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빛 속삭임]이라는 제목답게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이 책은 붉은 빛의 향연이다. 새빨간 붉은 빛, 진홍색이라는 단어를 붙였지만 아마 이 이야기속에서 의미하는 것은 선명하고 밝은 빨강이라는 색보다는 검붉은, 어딘가 탁해보이는 그러한 붉은 빛을 의미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밝고 활기찬 느낌을 주기 위해서 '빨강'이라는 색을 사용하지만 우리의 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피 또한 붉은 색이다. 선명하고 환한 붉은 색인 피, 피가 가지고 있는 색 때문에 붉은색에 공포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많다.
아빠와 언니 그리고 엄마까지 모두를 잃고 양부모에 의해 키워졌던 사에코는 어느날 찾아온 이모의 손에 이끌리어 세이신 여학교로 오게 된다. 이모는 이 학교의 교장.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외면했음에 분명한데 왜 이제와서 나를 찾아온 것일까. 가문의 딸이라는 이름으로 이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 하는 사에코. 하지만 전원기숙사 생활인 이 학교에서의 삶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다른 학교보다도 작은 인원으로 엄격한 규칙하에 관리되는 학교. 사에코가 도착한 이후부터 이 학교에서 수상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그전까지는 멀쩡하던 학교에서 일어나는 연속적인 살인사건들. 모든 포커스는 당연히 사에코에게 맞춰지지 않을까. 여자 아이들만 가득한 이 학교에 다돌림이라던가 하는 일이 없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끔찍한 일이 예사로 자행되는 것에는 정말 두손 들었다. 아직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고등학생이라면 어느정도의 자각과 생각은 있을터인데 말이다. 지금 이 시대에 학교를 다니지 않음에 감사해야 하는건가.
관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 초창기 작품이라서 고치고 싶은 부분이 많은, 미흡하게 생각되는 작품이라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나도 흥미롭게 그리고 또한 재미나게 읽혔던 작품이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지 않았을까 해서 보니 [키리고에 저택살인사건]을 읽은적이 있었다. 그 또한 흥미로왔는데 다시 한번 읽어보아도 좋을 듯 하다. |