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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에 대한 이해없이 정가 25,000원짜리 사진 에세이를 구입하는 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지리산닷컴의 메일을 구독해왔고, 권산의 전작을 읽었기에 믿고 지를 수 있었다.
책은 두툼하지만, 사진이 대부분이라 글을 쉽게 쓱쓱 읽힌다.
저자의 투박한 호흡에 맞춰 책을 읽다보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독파가 가능하다.
2. 고택과 고택을 지키는 한 노인에 관한 이야기다.
그야말로 고루한 이야기이겠거니 하는 선입견은 금방 깨졌다.
3. 뭔가 아련한 울림이 있다.
이제는 돌아가신 분들이 지키려고 했던 가치 같은 것에도 한번 마음을 주게 되었다.
옛날엔 부모가 돌아가시면 3년상을 치렀는데 이 긴 시간을 온전히 추모로 메웠을까 하는 잡생각들.
4. 이런 돈안되는 책을 출판해낸 기특한 곳이 어딘가 보니 '반비'란 생전 첨 듣는 이름이다.
맨 뒷장을 보니 민음사 출판그룹이라고 한다. 좋은 일에 돈을 낭비(?)하는 그들께 감사를 전한다.
부디 도서관정도에서는 모두 구입해서 비치해주시길 바란다.
장서가가 아닌 이상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책이다.
5. 좋은 책을 쓴 저자 권산께도 감사를 전한다.
지리산닷컴의 생계에 분주하겠지만, 그의 글발은 그렇게 묵히기엔 좀 아깝다. 좀
더 자주 책을 내주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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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읽는 사진책 131
스스로 즐기는 삶만큼 스스로 찍는 사진입니다. 바라보는 대로 찍는 사진이란 없습니다. 스스로 즐기는 삶에 따라 스스로 바라봅니다. 스스로 즐기는 삶이 아닐 때에는 느끼지 못하기에 바라보지 못해요. 이를테면, 시골길 천천히 걷기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시골길 언저리에 돋는 조그마한 풀과 꽃을 못 느끼며 자가용을 내몰아요. 시골길 천천히 걷기를 즐길 때에는 시골길 언저리 조그마한 풀과 꽃을 느끼는 한편, 시골 멧자락을 감도는 구름을 느끼고, 시골숲에서 노니는 멧새가 지저귀는 노랫가락을 느낍니다. 이렇게 느낄 때에는 이렇게 느끼는 여러 가지를 마음으로 받아들여 사진 하나로 새롭게 빚습니다. 이렇게 느끼지 못할 때에는 이런 여러 가지가 내 사진에 스며들지 못합니다.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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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산 저 | 반비 | 332쪽 | 976g | 175*230mm | 2012년 11월 25일 | 정가 : 25,000원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다가 신간 코너에 있는 책을 표지만 보고 들고 나왔다. 비가 오는 날 이런 두껍고 하얀표지의 양장 책이 비에 젖을까 싶어 손목으로 책을 감싸다 보니 손목 안쪽이 벌겋게 긁히고 간질간질 했다. 그렇게 힘겹게 들고온 책을 열어보니 글과 사진이 어우러진 사진집, 고택과 노인의 이야기다. 표지만 보고 빌렸음에도 깜짝 놀랄만큼 만족도가 높은 책이었다.
작가가 송석헌이라는 고택의 보수 전 마지막 모습을 촬영하러 봉하로 향한다. 영상 작업 중에 사진이 필요하단 요청 때문이었다. 작가는 짧은 시간에 서둘로 고택을 찍다가 노인의 걸음과 말씀에 매료된 듯 하다. 몇 번 들르지도 않았건만 고택 송석헌에서 노인 권헌조 노인을 만나 그 노인의 사진을 찍고 말씀을 듣고 바라봤으며, 돌아가시는 길까지 사진으로 책에 담았다. 그리고 제목과는 다르게 권헌조 조인은 권산 작가의 아버지는 아니었다. 나는 뒤에 나올 내용도 모르면서 100쪽 넘겨 읽으며 이미 목구멍이 시큰하고 눈이 달아 올라 사진과 글을 읽기가 힘들어졌다. 생면부지의 작가와 생면부지의 노인이 덤덤하게 사진과 글을 풀어내는데 그게 뭐가 서럽다고 이렇게 혼자 꺽꺽 거리나 싶었다.
이 책 전체의 이야기가 위 문장에 스며있는 듯 했다. 노인의 이야기도 아니고 작가의 이야기도 아니고 다큐멘터리 PD의 취향을 이야기 하는 부분이었는데도 말이다. 삶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삶을 되밟아 가보지 않아도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이유로 그 짧은 만남이 이런 책으로 나오지 않았나 싶다. 고택을 덤덤하게 찍었다. 노인이 혼자 사는 고택이었는지라 깨끗하거나 정리된 느낌이 아니라 뭔가가 허물어가는 모습이었건만, 쓸쓸함 속에 온기가 느껴지는 사진이었다. 특히나 흐트러짐 없이 글을 써내려가시는 권헌조 선생님의 모습과 카메라를 응시하는 시선, 그리고 병원에서의 모습이 대비되어 안타깝게 읽었다. 고택과 어르신은 한몸 같았다.
책 상태는, 사진집이다. 양장은 무겁지만 넘기기 쉽게 뒷면만 붙어 있다. 신경쓴 편집이 예쁘다. 글씨만 읽는다면 한시간도 안되어 다 읽겠지만, 무겁기도 하고 호흡을 두고 읽혔으면하니 조용하게 책상에 두고 읽는 것이 좋을 듯한 책이다. 다 읽고, 조용히 구입했다. KBS 스페셜도 찾아 볼 참이다. 잘 팔리지도 않을 것 같은 책을 곱게 만들어 세상에 내 놓은 출판사에게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