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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름으로 검색해본다. 번역된 책이 단 한 권 있다. 바로 이 책이다. 이 소설집은 연작이다. 하나의 이야기로 완결되면서 동시에 이어진다. sf소설이다. 하지만 추리소설이다. 뛰어난 완성도를 인정받아 제5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다. sf팬클럽회의가 주관하는 그해 최고의 sf에 주어지는 세이운상도 수상했다. 화려한 수상경력이다. 언제나처럼 이런 내역은 시선을 끈다. 추천글이나 작품해설은 읽기 전 어떤 선입견을 가지게 만든다. 이것이 상태 좋지 못한 나에게 살짝 독으로 작용했다.
아홉 편의 연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작품 <천상의 음악을 듣다>는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 정보를 먼저 내놓는다. 단편에서 이 정보를 제대로 내놓기는 쉽지 않다. 그리스 신화를 이용한 오스트레일리아 크기의 거대한 박물관 행성 아프로디테는 기존 sf소설이나 영화를 자연스레 연상시킨다. 과연 이것과 비슷한 것이 있는지 말이다. 그런데 이런 것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이 거대한 박물관 행성이 엄청난 동식물, 미술품, 음악, 무대예술을 모두 모아 두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그것은 이런 배경이 작가의 상상력을 증대하기 위한 하나의 설정으로 작용할 뿐이기 때문이다.
<천상의 음악을 듣다>는 이 연작을 이끌어 나갈 주인공 다카히로를 등장시킨다. 그는 뇌수술을 받은 후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 직접 접속할 수 있는 학예원이다. 그의 전문분야는 각 분야의 분쟁을 조정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 단편에서는 곤란한 일을 의뢰받는다. 그것은 한 음악가가 그린 음악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다. 일반인이 보기에 너무나도 졸작인 그림이 독설로 유명한 미술평론가에게 천상의 음악이 들린다는 극찬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이 그림을 본 병원의 환자들이 열광한다. 왜 일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이런 의문을 풀어가는 과정이 어떻게 보면 시시하고, 또 어떻게 보면 흥미롭고 새롭게 다가온다.
이후 이어지는 작품은 노부부의 황당한 의뢰를 다룬 <이 아이는 누구?>다. 이 아이는 바로 인형이다. 인형의 이름을 찾아달라는 황당한 의뢰다. 이름을 찾는 과정과 왜 이름을 찾고자 하는지 알려줄 때 잊고 있던 중요한 몇 가지가 머릿속을 스쳐간다. 그리고 밝혀지는 사실은 가슴이 아리다. <여름에 내리는 눈>은 범인이 누군지 금방 드러난다. 중요한 것은 범인이 누군지가 아니다. 왜?에 있다. 그리고 진정한 연주자가 어떤 것인지 말한다. 이 단편에 나오는 수많은 기모노와 문화는 사실 너무 낯설어 몰입하는데 조금 방해가 되었다. 마지막 문장은 솔직히 이해하지 못했다.
춤으로 신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것일까? 이런 의문을 품게 하는 작품이 <꿈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한 무용가의 삶을 통해 본질이 왜곡되는 현실을 비판하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포옹>은 이 소설에서 문제유발자 매튜가 처음 등장한다. 사실 매튜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뒤편부터고 학예원들이 뇌수술로 심어놓은 기계의 프로그램 버전을 처음으로 다룬다. 방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작품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또 어떤 장애가 있는지도 같이 보여준다. 이것은 매튜에게서 더 심하게 일어나지만.
표제작 <영원의 숲>은 매튜가 본격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작품이다. 표절과 사랑을 다루는데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마지막 장면은 감동적이다. 아마 영화로 만든다면 가슴 뭉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라리사의 거짓말>은 인어를 찾는 소년과 다리를 잃은 조형가 이야기인데 예상하지 못한 엔딩에 놀란다. 그리고 인어전설을 작품에도 인용한 것은 재미있다. <반짝반짝 작은 별>에서는 황금비율과 짝사랑을 다룬다. 외계에서 날아온 씨앗과 오각형 채색조각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마지막 작품 <러브 송>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가장 먼저 나왔던 97건반의 흑천사와 다카히로의 아내 미와코가 중심에 선다. 여기에 외계 씨앗에서 핀 연꽃이 연결된다. 일에 치인 사람이 잊고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가볍게 읽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용어와 설정 때문에 조금 고생했다. 무시하고 읽어야 하는데 주석에 눈길이 자꾸 간다. 덕분에 흐름이 깨어졌다. 여기에 좋지 못한 몸상태까지. 하지만 예술을 소재로 sf적 배경을 가지고 이런 작품을 썼다는 것은 놀랍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신선하다. 읽으면서 왜 다카히로가 상위버전으로 바꾸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생기지만 이 때문에 생기는 갈등과 한계와 순수함이 재미있다. 이것을 세대차이로 풀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이런저런 이유로 충분히 그 재미를 누리지는 흥미로운 작품집이고 작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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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만한 크기의 소행성에 인류 구축한 박물관 행성 아프로디테... 음악과 무대을 관장하는 부서인 뮤즈와 회화와 공예를 담당하는 아테네, 동식물을 담당하는 데메테르... 그리고 이 세 부서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학예원 아폴론. 참 기발한 발생이란 생각이 듭니다.
때는 근 미래. 따라서 이런 것이 가능해 정도의 질문은 안 해도 됩니다. 이미 인류는 기술적으로 지금보다도 훨씬 뛰어난 하드웨어를 구축했으니 말입니다. 공교롭게도 일본 소설이라 주인공은 므네모시네라는 직접 접속 대응 데이터베이스 컴퓨터를 조정해 사물을 분석하고 부서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다카히로라는 인물입니다.
다카히로가 마주하는 일련의 업무들 - 천상의 음악이 들리는 그림, 이름 없는 인형이 간직한 사연, 눈의 기적을 연출하는 피리공연, 영혼을 잃어버린 천재무용가의 은퇴공연,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은퇴한 학예원의 소망, 생체시계에 갖힌 사랑의 비밀을 찾는 모험, 인어공주를 사랑하는 동심, 우주에서 전해져온 황금 선율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뵈젠도르프 임페리얼 그랜드 피아노와 외계식물이 가르쳐준 사랑의 의미들을 해결해 가는 전 과정이 이 소설의 줄거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소설은 연작 단편 소설이고 저 역시 나중에 해설을 읽고 서야 알았지만 일본 SF매거진에 5년 동안 걸쳐 연재된 단편 소설들을 모아 장편으로 엮은 소설입니다.
내용을 엿보면 느낌이 오겠지만 이 소설은 SF소설처럼 미래에서 외계인이 지구인을 죽인다든지 타임트랙을 넘나들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다든지 하는 것과는 아주 거리가 멉니다. 그렇다고 해서 세기말 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지도 않고, SF의 틀을 빌린 살인사건이나 도난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도 실은 아닙니다.
이 소설은 완전한 휴먼 드라마입니다. 예술과 인간에 대해 고민하고, 발달되어 가는 기계문명 속에서 정작 사랑이라는 소중한 감정을 잊고 살 수 있는 우리 현 시대 모든 인간들에게 작가가 던지는 따뜻한 메시지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포근하고 따뜻하며 소중한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읽고 난 뒤에 정말 이 책을 선택하길 잘 했다고 스스로 만족했습니다.
이 책은 일본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고, 굴지의 상도 받을 정도로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다소 되는군요. 차라리 처음 책을 펼때 굳이 미스테리라는 것을 강조하지 않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추리소설로만 생각하고 이 책을 샀다면 틀림없이 실망할 것입니다. 사람들이야 다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가 있기 마련이라 무리도 아닙니다.
이 책은 아름다운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어른들이 보는 동화입니다. 피로 물든 미스테리 여러 편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을 한번 사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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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F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책을 찾다가 읽게 된 책이다. 제목만 보면 SF 소설이 아닌것 같지만, 9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연작소설로서 미래의 행성박물관인 '아프로디테'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작가도 경력이 특이한데, SF 소설을 쓰는 작가이면서 음악에도 능하여 일본의 가이낙스 사(에반게리온 제작사로 유명하다.)의 PC게임의 배경 음악도 만들기도 하였다. SF소설답게 소설 첫 머리에는 이 소설의 배경에 대하여 설명해주고 있다. 일단 대부분의 명칭은 그리스 신화의 신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져 있다. '아프로디테'는 행성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다. 또한 여기에는 3개의 부서가 있는데, 음악과 무대를 담당하는 '뮤즈', 회화와 공예를 담당하는 '아테나', 동식물을 담당하는 '데메테르'가 있다. 이들은 서로의 영역에 대하여 애매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논쟁을 하여 자신들의 분야로 가져오려고 경쟁을 자주 벌이는데, 이들 사이에서 중재를 담당하는 '아폴로'라는 부서가 있다. 결국 3명의 여신과 이들을 조정하는 1명의 남신을 부서로 명칭을 하고 있다. 주인공인 다시로 다카히로는 바로 '아폴로'부서에서 일하는 학예원으로서 머리에는 바로 '므네모시네'라고 하는 막강한 데이터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컴퓨터에 직접 연결하는(생각만으로도 컴퓨터와 직접 대화를 하고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권한을 가지고 있다. 공상의 세계를 다룬 SF 소설이므로 이러한 배경 설명으로 소설의 첫 부분을 설명으로 장식하며, 9가지의 이야기로 소설은 구성되어 있다. 물론 주인공은 다시로 다카히로가 등장하기에 연작소설로 볼 수 있다. 소설의 처음 부분만 보면 SF 소설답게 과학의 발전에 따른 신기한 배경이나 소재가 등장하지만, 이야기는 오히려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예를 들어보자. 첫번째 작품 '천상의 음악을 듣다'라는 작품은 뇌 질환을 앓고 있던 무명의 예술가가 그린 작품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신기한 사건에 대하여 의뢰가 들어온다. 정상인이 보았을 때에는 추상화를 넘어서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림인데, 알츠하이머에 걸린 유명한 비평가도 그 그림으로부터 음악이 들린다는 이야기에 다카히로는 이 그림에서 어떻게 음악이 흘러나오는지 분석을 하게 된다. 온갖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여도 이해하기 힘든 현상에 대하여 그 그림이 걸려 있던 정신 병원의 환자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그 진상을 알게 된다라는 것이 첫번째 작품의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렇게 눈부신 발전을 한 과학으로서도 인간이 만들어낸 예술에 대해서 과학적인 방법이 아니라 인간적인 감정으로 접근해야 비로소 그 의미를 알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9가지의 각 이야기는 개별의 소재이지만, 각 편마다 다카히로와 그의 아내인 미와코의 이야기도 동시에 진행시키고 있다. 책의 마지막 작품에서 실제 등장하는 다카히로의 아내 미와코. 다카히로는 실제 일 중독자로 묘사되고 있다. 그는 그에게 주어진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첫번째 단편에서는 미와코와 결혼한 사실만 짧막하게 나오지만, 그녀와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오로지 다카히로는 그의 통신하는 컴퓨터 '므네코시네'와 대화를 하는 데에 시간을 보내게 된다. 짧막하게 그러한 다카히로의 모습에 결국 미와코는 지구로 가출을 하게 되고, 마지막 단편에서는 '아프로디테'에 고용되어 다카히로와 재회를 하면서 다카히로는 업무적으로만 접근하였던 미(美)의 분석에서 궁극의 미(美)를 느끼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솔직히 SF 소설이라고 하면 우리는 과학의 첨단 기술이라든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우주의 외계인 이야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은 그러한 기대와는 거리가 먼듯하다. 소재는 SF적 요소가 강하긴 하지만, 오히려 내용은 그러한 과학으로 인간들의 예술을 분석하며, 거기에 감추어진 의미와 본질을 부각시키고 있다. 좋게 해석한다면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이 이룩한 예술은 과학적 분석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공통적인 내면으로부터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나타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고, 혹평한다면, SF를 가장한 미스터리 연작 소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순수한 SF 소설을 기대한다면 이 책에 쉽사리 손을 뻗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 앞만 보면서 뻗어나가는 과학의 발전처럼 우리의 인생도 무조건 발전을 지향하는 상황속에서 이 책에 담긴 우리 인간의 내면의 아름다움이나 궁극적인 미(美)에 대해서 다양한 소재를 통하여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