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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구를 길들이는가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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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용어의 전환이 일어날 정도로 오늘날 많은 이들이 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혼자 살거나 자녀 없이 부부 둘이서만 사는 경우가 증가함에 따라 이와 같은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되지 싶다. 사람에게서 기대하기 힘들어진 절대적인 신뢰를 동물로부터 얻는다는 게 마냥 슬픈 일은 아닌 듯하다. 꼭 사람일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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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용어의 전환이 일어날 정도로 오늘날 많은 이들이 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혼자 살거나 자녀 없이 부부 둘이서만 사는 경우가 증가함에 따라 이와 같은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되지 싶다. 사람에게서 기대하기 힘들어진 절대적인 신뢰를 동물로부터 얻는다는 게 마냥 슬픈 일은 아닌 듯하다. 꼭 사람일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일까. 과거에는 강아지가 절대적이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다른 종의 동물을 선호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그 중에는 뱀이나 이구아나처럼 가족으로 삼기에는 쉽지 않아 보이는 경우도 상당수 존재한다. 오늘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동물인 고양이에 대한 책을 읽었다. ‘멍청한 인간들과 공존하는 몇 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이 도발적이다. 대체 누구의 시선에서 쓰여진 문장이기에 인간이 멍청하단 평을 한단 말인지. 관점이 발칙했다. 도무지 이해가 힘들어 보이는 문장이 등장했는데, 암호를 푸는데 능한 인물이 판단하기에 이는 뭉특한 손을 지닌 고양이가 자판을 두드려 완성한 것이라고 했다. 의도한 건 아님에도 키보드 따위를 앞발로 고양이가 누를 수야 있겠지만 그렇게 하나의 문장이 완성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싶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나의 사고가 인간중심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 일었다. 고양이도 뇌를 지녔고, 순간순간 나름의 판단력을 발휘한다. 비록 인간과 같은 형태의 언어를 구사하진 못하지만, 역으로 인간 또한 고양이와의 완벽한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 여기까지 도달하자 이 책의 설정은 충분히 있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는 오묘하다. 개처럼 인간에게 충직하진 않으며, 오히려 주인이 들어와도 아는 척 모르는 척 도도함을 뽐내기 일쑤다. 인간을 멀리하는 게 타고난 습성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을 주지 않기도 한다. 이 책의 고양이는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듯했다. 그럼서 인간을 이용해 제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궁리했다. 오늘처럼 시린 날엔 길고양이로 사는 것보단 아무 집이든 택해 들어가는 게 득이다. 무단침입에도 방법이 있었다. 구슬피 울어 시선을 사로잡기, 주변을 서성여 마음 쓰이도록 만들기, 사료 아닌 맛난 인간 음식을 제 것인양, 그것도 식탁에서 먹기. 하나하나가 기가 막혔다.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 인간은 고양이에게 전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싶었다. 내용 중 가장 놀라웠던 건 두 집을 오가며 사랑받는 방법이었다. 직장생활 등으로 인간이 자리를 비우면 고양이는 혼자 남기 마련이다. 외로움을 타느니 다른 집을 하나 물색해 그 곳에서도 사랑받는 삶을 택하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 인간은 매우 강렬한 독점욕을 지닌 존재다. 자신의 고양이가 다른 집 고양이로 둔갑하는 꼴은 눈 뜨고 보지 못하므로 절대 들켜서는 안 된다. 여기까지 성공한 고양이가 있다면 그는 진정 천재일 듯. 그런데 이런 고양이가 한둘이 아닐 것 같다.

처음에는 임금이라도 된 것 마냥 무엄하도다호통을 치고 팠는데, 이젠 입장이 바뀌었다. 물론 인간이 멍청하다는 고양이의 전제에는 동의하고 싶지가 않다. 인간과 고양이를 동등한 선 상에 올려놓은 채 저울질을 해 본다. 누가 누구를 길들이는 중인가. 우리가 고양이를 기르는 건가, 고양이가 우리를 봐주는 건가. , 후자여도 괜찮다. 이 세상에 마음 나눌 존재 하나 없이 고립된 삶을 사는 것보다는, 비록 인간 아닌 고양이일지라도 쓰다듬으며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삶은 훌륭하다. , 왠지 세뇌당한 것만 같다. 이래서 인간이 멍청하다고 고양이가 말했던 거였으려나 


이달의 사락 q*****2 2019.12.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