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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상을 보면 아주 오래전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상상하기 어렵다. 공룡과 동물이나 식물만 살았던 지구는 어땠을까. 너무 멀리 갔구나. 한국, 아니 한반도가 일본한테 나라를 빼앗겼을 때는. 한반도가 일본 지배에서 벗어난 지 아직 한세기가 지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는 우리 역사에서 빼고 싶은 때일지 몰라도 그럴 수 없다. 잘될 때보다 잘되지 않을 때 배울점이 많다고 하지 않는가. 일본이 조선을 넘본 건 오래전부터다. 조선을 지나 명나라에 쳐들어 간다고 했지만 조선을 그저 지나는 길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그때는 다행하게도 일본한테 조선을 빼앗기지 않았지만 일본에 끌려가거나 전쟁으로 죽은 사람이 많았다. 그때 그 일을 좀더 생각하고 잊지 않았다면 나중에 일본한테 나라를 빼앗기는 일은 없었을까. 이건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 지나간 일에 만약은 없다고 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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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언제나 되풀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를 알아야 하고 그 역사 속에서 우리가 나아야 할 길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 시대의 역사는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 곳곳에는 아직도 수 많은 일제의 흔적들이 숨어있다.
<일제의 흔적을 걷다>라는 이 책은 5명의 공동저자들이 우리 주변에 숨어있는 일제 강점기 시대의 흔적들을 여행하듯 차분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쉽게 가보지 못하는 용산 미군기지부터 경희궁 방공호, 남산, 인천, 부평 조병창까지 곳곳에 숨어있는 일제의 흔적들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곳들은 신경쓰고 봐야 하거나 직접 찾아봐야 하는 곳들이 존재해서 숨어있는 이야기들이 이 책의 매력이다.
이 뿐인가. 가덕도, 지심도, 목포 일본 영사관, 군산 시마타니 금고, 여수 수상비행장, 성산일출봉 해안 동굴진지 등까지 전국 곳곳에 있는 일제의 흔적들을 보여준다. 성산일출봉 해안 동굴진지와 성산읍 위안부 이야기 또한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이야기들을 잘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다.
“일본인이 운영하던 여관 위안소는 현재 반쯤 철거되었고, 다른 위안소는 완전히 철거되어 주차장으로 변했다...성산일출봉의 해안 동굴진지를 둘러보느라 차를 세운 곳이 그 주차장이었기 때문이다. 보이는 역사만 살펴보느라 눈에 보이지 않지만 대단히 중요한 역사를 놓친 것이었다.”
전국 곳곳의 수많은 흔적들이 있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것들 주이에는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역사의 이야기도 있다. 역사하면 가장 떠오르는 것이 궁, 박물관이지만 어느 특정 장소에 모여있는 역사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전국에 숨어있는 살아있는 역사의 이야기도 중요한 것 같다.
전체적으로 책의 이야기 전개가 매우 편해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이야기도 마치 지금껏 알고 있었던 이야기인 거처럼 느껴진다. 책 표지에 ‘남산 위에 신사, 제주 아래 벙커’라는 말이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기억해야 한다는 건 때로는 고통을 동반하는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외면할 수는 없다. 계속된 외면은 결국 더 큰 고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답이 안 나오는 삶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감당할 수 없는 힘 앞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나면 그 여파는 한 사람의 삶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오래 지속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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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려는 기억, 남아있는 상처 - 일제의 흔적을 걷다 _ 스토리매니악 일제강점기 35년은 우리와 맞닿아 있는 역사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다른 민족과 나라의 침입을 자주 받았고 그로 인한 상처가 많다. 하지만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은 그 먼 곳의 상처는 단순한 기록 정도로 이해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35년의 상처는 21세기를 사는 우리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아픔이다. 그 시대를 살며 모진 세월을 견뎌낸 인물들이 생존해 있기도 하고, 그 때 남은 생채기들이 곪아 지금 우리 사회의 큰 이슈로 남아 있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가 느낄 수 있는 큰 아픔의 시기, 아픔의 상처들을 지금의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적어도 내가 파악하는 우리의 모습은 그 시기를 치욕스럽게 느끼고 잊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교육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안중근 의사가 긴또깡으로 불리고,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셀럽들의 SNS와 TV 프로그램에 버젓이 등장하고는 한다. 좀 더 윗세대들은 일제의 잔재를 없애려고만 하지 그 잔재들이 갖는 의미와 그것을 이용할 방법들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더 윗세대 어쩌면 일제강점기 시대를 살았을 수도 있는 그 세대들은, 일제 시대의 아픔들을 해소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은 뒷전인채 애먼 애국주의니 민족주의니 친일파에 대한 이야기에만 열을 올리고는 한다. 이처럼 대한민국 사회는 일제강점기의 아픈 기억들을 시간의 흐름 뒤에 슬며시 감추어 애써 잊으려는 것처럼만 보인다. 그런다고 모든 기억들이 없어질까? 그 아픔의 상처들이 모두 아물까? 대한민국의 산하 곳곳에 남겨진 그 시절의 잔재들을 다 청산할 수 있을까? 일제강점기가 남기 아픈 기억인지도 모른채 사용되는 잔재들이 수두룩하며, 일반 시민들은 그것이 우리 고유의 전통 유산인줄 알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애써 잊으려는 노력이 가져온 아쉬운 무지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렇게 애써 잊으려 하는 아픔들을 꺼내 펼쳐 놓는다. 우리 국토 곳곳에 세워진 일제의 유산들을 찾아가 둘러보고 그 유산들이 남겨 놓은 이야기들을 전달한다. 남산 위에 있는 일본의 신사와 제주의 땅에 묻혀가는 벙커까지, 우리 땅에 남아 있는 아픔의 흔적들을 누비며, 지금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일제강점기가 주는 메시지를 찾아낸다. 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안에 이토록 많은 잔재들이 여전히 남아 있음에 놀라고, 그것들에 대한 조사와 이를 통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에 안타깝고, 그런 흔적들을 좀 더 발전적으로 해석하여 이 시대에 교훈을 던지고 또한 새 시대를 사는 길잡이로 삼지 못함에 한탄하게 된다. 부끄러운 기억이라고 없애기만 하고 잊으려고만 하는 우리들의 행태와 정부 당국의 안일함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역사를 묻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여 내내 마음이 무겁다. 책에서 소개되는 일제의 흔적들은 알고 있는 경우도 있고 처음 알게 된 곳도 있었다. 무엇보다 저자들의 세심한 조사와 그것들의 용도와 역사에서 갖는 의미를 유추하고 찾아 들어가는 과정이 참 인상적이다. 건물의 외양을 자세히 묘사하고, 벙커 내부 모습을 상세히 정리하는 것을 보며, 하나의 자료로써 또 다른 연구의 기초로써 사용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또 저자들이 그런 부분들을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한 부분이 많이 보였다. 조금은 전문적인 내용에 갑갑함이 느껴질 수도 있으나, 그런 내용들이 지니는 의미를 곱씹어 볼 때 오는 또 다른 전율이 있다. 무엇보다 그것들이 우리의 가슴 깊이 남겨진 아픔의 원흉들이라는 점에서 감흥이 더 했던 듯 싶다. 저자들의 답사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시대상을 유추하고, 그 과정에서 희생된 민초들을 되새기며, 이러한 역사를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해방 후 70여년이 지났다. 건국절이 어디부터 시작이니, 교과서의 근대사를 뜯어 고치니 마니 하는 자신의 역사관을 주입만하려는 사고에서 벗어나, 저자들처럼 역사가 남긴 흔적들을 보듬어 보는 일부터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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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기가 막힌 타이밍에 '무한도전'을 보았다. 매번 그 시간에는 수업이 있어 보지 못하는데 이번주는 시간이 생긴 덕분에 책을 보다가 올림픽을 보려고 켰던 그 타이밍에 안창호 선생의 아들이라면서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나와 있었다.
안창호? 내가 알고 있던 그 도산 안창호? 이름은 익히 알아도 사진으로 많이 봐왔어도 대체 그 분이 무슨 일을 하신 분인지 설명하라고 하면 막막해지는 느낌이랄까. 그냥 대충 얼버무리자면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에 앞장서신분이라고 표현할 밖에 더 붙일말이 없었다. 분명 도산공원이라고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그 옆을 몇번이고 지나갔었을것임에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선생의 내외분이 그곳에 묻혀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들어가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하나의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는 참 많은 것을 깨달았다. 더불어 내가 학교에서 배운 국사라는 과목을 통해서 신석기, 구석기,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 조선까지는 어느 정도 기본지식은 있었으나 그 이후 한국의 근,현대기에는 전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무식쟁이임이 드러나고 말았다. 일단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역사라는 과목을 전공하지 않는 이상, 역사라는 것에 관심이 있지 않는 한 외면하고 살아왔던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렇게 일본이 이 땅에 세운 근대 건축물의 탄생과 소멸을 추적하는 것은
그 시대를 추리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142p)
우리가 한가지 잊고 있었던 것이 역사가 있기에 우리가 지금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분들이 그렇게 열심히 독립을 위해서 싸워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국민이 될 수 있었을까. 자칫하면 중국의 속국이 되었을지도, 또는 일본의 속국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한국말은 세종대왕의 노력과는 전혀 상관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노고에 정말 머리 숙여 엎드려 절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우리들은 말이다.
이 책은 일본의 흔적을 따라서 답사를 하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 놓은 것이다. 말이 좋아 흔적이지 그냥 마구 말하면 일본의 잔재들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점령하면서 그들이 우리나라 곳곳에 남겨 놓은 건물들, 방공호들. 아름다운 건물을 보고 좋아하기보다는 그 건물을 짓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노동력이 얼마나 많이 투입되였을까.
그들은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밥도 제대로 못 먹으면서 배 곯아가면서 남의 건물을 짓기 위해 노력을 했던 것이다. 그것은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이라면 어디나 공통적으로 벌어지는 일들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말이다. 그 존재를 없애기 위해서 조선총독부는 건물을 폭파시켰었다. 그래도 한채, 두채 있는 가옥들은 여전히 남아 우리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역사 앞에서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 되지만, 이 괴물은 조선 사람들의 피와 눈물,
심지어 목숨까지 한껏 빨아들여 만들여졌다.(372p)
저자들이 찾아낸 여러 흔적들은 실제로 지금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있었고 나라에서 지정해서 더이상은 주민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된 건물도 있었으며 그냥 지나치면 모를 뻔 했는데 그들의 답사중에 찾아낸 방공호들도 있었다. 우리나라 곳곳에 이렇게 많은 흔적들이 있는 줄 몰랐다. 가깝게는 서울 남산을 비롯해서 용산에서부터 인천을 거쳐 멀게는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흔적은 많았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알아야 한다. 그래야 볼 수 있다. 모른다면 그냥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물일지도 모른다. 알고 나면 새롭게 보이는 우리의 치욕의 역사다. 배우고 알아서 우리의 힘을 길러서 두번 다시는 남들에게 침략을 당하지 않는 강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 한 권의 책으로 인해서 나는 역사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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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니 좀 익수한 느낌이 들어서 찾아보니 조선전쟁 생중계나 고려전쟁 생중계의 저자들이 쓴 책이군요. 아무래도 군사기지는 그 목적상 튼튼하게 짓기 때문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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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끝나는 역사가 아니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슬프지만 제대로 바라보고 해결해야 할 많은 근대 역사의 잔재들이 우리들과 같은 시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다. 다만 우리들이 모르고 있을 뿐이다.
<일제의 흔적을 걷다>를 기행문이라고 말한 이유는 각 장소에 대한 설명을 마친 후에 책을 읽은 독자들도 찾아갈 수 있도록 가는 길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먼 가덕도의 외양포 포대와 같은 곳은 찾아가기 힘들겠지만 서울 안에 위치한 곳이나 인천 개항누리길로 알려져 있는 장소, 목표와 군산의 가옥들, 제주의 성산일출봉등은 충분히 일반 독자들도 답사를 시도해 볼 수 있는 장소이다. 특히 각 장소에 대한 설명과 함께 첨부한 사진 덕분에 일제의 흔적들이 어떤 형태로 우리 주변에 남아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인천개항누리길에서 박물관으로 사용 중인 일본 제 1은행 인천지점과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동척 목포 지점 금고의 사진을 보고 생각난 곳이 있다. 현재 대구근대역사관으로 이용하고 있는 곳인데 1932년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으로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조선식산은행은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경제적 침략에 큰 역할 했던 곳으로 조선총독부 산하 최대의 금융기관이었다. 다양한 전시물과 기획전시가 있어서 자주 찾는 장소 중의 한 곳인데 이 곳도 일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모르고 본다면 이 곳은 근대풍의 엔틱한 건물일 뿐이지만 장소의 진실을 알고 보면 일제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비통한 역사의 흔적인 것이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많은 장소를 소개하고 있지만 그 중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군산 시마타니 금고와 이영춘 가옥에 관한 이야기였다. 근대문화를 관광명소로 적극 홍보하고 있어서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인 군산은 만약에 이 책을 모르고 갔다면 대구근대역사관을 바라봤을때 처럼 독특하고 이국적인 장소가 많아 사진찍기 좋은 여행지 중의 한 곳이었을 것이다. 언젠가 군산을 가게 된다면 <일제의 흔적을 걷다>에서 읽은 시마타니의 금고와 이영춘 가옥을 꼭 찾아가보고 싶다. 부를 간직하기 위해 세워둔 건물 전체가 금고인 시마타니 금고, 자신만의 제국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건물에서 해방 후에 이영춘 박사의 헌신적이고 따뜻한 의술이 어떻게 이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그 안에 있었던 사람들의 역사를 알고 본다면 분명 이국적인 옛 집이 아니라 가슴깊이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 장소일 것이다. <일제의 흔적을 걷다> 한 권을 들고 근대문화유산 답사를 다녀도 좋겠다. 이 책을 기준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남겨져 있는 일제의 잔재를 찾아보는 걷기 여행을 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일제와 관련된 역사는 현재 진행형일 뿐만 아니라 만족스럽지 않게 흘러가고 있는 화나고 슬픈 우리의 역사이다. 괴롭다고 피해서는 안된다. 이미 우리는 많은 순간들에 눈과 귀를 막아버렸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수많은 일제의 잔재들 중 공간과 관련된 흔적을 차분하게 말해주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놓쳤던 슬픔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꼭 넣고 싶었지만 들어가지 못한 이야기들은 다음 기회에 풀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더 많은 장소를 알려주는 다음 책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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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조금 더 전에 페이스북을 통해서 책의 제목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는 것에 참여한 기억이 있다. 일제의 흔적이지만 그것도 우리의 역사가 아닌가? 아예 모르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아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들게 했던 제목 투표였다. 그리고 얼마전에 그 책이 도착했다. 제목은, '일제의 흔적을 걷다.' 딱히 목적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그곳에서 오른편 내리막길로 가라고 권하고 싶다. 그곳에 가면 서울시립미술관과 서울 역사박물관, 그리고 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옛 전차들을 볼 수 있다. 더 내려가면 사통팔달을 자랑하는 광화문 광장에 도달한다. 어느 날 오후 시간이 남을 때 무작정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발을 땅에 디디고 걸음을 더해나가는 것은 조금 귀찮고 힘들더라도 버스를 타고, 차를 타고 슥~하고 지나가는 것보다는 확실히 기억에 남고 그곳에 있는 사정을 안다면 더욱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몰랐던, 생각지도 못했던 사정을 알게되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부분까지,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경험을 하나 더 갖게 되는 것이다. 어딘가를 여행하며, 느끼는 마음과도 같겠지만 이 땅. 내 나라의 사정을 알게 되면 더 나라를 아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여행이랄 것이 특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학교를 다니며 시내버스를 매일 왕복 3,4시간씩 타고 다니면서 든 생각도- 바로, "내가 이렇게 다니며 대구시내 여행을 아주 야무지게 제대로 하고 있구나." 그래도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 신기하다고 생각한 곳에 내려서 천천히 걸으며 둘러볼 여유는 가질 수 없었다. 바쁘고 늦었다는 핑계로.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 훌쩍- 어디든 천천히 움직여봐도 세상은 뒤집어 지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지난 주말, 시청 근처에 있는 사무실을 나서서 늦은 퇴근길에 나에게 길을 물어본 외국인들에게도 정확한 위치는 몰랐어도 대충 이즈음이라고 함께 가는 데에 5분도 걸리지 않았을텐데, 왜 같이 나서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평소와 조금 다른 길로, 조금 다른 방법으로, 조금 다른 시간을 채워나가면 일상이 좀 더 재미있고, 기다려지는 나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책을 받자마자 목차를 보며 생각한 것이 있다. 남산, 그래! 남산이다 ! 하면서 - 다른 지역은 몰라도, 사무실이 있는 곳 근처로는 조금 둘러봐야겠다. 뭔가를 조사해서 사연을 알고 가면 더 좋겠지만 일단 가서 보는 것도 좋겠지. 일상 속의 여행을 찾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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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흔적을 걷다를 읽고. 결혼하기 전까지 인천에서 태어나서 자랐었다. 그래서 그런지 일제의 흔적을 걷다 이 책을 받았을 때 인천에 남아 있는 일제의 흔적에 대해 나와 있는 2장 개항의 시작부터 읽었다. 친구의 학교라서 찾아가 봤던 인천여상에서 스쳐 지나가듯 봤던 그 석등과 기둥이 일본 신사의 흔적이었다는 사실, 항구도시라서 외국인들이 왕래가 많아서 당연히 건물들이 이국적으로 생겼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것들이 예전에 우리 자본 수탈을 위한 일본은행이었다는 사실, 고등학교 때 도서관 가는 길옆에 있던 그 미군 부대가 원래는 일본 군수공장이었다는 사실… 이 책의 전체 내용이 우리 주변에 있는 일제의 흔적에 대해 알려준다. 책 두께가 제법 되는데 사실 제대로 알고 있었던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 부끄럽게도 말이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내가 답사 여행을 저자와 함께 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도 이러한 사실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교과서에서도 가장 나중에 나오는 역사라서 그런지 아니면 잊고 싶은 역사라서 그런지 다룬다고 해도 짧게 다루는 것이 일본강점기 이야기다. 나 역시도 거의 평생을 살아온 나의 고향에 있는 일제의 흔적을 알지 못했다. 치욕적인 역사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이 있었고 잊지 않고 앞으로 후손에게 어떻게 알려줄지 생각하는게 좋지 않을까? 중앙총독부처럼 허물어 버리는 것만이 역사청산의 방법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해당 장소에 대해 설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찾아갈 방법도 소개되어 있다. 우리 딸이 초등학교 다닐 무렵에 이 책에서 다룬 장소를 찾아가 보려고 한다. 학교 역사 교과서도 역사 왜곡으로 믿을 수 없으니 직접 알려줄 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