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를 통해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간서치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꿈꾸지만 섣불리 못하는 선택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나중으로 미루지만 언젠가는 하고 싶은 일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건 “가지 않은 길”같은 선택일 지도 모른다. 저자는 아내가 심장병을 앓자 가족과의 시간이 이제는 예전과 같지 않음을 느낀다. 모호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수량적으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러자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은 적다는 것을 알게 된다. 더 함께 하고자 고2였던 아들을 자퇴시키고 삼척에서 스페인까지 여행을 시작한다.
아내와 아이가 남은 초코파이 모두를 꼬마 품에 안겨 주었다. 꼬마가 놀라 눈동자를 크게 떴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상자를 끌어안았다. 아내가 모자 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인도에서 처음 사람에게 사랑을 느낀 순간이었다. 기차간에서 만난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 만들어 놓은 욕망으로 그득 차서 행복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 보였다. 꼬마만이 욕망도 시기도 질투도 없이 행복해 보였다. - p72
인도 여행은 카레냄새가 심하게 나고 길거리에서는 호객행위가 이어져 한 걸음도 앞으로 디딜 수가 없어 아픈 아내를 비롯한 가족 모두가 일찍이 지쳐버렸다. 게다가 사기를 당할 뻔 하기도하고 기차에서는 게이를 만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안에서도 혼자서 기차 안을 빗질하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다들 그들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초코파이를 요구하지만 그 아이만이 열심히 일하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사리사욕 없는 순수한 아이에게 그곳에서는 귀한 초코파이를 모두 내어주고 돌아선다
“지금 우리는 칠 년째 여행 중입니다.” “와우! 그런데 아이들 교육은 어떻게 하지요?” 우리는 입을 쩍 벌리며 놀라서 물었다. 제일 궁금한 사안이었다. 여행을 다니며 얼마나 많이 같은 질문을 받았을까 싶으면서도 그 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녀의 학교 문제는 어떻게 하구요?” 가족의 아버지가 미소를 지었다. 함께 여행을 시작한 이후로 그들의 교과서는 세계 여행 중 만나는 세상 전부라고 했다. “차 안이 학교이고 세계가 교과서입니다.”-p95
여행을 만나면 비슷한 사람과 만나기도 한다. 포카라에서 그들은 가족여행을 하는 사람들과 만난다. 여행을 한다지만 아이의 교육을 신경 쓰였다. 그들도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것은 여느 부모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민을 하는 가운데 포카라에서 7년째 여행 중인 가족을 만난다. 그들은 차안이 학교이고 세계가 교과서라고 말한다. 이론만이 교육같기도 하지만 이론도 뛰어넘는 것이 경험이 아닐까. 배려라는 것은 다양한 나라사람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가능한 것이 아닐까. 교육과 학교라는 개념을 같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다양한 교육방법이 있는데 항상 학교만을 고집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 시간을 갖고자 했던 여행이기에 같이 간 아내의 사진들이 유독히 많다. 곁에 있어도 언젠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인지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싶은 마음의 흔적이 보였다. 아픈 아내와의 여행은 항상 불안을 안고 간다. 하지만 눈이 멀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있는 가족, 다시 오고 싶은 만나고 싶은 곳들에 대한 추억이 그녀를 미소 짓게 하는 것 같았다. 여행은 예정대로 되지 않고 위험하기도 하고 그만큼 아름답기도 하였다.
그들처럼 7개월이라는 오랜 시간 여행을 하고자 한다면 정말 “죽기 전에” 라는 말을 해야 할 정도로 각오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들의 여행은 병이라는 불안으로 인해 결정이 된 여행이었다. 병이라는 것이 여행이라는 선택을 결정하기에 용기를 주지만 그래도 아프기 전에 절박해지기 전에 버킷리스트로만 두지 말고 이제 스스로 용기를 내서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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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선택. 하지만 부러운 선택.. 학업과 생업을 모두 포기하고 나서야 하는 여행.. 나라면 저런 선택을 기꺼이 할 수 있을까? 행복을 위한 여행임에도 행복보다 여행을 다녀온 뒤를 걱정한다. 생각해보는 것뿐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이 가족은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 그것도 아내는 아픈 몸으로.. 남편과 아들은 어쩌면 이번이 가족모두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여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함께하는 여행을 시작하게 된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여행이 준 힘과 가족의 사랑이 아내의 병도 서서히 치유해나갔다. 여행이 오히려 이 가족에게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치유약이 된 것 같다. 이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니 여행이 더욱 생각난다. 올해는 어느 곳으로 가볼까.. 언젠가는 여름휴가로 다녀오는 짧은 일정 말고 좀 긴 일정으로 좀더 여유롭게 많은 곳을 돌아보고 싶다. 20대때 왜 과감하게 실행을 못했을까..!! 용기를 내어보지 못했던 것이 뒤늦게 후회가 된다. 그때라면 지금보다 자유로웠으니 가능했을텐데..
인도의 첫 여행지로 마이소르를 선택한 가족은 인도에서 온갖 고생을 하고 예정보다 일찍 인도를 빠져나온다. 가족의 인도 경험담을 읽다보니.. 왠지 인도는 가고싶지 않아진다. 끊임없는 호객행위와 거짓말, 구걸과 협박, 심각한 매연과 무질서의 교통체계, 거기에 더러움과 물갈이까지.. 여행을 다녀오기엔 온갖 불편함으로 갖추어진 곳이었다. 전에 인도를 다녀온 지인의 얘기와는 좀 많이 달라보인다.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떤 곳을 다녀왔는지에 따라 다르겠지.. 인도도 인도 나름이겠지? 설마 다 저렇지는 않겠지..
인도를 빠져나온 뒤 히말라야를 지나 지중해로 향한다. '안탈리아'라는 곳을 이 책으로 처음 만난다. 이런 곳이 있었네..!! 조용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터키와 이스탄불, 베니스는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꼽아놓고 있는 곳인데 이 책에서 보니 더 가고 싶어진다. 새삼 세상이 넓음을 느낀다. 평생 내가 가볼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여행지마다 도시마다 그 특유의 매력을 뿜어낸다. 그렇게 장장 7개월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가족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내의 대장암 4기 판정이었다. 심장병 수술을 무사히 끝내고 완치 판정을 눈앞에 뒀을 때였다. 그렇게 시련의 시간이 흐른 지금, 가족은 다시 함께하는 여행을 꿈꾼다. 대장암마저 극복하고 있는 아내와 함께하는 여행을..!
비우고 버리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여행, 행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라는 한 프랑스 가족의 말이 자꾸 와닿는다. 욕심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음을 그 프랑스 가족은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언젠가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여행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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