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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오가이의 소설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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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 책장을 보면서 놀랄 때가 있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 놀람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첫 번째는 책 욕심으로 인해 읽은 책보다(오로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으로 봤을 때) 안 읽은 책이 더 많다는 것. 그러다보니 언제 내가 이 책을 들였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우연히 다른 책을 통해서 내 책장에서 재발견 하는 경우다. 거기다 한 가지를 더하자면 똑같은 책을 또 사는 어수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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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 책장을 보면서 놀랄 때가 있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 놀람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첫 번째는 책 욕심으로 인해 읽은 책보다(오로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으로 봤을 때) 안 읽은 책이 더 많다는 것. 그러다보니 언제 내가 이 책을 들였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우연히 다른 책을 통해서 내 책장에서 재발견 하는 경우다. 거기다 한 가지를 더하자면 똑같은 책을 또 사는 어수룩함도 놀람에 포함이 될게다. 모리 오가이 작가의 작품을 바로 손에 들고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내 책장에서의 재발견 때문이었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에세이를 읽다 또 다시 언급된 모리 오가이를 보며 그 순간 바로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들었다. 책장에 들인지 꽤 됐음에도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보면서 내가 궁금해 하던 그 작가의 책이라는 사실을 내내 잊고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순식간에 이 책을 읽어 버렸다. 아무런 계기도 없이 그냥 읽어볼까 하고 책을 꺼내들었다면 언제 다 읽을 지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히라노 게이치로를 통해 꽤 오래전부터 궁금해 하던 작가였고 다른 책에서도 그의 단편에 관한 이야기가 종종 언급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면서 이번이 기회라는 것을 간파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갈증이 오랫동안 묵혀 빨아들이듯 책을 읽어나갔다. 오히려 히라노 게이치로의 에세이는 잠시 제쳐두고 이 책을 먼저 읽었고, 이 책으로 인해 일본 문학이 궁금해 두툼한 다자이 오사무의 책까지 꺼내들었다. 거기다 욕심까지 더해져 가와바타 야스나리 책까지 주문하고 말았다. 상당히 충동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으나 그만큼 이 책이 오랜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고 나름 좋았기에 이런 행보도 순식간에 이뤄진 게 아닌가 싶다.

 

  총 네 편의 단편 중 다른 책에서 언급이 많이 되었던「무희」와「기러기」가 가장 궁금했다. 책을 순서대로 읽는 걸 좋아해 바로 그 단편들로 가지 않고 착실하게「아베 일족」부터 읽어 나갔다. 자신이 따르는 무사가 죽으면 할복으로 함께 따라죽는 무사들의 이야기에 절대적인 공감도 할 수 없었고 그들의 이름이 헷갈려 집중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무조건 이해할 수 없다고 무심코 넘겨버릴 수도 없었다. 그 당시의 문화와 풍습을 이해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역사의 한 부분을 관찰하는 느낌이 들어서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명예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버리고 명예롭게 죽지 못했다고 수군대고, 사소한 실수와 오해가 한 가족의 몰살을 야기하는 이야기에서 비극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절대 공감할 순 없지만 당시의 처지와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비극을 말이다.

 

  「무희」와「기러기」는 조금은 신파라고 느낄 정도의 결말을 만난 기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무희」는 독일 유학시절이라는 배경의 신선함은 있었지만(저자의 경험이 바탕이 된 탓도 있겠지만 당시에도 그러한 배경으로 쓰인 작품은 신선했을 것 같다.) 성공을 위해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를 버리고 귀국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는 절망의 순간에서 딱 멈춰버린 듯 했다. 그 모든 사실을 알고 정신을 놓아버리는 여자. 태어날 아기도, 여자도 지키지 못한 채 일본으로 돌아오는 남자의 이야기가 순수한 사랑으로 순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뜻이다. 거기다「기러기」는 여주인공의 섬세한 심리변화는 흥미로웠지만 고리대금업자의 첩이라는 사실, 첩을 들여놓고도 뻔뻔하게 아내에게 거짓말하는 남편, 그런 남편에게 순종하고 고마워하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지만 엇갈림으로 인해 고백조차 못하고 어긋나버리는 여주인공. 우연히 던진 돌에 목숨을 잃은 기러기가 등장함으로 인해 그간 공들여 읽고 있던 이야기와 분위기가 한 순간에 찬물을 끼얹듯 끝나 버렸다. 그래서 신파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흡인력만은 대단해서 저자의 다른 작품을 더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국내에 번역된 작품 중에 읽을 만한 작품이 없어 다른 일본 작가의 책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고자 충동적으로 다자이 오사무의 책을 꺼내고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책을 주문했던 것이다.

 

 

  마지막에 실린 짤막한 단편「다카세부네」는 이 소설집의 마무리는 하는 느낌이 들었고, 유배되어 가는 죄인이 아니라 마치 이승을 떠나 다른 세계로 가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죄인, 딱 잘라 결론 낼 수 없는 진실, 그에 반해 희망에 부풀어 있는 인물로 인해 더욱 더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쓰인 이 작품들을 읽으면서 이국적이면서도 당시의 배경이 잘 녹아 있는 작품이라 공간이동을 한 것 같은 착각이 일었다. 역시 일본 문학도 고전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흥분이 언제 가라앉을지 모르겠으나 당분간은 일본 문학이든 또 다른 나라의 문학이든 고전에 관한 관심이 진득하게 갔으면 하는 바람까지 생겼다.

s****m 2015.02.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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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혁명의 혼란 속에서 자아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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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다녀온 펀트래블의 일본근대문학기행의 여행기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일본근대문학 사조들 가운데 낭만주의 혹은 여유파 작가로 분류되는 모리 오가이는 도쿄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육군의 군의총감을 지낸 의사라는 점이 저의 관심을 끌었습니다.모리 오가이는 이와미(岩見) 지방의 쓰와노(津和野)번에서 번주의 시의를 지내던 아버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전통적인 가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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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다녀온 펀트래블의 일본근대문학기행의 여행기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일본근대문학 사조들 가운데 낭만주의 혹은 여유파 작가로 분류되는 모리 오가이는 도쿄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육군의 군의총감을 지낸 의사라는 점이 저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모리 오가이는 이와미(岩見) 지방의 쓰와노(津和野)번에서 번주의 시의를 지내던 아버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전통적인 가풍에서 엄격하면서도 각별한 배려와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고 합니다. 열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를 따로 도쿄로 온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도쿄의학교에 입학하여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육군 군의부에 들어가 군의관으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입신출세와 가문의 번영을 일구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입니다. 됴쿄의학부에서 보내주는 국비유학생 자격을 얻지 못했던 그는 결국 육군성 파견 유학생으로 프로이센의 수도 베를린에서 4년 공부했습니다.

그의 단편집 『아베 일족』에는 「아베 일족」, 「무희」, 「기러기」, 「다카세부네」 등 네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무희」와 「기러기」는 그의 경험에서 얻은 이야기를 소설로 만든 것이고, 「아베 일족」과 「다카세부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기러기」는 도쿄의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들은 일을 소설로 꾸민 것입니다. 화자의 친구인 오카다는 칸트처럼 하루 일과가 정확한데, 매일 정확한 시간에 산책을 나가는 오카다는 무엔자카에 사는 여인 오타마의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오타마는 시나브로 순경의 첩으로 지내다가 본처가 쫓아와 난리를 치는 바람에 홀로되었던 것인데, 학교 기숙사에서 사환을 지내면서 학생들에게 돈을 빌려주기 시작하면서 고리대금업에 눈을 뜬 스에조가 웬만큼 먹고 살만하자 오타마를 첩으로 들이게 되었습니다.


스에조의 첩으로 지내게 된 오타마는 세월이 흐르면서 무료함을 느끼게 되면서 집 앞을 지나는 오카다에게 눈길을 주게 되지만, 연을 맺을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지내던 중입니다. 오타마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결심한 날 오카다는 화자와 함께 산책에 나섰고, 호숫가에서 이시하라가 권하는 대로 호수에서 놀고 있는 기러기를 돌팔매질로 맞추어 잡게 되었습니다. 기러기를 요리하여 술을 마시던 중 오타마는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오타마는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오카다와 이별을 하게 된 셈입니다. 우연히 던진 돌팔매에 맞아 죽고 만 기러기처럼 말입니다.


「무희」는 기러기보다 뒷날의 이야기입니다. 꿈꾸던 독일 유학에 나선 오타가 베를린에서 만난 유학생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게 되는데, 아마도 모리 오가이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가난한 무희 엘리스를 만나 도움을 준 인연으로 동거를 시작하고 임신시키지만, 이런 사연이 유학생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본국에서의 지원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친구의 도움으로 베를린 주재 특파원으로 일하던 중에 친구가 상관을 모시고 베를린에 오면서 통번역을 부탁하게 되는데, 이렇게 만난 상관은 그의 능력과 성실함에 매료되어 함께 일본으로 돌아가기를 권하였고, 결국은 엘리스를 버리고 귀국길에 오르는 선택을 했고, 엘리스는 실성하여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모리 오가이가는 「무희」를 통하여 일본 전통의 가문과 공명심을 쫓는 자아를 버리고 서구 방식의 자유를 즐기면서 깨닫게 된 개인을 위한 자아를 추구하게 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려 한 것 같습니다. 모이 오가이 역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였을 때 독일에서 찾아온 엘리제를 돌려보냈고, 해군중장은 야카마쓰 노리요시 남작의 장녀 도시코와 결혼을 했다가 「무희」를 발표하면서 이혼했다고 합니다.


「아베 일족」은 봉건시대의 무사도 정신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군이 죽을 때 순사를 허락받지 못한 무사가 주변의 따가운 눈길에 순사를 결심하지만 새 주군은 주변인물의 간계에 넘어가 남은 가족들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남은 가족들이 불편한 심사를 표출한 것으로 두고 군사를 보내 가문을 몰살시킨 역사적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쇼군의 뜻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탓에 벌어진 일로 막부시대의 인사관리체계가 주먹구구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군의 명을 받은 자가 아닌 삼자의 개입을 금하는 전통을 깨고서, 새 주군이 토벌군을 보내던 날 이웃에 살던 친구가 아베가문에 난입하여 친구와 대결을 하는 뜻이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일입니다.


역시 역사소설의 범주에 들어가는 「다케세부네」의 경우에 자결한 동생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손을 쓴 남자가 살인의 누명을 쓰고 유배를 가는 과정을 다루었습니다. 다카세부테는 교토에서 죄인을 호송하는 배를 이른다고 합니다. 누명을 쓰고 유배를 가는 기스케가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놀랐던 것 같습니다.


모리 오가이는 메이지 유신을 몸소 겪은 세대로 서구문명이 쏟아져 들어오는 가운데 전통과는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주로 다루었다고 합니다. 그는 적극적이지는 못했지만 문학을 통해 관료주의와 절대권력을 비판했다는 것입니다. 그에게 문학은 자아를 실현하는 공간이었고, 현실의 모순으로부터의 탈출구였다는 것입니다.

y*****2 2025.05.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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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족 - 모리 오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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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2년에 태어난 모리 오가이는 일본 근대 문학의 1인자로 불리운다. 그가 태어난 시기만 보더라도 나쓰메 소세키, 시마자키 도손, 이즈미 교카 등 일본 근대 문학의 거두들보다 먼저 활동하였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아쿠타카와 류노스케는 모리 오가이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거의 수재급으로 도쿄 의대를 최연소로 졸업하고, 육군 군의관으로 들어갔다가 독일 유학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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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62년에 태어난 모리 오가이는 일본 근대 문학의 1인자로 불리운다. 그가 태어난 시기만 보더라도 나쓰메 소세키, 시마자키 도손, 이즈미 교카 등 일본 근대 문학의 거두들보다 먼저 활동하였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아쿠타카와 류노스케는 모리 오가이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거의 수재급으로 도쿄 의대를 최연소로 졸업하고, 육군 군의관으로 들어갔다가 독일 유학을 떠난다. 이후 다시 귀국하여 군의관 생활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문학에 대한 활동을 하고, 나중에는 군의관 최고의 계급까지 올라가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는 끊임없이 문학 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독일 유학으로 익힌 독일어를 토대로 하여 파우스트까지 번역하였으며, 시와 평론까지 다방면으로 활약을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1922년에 죽을 때에는 오히려 모든 관직과 칭호를 생략하고 묘비명에 '모리 린타로 묘'라는 본명만을 새긴 채 모든 짐을 내던지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전에 읽은 마쓰모토 세이쵸의 작품중 '어느 <고쿠라 일기> 전'도 모리 오가이가 고쿠라에서 군의관 시절의 일기를 바탕으로 쓴 작품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작가이기도 하지만, 이 책은 4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작품은 모리 오가이의 실제 생활을 토대로 하여 쓴 것이기에 작가에 대한 설명을 먼저 언급해 보았다. 책의 제목이자, 첫번째 작품은 '아베 일족'이다. 일본에서는 자신이 섬기던 주군이 사망을 하면, 그 뒤를 따라 순사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주군의 허락을 받은 다음에 말이다. '아베 일족'은 호소카와 집안의 가주이자 엣츄의 영주인 호소카와 다다토시의 죽음과 동시에 순사의 바람이 분다. 그러나, 분명 순사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아베 야이치에몬은 호소카와 다다토시로부터 순사에 대한 허락을 받지 못하여 순사를 하지 못하고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받게 된다. 이에 야이치에몬은 결국 스스로 할복을 하게 된다. 그러나, 새로운 주군은 그의 허락받지 못한 순사를 탐탁치않게 여기고 그의 아들들에게 소홀한 대접을 하게 되고, 1년뒤 그의 장남의 불경한 죄를 범하자 영주는 호소카와 일족을 몰살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커다란 줄거리는 이렇게 진행이 된다. 실제 일본 역사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디까지 소설이고, 어디까지 역사인지 구분하기 어려울정도로 한편의 역사서를 읽는 느낌이었다. 물론 모리 오가이가 실제 역사 기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냈기 때문에 역사와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도 하였지만, 글 자체에 사실성과 역사성이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역사소설의 모범이라는 찬사까지 받게 된다.(실제 호소카와 집안은 존재하며, 전국시대에는 호소카와 다다오키가 가주로서 오다-도요토미-도쿠가와의 3대 동안에 처신을 잘 하였고, 현재까지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가문이다.)

 

두번째 작품은 '무희'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모리 오가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씌어진 단편이다. 독일 유학중 독일 여자인 엘리스를 사랑하게 된 주인공은 그녀를 무척 사랑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사랑을 이루기가 힘들었다. 본국에서는 유학에 대한 지원이 끊기고 어렵게 살아가던 주인공에게 독일에서 러시아로 외교 사절로 가게 된 일본 백작의 시중을 훌륭히 소화하면서 그의 눈에 들어 그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일본 백작과 함께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과 아니면 그것을 뿌리치고 독일에서 엘리제와의 사랑을 지속하는 것. 주인공은 이 두가지 선택에서 갈팡질팡하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하게 된다. 실제로 모리 오가이가 독일 유학을 마치고 귀국을 하고 나서 독일 여성인 엘리스가 일본으로 오게 된다. 당시로서 여자 혼자 독일에서 일본으로 올 만큼 둘의 관계는 심각한 관계였을 것이라 추측이 되었으며, 결국 엘리스는 모리 오가이의 가족과 친척들의 강한 반대와 만류 때문에 독일로 돌아가게 된다. 여기에 대하여 모리 오가이는 공식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다가 바로 이 '무희'라는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이 작품을 통하여 그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말한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이 소설을 결혼(정략 결혼으로 보임)후 1년만에 발표하였으며, 이 소설을 발표하고 얼마 안되어 부인과 이혼을 하게 된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세번째 작품은 '기러기'라는 작품으로 4편중 가장 분량이 많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의 친구와 고리 대금업자의 안타까운 사랑을 서술하고 있다. 각각의 인물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묘사하기 때문에 당시의 사람들의 생활상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으며,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의 일본의 연애와 사랑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왜 제목이 '기러기'일까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마지막에 우연히 주인공의 친구가 던진 돌에 맞은 기러기가 마치 두 남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의미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분량은 많았지만, 읽기에는 큰 무리가 없었으며, 독일 유학이 결정된 주인공의 친구와 그것도 모르고 그를 사모하던 고리대금업자의 첩의 마지막의 모습에서 애틋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작품은 '다카세부네'로서 원래 이 단어의 뜻은 교토에서 오사카로 죄인을 운송하는 배를 의미한다. 이야기는 동생을 살해한 범인을 태우고 가던 관리와의 대화로 시작된다. 자신 때문에 고생하는 형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칼로 목을 찌른 동생은 죽지 못하고, 형에게 죽여 달라고 말을 한다. 형은 고민하다가 결국 칼을 뽑아서 고통없이 동생을 보내주게 되지만, 이 장면만을 본 이웃의 고발로 동생의 살인죄로 어느 정도 정상 참작이 되어 유배를 떠나게 된다. 공손하고 예의 바른 형에게 호감을 느낀 호송 관리는 그와의 대화를 통하여 돈에 대한 인간의 욕심을 대화하면서 지금까지 소유라는 것을 해본적이 없던 죄수의 욕심없고, 소박한 마음씨에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호송 관리의 모습은 짧은 분량이지만, 인간의 욕심을 경계하는 교훈을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단편집이기에 읽기가 어렵지 않고, 다양한 소재와 배경으로 하였기에 질리지 않는 책이었다. 또한 일본 근대 문학의 선구자였던 모리 오가이의 역할과 그의 실제 생애와 결부지어 책을 읽어본다면 그 재미가 배가되는 것 같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은은하고 잔잔한 느낌의 일본 근대 문학의 풍미를 느낄 수 있어서 권해주고 싶다

g*******7 2013.08.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