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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세상이 손바닥만 한 스노볼은 아닐까 : 거리를 두면 알게 되는 인생의 이면
"혹시 이 세상이 손바닥만 한 스노볼은 아닐까 : 거리를 두면 알게 되는 인생의 이면" 내용보기
아주 오랜만에 108배를 했다. 재작년 군산 여행 때 어떤 절에서 108배를 한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2년 사이 약해진 무릎은 18개도 하기 전부터 후들거렸고, 삐걱거렸다. 그 어떤 생각도 할 겨를도 없었다. 지금 하는 108배를 무리하지 않고 다치지 않게 무사히 마치기, 그것만 생각하며 숫자만 겨우 셋다. 몸이 더웠고 땀이 났다. 다리는 덜덜 떨리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벼웠다. 뭔
"혹시 이 세상이 손바닥만 한 스노볼은 아닐까 : 거리를 두면 알게 되는 인생의 이면" 내용보기

아주 오랜만에 108배를 했다. 재작년 군산 여행 때 어떤 절에서 108배를 한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2년 사이 약해진 무릎은 18개도 하기 전부터 후들거렸고, 삐걱거렸다. 그 어떤 생각도 할 겨를도 없었다. 지금 하는 108배를 무리하지 않고 다치지 않게 무사히 마치기, 그것만 생각하며 숫자만 겨우 셋다. 몸이 더웠고 땀이 났다. 다리는 덜덜 떨리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벼웠다. 뭔가 하나를 덜어낸 것 같은.. 그 기분이 좋아서 이번 달 31일까지 매일 108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고작 일주일이지만 혹시 또 모를 일이지.. 그걸 하는 동안 마음이 더 편안해지면 앞으로도 더 할 수도 있고, 작가님처럼 삼천 배를 꿈꿀 수도 있을지도..^;;;ㅎ

 

2019년 호주댁 조미정 작가의 에세이는 아마도 2020년 져니의 인생책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해마다 꼭 하나씩 '이건 올해의 내 책이야!' 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 때가 있는데, 오늘 딱 그랬다. 이 책이 내 올해의 책이 되겠구나.. 곁에 두고서 두고두고 펼쳐보겠구나.. 어쩌면 <언어의 온도>처럼 맘에 드는 구절을 필사를 하면서 몇 번씩 읽게 될 지도..^;;;

 

 

p.77

거리의 상인들을 보면서 내가 느낀 짜증과 불편함은 무지에서 나왔다.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강매는 귀찮았고 가난의 흔적은 불편하기만 했다. 그런데 벤치에 앉아 노인을 유심히 바라보는 동안 그를 향한 나의 관점은 바뀌었다. 노인이 혼자서 쓸쓸히 손으로 도시락을 먹을 때, 해질 때로 해진 가방 안에서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상자를 꺼낼 때, 다른 관광객들이 그를 없는 사람 취급하며 지나갈 때, 거절당했을 때, 그 모멸감이나 치욕, 자책과 힐난의 감정들이 마치 나의 감정처럼 여겨졌다. 거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물건을 파는 모습을 볼 때는 존경심이 들었고 감히 노인이 살아온 삶을 가늠하게 됐다.

 

한때 타국의 여행지에서 나도 저런 생각을 했었다. 왜 이렇게까지 붙들고 매달리며 강매를 하나~ 이들은 왜 이렇게까지 가난해야만 하나.. 불편한 현실이 싫어서 눈을 감았었다. 잠깐만 눈을 감으면 또 다른 여행지에 도착해 있을 거니까.. 아주 잠깐만 외면하면 되는 거니까..;;

 

p.88

나이 들수록 우리는 '좋은 어른''제대로 사는 어른'에 대해서 생각한다. 뭘까, 그것은. 내밀히 들여다보면 정말로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기보다 좋은 어른으로 비치고 싶은 욕망이 아닐까. '인생 선배로서 한마디 할게''이렇게 살아야 해''저렇게 살아야 해'라는 말로 내가 얼마나 좋은 어른인지 설명하려고 애쓸 필요 없이, '선배'가 사는 모습이 좋아 보이면 그 모습이 자연스럽게 '후배'에게 스며드는 게 아닐까. 그게 최고의 조언은 아닐까.

 

사는 게 참 버겁지만 그럼에도.. 나는 늘 좋은 사람, 좋은 어른이고 싶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내가 뱉은 말은 꼭 지키면서 살려고 노력했다. 고맙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은 제때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가끔 의문이 든다. 나는 좋은 어른이 되고 있는 걸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런 생각이 자꾸 드는 건 스스로에게 확신도 없는데다 작가님의 말씀처럼 남들에게 비치는 모습을 인식해서 그런 것 같다.

 

p.107

새벽에 시작한 삼천 배는 밤 9시가 되어 끝이 났다.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닌 것 같았다.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 어떤 시련도 다 이겨 낼 수 있을 만치 단단한 마음이 되었다. 부처님을 째려봤던 것을 뉘우쳤다. 한결같이 자애롭게 웃고 계셨다.

삼천 배를 마치고 나자 인간이 왜 고통을 마다하지 않고 한계에 뛰어넘으려고 도전하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우리 안에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이 내재한다는 것을 확인한 사람만이 그 믿음으로 삶의 시련과 고비도 넘을 수 있을 거였다.

 

오늘 내가 108배를 한 이유고 원인이다. 고작 108배로 작가님이 느꼈을 성취감과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겠냐마는.. 나는 꾸준하게 한번 해보고 싶었다. 일단 시작은 108배부터..

 

p.148

그동안 내가 생각해 온 '진로'는 '직업'의 유사어였다. 청소년기 진로 상담은 대학교에서 무엇을 전공할지에 관한 것이었고 대학생의 진로 고민은 사회에 나가 어떤 직업을 취할 것인지에 한정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진로란 '앞으로 나아가는 길, 앞으로의 삶의 방향'이라는 좀 더 넓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무엇으로 먹고사느냐의 문제와 함께 어떤 인생을 살지에 관한 포괄적인 성찰이기도 한 것이다. 만일 직업이 곧 진로라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사람, 하고 싶은 일이나 좋아하는 일을 미처 선택하지 못한 사람은, 평생 방향을 찾지 못하고 인생길에서 헤맬 수밖에 없다.

 

 

찾았다, 내 인생길 방향 상실의 원인!! 어쩐지.. 아무리 찾아 헤매도 답이 없더라니..ㅡㅡ;;;ㅎ

 

p.173

얼마큼 생계가 안정되어야 타자의 고통에 돌아볼 겨를이 생길까. '먹고사느라 바빠서''노후 대비'라는 말은 언제까지 우리의 핑계가 되어 줄 수 있을까. 인간이 오지 않은 미래에 불안을 느끼는 건 에너지의 대부분을 스스로에게만 쏟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시간을 '나'만의 안녕과 번영에 대해 고민한다. '나'는 너무너무너무 소중하니까. 어떻게 하면 '더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란 고민에 '함께'라는 부사는 없다. '함께'에 관한 고민이야말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현재의 우울을 치유하는 최고의 약이자 최선의 노후 대비책이 아닐까.

 

여전히 나는 많은 시간을 '나'만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고민한다. 일단 내가 살아내야 '나'를 둘러싼 '함께'도 같이 살아낼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아직은 미래도 불안하고 현재의 우울도 치유하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조금은 나아질 거란 빛이 보인다. 고작 108배를 하고서.. 나는 그 빛이 조금 보이기 시작했다.^;;ㅎ

 

p.182

인생이 버겁다고 느낄 때 인간은 A.I가 되기를 자처하기도 한다. '감정 모드'를 잠시 차단해 놓고, 웃지도 울지도 않은 채 무표정한 기계처럼 업무에 충실히 해낸다. 효율성에 어긋나므로 싸움과 화해를 반복할 사람과는 애초에 관계 맺지 않고, 맺더라도 피상적인 관계에 그친다. 시리siri처럼, 먼저 말을 걸진 않지만 묻는 말에는 최선을 다해 대답하려고 노력한다.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읽었더라면.. 지난 번 회사를 그렇게 뛰쳐나왔을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 이내 뛰쳐나왔기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내 마음의 공간이 확실히 그때보다는 여유가 생겼으니까.. 담을 공간이 있어야.. 이런 좋은 책도 잘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니까..

 

p.195

이제는 알게 되었다. 저 작고 작은 아이는 인생 첫 시련의 고비를 혼자서 용감하게 넘어가고 있구나. 엉엉 울면서 울지 않는 법을 배우고 있구나. 나는 혼자서 서럽게 울던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성인으로서 이 아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응원하고 위로하게 되었다. 너는 울면서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괜찮아질 거라고.

그동안 나는 습관처럼 '인생은 고통'이라는 말을 해온 것 같다. 이제 그 말이 하고 싶어질 때마다 '인생은 용기'라는 말을 대신 하고 싶다. 우리는 정말로 울면서, 용감해진다. 울다가, 용감해진다.

 

나는 여전히 우는 어린이를 달랠 의지가 없다. 옛날에 봤던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나상실이 한 "한 번 지나간 짜장면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를 조금 바꿔서 얘기를 한다. 하지만 짜장면은 이미 지나갔지만 나는 옆에 있다는 걸 인지시켜준다. 그러니 울고 싶은 만큼 울고 털어내라고.. 예전의 내가 그런 사람이 옆에 있어주길 바랐던 것처럼..

 

 

나는 내일도 108배를 할 것이다. 못해도 이번 달 31일까지는 매일 108배를 할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나는 내가 한 말은 지킨다.^ㅎ

 

YES마니아 : 로얄 j*******7 2020.03.25.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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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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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너무도 강력했던 내용 입니다 갖고싶고 읽고싶고 위로받을것같네요 삶이 지치고 너무흔한위로는 위로가되지않고 복잡다망한 이 마음을 정리할수도 없고 그 의미마저 무색한 요즘 일상이었 습니다 아무리 나를 객관적으로 보고 평가하고싶어도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힌 삶과 생활들을 정리할수 없었지요 헌데 이 책은그런 강박관념에 대한 자각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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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너무도 강력했던 내용 입니다 갖고싶고 읽고싶고 위로받을것같네요 삶이 지치고 너무흔한위로는 위로가되지않고 복잡다망한 이 마음을 정리할수도 없고 그 의미마저 무색한 요즘 일상이었 습니다 아무리 나를 객관적으로 보고 평가하고싶어도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힌 삶과 생활들을 정리할수 없었지요 헌데 이 책은그런 강박관념에 대한 자각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좀더 관조하는삶 그토록 부여잡고 싶었던것에서 자유로워 질것같은 큰위안이 되네요
o*****2 2019.10.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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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나를 위로했던 혹시 이 세상 스노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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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치는 순간 슥슥 잘도 읽혔지만 강렬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책으로 기억될 것 같네요.삶이 지쳤다고 느껴질 때 읽어보면 좋을,삶이 지쳤다고 느끼는 친구에게 선물하면 좋을,너무 흔한 위로가 아닌 현실감 있는 위로를 담은 책입니다.누굴 위해서 붙들고 있는지도 모를 것들을 포기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데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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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치는 순간 슥슥 잘도 읽혔지만 강렬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책으로 기억될 것 같네요.
삶이 지쳤다고 느껴질 때 읽어보면 좋을,
삶이 지쳤다고 느끼는 친구에게 선물하면 좋을,
너무 흔한 위로가 아닌 현실감 있는 위로를 담은 책입니다.

누굴 위해서 붙들고 있는지도 모를 것들을 포기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데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c*******l 2020.01.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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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에 스스로를 올려놓고 내려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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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급으로 받은 98만원. 그렇다 우리는 88만원세대 언저리의 사람이다.사회초년생이 된 후 학자금 대출을 갚는 것이나 서울사람이 아니라 학업때문에서울에 상경해 겨우 손바닥반만 방을 구해 살았던 이야기에 공감이 간다.서울은 밤이 되어도 무수한 불빛들이 떠 있었고 시끄러웠으나 외로웠던 기억이 난다.작가의 잔잔한 회고에 내 기억과 경험을 꺼내볼수 있어서 즐거웠다.표지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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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급으로 받은 98만원. 그렇다 우리는 88만원세대 언저리의 사람이다.

사회초년생이 된 후 학자금 대출을 갚는 것이나 서울사람이 아니라 학업때문에

서울에 상경해 겨우 손바닥반만 방을 구해 살았던 이야기에 공감이 간다.

서울은 밤이 되어도 무수한 불빛들이 떠 있었고 시끄러웠으나 외로웠던 기억이 난다.

작가의 잔잔한 회고에 내 기억과 경험을 꺼내볼수 있어서 즐거웠다.


표지에 있는 스노볼처럼 커다란 달, 특이한 재질과 광택에 한 번 더 만져본다.

서울에서 이런 달을 볼 수 있었다면 덜 힘들었을까.. 


첫장부터 밑줄을 쳤다.

자신의 피조물들이 파도 타는 법을 배우게 되었을 때 신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내가 신도 아닌데 마치 감동을 받은것처럼


c*****7 2019.11.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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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세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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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잡념이 자꾸 불어날때 이 거대한 지구가 실은 손바닥만한 스노볼이라는 상상을 한다. 눈송이보다 작은 인간은 바깥 세계가 있다는 걸 모른 채 희미하게 부유한다. 내 인생이 송두리째 뒤흔들린 것 같아도 사실은 스노볼이 가볍게 흔들렸을 뿐이다. 스노볼 안 눈송이처럼 우리는 작고 미미한 존재고 사는 것은 별일이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너무 크게 의미두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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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잡념이 자꾸 불어날때 이 거대한 지구가 실은 손바닥만한 스노볼이라는 상상을 한다. 눈송이보다 작은 인간은 바깥 세계가 있다는 걸 모른 채 희미하게 부유한다. 내 인생이 송두리째 뒤흔들린 것 같아도 사실은 스노볼이 가볍게 흔들렸을 뿐이다. 스노볼 안 눈송이처럼 우리는 작고 미미한 존재고 사는 것은 별일이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너무 크게 의미두지말자. 심각해지지말자. 아무말이나 하면서 그냥 웃다가 가도 괜찮다. 웃을 일이 없으면 좀 울다가 가도 나쁘지 않다.

YES마니아 : 로얄 j*******1 2020.01.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