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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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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사랑'을 믿습니까? 국제결혼과 기러기아빠들이 늘어나는 사회 현실을 돌아보면 장거리 사랑을 믿는 신도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치 첫눈에 반한 사랑 이야기가 달콤한 로맨스의 환상인 것처럼, 이웃집 남녀가 결혼한다는 단거리 사랑도 어딘가 모르게 로맨틱 코메디 영화에서 맛보는 달콤함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제결혼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사랑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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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사랑'을 믿습니까? 국제결혼과 기러기아빠들이 늘어나는 사회 현실을 돌아보면 장거리 사랑을 믿는 신도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치 첫눈에 반한 사랑 이야기가 달콤한 로맨스의 환상인 것처럼, 이웃집 남녀가 결혼한다는 단거리 사랑도 어딘가 모르게 로맨틱 코메디 영화에서 맛보는 달콤함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제결혼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장거리 관계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수년 간 매일 반복되는 근거리 싸움은 어떻게 이겨내려는가?"라고 말하는 사람조차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절대적 사랑에 대한 낭만적인 환상도 여전히 기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연말연초에는 그런 달달한 사랑의 신화가 유달리 날개짓을 열심히 하는 기간입니다. 사랑에도 세일 기간이 있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말이죠.
 

사회학자 울리히 벡과 엘리자베트 벡-게른스하임은 『장거리사랑』(새물결, 2012)에서 국제결혼 부부, 결혼 이주 및 노동이주, 대리모, 그리고 스카이프에 기댄 애정관계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장거리 관계들을 집중적으로 고찰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이 전지구적 금융위기를 떠들어댄다면, 이 두 사회학자는 전지구적 정상가족의 위기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실 장거리 사랑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낯설지 않습니다. 벡 부부는 서로 다른 나라나 대륙에 살고 있거나 서로 다른 나라나 대륙에서 온 사람들 사이의 애정관계와 친적 관계를 특별히 '세계가족'으로 지칭합니다. 세계가족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여권을 소지하며 같은 나라에 살고 같은 곳에 거주하는 '일국적 정상가족'과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세계가족의 증가는 지구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지구화의 장점과 부작용이 세계가족 내부에 고스란히 그대로 투영됩니다. 지구화가 금융 위기와 언어의 위기를 넘어 가족의 위기와 개인의 위기로 확산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런데 지구화담론과 장거리 사랑, 다소 거창한 것 같습니다.

 

당신의 사랑은 안녕하십니까? 당신의 가족은 안녕하십니까? 그렇게 묻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이 책은 지금‘우리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라고 물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자가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이 우리보다 더 촉박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우리 사랑이 안녕하지 못하다는 증거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나홀로족의 증가입니다. 싱글족의 구성비율이야 다양하겠지만, 일부는 분명 절대적 사랑이 아니라면 모험하지 않겠다는 안전지향의 사랑법을 견지한 근본주의 싱글족이 아닐까 싶습니다. 1인가구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싱글족이 한데 모여 살아가는 공유형식의 동거관계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4인용 식탁의 정상가족을 더 이상 '정상'이라 부를 수 없는 요즘입니다. 이젠 장거리 사랑과 1인가구의 증가를 통해서 개인적인 애인 타령을 넘은 신자유주의의 잔혹한 사랑학개론을 성찰할 때입니다.

 

z***a 2013.12.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