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그랑블루 14권에 대한 리뷰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날의 충격적인 아이돌과의 데이트 재뿌리기 이후 계속해서 자기 입맛대로의 그 유쾌하지 않은 큐피드 활동을 멋대로 이어나가는 코헤이. 처음엔 그 코헤이의 원치않던 친절에 소스라치게 손사래치며 거절하던 아이나였으나 점점 큐피드치고는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섬세함이 부족한 그 코헤이의 시한폭탄같은 어필에 부담을 느꼈는지 자신의 연심을 순순히 인정하고 최대한 자신과 상의한 그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도와줄 것을 간절히 부탁하게 되죠. 물론 그런다고 코헤이가 그 '상식'이란 범위를 제대로 인식하는 지조차가 여전히 의문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해두면 최소한 그의 입에서 발사되는 그 눈에 보이는 폭탄들만큼은 보이는 즉시 바로 처리해낼수 있으리라. 하지만 이런 세 남녀의 각자의 동상이몽이 뒤섞인 그 남국 하늘 아래의 진흙탕 삼각관계가 의외의 곳에서 큰 파열음을 내기 시작하니 그곳은 바로 팔라우 공항에 내린 이후부터 지금까지 단 한차례의 존재감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던 비운의 공기여신 동기 치사. 대학교 서클에선 분명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실상부 Pab의 에이스였건만 이상하게도 이곳 팔라우의 다이빙 가게에선 좀처럼 그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겁니다. 손님의 일탈에 제대로 대응하기는커녕 간단한 그 장비 상담조차 이리저리 허둥대기 바쁜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의 치사. 하지만 그런 그녀의 이상징후들을 평소라면 바로 포착하고 멘탈을 잡아줬을 그 믿을 땐 믿어볼만한 동료들은 이미 답도 진전도 없는 무한 연애 시뮬레이션에 갇힌 상태였고 주변의 무관심 속에 치사는 점점 자신의 저조한 활약에 주눅들고 또 위축될수밖에 없었죠. 그러다 결국 사건이 하나 터지고 맙니다. 대망의 그 팔라우 마지막 근무의 날. 무사히 마지막 손님까지 잘 배웅도 했겠다 모처럼 직원들끼리 모여 미처 하지못했던 그 이오리 일행을 위한 환영회 겸 송별연을 열어주기로 한 가게 사람들이었지만 그 뜻깊은 회식 자리가 뜻하지않은 시한폭탄이 터지는 자리가 될줄을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대화의 주제가 어느덧 다이빙 강사의 그 고단함과 어려움으로 흘러갔을 무렵, 마침내 치사의 차례가 다가오자 마치 미리 작심했다는듯 무심하게 툭 던진 점장의 한마디. 넌 이 일에 전혀 어울리지 않아. 그 송곳같은 점장의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 속 깊이 아프게 찌르며 파고들자 결국 폭발해버린 치사는 어머니에게 그딴 말 듣고 싶지 않다며 모두의 앞에서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고 말았고 결국 이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는 대형사고 끝에 파티는 흐지부지. 이 난데없는 소동에 정신이 번쩍 든 이오리는 그제서야 왜 이제껏 여기있는 그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그 두 모녀 사이의 불화에 새삼 주의를 기울이며 과심에 두지 않았는지 다시금 자신을 채찍질하게 됩니다. 사실 따지고보면 그간의 치사의 부진은 팔라우에 오기 전부터 이미 예견되어 있던 뻔한 결말일지도 모릅니다. 매사에 융통성없고 붙임성이라고는 전혀 없었던 성격의 치사. 물론 그런 성격이라도 주위에 오랜 인연들과 친구들로 둘러싸인 그 친숙한 학교라면 별 문제없이 자신의 일상을 보내는 것도 무리는 아닐테지만 여기는 처음 보는 타인들이 끊임없이 왕래하며 앞다투어 컴플레인을 제기하는 그런 야생의 정글이었고 제아무리 다이빙 경력과 지식이 많아봐야 그걸 입밖으로 능숙하게 끄집어 내지 못하는한 당연히 남을 제대로 가르치는 일도 똑바로 할수 있을리가 없었죠. 그렇다고 그런 그녀를 지도하고 이끌어주어야할 점장의 상태는 또 어땠느냐. 그녀 역시 누구 엄마가 아니랄까봐 딸과 똑같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매번 치사의 그 부족한 부분들을 송곳처럼 후벼파고 또 찔러댈 뿐이었습니다. 그렇게하여 오랜 시간 쌓여온 그 불화의 씨앗이 마침내 마지막 출국을 앞두고서 화산처럼 쾅 터져버리고 만 것이지만 이오리는 분명 알고 있습니다. 치사가 내심 따뜻하고 속깊은 아이인 것처럼 점장 역시 사실은 딸을 무척이나 걱정하는 서투른 엄마라는 것을. 그렇기에 이오리는 끈질기게 치사를 설득하여 점장과의 그 극적인 화해의 자리를 직접 주선해보지만 그런 그의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점장은 모처럼 딸이 내뱉은 그 진심어린 사과의 말도 듣는체 마는체 무정하게도 차갑게 그녀를 무시해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서로 씁쓸한 기억만을 품에 안은채 각자의 장소로 흩어질 일만 남게된 두 모녀. 하지만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기껏 좋은 일을 해놓고도 놓고온 야한 잡지를 깜빡하고 왔다며 이오리가 그만 비행기 시간을 놓치고 만 겁니다. 뭐 그런 그의 기행이야 언제나 있어왔던 흔한 일상같은 것이었고 이미 치사는 이오리가 사고를 치든 말든 거기에 대꾸할 그 어떤 체력도 기력도 전혀 남아있지 않았기에 홀로 방안에 틀어박혀 어머니에 대한 그 서운함을 조용히 흐느끼며 삭힐 뿐이었죠. 그렇게 뜻하지않던 여러 추가 소요시간 끝에 마침내 귀국해 치사의 방문 앞에 다시 선 이오리. 여전히 저 문너머에선 치사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조금씩 삐져나오고 있었지만 그는 분명히 말해야만 합니다. 다시 자신만의 소중한 보물을 되찾기위한 가게에서 아주 우연히 듣게된 점장의 충격적인 비밀. 그것은 바로 점장의 한쪽 귀가 이제는 정상적으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그러고보면 얼마전 그 딸을 향한 매몰찬 무시와 홀대는 아무리 무뚝뚝하다고 할지라도 허용될만한 수준의 그런게 전혀 아니었습니다. 점장은 딸의 말을 애써 무시했던게 아니라 정말로 아무것도 못들었기에 무심히 무슨 말 했냐며 순수하게 궁금해했던 겁니다. 뒤늦게나마 어머니의 숨겨왔던 슬픈 진실과 마주한 치사는 점장으로서 건네준 그 월급 봉투를 뜯어 남몰래 자신을 위해 챙겨 넣어준 그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다시 확인하며 오열하게 되지만 그 감동의 순간에도 그녀는 결코 두번씩이나 둔하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그런 얼간이가 아니었죠. 마지막 출국 직전 보여준 그 이오리의 한심한 지각. 하지만 사실은 그게 어머니의 병을 일부러 확인하기위한 그런 잘 짜여진 기획된 연출이었다고 한다면? 물론 그 날카로운 치사의 추리에도 언제나 그렇듯 이오리는 그 특유의 바보스러운 천연덕한 미소를 만면에 띄우며 조용히 자리를 뜰 뿐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분명히 말해야만 합니다. 그저 애써줘서 고맙다고. 지금의 그 솔직한 미소를 이제껏 난공불락이었던 손님들에게 다시 선보인다면 그녀는 실추됐던 다이버로서의 명예를 충분히 되찾고도 남을테지만 그렇게 무리할 필요없이 자신의 페이스대로 천천히 남들과 소통하는 법을 하나둘 익히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정상적인 궤도 위에 무사히 안착하게 될테죠. 뭐 일단은 한명에게만큼은 솔직히 환하게 미소짓는 법을 이제 알게 되었으니 그 다음은 의외로 쉽고 빠를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