품이라고 말씀드렸죠.. 제가 뭘 안다고 전세계적으로 유명하셨던 돌아가신 존 D. 맥도널드 할아버지의 작품의 의도를 아는 척 나불거리겠습니까, 이 할아버지 정말 대단하신 그랜드 마스터신데 말입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게다가 한 캐릭터를 구성하는 첫 작품에서 보여주는 내용상 캐릭터를 중심으로 여러 골격을 맞추다보면 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시리즈는 꾸준히 이어지고 봐야된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맥도널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완결(?!)된 작품이니 다음 편 나올때까지 기다릴 일도 없잖아요, 아시겠지만 뭘하다가 중간에 끊는 것 만큼 찝찝한것도 없거덩요.. 안그렇습니까, 땡끝
|
|
Salvage Specialist. 트래비스 맥기의 직업이란다. 그러면서 보수는 의뢰인이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금액에서 경비를 제하고 남은 것에서 절반. 도둑에다가 사기꾼이다. 더군다나 여자까지 후리고 다니는 꼴이라니(자의건 타의건). 섹스와 폭력이 점철된(?) '전설'의 트래비스 맥기 시리즈는 이 『푸른 작별(The Deep Blue Good-by)』로부터 시작한다. 여성을 대하는 태도는 물론이거니와 전체적인 흐름 역시 말랑말랑한 필립 말로와 까끌까끌한 샘 스페이드와도 약간 다르다. 으레 그렇듯 주인공을 도와주는 협잡꾼 장물아비도 하나 등장해 주시고 말이지 ㅡ 이 점에서는 매그레와도 다르군(그럴 수밖에). 그리고 당연히, 우리가 구분 짓는 '본격'도 아니니까 그저 능수능란한 문장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배빗』에서 속물 덩어리를 맛보았다면 여기서는 천박(이라면 천박)의 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고서. 주인공 맥기를 포함해 단 한 명의 제대로 된 마초도 등장하지 않는 본작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으로 영화화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려주고 있는데, 이 얘기는 꽤 오래전부터 나와서인지 지금은 좀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다. 하기야 그의 인상은 미국인의 전형이긴 한데 썩 신뢰 가는 얼굴은 아니라서……. 어쨌거나 맥기가 셜록 홈스를 흉내 낸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렇게까지 쥐어터질 줄은 몰랐다. 상대방을 끝장내는 것도 참 우악스럽기 짝이 없고. 게다가 맙소사, '찰리네 숯불구이'라니(아마도 Charlie Char-Broil?). 명륜동 막걸리집이나 원할머니 보쌈도 아닌 마당에 찰리네 숯불구이라니!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에서 급작스런 이스트 터닝이라니! (말년에 유격이라니!) 뭐 우리말로 옮겨놓으니까 당연할 수밖에 없는데, 이게 갑자기 튀어나오는 바람에 좀 구수한 감은 있다. 하여간에 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 커트 보네거트가 「앞으로 천 년 뒤의 발굴자에게 존 D. 맥도널드의 작품은 투탕카멘의 무덤 같은 보물이 될 것이다.」라는 찬사를 던졌으니 나로서는 차근차근 작품을 읽어나가기만 하면 되지 않으려나. 마지막으로, 페미니스트가 맥도널드를 읽으려 하면 절대적으로 말릴 것을 당부하면서. 덧) 아래는 UMC의 「자영이」란 곡인데, 『푸른 작별』에 나오는 어린 여자아이들을 보니 문득 떠올랐다. (모 사건과는 관련이 없음. 그 사건이 있기 전 만들어진 노래임) |
|
3.8
234페이지, 24줄, 29자.
트레비스 맥기는 '버스티드 플러시'라는 배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도박에서 딴 배입니다. 어느날 클럽의 안무가 추키 맥콜의 소개로 캐서린(캐시) 커를 만나게 됩니다. 커의 아버지 데이비드 베리는 2차 세계대전시 아시아에서 근무할 때 항공수송대에 있었는데 가외의 돈벌이를 해서 숨겨둔 것을 베리와 감옥에서 같이 복무하다가 뭔가를 알고 접근해온 주니어 앨런이란 자에게 빼앗겼다는 것입니다. 맥기는 적당히 돈을 벌면 쉬기 때문에 내키지 않아 하다가 맡을까 해서 알아보던 중, 앨런이 그 뭔가를 찾아내자마자 캐시를 차버리고 떠났다가 돌아와서는 이혼녀 로이스 앳킨스와 살림을 차렸다는데 사실은 그녀를 겁탈하고 파멸시킨 것을 알게 됩니다. 폐인이 다 된 로이스를 구출하여 배로 데리고 옵니다. 그리고 계속 알아보던 중 기회를 노리고 접근하지만 상대를 얕본 덕에 오히려 바닥에 눕고 맙니다. 앨런도 맥기를 얕보았기 때문에 다시 기회가 옵니다.
돈을 벌은 다음엔 한동안 쉰다는 게 쉬울까 모르겠네요. 어찌 보면 배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 배에 종속된 삶을 사는 셈인데 (잘 손질해 놓으면 그 후엔 1주에 40시간만 투자하면 유지를 할 수 있다는 대목을 보면 실감이 납니다) 다양한 게 인생이니 그럴 수도 있기는 하겠네요. 어쩌면 '자만은 금물'이라는 게 주제인 듯싶습니다.
이게 60년대의 책입니다. 그 때 나온 것들엔 이런 유의 것들이 좀 있었죠. 뭐 지금도 있겠지만. 옛날 책들은 요새 출간되는 게 드물어서 그런지 절대적인 비율로 현대물이 판치는군요.
131013-131015/13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