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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을 위한 8가지 제언>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 도미니크 볼통이 2016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열두 번에 걸친 정기적인 만남에서 얻어진 대담집이다. 두 분은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중에서 평화와 전쟁, 종교와 정치, 유럽과 문화적 다양성, 문화와 소통, 타자성과 시간 및 기쁨, "자비, 마음에서 손으로 가는 여행", "전통은 운동입니다", 어떤 운명이라는 8가지 주제로 정리된 책이다.
이제까지 나 개인적으로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하여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고, 그래서 교황님의 저서도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공존을 위한 8가지 제언>을 읽음으로써, 특히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약력을 읽고 염소 냄새를 간직하고 있는 목자인 그분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게 되었고, 존경의 마음이 우러나오게 되었다.
나에게 가장 신선하게 다가왔던 부분은 도미니크 볼통의 다음과 같은 말이다. "인간의 가장 나쁜 적은 들으려 하지 않는 인간입니다. 철학자 레몽 아롱의 말 가운데 제가 무척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언론의 자유에 채워진 가장 큰 족쇄는 바로 독자다.' 독자는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에서, 혹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생각과 이데올로기적 선택을 확인해주는 내용만을 찾아내려고 합니다."......"그건 우리가 개방성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도록 막는 장애물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걸 의미합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는 기분이 들었다.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일 것이다. 개방적이지 못한 나의 태도를 돌아보고 앞으로는 나의 관심 영역 밖으로도 시선을 돌리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는 작은 다짐을 해보았다.
교황님의 말씀 중에서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소통"에 관한 것이었다.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소통하는 것이 아니며, 소통한다는 것은 교섭한다는 것이고, 적어도 공존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침묵의 능력 없이는 양질의 소통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소통의 문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열쇠는 겸손이며, 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나를 낮춤으로써 상대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면 소통이란 불가능하다고 한다. 하느님이 자신을 낮춤으로써 소통하셨듯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낮춤으로써 인간과 함께 하셨듯이, 소통이란 상대를 향한 '움직임'이며, 자기를 낮추는 것이라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틴아메리카와 유럽을 잇는, 세계화된 첫 교황이다. 자신이 다리 역할을 하였기에 "벽을 쌓지 말고 다리를 놓으라."는 것을 그리도 강조하셨나 보다. 다리를 놓는 것의 첫째는 '서로 손을 잡는 것'이라고 가장 인간적인 감각인 촉각을 중요시한다. 나 또한 인간적인 만남을 위해 다리 역할을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